독서후기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 (2)

보해성산 2013. 5.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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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인문학 독서법 (2)

■ 김병완 지음

제5장 철학을 탐하다

■ 철학이란 무엇이며 철학서는 어떤 책인가?

철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한마디로 철학은 지혜를 탐하는 학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철학이란 말에는 ‘지혜를 사랑하는 것’, ‘지식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스어로 철학은 ‘philosophia’인데 여기서 ‘philo’는 ‘무엇인가를 좋아한다.’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한다.’ 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sophia’는 ‘지혜’나 ‘지식’을 가리킨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진 글자인 철학의 의미는 당연히 ‘지혜나 지식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된다. 바로 이런 어원적 해석을 근거로 할 때, 철학을 한 마디로 하면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 된다.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면 갈망하게 되고, 탐하게 된다. 그 결과 철학자들은 지식과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그러한 사랑으로 인해 지식과 지혜를 평생 갈망하고 탐구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철학자들이 지식과 지혜를 탐하기 위해서는 가장 걸림돌이 되는, 오랫동안 인류의 사고를 지배해 왔던 신화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큰 과제였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철인 탈레스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신화적 사고에서 벗어난 최초의 질문과 사고를 한 사람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그가 던진 질문과 사고는 세계를 이루고 있는 가장 근원적 존재는 무엇인가? 라는 것이었고, 이러한 질문에 그는 ‘그것은 바로 물이다.’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근대의 이성적 인간관을 확립한 이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유명한 명제를 세운 데카르트였다. 데카르트가 확립한 이성적 인간관은 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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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헤겔을 통해 더욱 발전되고 완성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세상의 제도와 이념과 문화 등이 모두 인간의 이성에 의해 만들어진 이성의 산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던 것이다.

철학서는 삶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서 올바른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사고 능력을 발전시켜 주는 책이다.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서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게 해 주어 삶의 내용을 풍성하게 해 주고, 삶에 품격을 더해 주는 그런 책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철학은 또한 삶과 인간에 대한 학문이기에 인간답게 살게 해 주는 학문인 동시에 인간답게 죽기 위한 죽음을 준비하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올바르게 후회 없이 잘 살아야 죽음을 두려움 없이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 강의’란 책에 보면 철학에 대해 구체적으로 학문을 통해 잘 표현한 대목이 나온다.

“철학이라는 건축물은 형이상학과 인식론을 주축으로 하고, 이를 논리학과 윤리학, 미학이 세 발로 바치고 있는 형국이다. 윤리학은 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조선시대 천자문을 떼고 난 후 처음으로 읽는 책이 ‘동몽선습’인데 이 책은 ‘사람이 천상천하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인데 그 이유는 인간이 윤리적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근대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에서 ‘생각하면 할수록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둘 있으니, 하나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마음에서 울려나오는 양심의 소리’ 라고 하였다. 우주에 질서가 있다는 사실과 인간이 윤리적 존재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 만인을 위한 철학 책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체는 자신의 자서전인 ‘이 사람을 보라’에서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내 저서 중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특별한 것이다. 나는 이 저서로 지금까지 인간이 받은 선물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을 선사한 것과 같다. 수천 년에 걸쳐 가슴을 울려 줄 소리를 가진 이 책은 세계 최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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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며 준령(峻嶺)의 분위기를 가진 책이다.”

공자의 어록을 모은 ‘논어’가 위대한 고전의 반열에 오른 것처럼 니체의 이 책 역시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이 말은 니체가 살아 있는 동안 그가 받은 보잘것없는 명성과 인기를 고려한다면 대단히 담대한 주장이기도 하다.

그가 이 책의 제4부를 집필한 후 출판사를 찾지 못해 7년여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후 40부를 자비로 출판할 정도로 그는 당시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그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다. 운명적인 사랑으로 여긴 여성에게 결혼 신청을 하였지만 거절당한 후 실연의 괴로움으로 세 번이나 자실을 기도했다.

공자와 니체의 닮은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두 사람 모두 살아 생전에는 세상에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두 번째는 그들의 대표작에 속하는 책들이 모두 그 어떤 정형화된 형식에서 탈피하여 있다는 점이다.

이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부제 ‘모두를 위한, 그러면서도 그 어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만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참된 철학서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으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책이다.

그렇다면 니체는 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기존의 것을 대표하는, 당시에 지배적이었던 사상의 토대인 유신론 즉 신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말한 이유는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을 구속하고 억압하던 기존의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창조적으로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가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차라투스트라는 누구인가? 그는 한마디로 가상의 인물이다. 그의 이름인 차라투스트라는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이고 예언자였던 조로아스터를 따온 것이다. 조로아스터의 영어식 이름이 차라투스트라이다.

니체가 만든 이 가상의 인물인 차라투스트라가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산속으로 들어가 10년간 산속에서 고독한 생활을 보내다가 40세가 되어 산에서 내려오게 되는 그 장면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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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산에서 내려오다가 갑자기 한 노인을 만나서 몇 마디 말을 한 후에 헤어지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저 늙은 성자는 숲속에 살면서도 아직도 이것을 전혀 듣지 못했구나. ‘신(神)은 죽었다’는 사실을!”

이 부분부터 이 책 전체에 깊게 퍼져 잇는 허무주의, 즉 니힐리즘의 본격적인 시작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가장 가까운 도시에 이르러, 그곳의 시장에 모여 있는 많은 군중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超人)을 가르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만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모든 존재자는 자신을 넘어서는 무엇인가를 창조해 왔다. 그런데 그대들은, 이 위대한 조수(潮水)의 썰물이 되어 인간을 넘어서기 보다는 오히려 동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는가?”

이제 드디어 이 책의 핵심 사상인 초인(超人) 사상이 등장하게 된다. 니체는 자신의 이 책의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라고 강조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는 자신의 재창조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를 창조해 준 신은 죽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인간은 왜 허무한 것인가? 그것도 신이 죽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신은 죽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질문에 니체는 말한다.

“인간은 동물과 초인 사이에 놓인 하나의 밧줄, 심연 위에 매어진 하나의 밧줄이다.”

그리고 또 이어서 인간에 대해 말한다.

“인간의 위대성은, 인간이 하나의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이 하나의 과정(科程0이며 몰락(沒落)이라는 데 있다.”

이러한 말들을 통해 니체가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은 한마디로 ‘과정’이고, ‘밧줄’이고 ‘다리’이다. 이러한 말들이 모두 이끄는 개념은 ‘시도’와 ‘도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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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몰락’과 ‘그것에 대한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차라투스트라는 ‘신은 죽었다’고 생각했고 말했을까? 혹은 왜 신은 죽었을까? 이러한 질문에 이 책을 꼼꼼히 읽은 사람은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일찍이 악마가 나에게 말했다. 신(神) 조차도 자신의 지옥이 있다. 그것은 인간들에 대한 신의 사랑이다.”

그리고 나는 얼마 전에 악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인간들에 대한 동정 때문에 신은 죽었다.”

누군가 죽었다면 그것은 자살이거나 타살일 것이다. 니체가 말한 ‘신이 죽었다’에서 그 죽음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여기에 대해 니체는 저서 ‘즐거운 학문’에서 이런 말을 한다.

“신이 어디로 갔느냐고? 너희에게 그것을 말해 주겠노라! 우리가 신을 죽였다. 너희들과 내가! 우리 모두가 신을 죽인 살인자다!”

그렇다면 그런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어디였을까? 니체는 자신의 다른 저서 ‘안티크리스트’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리스도교’라는 말 자체가 벌써 오해이다. 근본적으로는 오직 한 사람의 그리스도교인이 존재했었는데 그는 십자가에서 죽었다.”

그렇다. 바로 십자가이다. 우리는 니체의 책을 읽을 때, 그가 ‘신이 죽었다’라고 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인간들의 동정 때문에, 신이 십자가에서 죽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 사람들은 너희들과 나, 즉 우리들이다.’ 라는 긴 문장에서 앞과 뒤를 다 생략하고, 그저 ‘신이 죽었다’라고 한다는 사실이다.

그의 저작 중의 하나인 ‘즐거운 학문’에서 우리는 그가 말하는 신이 특정한 종교를 공격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부처가 죽은 후에도 수세기 동안 그의 그림자를 동굴에서 보여주었다.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그림자를, 신은 죽었다. 그러나 인간이 지금 상태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신의 그림자가 떠도는 동굴들은 수천 년 동안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그의 그림자 역시 정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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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말하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은 단순한 종교적 공격이나 논박도 아니며, 신은 부정하는 말은 더더욱 아니며, 다양한 해석과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말이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이해해야 할 것이다.

■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긍정하라 - 니체의 조언

니체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 중의 한 가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모든 것을 긍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고 찾을 수 있고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에는 인간을 동정했기 때문에 죽었던 신도 포함될 것이고, 니체가 말한 인간에게 있는 위대함인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애도 포함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필자 자신에게 한마디를 던져주고 싶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긍정하라. 그리고 춤추듯 놀이하듯 모든 것을 초월하며 살아가라.”

니체는 이 세상을 초월하는 한 방편으로 최대한 기쁘고 유쾌하게 살려고 했던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더 기뻐하라. 사소한 일이라도 한껏 기뻐하라. 기뻐하면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몸의 면역력도 강화된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참지 말고, 삼가지 말고 마음껏 기뻐하라. 웃어라. 싱글벙글 웃어라. 마음이 이끄는 대로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라. 기뻐하면 온갖 잡념을 잊을 수 있다. 타인에 대한 혐오와 증오도 옅어진다. 주위 사람들도 덩달아 즐거워할 만큼 기뻐하라. 기뻐하라. 이 인생을 기뻐하라. 즐겁게 살아가라.”

니체의 조언대로 우리는 즐거워하며, 누구보다 더 기뻐하며,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가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 중에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란 부분의 첫 문장을 살펴 보자.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 나는 그대들에게 말해 주겠다. 곧 정신이 어떻게 낙타가 되고, 낙타가 어떻게 사자가 되고, 마지막으로 사자는 어떻게 어린아이가 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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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오는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세 단계는 인간의 정신의 발달 과정을 말하고 있다. 타인의 생각, 세상의 관습 등과 같은 기존의 것에 대해 아무런 비판의식이나 성찰 없이 마치 낙타가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을 건너듯, 우리의 정신은 그렇게 낙타가 되지만, 가장 견디기 힘든 혹독한 사막에서 두 번째의 변화인 사자가 된다. 사자는 ’너는 마땅히 해야 한다‘라는 기존의 당위적 세계의 구속에서 벗어나 그런 세계에 대해 비판하며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힘을 지닌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니체가 요구하는 궁극적인 단계는 어린아이다.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하게 유희할 수 있는 존재가 니체가 원한 위대한 인간의 모습이다.

더러운 세상에 살면서도 더러워지지 않는 지혜로운 인간, 삶의 부정과 허무를 넘어서서 긍정하며 초월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새로운 출발을 하여,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획득하는 인간이 되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탄생했고,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탄생했고, 얼마나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이 탄생했는가를 알게 되면, 우리는 이 책이 왜 서양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혀지는 고전인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대 무용을 창시한 이사도라 던컨이 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현대 무용을 창시했고, 입체파를 개척한 피카소가 이 책에 몰두했고, 프로이트와 융과 같은 심리학의 거장들이 니체를 연구했고, 발레리와 토마스 만과 같은 작가들이 니체에 집중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그 누구의 책도 아니지만, 변화하고 시도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자 갈망하는 바로 당신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아직도 미지의 땅이며, 우리가 개척해야 하고 발견해야 할 보물섬과 같은 책이다.

■ 반 권의 논어로 천하를 다스린다 - 공자 ‘논어’

“신에게 ‘논어’ 1권이 있사온데 그 반으로 천하를 도모할 수 있었고, 그 반으로 천하를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송나라 재상이었던 조보가 태종의 면전에서 했다는 이 말은 논어의 진중함에 대해 깨닫게 해 주는 말이다.

현대와 같이 복잡한 세상과 예측 불가능한 경영의 세계에서 논어 한 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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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성공적으로 창업과 수성을 했던 인물 이병철, 그는 자신의 회고록 ‘호암자전(湖巖自傳)에 이런 말을 했다.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우에 두는 책을 들라면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논어’다. 나의 생각이나 생활이 ‘논어’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만족한다. ‘논어’에는 내적 규범이 담겨 있다. 간결한 말 속에 사상과 체험이 응축되어 있어, 인간이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데 불가결한 마음가짐을 알려 준다.”

그렇다면 왜 ‘논어’는 이렇게 독특한 평가를 받는 것일까? 지구상에 책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한 권으로 나라를 세우고, 기업을 창업하고, 다스릴 수 있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하는 책은 흔한 책이 절대 아니며, 찾아봐도 별로 없다.

그렇다면 왜 논어는 유독 오랫동안 시대가 변하고 세계관이 변해도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계속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필자는 세 가지 측면과 시대적 상황을 토대로 하여 그 이유를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논어’는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 아닌 실패하고 비루한 인생을 살았던 한 인물과 관련된 내용의 책이라는 점이 다른 고전, 영웅전, 실화와 다른 점이다.

두 번째는 ‘논어’에는 가슴을 저미게 하거나 설레게 하거나 열광하게 하고 우리를 사로잡고 전율하게 하고 흥분하게 하고 긴장하게 하는 스토리가 없다.

세 번째 ‘논어’는 기승전결, 서론 본론 결론이 없다. 그냥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되는 그런 책이다.

공자는 2,500년 전 춘추시대를 살았다. 이 시대는 한마디로 무시무시한 시대였다. 현대와 같은 안전과 인권이 보장된 사회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대 혼란기였다. 한 움큼의 밥을 위해 자식이 부모를 치고, 한 뼘의 땅을 다퉈 신하가 임금을 살해하는 그런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 인간으로서의 최고의 경지인 인에 집중하고 신뢰를 강조하고, 학문에 몰두하며, 호학하는 삶의 자세와, 사람답게 살고, 사람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문명을 꿈꾸는 태도를 평생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초인에 가까운 정신력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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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 공자가 오랫동안 추앙을 받을 수 있는 이유가 숨어 있는 것이다.

‘논어’를 읽고 누구는 나라를 통치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은 한 나라의 재상이 되고, 위대한 기업가가 되었지만, 누구는 그저 한두 번 읽고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책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중에는 독자가 읽어 내려가면서 그 책을 완성해야 하는 책이 있고, 이미 거의 다 완성되어 독자는 그저 읽기만 하고 내용을 주입만 시켜도 되는 그런 책이 있다. 전자의 책들이 위대한 고전이 되고, 후자의 책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독자의 참여를 더 많이 이끌어 내는 책일수록 위대한 고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논어’가 바로 그런 책이다.

‘논어’는 100번은 읽어야 제대로 그 맛을 알고, 큰 것을 건져 올릴 수 있는 책이다. 볼테르의 ‘아무리 유익한 책이라도 그 반은 독자가 만든다’는 말이 제대로 적용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채근담에 보면 ‘책을 읽으면서 성인이나 현자를 보지 못한다면, 그는 글씨를 베끼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논어’를 읽었다고 해도 공자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은 ‘논어’를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논어’는 대화체이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인물은 대략 155명 정도이다. 그리고 공자의 제자들의 수는 사마천에 의하면, 삼천 명 정도였고, 그 중에서 육예에 통달한 사람이 72명 혹은 77명이라고 하며, 그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제자 열 명을 10철이라 하여,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고 한다.

“논어 ‘선진편(先進篇)’에 공자가 진채의 들판에서 위난을 당하였을 때 함께 있던 제자 10명의 이름을 들었는데

- 덕행에는 :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

- 언어에는 : 재아, 자공

- 정사에는 : 염유, 계로

- 문학에는 : 자유, 자하가 뛰어나다고 평했다.

여기에 나오는 덕행, 언어, 정사, 문학을 사과(四科)라고 한다. 그래서 ‘사과십철(四科十哲)’ 이라고 하기도 한다.

사마천은 ‘공자세가’를 집필하여, 공자에 대해 ‘야합(野合)으로 태어나서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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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극치’가 된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베이징 대 교수 리링(李零)은

“공자는 결코 성인이 아니며 뜻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나 그러지 못했던 외로운 지식인이다.”라고 평했다.

그는 공자가 살던 당시, 공자의 모습에 대해 ‘불안해 어찌할 도리가 없고 입술이 타도록 초조해하며 떠돌이 신세가 된’그의 모습이라고 말하며, ‘집 잃은 개’의 모습으로 비유했다. 그리고 그는 ‘논어’를 읽고 나서 자신에게 남는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했다. 그것은 바로 ‘고독’이었다. 공자는 매우 고독했던 인물이라고 그는 평했다.

그는 13년 이상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벼슬을 구했고, 자신이 가는 곳을 주나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지만 늘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아무도 그의 뜻을 알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늘 고독했다. 세상은 그를 알아주지 않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논어’의 핵심 내용 몇 편을 소개한다.

0 학이(學而)편

- 자왈(子曰) 교언영색(巧言令色)이 선의인(鮮矣仁)이다

공자는 말했다. 말을 아주 정교하게 남이 듣기 좋도록 하고, 얼굴빛도 곱게 하는 사람들 중에 어진 사람은 드물다.

0 자로(子路)편

- 자왈(子曰) 강의목눌(剛毅木訥)이 근인(近仁)이다.

강직하고 굳세고 질박하고 어눌한 것이 인(仁)에 가깝다.

0 안연(顔淵)편

- 자기를 이기고 예를 회복하는 것이 인이다.

어진 자는 말을 할 때 입이 무겁다.

0 위령공(衛靈公)편

- 군자는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

군자는 작은 일을 통해 알아볼 수 없지만 큰일을 맡을 수 있고, 소인은 큰일은 맡을 수 없지만 작은 일로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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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계씨(季氏)편

-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生而知之)은 상등급이다. 배워서 아는 사람(學而知之)은 그 다음이다. 곤란을 겪고 나서 배우는 사람(困而后學)은 또 그다음이다. 곤란을 겪고 나서도 배우지 않는 사람(困而不學)은 백성으로서 하등급이다.

공자는 가장 지혜로운 자와 가장 어리석은 자는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플라톤 ‘변론’

“자! 떠날 때가 왔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길을 갈 것이다. 나는 죽고 여러분은 산다. 어떤 것이 나을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담담한 이 말처럼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이 책들에서 추구하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왜 죽어야 하는가?’ ‘죽음이란 어떤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으며 살아가야 하는가?’ ‘죽는 것이 나은 것인가 사는 것이 나은 것인가?’ 라는 삶과 죽음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아무도 정확한 답을 할 수 없다.

그의 이 말처럼 소크라테스는 죽음에 대해서조차 자신이 무지하고 오직 신만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평생 지혜롭다고 널리 알려진 사람들을 만나 질문을 하며 자신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그들의 답변에 실망을 하고, 결국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자. 우리 중 누구도 진실로 선하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 알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들보다는 낫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지만 내가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후자인 내가 그보다 약간 나은 듯 싶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말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지 않은 철학자였다. 왜냐하면 죽음에 대해서도 그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았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는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보면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중간 계층 시민이었지만, 아테네의 유명 인사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평생을 생업은 돌보지 않을 정도로 철학적 사유에 빠져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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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독특한 문답술을 통해 논쟁을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쳤음에도 소피스트들과 달리 돈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또한 재판을 받았고, 실제로 사형 선고가 내려졌고, 기원전 399년, 그의 나이 70세에 사형이 집행 되었다고 한다.

러셀은 변론에 묘사된 소크라테스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국가가 인정한 신을 숭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천상과 땅 속의 일들을 파고들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와 똑같이 가르치는 악을 퍼뜨리며 참견을 일삼는다는 이유로, 심지어 신을 부정했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했고, 법정에 서야 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시대의 파도에 맞서 조금도 굴하지 않고 싸우는 한 개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소피스트들을 중심으로 대중들은 아테네가 쇠퇴의 길에 접어들자 그 원인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그 원인으로 지목된 자가 바로 소크라테스였던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행적들이 당대 아테네인들에게는 사회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그의 박학다식이 아니라 정직하고 현명한 그의 삶인 것이다. 그리고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지행합일하는 그의 삶일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가진 덕을 통해 재물뿐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불합리한 사형 선고조차도 자신에게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전환 시켰다. 그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자신의 행동이 올바른 행동이며 사회에 유익한 것인지를 탐구했다.

그에게 덕이 있었기에 그는 사형선고를 받은 재판에서도 겁먹지도 않을 수 있었고, 입을 다물지도 않을 수 있었다. 오히려 당당하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았고, 자신이 선택한 죽음을 택했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자신이 가진 덕을 통해 사적이나 공적으로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사례를 몸소 보여준 위대한 철인인 것이다. 그의 삶을 통해 반드시 얻어야 할 한 가지 교훈을 말하라고 한다면 이것이다.

‘덕, 즉 정신의 향상 없이는 부와 명예가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할 수 없다는 사실과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면 그것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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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만학의 시조’라고 불리듯, 많은 분야에서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결국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인간의 좋은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바로 이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신의 아들인 니코마코스에게 가장 좋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르치고, 그 삶에 대해 알려 주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하는 ‘좋은 삶’이란 한마디로 좋은 행위를 지속적으로 연속적으로 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연속된 좋은 행위로 구성되어 있어야 그것이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연속된 좋은 행위로 구성되어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고, 그것이 왜 좋은 삶인 걸까?

이러한 질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게 살 때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즉, 그에게 있어서 좋은 삶이란 행복한 삶이다. 그리고 행복한 삶이 바로 삶의 목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그에게 있어서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그가 제시하는 행복은 삶의 가장 좋은 상태, 즉 최고로 추구하는 선. 더 이상 다른 목적을 바라지 않아도 될 만큼 최고의 상태를 말한다.

그는 최상의 좋은 것, 최상의 좋은 상태를 에우다이모니아(행복)라고 지칭했다. 이 말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공존하고 있다. 이 말 자체가 ‘잘 이루어짐 또는 잘 됨’ 이라는 뜻이 있다. 또한 우리가 행복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는 고대 그리스 용어는 어원적으로 볼 때 eu는 '잘(well)' 혹은 ‘좋은’을 의미하고 daimon은 영적이고 신적인 존재 , 신의 원리나 이치 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말의 어원적 의미에서는 ‘행복은 신의 간섭이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측면보다 인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측면, 즉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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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행위에 더 집중했고, 그것을 더 부각시켰다.

그가 말하는 행복이란 몇 가지 욕구나 욕망을 충족시킴으로써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갖가지 품성들을 가장 잘 실현하는 상태를 통해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그 품성을 그는 덕이라고 지칭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품성은 바로 덕이며, 그 덕을 그는 아레테(arete)라고 지칭했다. 아레테는 탁월한, 탁월성을 의미한다. 동양철학에서 자주 접하는 덕이라는 단어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개념부터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점에서 혼돈하지 않아야 우리는 이 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개념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덕은 결국 각자의 고유한 본성과 기능이 최대로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교수는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장 탁월하게 가르치는 것이 교수의 덕이며, 배우는 연기를 탁월하게 하는 것이, 정치인은 정치를 탁월하게 하는 것이, 학생은 공부를 탁월하게 하는 것이, 군인은 전투를 잘 하는 것이 바로 덕이라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은 최고의 덕을 갖춘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 중의 하나는 습관의 결과이고, 나머지 하나는 교육, 즉 경험과 시간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가 직접 한 말을 살펴보자.

“덕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지적인 덕이며, 다른 하나는 성격적인 덕이다. 지적인 덕은 그 기원과 성장을 주로 가르침에 두고 있다. 그런 까닭에 그것은 경험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반면 성격적 덕은 습관의 결과로 생겨난다.”

그의 말을 정리하면 우리가 탁월함을 기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경험과 습관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로 인간의 다양한 품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상태를 중용이라고 불렀다. 중용은 단순히 중간 지점, 산술적 균형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는 질적인 조화,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적절하고 조화로운 품성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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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품성의 기준인 용기, 절제, 긍지, 친절, 겸양, 공손, 관후함 등의 중용의 덕들은 현대에 와서 자기계발 작가들이 가장 많이 강조하고 있고, 주제로 삼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2,300년 전에 이러한 사실들을 모두 꿰뚫어 보고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가 위대한 철학자로 평가 받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이 책은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책이기도 하고, 혼자가 아닌 더불어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윤리라는 것에 대해 말하는 책이기도 하고, 좋은 삶, 좋은 인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행복론’이기도 하고, ‘인생론’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 세상이라는 커다란 책 - 데카르트 ‘방법서설’

그가 이 책을 집필한 의도는 ‘인간의 전체 복리를 도모’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의 궁극적인 목적인 ‘이 모든 것을 적절한 곳에 사용하여,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가 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철학 대신에 실제적인 것들을 발견할 수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물체의 힘과 작용을 분명하게 알 수 있고, 삶에 아주 유용한 여러 지식들을 탐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것이 또한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방법으로 그가 제시한 탐구 방법들이 바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그래서 이 책의 원 제목이 ‘이성(理性)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 있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의 서설’이라는 것과 이 책은 무엇보다도 ‘방법의 이야기’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이성을 잘 사용하는 것, 즉 ‘잘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가 자신의 책을 통해서 자신이 그 당시에 통용되고 있었던 일반적인 지식들은 거의 다 배웠음에도 ‘이성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히면서 그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철학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만 말하고 싶다. 즉, 오랜 세월에 걸쳐 뛰어난 정신의 소유자에 의해 철학이 연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철학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 하나도 없고, 따라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하나도 없음을 보고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철학을 더 잘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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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기존 학문인 중세의 스콜라 철학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이다. 그는 철학적 지식에 대해 엄청난 의심을 품었다. 그리고 그는 그 당시에 대부분의 나머지 학문들이 철학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데카르트는 그 당시 학교에서 배우는 대부분 학문들의 토대가 확고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강한 확신을 한 후, 학교 공부를 집어치워 버렸던 것이다. 결국 그는 토대가 어설프게 세워진 그런 학문 중심의 학교 공부가 아닌, 새로운 공부를 독자적으로 개척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세상이라는 커다란 책’ 속에서 발견해나가는 공부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나 질이 아니라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가 말한 ‘세상이라는 커다란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학문은 어떤 학문일까? 그것은 바로 생각을 통한 학문, 사유하는 학문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학문하는 모습은 조용히 혼자 몰두할 수 있는 것, 그의 학문의 출발점은 ‘자신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는 기존의 철학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 하나도 없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자신이 스스로 절대로 의심할 수 없고, 논쟁할 수 없는 확실한 한 가지를 발견해 내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그의 철학의 제일원리인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명제이다.

우리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통해 두 가지는 확실하게 기억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확실성에 대한 탐구이고, 두 번째는 확실성을 탐구하기 위해 수학과 자연과학과 같은 비인문학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 수학과 자연과학의 도움을 받았던 것은 철학을 위주로 한 모든 그 당시의 학문이 불확실하고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법서설’의 뒤 부분은 굴절광학, 기상학 및 기하학 등 자연과학에 관한 부분이며, 그는 또한 ‘굴절광학’ ‘기상학’ ‘대수학’ 등의 저술도 남겼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도덕적이고 관습적이고 전통적인 삶의 세계를 과감하게 버리고,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확실성의 세계, 독자적인 사유를 통한 학문의 세계를 열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가 제시한 ‘세상이라는 커다란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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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우리 자신이며, 우리의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제3부 통합적인 책 읽기의 세계에 빠져 보자

제6장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에 갇히게 된다

■ 가장 위대한 세계는 책의 세계다

“인간이 자연에게서 거저 얻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세계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책의 세계다.”

헤르만 헤세는 저서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을 통해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그의 말대로 책의 세계이다. 그리고 그 책의 세계는 인문학 도서와 비인문학 도서 둘로 나누어진다.

세상의 모든 책이 다 인문학 도서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책은 인간의 정신에서 탄생된 것이며 자연에게서 거저 얻지 않은 것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며,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굳이 그 차이점을 나누어 보라고 한다면, 인문학 도서는 우리의 정신을 더 풍요롭게 해 주는 쪽이고, 비인문학 도서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더 풍요롭게 해 주는 쪽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정신의 풍요로움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삶의 조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게 되면 삶은 기울어 버릴 수 있다.그런 점에서 한 쪽의 책만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가장 위대한 세계는 책의 세계다. 그것은 책의 세계에는 차별과 불평등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차별과 불평등이 있다. 그래서 필자같이 외모가 뛰어나지 않은 사람은 어디에 가도 차별을 받게 되어 있다. 그리고 학벌이 뛰어나지 않은 필자 같은 사람은 어디에 가도 불평등을 겪게 되어 있다.

그렇다 세상은 불평등하고, 차별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하지만 책의 세계는 필자를 차별하지 않았다. 모든 이들에게 언제나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바로 책의 세계이다. 그런 점에서 책의 세계는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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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 어떤 선생보다도 위대한 선생이고, 그 어떤 세계보다도 더 위대한 세계이다.

책의 세계는 그 어떤 둔재도 천재로 거듭나게 해 주고, 그 어떤 악인도 선인으로 거듭나게 해 준다. 책의 세계가 위대한 세계인 또 다른 이유는 책을 읽은 만큼 책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읽은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게 되고,

보는 만큼 쓰게 되고,

쓰는 만큼 살게 된다. 위대한 인생을 말이다.

■ ‘삼년 독서의 법칙’을 발견하다

필자는 책과 관련된 놀라운 법칙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3년 독서의 법칙’이다. ‘3년 독서의 법칙’은 한 마디로 ‘3년만 집중적으로 독서를 하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법칙’이다. 무슨 소리냐고? 그 증거로 필자는 수많은 인물들, 즉 3년 동안 집중 독서를 해서 인생이 달라진 인물들을 들 수 있다.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한 것을 가지고 쉽게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3년 동안 많은 책을 읽으면 쉽게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0 일본 IT의 산 역사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

- 가난한 탄광 노동자의 손자, 조센징이란 놀림을 받으며 자란 어린 시절,

- 26살부터 3년 동안 간염으로 투병생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읽기 시 작한 책, 그리고 3년 동안 미친 듯이 4,000권을 독파

- 그의 눈부신 성공의 원동력은 ‘3년 동안의 집중 독서’ 경험

0 많은 이들에게 안락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민들레영토’의 지승룡 소장

- 목회 실패, 이혼, 인생의 밑바닥 경험, 그의 말을 들어보자.

“그 무언가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때 생각난 게 책이었다. 그리고 3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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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2,000권의 책을 읽다 …….”

“36세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동안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나는 3년 동안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운명을 바꾸었다.”

0 교보생명과 교보문고의 창립자 대산 신용호 선생

- 불우한 가정환경과 건강문제 등으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함

- 그의 성공은 스스로 선택한 ‘천일독서(天一讀書)’ 즉 ‘3년 동안의 집중 독서’ 였다.

0 일본의 저술왕 나카타니 아키히로

-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 면접의 달인 등 1년 평균 60권 안팎의 책을 쓰는 다작가

- 소설가, 광고 기획자, TV 드라마에 버라이어티쇼에 출연 등…….

- 대학 4년 동안 4,000권의 책을 독파해 낸 사람

0 시골의사 박경철

- 의사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

- 중학교 3년 동안 도서관에서 새벽까지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독서광

- 책을 써 낼 수 있는 원동력은 독서였다고 그는 말한다.

0 무려 천만 권이 넘게 읽힌 소설을 쓴 대작가 이문열

- “북에서 잘 나가던 아버지 때문에 젊은 날의 꿈을 접어야 했을 때 3년 동안 1,000권의 책을 읽고 작가가 되었다.” 그의 말이다.

- 그 이전까지 그는 작가 지망생이 아니었다. 그런데 3년 독서로 인생이 바뀌었다.

0 13억 중국인을 하나로 만든 모택동 주석, 발명왕 에디슨, 3중고의 장애를 딛고 위대한 인생을 산 헬렌 켈러, 아인슈타인, 처칠, 존 스튜어트 밀 등 많은 인물들이 집중 독서의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많은 것을 받아들여라.”고 말한 철학자 샤르트르의 조언대로,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 단 한 권의 운명적인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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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사람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 하나의 멋진 우물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 우물이 멋지고, 크다면, 그것으로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그 어떤 명저도 나머지 구백 구십 구권을 합쳐 놓은 것보다 더 클 수 있는 책이 과연 있을까?

■ 3년 독서의 법칙

3년 독서의 법칙이란 3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다양한 분야의 엄청난 책들을 독파해 냄으로써, 한 번도 나아가지 못한 의식과 사고의 비약적인 도약을 경험하여 자신의 인생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최고의 자신을 만드는 방법이다.

“3년 독서의 법칙이란 3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수천 권의 책을 독파함으로써, 자신을 최고로 만드는 법칙이다.”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한 것을 가지고 쉽게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이 말처럼 3년 독서의 법칙을 통해 많은 책을 읽게 되면, 쉽게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것은 그냥 필자가 독서를 많이 하라고 권해 주고자 지어낸 말이 절대 아니다. 실제로 단기간의 엄청난 독서로 인해 인생 혁명을 거둔 위인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그릇이며, 자신을 성장시키고 발전을 위한 부단한 준비일 것이다.

“준비된 자만이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기화가 주어졌을 때 잡을 수 있다.”

3년 독서의 법칙은 3년을 전후로 하는 짧은 기간 내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고 다양하게 방대한 책들을 독파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다양한 사고와 지혜가 있다는 사실을 간접 체험함으로써 자신의 사고가 넓어지고, 깊어지게 되고, 자신의 상상력과 지혜와 통찰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독서법이라고 할 수 있다.

■ ‘3년 독서의 법칙’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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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량(권) / 독서시간(일) = 3년 독서 평균 수치 1 ( >최저수치 0.5⎬

- 최소조건 : 독서량은 1,000권 이상이어야 한다.

- 설명 : 만약 1,000권을 3년 동안 읽었다면. 1,000권 / 1,000일 = 1 이 되어 독서의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는 1점이 됨. 만약에 1,000권을 6년 동안 독파한 경우 1,000권 / 2,000일 = 0.5가 되어 3년 독서 커트라인이 0.5이므로 성공임

독서를 하고 많은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효적으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양과 시간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독서의 양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독서를 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 경우 독서의 임계점을 돌파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독서한 시간은 단기간이지만, 독서한 량이 너무 작아도 또한 그렇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3년 독서의 법칙은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3년 동안 책을 읽는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두 가지 조건, 즉 양과 시간이 모두 만족해야 한다.

■ 3년 독서의 법칙과 10년 법칙!

10년 법칙은 어떤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 정도는 집중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법칙이다.

즉, 자신이 작곡가가 되고 싶다든지, 아니면 과학자가 되고 싶다든지, 혹은 예술가나 무용가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 그 분야에서 10년 이상을 꾸준히 노력해야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대가가 될 수 있다는 법칙이다.

10년 법칙은 이미 자신이 무엇이 될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분야를 선택하고 나서 10년 이상을 꾸준히 노력하면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입증해 낸 법칙이다.

모차르트를 비롯해 수많은 천재들과 위대한 사람들이 이 법칙의 사례에 속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3년 독서의 법칙은 10년 법칙과 어떻게 다른가?

먼저 3년 독서의 법칙은 독서라는 행동이 주제라는 점이다. 반면에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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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칙은 독서와 상관없이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10년 동안 꾸준히 연마하는 것이다.

또한 3년 독서의 법칙이 10년 법칙과 다른 것은 3년 독서의 법칙은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며,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조차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실천하기에 아주 좋은 법칙이다.

그래서 자신의 분야를 정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를 정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법칙을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과 분야와 진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다.

3년 독서의 법칙은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를 만들어 주는 법칙이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 법칙을 실천하기 전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력이 가득찬 사람, 즉 기본기가 제대로 착실히 갖추어진 사람으로 성장과 발전을 시켜주는 법칙이다.

10년 법칙은 나무에 열매를 맺게 되는 법칙이라면, 3년 법칙은 얼마나 큰 나무로 대성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과정이며, 어떤 씨를 뿌릴 것인지에 대한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씨앗의 종류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3년 독서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3년 독서의 법칙은 그저 마음을 비우고 책과 하나가 되어 책의 세계에 푹 빠져들면 그것으로 되는 것이다. 물론 책을 읽을 때, 자신을 낮추고,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마음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세상의 부와 명예, 권력, 인기, 명성에 대한 어떠한 집착도, 미련도 가져서는 안 된다. 심지어, 지식이나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욕망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한 욕망을 가지게 되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수 없게 된다. 돈과 관련된 분야의 책만 많이 읽거나, 많은 정보를 주는 그런 책들만 읽게 되어, 사람을 편협하게 만들고, 욕심과 이기심에 가득 찬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위인들은 오히려 순수한 인문 고전 독서를 많이 했고, 백과사전, 물리, 과학, 역사, 지리, 미술, 예술 등과 같은 순수 학문 쪽의 책을 많이 읽었다.

10년 법칙의 경우에는 어떤 분야의 기술이나 재주를 연마해야 한다. 그래서 몸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3년 독서 법칙의 경우에는 어떠한 기술이나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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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를 연마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관련된 의식과 사고를 향상시키는 것이며, 다양한 경험을 사고를 통해 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마음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로 인해, 10년 법칙은 최소 10년 이상을 꾸준히 연습해야 하지만, 3년 독서의 법칙은 3년 정도의 단기간에 성취가 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해, 몸으로 큰 성취를 하기 위해 몸이 완전히 무엇인가를 체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화 기간이 10년이라면, 마음과 의식의 큰 변혁을 이루기 위해 마음과 의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위해서는 최소 기간이 3년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 법칙이 인간의 외적인 것을 만들어 주는 법칙이라면, 3년 법칙은 인간의 내적인 것을 만들어 주는 법칙이다.

어디선가 직업(職業)이란 단어를 가지고, 아마추어와 프로에 대해 비교를 한 문장을 봤는데, 그 말이 너무 좋은 설명이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즉, 직(職) 중심의 아마추어는 ‘자리’에 목숨을 걸고, 업(業) 중심의 프로는 ‘의미’에 목숨을 건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아마추어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지만, 프로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점에서 10년 법칙은 자신이 대가가 되어 인정을 받고, 타인에게 자신의 실력과 재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3년 독서의 법칙은 무엇보다 타인에게 보여 줄 것이 하나도 없다.

논어에 보면 공자는 군자불기(君子不器)란 말을 했다. 이 말의 뜻을 해석해 보면, 군자는 어떤 모양이나 틀이 정해져 있어서, 어떤 용도에만 국한되는 그런 그릇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군자는 자신의 분야에만 정통하여, 어떤 한 분야에만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폭넓은 분야에 대해 넓고 깊은 식견과 통찰력을 갖춘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그런 전문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법칙은 전문가를 만드는 법칙이지만, 3년 독서의 법칙은 군자를 만드는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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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에 갇히게 된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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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 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이 말은 우리가 왜 책 읽기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 책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것도 아주 적나라하게 말이다. 우리가 읽는 책이 그저 알량한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에 그친다면 절대로 책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책읽기의 근본적인 목적은 교양을 쌓기 위해서도 아니고, 가벼운 소일거리이기 때문도 아니다. 그렇다고 현실도피 혹은 자신을 잊기 위해서도 아니다. 책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생의 성숙이다. 자신만의 삶을 단단히 붙잡게 하기 위해서이다.

문화평론가 박민영 씨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책은 더 이상 절대적인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 책은 정보 습득을 위한 여러 매체 중 하나로 인식될 뿐이다.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듯이 책에서 정보를 찾는다. 인격 수양, 진리 탐구, 지혜 획득, 사회 변화 방편으로 책읽기는 퇴색되고, 단지 직장 생활을 잘 하기 위해, 학점을 잘 따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독서의 목적이 크게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 postmodernism : 기존의 도덕, 권위, 전통을 부정하고, 비 역사성, 비 정치성, 주변적인 것의 부정, 주체 및 경계의 해체, 탈 장르화 등의 경향을 갖는 예술상의 경향과 태도

그렇다. 그의 말대로 책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이 크게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더욱 인문학 독서를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인문학 독서의 목적은 일반도서의 독서 목적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 평소에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자기 하나만의 세계에 감금되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이라도 손에 책을 들기만 하면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별천지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중국의 작가이자 문명비평가인 임어당의 이 말은 우리가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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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경영하는 통합적인 책 읽기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인생에서 모든 불행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피난처를 만드는 것이다.”

서머싯 몸의 이 말은 책 읽는 습관이 인생을 잘 살아나갈 수 있는 좋은 습관임을 말해 준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책 읽기는 인생에서 모든 불행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피난처를 만드는 소극적인 행위가 아니라 인생을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위이며 나아가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창조적이고 주도적인 행위라고 말하고 싶다.

통합적인 책읽기는 자신이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책과 대립하기 시작한다.

그저 백지장에 그림을 하나씩 그려나가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어린 아이의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 인문학 독서를 할 때 비로소 통합적 책읽기가 가능하게 되고, 그것은 인생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인문학 서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책의 조건을 몇 가지 제시할 경우, 그 조건을 다 만족하는 책들을 100권정도 선정해서 보면 95권의 책들이 인문학 서적들이 될 것이다.

■ 책을 읽는 즐거움이 독서의 승패를 결정한다

책에 죽고 책에 사는 독서광들의 공통점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책을 읽는 장소가 낙원이고, 책을 읽는 시간이 황금과 같은 희열의 순간인 것이다.

결국 인문학 독서법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인문학 읽기를 통해 얼마만큼 독서의 즐거움을 맛보았느냐에 달려 있다. 즐거움이 토대가 될 때 지속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지속력이 생기면 독서법은 개선을 거듭해서 더 나은 독서법을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인문학 독서에도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원리가 존재하는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다. 자신이 미칠만큼 그것이 재미있지 않다면, 그래서 미치지 않으면 절대로 인문학 독서를 성공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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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독서란 즐거움과 위안, 기쁨과 치유와 회복이 있어야 하며 동시에 성찰과 고뇌, 반성과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즐거움이 없는 독서를 하게 되면, 결국 중도에 포기하게 되고, 성찰과 고뇌, 반성과 변화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독서와 담을 쌓고 지내는 이들이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은 한 쪽만을 강요했기 때문에 독서는 힘들고 어려운 것이고, 지성이 되기 위해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의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제7장 시대의 흐름에 맞는 통합적인 고전 독서법

■ 기록하지 않으면 독서가 아니다 - 손을 움직여라

필자에게 가장 인상이 강렬하게 남았던 위대한 독서광은 누구일까? 도서관을 통째로 먹어 치웠다는 토마스 에디슨보다 더 큰 감동을 준 독서광은 우리의 선조 중에 한 명이 있고, 중국에 한 명이 있다. 우리의 선조 중에 한 명은 세종대왕이고, 중국의 한 명은 키가 160Cm도 채 되지 않는 농부의 아들로 10억 중국을 이끌었던 모택동이다.

모택동은 학교를 그만 두고, 아예 도서관에 파묻혀 책만 읽을 정도로 다독가이고 열정적인 독서광이었다. Ross Terrill의 ‘모택동전’에 나오는 구절이다.

“세계사의 모든 지도자들 가운데 프랑스 대통령 드골과 중국 주석 모택동 만큼 독서를 즐겼던 사람은 없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모택동은 장개석의 국민당에 쫓겨가는 10만리 대장정 속에 말라리아에 걸려 들것에 실려 가면서도, 책을 꽉 붙들고 있었던 위대한 독서의 자세를 보였다.

모택동은 19세에 성립제일중학교에 입학하였지만 다음 해에 학교를 그만두고, 아예 도서관에 파묻혀 책만 읽은 적이 있었다. 그의 말이다.

“성립제일중학교에 입학하였는데 나는 이 학교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교과과정이 지나치게 제한이 많았고 규정 또한 못마땅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다른 학생이 귀가 후에도 홀로 교실에 남아 독서를 했습니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으면 양초를 켜 놓고 읽었습니다. ……… 나는 6개월 만에 이 학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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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두었습니다. 대신에 매일 호남의 성립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였습니다. 나는 규칙적으로 집중해서 매우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점심은 떡 두 개로 해결했습니다. 그리곤 도서관 문이 닫힐 때까지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독서에 대한 자세보다 더 중요한 독서법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기록하는 독서법’이었다.

그의 독특한 독서법 중에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독서법인 ‘기록하는 독서법’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붓을 움직이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5천 년 중국 역사를 만든 현자들의 공부법에 대한 책인 ‘현자들의 평생공부법’에 소개되어 나오는 말이다.

그는 책을 읽으면 항상 요점정리를 했고, 책에다가 다양한 표기를 했고, 책 속에 다양한 주를 달면서 책의 저자와 간접적으로 소통을 했다. 관점이 자신과 다르면 과감하게 그 부분을 고쳐 쓰기도 했다.

필자는 경험했다. 독서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그냥 눈으로 읽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상하게도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공책에 중요한 부분을 베껴 쓰면서 독서를 하게 되었는데 바로 그때부터 필자의 독서 효과가 수십 배 높아졌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 하였다. 이 독서법이 초서법(抄書法)이다.

약 200년 전에 다산 정약용 선생은 18년 동안 유배지에서 엄청난 책을 읽고 공부를 한 것뿐만 아니라 500권이라는 저서를 남기기까지 했다. 다산 선생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초서’의 힘이었다

물론 18년의 유배생활에서 복사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날 정도로 노력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할 경우 성과는 미미할 수 있다. 다산 선생은 초서를 자신의 공부법으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강조 했다.

초서란 책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 옮겨 쓰는 것을 말한다. 이런 점에서 필사(筆寫)와 다르다. 필사는 그냥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초서는 책의 내용 가운데 중요한 부분만 뽑아서 쓰는 것이다.

■ 사색하지 않으면 독서가 아니다 - 뇌를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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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제보다 필자는 더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생각은 틀 속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부족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그런 인생을 평생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이라도 책을 읽게 되면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책을 통해 인생 역전을 하는 사람들이적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책을 통해 인생 역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결국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책을 읽는다. 그러므로 나는 사색한다.’라고 명제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었기 때문에 생각이 바뀌게 되고, 생각이 바뀌기 때문에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습관이 달라진다. 그 결과 궁극적으로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논어를 보면 공자가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하다.’라고 말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맹자도 역시 공자의 이 말과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맹자라는 책을 통해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하게 된다.(思則得之 不思則得也)’라고 말했다.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색에 의해서 얻어진 것만이 참된 지식이다.”

톨스토이의 이 말은 우리에게 진짜 독서가 왜 인문학 읽기이며 동시에 사색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지식과 정보는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진짜 지식이 아니다. 하지만 인문학 읽기를 통한 사색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는 것이고, 만들어나가는 것이고 없던 것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사색을 통해 제대로 된 참된 독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대하거나 논쟁하기 위해 독서하지 말라. 그렇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위해서도 독서하지 말라. 그저 자신이 생각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독서하라.”

프랜시스 베이컨의 이 말대로 최고의 독서법은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서는 사색과 뗄 수 없는 일체의 행위이며 사색에 의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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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고 읽는 것은 씹지 않고 식사하는 것과 같다.’ (E. 버크)

‘독서는 다만 지식의 재료를 줄 뿐, 그 자신의 것을 만드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 (로크)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마크 트웨인)

‘잘 읽기 위해서는 발명가가 되어야 한다.’ (랄프 왈도 에머슨)

많은 사람들의 독서에 대한 생각은 거의 같다. 결론은 가장 책을 잘 읽는 사람은 빨리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것들을 사색을 통해 많이 상상하고 생각하고 발명해 내는 생각 발명가라는 사실이다.

“훌륭한 독자 = 뛰어난 사색가 = 생각 발명가

■ 취하지 않으면 독서가 아니다 - 몸을 움직여라

“나는 맥주 대신 물리학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취하겠다.”

20세계 최고의 과학자 중의 한 명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열등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고전을 좋아했던 부모의 영향으로 고전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점점 고전에 심취하여 급기야는 십대 후반에 당돌한 맹세를 하기에 이른다. 이때가 그의 나이 열일곱 살 때라고 한다. 그가 술에 취할 정도처럼 고전에 취하게 되자 그는 열등한 사람의 모습을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위대한 발명을 하는 과학자로 도약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 피카소’ 라는 책에 보면, 아인슈타인이 전자기 이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상대성 이론을 발명할 수 있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그의 의식적 사고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 의식적 사고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된 것은 철학 독서였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처럼 아인슈타인은 인문학 독서에 취하겠다고 맹세를 했다. 그는 인문학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향상시켰고, 그 결과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인문학 독서법은 기교나 테크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몸이 완전하게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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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는 독서, 즉 취하는 독서가 되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독서가로 불리는 알베르토 망구엘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내가 쓴 거의 모든 책이 그렇듯이, 이 책의 주제도 독서다. 독서는 창조적인 활동 중에서 가장 인간적 활동이다. 나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뭔가를 읽는 동물이며, 독서를 넓은 의미로 받아들일 때 독서하는 능력이 우리 인간이란 종(種)을 정의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난 모든 것에서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려 한다. 풍경, 하늘, 타인의 얼굴에서는 물론이고 우리가 창조해 낸 이미지와 글에서도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려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읽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만이 아니라 경계 너머에 존재하는 사회까지 읽는다. 또 그림과 건물까지 읽고 해석하려 한다. 물론 책 표지 사이에 쓰인 단어들도 읽는다.”

망구엘이 말하는 이상적인 독자상이다.

이상적인 독자는 책을 끝까지 읽기를 바라는 동시에, 그 책에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상적인 독자는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독자는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상적인 독자는 책의 등장인물 중 하나와 사랑에 빠진다.

이상적인 독자는 책도 부활한다고 믿는다.

이상적인 독자는 책을 덮을 때마다, 자신이 그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세상이 더 불행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독자는 조금씩 쌓아가는 독자다. 따라서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이야기에 새로운 기억을 한 겹 더 입힌다.

그리고 ‘이상적인 독자는 텍스트를 절개해서 껍질을 들어내고 골수까지 파들어가 동맥과 정맥을 일일이 추적해서 완전히 다른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번역가다.’라고 그는 덧붙였던 것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과 같은 작품들을 읽고 자살하는 독자들은 수동적으로 수용만 한 독자들이다. 하지만 이상적인 독자는 능동적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과 새로운 삶을 얼마든지 창조해 내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는 독자들이다.

괴테도 역시 예술작품을 다른 것으로 완전히 다시 만들어 내는 독자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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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가 요한 프리드리히 로홀리츠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독자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판단하지 않고 즐기는 유형이고, 셋째는 즐기지 않고 판단하는 유형이며, 중간의 둘째는 즐기면서 판단하고 판단하면서 즐기는 유형이다. 이 마지막 유형이 예술작품을 완전히 다시 만들어 낸다. 이 유형에 속하는 독자는 많지 않다.

■ 넘치지 않으면 독서가 아니다 - 발을 움직여라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여행하라(讀書萬卷 行萬里路)’

이 말은 명말 청초 위기의 시대를 대표하는 학자 고염무(顧炎武)가 남긴 말이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두 마리의 말과 두 마리의 노새에 책을 싣고 돌아 다니며’ 발을 움직이는 독서를 했다. 현대인들은 여러 도서관을 두루 다니며 책들을 찾아 섭렵하며 읽는 것이다.

‘벽창호’라는 말이 있는데 고염무는 발을 움직여서 집 밖에 나가지도 않고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을 벽창호 선비라고 말한 것을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이라는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사람이 무언가를 배운다고 하면서 하루 나아가지 못하면 하루 뒤처지는 것이다. 친구도 없이 혼자 공부만 파는 것은 고루할 뿐만 아니라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 한쪽에만 오래 치우쳐 있으면 거기에 물들어 깨닫지 못하게 된다......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은 벽창호 선비다.”

수천 권의 책을 읽게 되면, 장르의 경계가 사라지고,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게 되고, 통합적인 시각이 길러지기 때문에 문리가 트이게 된다.

그 결과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해도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전쟁 영웅들조차, 승리의 비법은 책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전쟁터에 나가 전쟁을 치를 때도 수많은 책을 가지고 다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일찍이 공자는 학문을 하는 것은 산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했다. 어떤 산은 작은 동네 앞산이 되지만, 어떤 산은 누구나 우러러 보는 그런 태산이 된다. 그 차이가 바로 마지막 흙 한 삼태기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차이라고 했다.

작은 한 줌 한 줌이 모여 태산을 이루기 때문이며, 천리 길도 역시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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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시작이 되고, 마지막 한 걸음에 완성이 되는 법이다. 이러한 원리가 바로 책에도 적용이 된다. 한 권 한 권 이 모여 수천 권의 책이 되고, 그것이 바로 태산과 같은 큰 배움을 이룰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낳은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노신(魯迅)은 평생 수많은 책을 읽은 다독가이기도 하다. 그가 주장하는 독서법 중의 하나가 바로 ‘두루 많이 넓게 읽어라’는 것이다.

“꿀벌 같아야 한다. 많은 꽃에서 채집을 해야 달콤한 꿀을 만들 수 있는 것과 같다. 한 곳에서만 빨면 얻는 것에 한계가 있고 시들어 버린다.”

깊게 파기 위해서는 먼저 넓게 파야한다는 말이 있다. 넓게 파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어야만 한다.

부록 1.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

“인간은 자기의 운명을 창조하는 것이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문학사가 비르만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자신의 운명은 이 세상과 환경이 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창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창조해 나가는 인생이 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않고 집중하는 적이 중요하다. 하지만 집중하고 낭비하지 않는 것은 매우 힘이 들고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로 하여금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드워드 M. 할로웰의 저서 ‘창조적 단절’에 나오는 말이다.

“현대는 유별나게 주의력을 도둑맞고 있다. 그 주범 네 가지를 꼽자면 서두름, 과잉 정보, 걱정, 잡동사니이다.”

그렇다면 서두르지 않고, 과잉 정보와 무익한 걱정을 하지 않고 잡동사니에 휘둘리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3년 독서의 법칙 노트’를 작성할 것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 ‘3년 독서의 법칙 노트’를 작성하라

쓸데없는 낭비의 시간을 끊고, 독서에 매진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살다간 위인들 중에 쓸데없는 낭비의 시간을 가장 잘 이용하여 성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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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찾아 그 비법을 배우고 그것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개선해 나간다면 우리 모두 시간 활용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0 시간을 정복한 남자, 러시아 과학자 알렉산드로 유비셰프

- 1916년 26세부터 쓴 시간 통계 노트 : 회계 장부를 기록하듯 매일 한 일의 시간을 기록. 차 타는 시간, 회의 시간, 줄서는 시간 등.... 심지어 딸과 같이 지낸 시간까지...

- 이러한 생활 습관 덕분에 그는 70여 권의 학술 서적, 단행본 100권 분량의 연구 논문, 방대한 양의 학술자료와 손수 제본한 수천권의 소책자를 남김

이제 쓸데없는 시간의 낭비를 끊기 위해 ‘우리만의 시간 노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과연 하루 24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러한 시간 노트에 하루 한 권씩 읽고자 도전했고, 읽었던 책의 제목과 저자, 그리고 한줄 요약과 함께 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나 내용을 함께 기록한다면 훌륭한 나만의 독서 노트가 되지 않을까?

“3년 독서의 법칙 노트 = 시간관리 노트 + 독서활동 기록 노트”

■ 주말의 시간 낭비를 막아라

‘주말 경쟁력을 높여라’의 저자 공병호 소장은 자신의 이 책을 통해, 주말을 제대로 보낼 수만 있다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창조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담을 밝히고 있다.

주말은 직장인들에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 기회를 수많은 사람들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거실에서 빈둥대며, ‘왜 이렇게 재미가 없냐?’며 애꿎은 방송사만 나무라며 황금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이렇게 주말을 망치는 이유에 대해서 공병호 소장은 3가지 잘못된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첫째, 주말은 지난 한 주에 대한 보상이다.

둘째, 주말엔 무조건 쉬거나 놀아야 한다.

셋째, 주말엔 가족에게 봉사해야 한다.

여기에 대해 공병호 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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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부터가 아니라 일요일부터다. 시작을 가치 있게 보내는 데 신경을 써라.

둘째, 진정한 휴식은 무조건 쉬거나 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이다.

셋째, 자기 자신이 만족하고 가슴 뿌듯한 주말을 보낼 때, 가족들도 따라서 행복해진다.

■ 15대4의 법칙을 활용하라

‘15대4의 법칙’이란 시작하기 전에 15분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나중에 4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법칙이다. 시간의 낭비를 막고자 노력한다면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한 후 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15:4의 법칙은 미국의 작가인 제임스 보트킨이 성공한 사람들의 시간 사용 패턴을 분석한 과정에서 정립한 것이다.

이 법칙을 보고 있으면, 생각나는 인물들이 한 둘이 아니다. 시간관리의 대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시간관리와 자기관리로 200여 년간 ‘자기계발의 대명사’가 되었다. 정규 교육은 2년 밖에 받지 못했지만 부단한 자기계발과 독학으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 되었고, 그의 자서전은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 되었다.

“그대는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왜냐하면, 시간은 인생을 구성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출발했는데, 세월이 지난 뒤에 보면 어떤 이는 뛰어나고 어떤 이는 낙오되어 있다. 이 두 사람의 거리는 좀처럼 가까워질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것은 하루하루 주어진 자신의 시간을 잘 이용했느냐, 허송했느냐에 달려 있다.”

프랭클린 코비사의 최고 경영자 하이럼 스미스의 저서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요소를 시간도둑이라고 말하고, 5가지 시간도둑에 대해 말한다.

1. 방해에 의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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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뒤로 미루기

3. 우선순위의 변경

4. 엉성한 계획

5. 대답 기다리기.

이러한 시간 도둑들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는 몇 가지를 소개 한다.

- 데드라인을 정하라. 데드라인을 정하면 긴박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 싫은 것부터 먼저 하라. 갈수록 기분 좋은 일이 남아 있다.

- 게임하듯 하라. 고역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다.

- 스스로에게 상을 주어라. 일을 완수하고자 하는 유인책이 된다.

기간관리의 비법을 알려 주는 명언을 남긴 링컨의 말이다.

“장작을 패는 데 쓸 수 있는 시간이 8시간이라면 나는 그 중 6시간을 도끼 날을 세우는 데 쓸 것이다.”

3년 독서의 법칙을 실천하여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 확보이다. 그리고 그것은 낭비되는 시간을 찾아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무조건 빡빡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보다 먼저 큰 그림을 그리고, 15분 동안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4시간의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제2부 분야별, 상황별, 권장 추천도서 목록

- 책에는 방대한 양의 도서 목록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

2013. 5. 27.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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