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

보해성산 2022. 12. 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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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

-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의 온도 -

■ 김범준 지음

0 고려대

0 한국 기술교육대학 테크노 인력개발 전문대학원에서 코칭과 리더십 공부

0 인간관계, 소통에 대한 관찰자로서의 연구

0 저서

-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 오십에 읽는 장자

- 80년생 김 팀장과 90년생 이 대리가 웃으며 일하는 법

- 아이의 자존감을 위한 부모의 인문학 등

0 국내 유수의 대기업, 삼성인재개발원, LG인화원, IBK기업은행 연수원 등의 기업교육기관, 시청 도청 등의 공공기관, 각급 학교 등에서 강연

◎ 말을 참 예쁘게 하는 고마운 사람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심신을 지치게 하는 누군가의 거칠고 냉정한 말은 정말이지 그만 듣고 싶습니다. 사실 이상합니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지 못했던 코로나 19의 지루한 나날들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며 관계 맺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자마자 오히려 코로나 19 절정의 시간을 그리워합니다. 사람이 분명히 그리웠는데, 다시 마주하려니 관계 맺기는 어렵고 마음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누군가와 함께할 때 ‘불편하다’, ‘두렵다’, ‘솔직히 혼자가 편하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편하다’, ‘즐겁다’, ‘함께해서 좋다’라고 느끼고자 하는 것이 우리가 말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바람직한 모습일 텐데 그 해답은 예쁜 말입니다. 논리적인 말? 냉철한 말? 분석적인 말? 모두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최고의 말은 예쁜 말입니다.

동생이 생긴 걸 알게 된 세 살 딸아이가 엄마 배를 어루만지며 “동생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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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하지 말고 얼른 나와서 나하고 놀자”라고 말합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들이 밤에 아빠와 나란히 누워있다가 “어린이집에서 아빠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라고 말합니다. 친구가 명품 시계를 자랑해서 기분 나빴다고 말하는 아빠를 보며 아들은 “아빠는 아빠 자체가 명품이에요 그리고 나중에 제가 명품을 사 드릴게요”라며 너스레를 떱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 중에도 예쁜 말을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빠? 여전히 멋있지?”, “엄마가 아직도 배우 같아!” 설령 용돈을 받기 위한 전략적 말이라고 할지라도 그 말 자체의 예쁨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살갑고 따뜻하며, 정직하고 아름다웠던 우리 아이들이 안타깝게도 경쟁을 거치고 사회에 나가면서 예쁜 말과 멀어집니다. 나쁜 말 이상한 말을 배우고 그것을 입에 담으며 자기 스스로 감정을 황폐하게 만들곤 하지요. 그 결과물이 어쩌면 지금 우리의 모습일 수 있겠고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예쁜 말을 다시 한번 고민하면서 좋은 말, 괜찮은 말을 할 줄 아는 어른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건 어떨까요?

한 고등학교 선생님은 학생이 말도 없이 결석했을 때 그 이유를 묻기 위해 연락할 때 “왜 학교에 안 왔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왜 학교에 못 왔어?”라고 한다는 겁니다. ‘안’ 그리고 ‘못’, 단 한 글자 차이지만 듣는 학생에게는 느낌이 전혀 다를 겁니다.

예쁜 말은 그 말을 듣는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만들어 줍니다. 큰 힘을 주기도 하고요. 서로에게 다가서고, 마주하며 결국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 사람의 모습, 그리고 사회를 이루는 근본적인 모습일 텐데 예쁜 말은 바로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이 됩니다.

그동안 우리는 ‘혼자’를 추구했습니다.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만 혼자 겪어내야 할 외로움과 고독밖에 없었던 기억은 우울을 넘어선 공포 그 자체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다시 서로에게 다가서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세대 성별을 불문하고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려는 대화와 소통이 절실해지는 시기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 아니 해방의 시공간 속에서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사람에게 다가가고 어떻게 서로를 마주할 것인가를 일상의 화두로 삼아야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예쁜 말에 익숙해지기를 바라며 김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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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다가설 줄 아는 사람은 예쁘게 말한다

별거 아니죠? 하지만 별거 아닌 이 한마디가 상대방과의 관계를 결정짓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관계의 회복 시간에는 ‘쉼’을 찾고 ‘여유’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유쾌하지 않은 상대방의 말을 한 번에 잘라서 반박하지 않는 당신은 세상 그 누구와도 가까워질 역량을 갖춘 사람입니다. 세상의 부정을 긍정으로 응답하는 당신.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언젠가 ‘보나 마나 뻔한 이야기’라는 한 커뮤니티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말 한마디가 상대방과의 거리를 얼마나 멀어지게 하느냐 하는 다소 부정적인, 하지만 우스운 이야기였습니다.

‘내 의도는’이라고 시작하는 말은 들어보면 의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너에게 해 줄 말이 있어’라고 시작되는 말은 기분 좋은 말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하며 끝나는 말은 무엇에 대한 결론인지 항상 불분명하다.

‘존경하는’으로 시작하는 말은 사실은 존경하려는 생각이 없이 하는 말이다.

‘꼭 돈 때문에 하는 말은 아니야’라고 시작되는 말은 돈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이런 말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고 시작되는 말은 들어보면 기분이 나쁘 다.

‘이번 한 번만 도와주면’이라고 꺼내는 말은 들어보면 이번 한 번만으로는 끝나지 않는 것이다.

말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말 한마디를 통해 누군가에게 다가서기보다는 누군가와 멀어지는 일이 많아지기 쉬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답은? ‘예쁜 말’입니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상대방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어제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듦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어렵다면 어렵겠지만 작은 것들 하나부터 조심해서 말을 건넬 줄만 안다면 우리의 ‘예쁜 말 프로젝트’는 잘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제1장 다가서기

-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말 연습 -

■ 멀어지는 말 다가서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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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향해 다가섬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요. 다음의 문장 중에서 상대방을 향한 우리의 마음 혹은 표현, 어느 것을 선택하고자 합니까?

“저는 당신을 얻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의 무엇을 얻고 싶습니다.”

두 번째 문장이 대다수 우리의 심정일 겁니다. 일상이 아닌 비즈니스 현장이라면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파트너인 상대방의 동의를 끌어내야 하기에 더욱 그러할 겁니다.

저는 첫 번째 문장과 같은 마음을 가지길 권합니다. 대화가 오로지 ‘상대방의 무엇’을 얻기 위해서라면 커뮤니케이션은 지루하고 재미없어집니다. 이제 우리의 대화는 ‘상대방, 그 자체’를 얻고자 하는 마음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얻으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은 상대방의 무엇일 테니 지나치게 조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가설 때도 예의가 있는 법이니까요.

타인을 온전히 얻고자 아는 게 우리의 말하기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타인입니다. 타인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타인에 이해되기 위해 살고자 하는 게 우리의 삶입니다. 이 근본적인 전제를 부정한다면 사실 말하기는, 대화는, 커뮤니케이션은 모두 불필요합니다.

당당하게 타인들에게 이해받기를 원하십시오. 이를 위해 자신의 대화를 되돌아보세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무엇을 말할까 애쓰지 마세요.”

“시작부터 무엇을 원한다는 걸 표현하려 들지 마세요.”

대화는 상대방의 무엇을 얻으려 할 때 실수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시작할 때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대화에 앞서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부터 생각해 주세요. 상대방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에 먼저 집중하되, 자신이 가진 것을 쏟아내어 상대방이 무엇을 얻는 커뮤니케이션에만 몰두하는 건 이제 그만하십시오.

논어(論語)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앎”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화의 상대방에 대해 내가 모르고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방에 다가서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의 말이 멀어지는 말이 아닌 다가서는 말이 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해 잘 알지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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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내가 원하는 걸 함부로 말한다면 그건 관계를 단절시키는 잘못된 판단의 말하기일 뿐이다.

■ 모든 관계는 나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사적인 대화건, 공적인 토론이건 관계없이 다가서고 마주하며 결국 이어가는 대화를 위한 해결방법을 찾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쯤에서 의문이 생깁니다. 대학에서는 왜 사회로 진입하는 예비 사회인들에게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던 걸까요.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 때 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따뜻한 대화하는 방법 하나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는 걸까요.

사회에 나와서 힘들었던 것, 전문지식이나 영어 실력 때문이었나요. 그보다는 말하기, 듣기, 그리고 인간관계 등이 더 문제가 되지 않았었나요. 사실 인간관계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런데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한 사람이 드물다는 이 아이러니,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달리 생각하면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말 하나만 예쁘게 잘해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우월적 특징 하나를 획득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입니다. 대화 하나만으로도 ‘이겨 놓고 싸울 수 있는 조건’, ‘원하는 걸 얻어내기 위한 시발점’을 설계해 두고 시작한 것과 같게 됩니다. 그렇다면 ‘말 하나만 잘해도’에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를 ‘겸손’으로 봅니다. ‘내려놓음’, 혹은 ‘버림’이라는 말로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겸손이란 ‘내 식’이 아닌 ‘상대 식’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아도, 목소리에 힘을 주지 않아도, ‘내 식’이 아닌 ‘상대 식’으로 대화를 이어간다면 우리는 이전에 얻지 못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는 것, 이것이 나와 다른 규칙으로 살아가는 상대방에게 다가서는 말하기의 정석입니다.

상대에게 말한다는 것, 이는 내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고 굴욕적으로 말하는, 일종의 약자의 말하기인 걸까요. 아닙니다. 세상을 변혁했던 사람들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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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려 자기를 내려놓는 용기를 갖고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는 말하기에 익숙합니다.

언젠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폰이 나오기 이전의 동영상으로 지금은 단종된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설명하는 장면이었죠. 몇십 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내내 스티브 잡스는 ‘작다’라는 아이팟의 콘셉트 단 하나만 강조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우리 회사 제품은 작다’라고만 말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카리스마가 대단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의 최신 기능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작다’라는 개념 하나만 끝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그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기능보다는 무게와 크기가 상품 소개를 듣는 상대방 즉 소비자가 원하는 키워드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얼마 후 국내 한 회사에서 이와 비슷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해당 회사의 임원이 나와서 제품 설명회를 열었는데 실망이었습니다. 너무나 장황했습니다. 새로운 기능은 이렇고 저렇고 하면서 깔끔하게 비교된 표도 있었고, 프레젠테이션의 음향효과와 화려한 채색도 압도적이었지만,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예상대로 스티브 잡스의 승리였습니다. 프레젠테이션도, 상품 판매량도. 우리의 말 역시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과 닮아야 합니다. 필요한 것만 말하고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왜 우리는 말을 하나요. 무엇을 얻기 위해서 말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만만한 상대방은 없습니다. ‘그냥 아낌없이’ 주는 것은 아마 당신의 부모밖에 없을 겁니다. 세상 그 누구도 가만있는 나에게 좋은 걸 주지 않습니다.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고자 한다면 ‘상대 식’의 말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한 걸음 다가서고자 하는 우리의 말하기 예절입니다.

자기 차례가 왔다고, 분량 욕심에 그저 그런 이야기를 길고 오래 하는 것은 ‘내 식’입니다. 이래서는 상대에게 다가서기 힘듭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의 부족함만 드러내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을 제외한 모든 걸 버리는 용기, 상대방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면서 자신을 낮추는 지혜, ‘상대 식’으로 말할 줄 아는 배려심, 이런 것들이 모여서 비로소 우리가 누군가에게 다가서는 기회를 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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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만 원을 벌어다 준 예쁜 말 한마디

제가 아는 한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그 부부는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의 아파트를 매도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이사 예정 지역에 마침 괜찮은 매물이 나와 당장 계약을 해야 했습니다. 기존에 살던 아파트를 매도하게 되었죠. 모든 게 잘 진행되나 했는데 계약 당일에 갑자기 매수자가 애초에 이야기한 금액에서 3000만 원을 더 깎아 달라고 합니다.

매수하려는 사람은 결혼을 앞둔 부부였는데 거래 과정 전체를 예비 신랑 어머니가 주도했답니다. 계약과정에서 다소 늦은 아들의 결혼이라는 점과 결혼 전임에도 벌써 손자 욕심부터 내던 어머니를 머리에 떠올렸다고 합니다. 이를 종합해서 결국 최종 가격에서 티격태격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에 차를 마시다가 이렇게 말을 했답니다.

“그거 아세요? 어머님? 이 집은 이상하게 아기가 잘 생겨요. 저도 아들 둘을 낳았는데, 저보다 먼저 살았던 분도 아들만 둘이었더라고요.”

이 동네는 마트가 가까워서 좋아요. 초등학교가 3분 거리예요. 지하철이 걸어서 5분이에요. 등 수많은 말을 해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매수자의 어머니는 이 부부의 말에 가격 낮추자는 말이 쑥 들어가 버렸답니다. 바로 계약하자 했다네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의 절정, 약간의 물러섬도 곧 패배로 느껴지는 갈등, 이런 모습은 우리가 기대한 바가 아닐 겁니다.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서라도 서로 조심하고 위로해주는 말을 상대방에게 건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고립되어 혼자만의 영역에서 자기의 일을 해 오느라고 지친 상대방을 위해 위로와 격려의 예쁜 말 한마디쯤은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입니다. “미래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는가에 달렸다.” 맞습니다. 미래는 결국 현재라는 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는 그 무엇입니다. 이때 현재를 다루는 건 우리가 지금 어디에서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로부터 시작됩니다. 부정적인 말로 상대방과 소통을 시작해봐야 그 관계가 온전할 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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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야 할 때 나가지 못하면 영원히 과거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는 것이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인생의 과제입니다. 물론 ‘미래의 성취’를 말하기보다 과거의 ‘잘못’을 탓하는 게 쉬운 건 당연합니다. 미래를 내다보기보다 과거를 들추어내어 서로의 문제점을 밝히는 데는 우리는 익숙한 상태니까요. 하지만 이제 부정은 그만두고 긍정에 애쓸 때가 되었습니다.

상대방에게 다가서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우리의 말은 편하고 여유 있고, 또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그 긍정의 언어는 ‘지금, 여기’에서 당장 말해져야 하는 그 무엇일 테고요. 과거의 문제에 집착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미래를 생각하고, 서로 바라는 결과를 구체화해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대화가 우리와 상대방의 거리를 좁혀줍니다.

언젠가 ‘관계유지의 핵심은 무엇을 하는가에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가에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는 말 때문에 관계를 그르칩니다. 못생긴 말, 이상한 말, 나쁜 말…. 아무리 정성 들여 오랫동안 많이 말해봐야 그 속의 단 한마디로 관계가 엉망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건 조심스럽고 배려 가득한 따뜻한 예쁜 말 한마디입니다. 잘 알지 못하면 절대 말하지 말아야 하며, 그나마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당연히 듣는 사람의 관점에서 마음 편한 말을 조심스럽게 건네야 합니다. ‘내 의도’가 아닌 ‘상대의 의도’ 바로 이 지점에서 말을 건넬 수 있어야 ‘예쁜 말’이 완성됩니다. 우리도 이제 잘할 수 있습니다. 아니 잘 해내야 합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 가장 회복이 어려운 실수가 ’말 실수‘

 

아이가 성장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성 발달이라고 합니다.

함께하고 협력하기 위해선 나와 다른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일이죠. 그래서 대화가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렇게 대회는 어렵지만, 상대방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발 실수’는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 실수’는 회복하기 어렵다”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말 한마디 때문에 상대방은 나를 향한 기대를 거둘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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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새싹이 있습니다. 새싹은 보호되어야 합니다. 새싹부터 강하게 키워보겠다? 말도 안 됩니다. 새싹은 보호받는 대상이지 훈련의 대상이 아니니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타인을 만나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에도 상대방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이라는 새싹에 물을 주는 심정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기브앤드테이크(gtive & take)라는 말이 있습니다. 받기 전에 주라는 말이죠. 이때 주는 것도 잘 줘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야말로 사람의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니. 그리하면 반드시 자신에게 재앙에 이르게 될 것이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져보라는 말일 겁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함께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은 최선을 다해 찾아내어 좋아하는 자세가 대화의 기본이라는 것이죠.

우리의 말하기가 정말 상대방이 능력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 상대방에게 다가서고 싶다면 우선 말하기 속에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즉 상대방의 핵심가치를 아끼고 보호하는 말을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대화법

다가선다는 건 사랑할 줄 안다는 뜻일 겁니다. 사랑할 줄 모르겠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주변에 있는 아주 작은 하나를 사랑하는 연습부터 해보면 어떻겠느냐고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모든 것도 사랑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다가서고 마주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좋은 관계를 맺는 결과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사랑과 갈등은 말로 시작되나 그 해결되는 지점 역시 속내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시작됩니다. 말이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본능적으로 역량을 갖고 태어난, 그리고 후천적으로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게 된 최고의 기술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다가서고자 합니다. 사랑과 기쁨의 관계를 꿈꿉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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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존재를 집요하게 유지하려는 그 거친 언행을 버리지 않는 한 나와 다른 누군가를, 그것도 사랑하는 누군가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믈 기억해야 합니다. 말 한마디라도 조심스럽게 표현해야 할 이유입니다.

집 앞에 카페가 새로 생겼습니다. 따뜻한 카페라테 한 잔을 마시려고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분위기가 좋습니다. 커피 전문점의 직원에게 향합니다. 아쉽게도 손님이 다가왔음에도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직원은 뭐가 재미있는지 주문을 받으면서도 핸드폰에 눈을 둡니다. 대접받지 못한 기분에 마음이 상해버린 당신, 이렇게 말해버립니다. “저기요 손님이 왔으며 똑바로 주문을 받아야죠!”

“………”

그러나 지금 당장 앞에 있는 상대방의 상황을 비판하거나 바꾸려고 애쓰는 대신 여유롭게 말 한마디를 건네는 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핸드폰에 눈을 계속 두는 점원과 이렇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거죠.

“매장에 커피 향이 참 좋은데요.”

“네? 아, 네. 감사합니다.”

“커피 향만큼 맛있는 커피…, 기대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언젠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한 카페의 사장이 손님들로부터 늘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위해 메뉴판을 다음과 같이 고쳤고 합니다.

카페라테 6000원

카페라테 한잔 주세요! 5000원

안녕하세요. 카페라테 한잔 부탁드립니다! 4000원

다가서고 마주하고 더 나아가 결국 관계가 이어지는 말하기의 기술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습니다. 어렵지도 않고요.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그 과정에서 당신은 2000원을 더 얻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가서는 말 한마디를 잘한 당신에게 주어지는 기분 좋은 보너스입니다.

■ 나를 먼저 응원할 수 있어야 타인도 배려할 수 있다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라는 분이 있습니다. 미국 3대 자동차 회사 중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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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인 포드와 크라이슬러의 최고 경영자로 재직한 유일한 인물로서, 특히 크라이슬러의 극적인 재기로 미국 대통령 후보 물망에까지 올랐던 분이죠. 이분이 했다는 말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갈린다.”

‘능력과는 무관’, ‘나를 둘러싼 사람’,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짧은 문장이지만 이 세 가지 말은 우리의 말하기에 대해 큰 가르침을 줍니다.

하루에 한 번, 아니 몇 번이라도 좋으니 나를 응원하는 것에 익숙해지세요. 나를 응원할 줄 아는 사람만이 비로소 타인을 향해 배려의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지친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 스스로가 먼저 자신에 대해 위로해야 합니다. 한 광고에선 ‘피로회복제가 약국에 있다’라고 하더군요. 글쎄요. 저는 약국 가기 전에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말로 먼저 피로를 풀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 오늘 나 진짜 멋있었어!”

“맞아, 나니까 이런 일을 한 거야!”

“아, 기분 좋다. 정말 모든 게 잘 될 거야!”

나를 먼저 응원해주세요. 사람은 자신과 소통하고 있을 때 비로소 사람다워지기 마련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신뢰해야 하는데, 그 주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나를 위한 응원, 그리고 보상에 익숙해져야 할 이유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미치겠어”, “미워죽겠어”, “지긋지긋해” 이런 말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요?

왜 스스로 자기 자신을 향한 돌이킬 수 없는 악담을 하고 있나요. 어디 그뿐인가요. 자기 자신의 약점을 쉽게 발견하는 사람은 남의 약점 발굴에도 혈안이 되기 쉽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래서야 상대방에게 잘 다가서는 우리가 될 수 있을까요.

제가 아는 한 분은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욕실의 거울을 보고 스스로 응원한다고 하시더군요. “오늘도 좋은 하루! 잘할 수 있어. 내가 아니면 누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랍니다. 거울 앞에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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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일이 더 많은 하루였어. 수고했어.” 하루를 잘 살아낸 자신을 향한 보상을 아끼지 마십시오. 세상을 향한 우리의 다가섬이 시작되는 지점이니까요.

■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네 단어’

상대를 알아채는 능력, 상대가 바라는 것에 관심 기울이는 역량, 우리가 나와 다른 누군가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입니다. 타인을 굴복시키는 것은 경쟁에 져서 낙오되어 포기하는 것 못지않은 불행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상대방으로부터 필요한 것을 다 뺏고 나면 끝나는 대화가 아니라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라도 더욱 겸손한 말하기가 필요합니다.

겸손한 말하기를 위해 저는 ‘인내’라는 키워드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인내심은 배워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인내심을 배우기 위해 더 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뭔가 다르다고 섣불리 관계의 종료를 선언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도 상대방과 함께 할 수 있는 말 한마디를 하나 더 덧붙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인내심이요. 대화의 정신입니다.

언젠가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데는 딱 네 개의 단어가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똑똑하다. 멋지다, 대단하다, 좋다,’였습니다. 유치하다고 생각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꿔서 생각해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김범준, 자네는 정말 일 처리 하는 것 하나만 봐도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어!”

“와, 범준 씨가 이렇게 멋진 사람인 줄 몰랐어요.”

“대단하네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범준 씨가 해 냈군요!”

“나는 범준 씨가 참 좋아.”

이 문장을 단지 예시로 적었을 뿐임에도, 실제로 제가 들은 말이 아님에도 저는 이미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대화는 지식이 아닌 지혜의 영역

대화는 지식의 영역이 아닙니다. 지혜의 영역입니다. 대화는 지혜이기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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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얻으려면 공부해야 하고, 지혜를 얻으려면 관찰해야 한다’라는 말처럼 대화를 위해서는 우선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관찰하고 오로지 그것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대화의 기술입니다. 즉 키워드는 ‘관찰’입니다.

“2년간 타인이 당신에게 관심을 가짐으로 친구가 된 것보다 두 달 동안 당신이 타인에게 관심을 가짐으로 더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자기계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일 카네기의 말입니다. 그 역시 인간관계의 개선을 위해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타인의 관심을 가지려 하기보다는 자기가 먼저 관심을 주고 관찰함으로 더 나은 관계의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이란 관계로 이어져 있습니다. 관계는 누군가가 끊임없이 우리를 붙잡는 순간들로 구성되어 있고요. 관찰은 그런 순간을 진실하게 담아내려 노력하는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누군가에게로 다가서는 대화의 시작점이 됩니다. 다가서길 원한다면 먼저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멀어지는 마음을 되돌리는 한마디

문제는 문제라고 입에 올리는 데서 시작합니다. 문제가 아닌 것도 문제라고 정의하는 순간 문제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성취수준으로서의 결과와는 무관합니다. 문제가 아닌 성취에 집중하는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문제는 제거해야 할 대상입니다. 하지만 최종적인 해결에 이르기까지 끝도 없이 문제에만 몰두하는 건 에너지 낭비입니다.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고 해볼까요. 이 회사의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의 이름은 ‘고객 불만 센터’입니다. 이 회사의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던 고객이 전화할 일이 있게 되었다고 해보죠. 과연 고객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고객 불만 센터니까 불만에 집중해서 말해야지!’라고 다짐하지 않을까요. 문제에 집중해서 이름을 만든 부정적인 결과입니다.

만약 이름을 ‘고객 불만 센터’가 아닌 ‘고객 행복 센터’라고 바꾼 다면 어떨까요? 행복이란 단어 앞에서 고객은 전화할 때 다소 마음에 여유를 갖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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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을까요? 우리의 말에서 문제라는 단어를 삭제해야 할 이유입니다. 굳이 부정적 단어로 우리 주변에 벽을 쌓아둘 이유는 없습니다.

부정적 용어 사용을 줄이고 여유와 긍정 그리고 행복의 말들로 가득 채워보세요. 긍정적 언어로 상대방에게 다가서는 연습을 늘 잊지 말고 해보시고요. 언젠가는 내가 아닌 상대방의 부정적 표현에도 긍정의 언어로 답할 수 있게 됩니다.

부정적인 단어,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한 단어, 함부로 상대방을 우습게 보는 단어를 입에 올리면서 그 잔인하고 거친 말에 기가 질려 조용한 구성원을 보고는 오히려 스스로 조직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문제가 아닌 성취에 집중해서 말하면 세상과의 거리가 가까워집니다. 긍정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아낌이 없기를 권합니다. ‘단점이 없는 사람은 장점도 없다’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처음엔 어렵고 또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문제에 집중하는 대신 성취에 집중하는 말하기에 관심을 두는 당신이길 바랍니다.

길을 안다고 가보지 않은 사람과 실제 그 길을 간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보지 않은 사람은 끝내 그 차이를 알 수가 없고, 가본 사람은 그 차이를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나와 다른 누군가에게 다가서기 위한 아름다운 길입니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한번 용기를 내어 그 길을 걸어가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편안하고 긍적적인 말 한마디, 이제 시작해 보십시오.

■ 대화의 속도가 대화의 온도를 결정한다

상대방의 변덕, 혹은 부정과 저항에 대해 “왜!”를 말하면서 덤비려 하지 마십시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단 대화의 속도에 관심을 두세요. 당신과 상대방 모두의 말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면 그것은 서로 설득하고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저항하는 상황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잠시 ‘쉼’의 상황으로 서로를 이끌어야 합니다.

“실패는 우리가 실패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정의된다.” 미국의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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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의 말입니다. 지금 눈앞에 다가온 실패의 신호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벽처럼 놓여 있는 성공의 사전적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저항은 최종 승리를 위해 누구나 거치는 과정이니까요. 이러한 때일수록 더욱 상대방을 보려고 애쓰십시오. 편견에 갇혀 무작정 부정적인 생각으로 상대방을 대해선 안 됩니다.

상대방을 볼 수 있어야 저항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법이죠. 보통은 자신의 말에만 관심을 두고 상대의 생각에는 별다른 고민을 안 하는데,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상대방을 잘 관찰하지 못해서 오해하고 결국 대화에 실패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없는 우리 자신의 수준 낮은 눈을 먼저 탓해야 합니다.

■ 충고를 요청하면 싫어할 사람이 없다

카레이싱 선수이자 감독으로 살아온 어떤 분께서 “승부는 직선주로가 아닌 곡선주로에서 난다”라고 말했습니다. “차들의 성능이 비슷하므로 직선주로에선 추월하기가 어렵습니다. 앞차를 따라잡으려면 곡선 주로를 활용해야죠.” 직선주로에서는 실력이 아닌 엔진 싸움 뿐이기에, 1등을 따라잡으려 하는 2등에게는 1등이 브레이크를 잡는 그 순간만이 기회라는 것이었습니다.

“승부는 직선 주로가 아닌 곡선 주로에서 난다.” 그리고 “운전을 잘 하는 사람은 후진을 잘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우리의 말하기를 돌아봅니다. 1980년대 중국은 ‘도광양회 韜光養晦’라는 대외 정책을 내세웠습니다. 이 말은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인데 상대방을 향해 무엇인가를 내뱉고 그것을 힘 또는 권력이라고 생각하려는 우리에게 경고하는 듯합니다.

누군가에게 선의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충고입니다. 충고는 ‘남의 결함이나 잘못을 진심으로 타이름’이란 뜻을 지니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의 핵심은 ‘충 忠’, ‘진심’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충고 대부분은 결함, 잘못, 그리고 타이름에 더 집중합니다. 이는 결국 누군가에게 진심이 담긴 마음을 전하기보다는 타이르고, 지적하며, 결함을 파헤치는 말로, 상대에게 상처로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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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원한을 사고 싶다면 충고를 아끼지 마세요. 예외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 충고하지 마십시오.

여기서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충고하려는 사람은 세상에 넘치고 넘치니 이와 반대의 포지션으로 자신의 위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충고하려는 자’가 아닌 충고를 요청하는 자‘가 되라는 말입니다.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상대방에게 겸손하게 묻는 일종의 ’자기 낮춤의 기술‘ 이것이야말로 나와 다른 상대방에게 다가설 수 있는 강력한 대화의 무기가 됩니다.

채근담(菜根譚)에는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항상 들을 줄 알고,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라도 항상 간직한다면, 이것이 덕을 높이고 행동을 닦는 숫돌이 될 것이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에서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항상 들을 줄 알고‘라는 대목을 기억하면 어떨까 합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있는 그대로의 견해 차이는 진보를 위한 건강한 신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남과 다른 존재입니다. 다르기에 생각도 다릅니다. 다르기에 차이가 생기고,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선점이 생기는 것이죠. “다르니까 틀리다”라고 말하기보다는 “다르기에 내가 발전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 얼리지 말고 녹여야 대화가 풀린다

다가선다는 건 상대방을 깨는 게 아니라 녹이는 것 아닐까요. 부모가 아이의 잘못을 지적할 때 하나하나 깨면서 말하는 일방적인 훈육이 멀어짐의 대화라고 한다면 아이의 감정을 읽으려 노력하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상대의 마음을 녹이는 대화는 다가섬의 대화가 될 것 같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순환하는 우리의 24절기 중에 비를 뜻하는 한자어 ‘우 雨’가 들어간 절기는 여름비와 달리, 그리 많이 내리지 않는 봄비가 내리는 시기인 우수와 곡우 이 두 절기뿐입니다. 한여름 비가 한참 내리는 절기들에선 ‘雨’자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왜일까요. 양으로 승부를 내려는 여름의 비보다 겨우내 얼었던 땅을 녹이는 봄비의 질에 더 가중치를 둔 게 아닐까 합니다.

다시 세상을 향한 우리의 말 한마디를 돌이켜봅니다. 우리는 그동안 말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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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쉽기 얻을 거라는 순진한 발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사람입니다. 사람은 ‘깸’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녹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이스브레이킹’이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는데 ‘브레이킹(breaking)’ 즉 ‘깬다’라는 의미에 파묻혀 말실수하는 걸 두려워해야 합니다. 다가서고, 마주하며 결국 관계를 맺게 만드는 우리의 말하기를 위해 필요한 건 우수와 곡우 무렵의 봄비가, 얼어붙은 땅을 조금씩 녹여나가듯 부드러운 ‘아이스멜팅 ice-melting’이어야 합니다.

 

■ 겸손이 지나치면 호구가 된다

스펙이란 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스펙이란 말은 ‘어느 한 사람을 성격 등의 내면적인 모습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학력, 영어점수 등 밖에 보이는 모습으로 평가함’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 취직 등에 있어 중요한 요소죠. 최근에는 스펙을 배제한 인재 채용이 유행하고 있긴 하지만, 글쎄요. 어쨌거나 이런 움직임은 스펙 그 자체만을 보고 사람을 뽑는 데서 오는 한계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스펙은 불필요한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펙을 내면이 아닌 외면에 대한 평가라고 넓게 본다면, 스펙이야말로 급하게 흘러가는 지금 세상에서 상대방에게 빠르게 자신을 어필하는 무기가 됩니다. 그러니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스펙을 만들어내는 건 우리가 해야 할 당연한 과정입니다. 세상과 관계를 맺는 첫 번째 사슬을 푸는 역할을 하는 게 스펙이 될 수 있으니까요.

겸손과 자기비하를 구별해야 합니다. 자신의 무력함을 굳이 알릴 이유는 없습니다. 나의 화려함을 알려야 합니다. 왜요?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세상 그 어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그저 그런’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능하면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상대가 최고의 능력자이기를 바랍니다.

‘자신을 알리는 것’, 커뮤니케이션 초기부터 진행되어야 할 키워드입니다. 상대를 사로잡는, 상대에게 다가서는 첫인상, 이것만큼은 제대로 하는 게 맞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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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난 척을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나친 겸손 혹은 자기비하는 결국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 먹어 상대방을 멀어지게 한다는 점은 기억하자는 겁니다. 자기소개를 통해 상대방에게 멀어지기 보다는 가까워지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나폴레옹의 말입니다. “기회가 없다면 능력이란 쓸모가 없다.” 그렇습니다. 일단 기회를 만들어야 하며 그 기회는 적절하게 표현하는 나의 화려함에서 비롯됩니다. 누추하게 보이지 마십시오. 자기를 우습게 여기는 사람은 상대방에게도 우스운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남을 억누르고 통치하기 위해서 자신을 귀하게 보자는 게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기는 자기 배려의 측면에서 스스로 귀하게 여기자는 것입니다. 나를 귀하게 하는 말하기가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힙니다.

■ 다가서기의 최종단계, 기다림

단언컨데! 지혜를 얻는 최고의 지름길이 있습니다. 경청입니다. “말함은 지식의 영역이지만 들음은 지혜의 영역이다”라는 말이 있더군요.

말하기의 반대는 무엇일까요. 듣기라고요? 아닙니다 기다림입니다. 즉 말과 듣기 사이에는 기다림이라는 대화 당사자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듣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이라는 게 내 마음을 비워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기에 어려운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렇게 듣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어려우니 비우고 기다리며 들을 줄 안다면 우리는 세상 그 누구에게도 잘 다가설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으로 환영받을 겁니다.

“이기주의란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상대방에게 다가서고자 하는 우리의 말 역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라고 요구하는 말이어서는 이기주의 대화에 불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기주의로 가득찬 말에 미소를 지으며 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부처님의 말씀 가운데 ‘보왕삼매경 寶王三昧經’이란 게 있습니다. 여기의 한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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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덕불구망보 施德不求望報 덕망보즉의유소도 德望報則意有所圖

‘덕을 베풀 때는 보답을 바라지 말라. 덕을 베풀고 그에 대해 보답을 바라게 되면 무엇인가 욕망이 생기게 마련이고, 욕망이 있게 되면 반드시 그 이상의 명예를 누리려 하게 된다.’라는 말입니다.

우리의 말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말로 끝내야 합니다. 거기에 괜한 자신의 아쉬움, 요구사항을 담는 순간 상대방이 우리의 말을 받아들이는 몸짓은 멈칫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가서고 싶을수록 무엇인가를 바라는 욕망을 드러내지 마십시오, 멈출 수 있을 때 멈추어야 합니다.

 

◎ 제2장 마주하기

- 마음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한 말 연습

■ 나를 성장시키는 예쁜 말

중견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는 분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건 “그게 아니고요”와 “네?”랍니다. 혹시 직장인이 신지요. 어떠세요. 윗분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으신지요. 이런 말들과 친하셨다면 이제 결별을 마음속으로 선언하세요.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을 하면서 상대방과 멀어질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한편으로 궁금합니다. 아닌 걸 아니라고 하고 뭔가 어색해서 반문하는 것인데 왜 그걸 듣는 사람은 그토록 싫어하는지 말입니다. 그 이유는 그런 말들이 듣는 사람에겐 변명 혹은 반항으로 들리기 때문이랍니다. 알고 보니 변명과 반항의 말을 여유롭게 들어줄 만큼 한가한 사람은 없더군요. 그러니 이제 우리의 말에 긍정이라는 데코레이션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부정적인 말을 자제하고 긍정의 언어로 자신을 감싸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긍정적이지 못한 말은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만 더 중요한 건 자신의 성장에 해로움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다, 아니다”라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원래 충분히 될 것도 되지 않습니

다. 오던 행운도 사라지고 그로 인해 우리의 성장도 멈춥니다. 이제 우리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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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해야 할 차례입니다. 다음 중에서 말입니다.

“프로젝트에 실패하지 말아야지!”

“프로젝트에 성공해서 포상을 받아야지!”

당연히 후자를 선택했으리라 믿습니다. 긍정의 언어가 입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 주위의 것들은 ‘신기하게도’ 우리의 성공을 위해 도와주려고 달려듭니다.

이제 다음에 제시하는, ‘최악의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드는 말하기’를 확인해 보세요. 일상에서 부정의 언어를 멀리하고 긍정의 언어로 세상과 마주하려는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최악의 말(부정의 말)

• 말이 너무 많구나. • 뭘 그리 쫀쫀하게 구는 거야?

• 너무 냉정한 거 같아. • 왜 이렇게 겁이 많은 거야.

• 그게 아니고요.

◌ 최고의 말 (긍정의 말)

• 어쩌면 그렇게 표현을 다양하게 하니? •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쓰는구나.

• 맺고 끊는 게 확실한데! • 조심성이 있구나.

• 아, 제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바로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옳음이 아닌 친절을 택하세요

“옳음과 친절 중에 하나를 고르게 된다면 친절을 택하세요.”

배려란 상대의 입장에 서는 것이고, 이는 상대방과 나와의 거리를 좁히게 해 줍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는 적은 돈을 투자해 큰돈을 버는 것과 같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적은 돈과 같은 예의와 배려를 베푸는 게 실제로는 그토록 어렵습니다. 말 한마디 하면, 밝은 미소 하나만 보이면 될 텐데 말입니다.

금융회사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만 십 년 이상을 해온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비결을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고객이 아플 때 함께 아파하면 됩니다. 고객이 울면 함께 울어주면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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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말처럼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겁니다. 잘 모르면 배우고 또 계속 훈련을 통해 단련시켜나가야 하는 역량인 거죠. 타인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끝까지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 이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큰 힘이 됩니다.

■ 첫 골은 반드시 우리가 넣자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접했습니다. A 집단은 상대방에게 요청할 때 “00을 도와주시겠습니까?”라고 바로 묻습니다. B 집단은 묻기 전에 “오늘 날씨 좋죠?”혹은 “여기 음악이 좋죠?” 라고 말하고 그 중에서 “네 좋습니다”를 말한 사람에게 비로소 “00을 도와주시겠습니까?”를 묻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B 집단이 도움받을 확률이 A 집단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답니다. 여기에서 상대방과 가까워지는 대화의 비결 하나를 얻습니다. 다음의 한 문장입니다.

“우리의 첫마디는 상대방의 예스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의 첫 마디에 대한 상대방의 응답은 긍정이어야 합니다.

오래전 일입니다만 한때 국내 농구계를 평정하던 농구팀 감독의 작전 지시가 생각납니다. 그분은 경기 시작 전 벤치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첫 골은 반드시 우리가 넣자.”

그때는 ‘농구는 수십 점을 넣을 텐데 왜 저렇게 첫 골에 매달릴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지금에 와선 그분의 말이 이해가 됩니다. ‘처음 한 마디’, ‘처음 한 골’이 대화, 그리고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를 가져오니까요. 그러니 우리 역시 누군가와 대화에서 첫 번째 듣게 되는 상대방의 응답을 어떻게 해서든지 긍정의 대답이 돌아오도록 노력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내가 분명히 옳은데 왜 이 사람은 이럴까?’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면 상대방, 즉 사람을 고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바뀌어야 할 것은 나라는 걸 기억하면서 대화를 이어간다면 우리는 상대방과의 거리를 좀 더 가깝게 할 수 있을 겁니다.

■ 대놓고 하는 칭찬은 누군가에겐 훈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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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라는 말조차도 하지 말라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상대방의 상태가 어떤지도 모른 채 무턱대고 말하는 응원의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게 그 근거입니다. 저는 반대합니다. 그래도 응원해 주십시오. 상대방을 향해 “힘내!” “응원한다!” “잘 될 거야!”라는 말을 아낌없이 하는 당신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비자 韓非子>라는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유세 遊說’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상대에게 자기의 주장을 알림’이라는 뜻인데요.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합니다.

“상대방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칭찬해주고, 부끄러워하는 부분은 감싸야 하는 것에 힘써야 한다.” 이쯤에서 우리의 말을 돌아봅니다. 상대방이 자랑스러워 하는 건 외면하고 부끄러워하는 건 파헤치는, 그런 냉정하고 잔인한 말들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상대방에게 힘을 주는 말하기, 이를 능숙하게 해내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긍정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반복하겠습니다. 긍정이라는 말이 대책 없는 낙관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되고 또 성장의 계기가 됩니다. “긍정적 마인드의 기업은 부정적 생각에 빠진 기업의 인수를 통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직 기업만일까요. 상대방이 자랑스러워하는 걸 아낌없이 칭찬하기를 바랍니다.

훈장은 어디에 다나요. 가슴에 답니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 달지 않죠. 왜일까요. 훈장은 다른 사람이 보라고 있는 것이기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달아 놓는 것입니다. 그 훈장을 보고 다른 사람이 ‘아, 이 사람은 훌륭한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려고 가슴에 다는 것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말입니다. 칭찬받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여기에 또 하나의 말하기 팁을 유추해 봅니다. 우리의 말하기가 상대방에게 훈장을 주는 것과 같으면 어떨까요. 이왕이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며 격려하고 함께 기뻐하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서먹한 그 누구라도 다가섬이 어색하지 않을 테니까요. 특히 ‘내 주변에 왜 사람이 없을까?’를 고민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동안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혹시 부정적 말하기에 익숙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기를 바랍니다.

친구가 “거기 식당 맛있다”라고 하면 “반찬이 별로던데”라고 퉁명스럽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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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상대방이 “그 영화 너무 재미있지 않았어?”라고 말하면 “영화는 재미있는데 배우 연기가 별로던데?”라며 안 좋은 점을 찾는 등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데도 기어코 단점을 찾아내 헐뜯으려는 말하기가 습관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말 한마디라도 예쁘게 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하고….

■ 열 가지를 말하고 싶다면 한 가지만 말하자

봄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꽃샘추위와 함께 오죠. 추위 중에 가장 혹독한 게 꽃샘추위가 아닌가 합니다.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활짝 펴려는 시점에 갑자기 찾아오기에 적응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어디 몸뿐인가요.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은 봄을 선물하려면 얌전히 줄 것이지 왜 꽃샘추위 따위를 같이 주는 걸까요. 자연의 가르침일까요. 이제 진짜 세상에 나가는데 오히려 더 긴장하라고 말입니다.

예를 들어 땅에 묻혀 있는 작은 씨앗 하나를 생각해보죠. 작은 씨앗 하나가 긴 겨울을 이겨내고 결국에는 얼어붙은 흙까지 뚫고 나오는 걸 보면 대단합니다. 씨앗의 목표는 단순할 겁니다.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하지만 그게 씨앗의 목표일까요?

목표는 언젠가 씨앗이 열매가 되어 다시 씨앗을 뿌리는 바로 그 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긴긴 과정을 버티기 위해 단순히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 밖에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때문에 하늘은 꽃샘추위라는 걸 주어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상대방에게 선택의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불필요한 말은 줄이는 게 좋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성과를 얻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말은 지저분해집니다.

말은 길어지면 지루해집니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게 100가지면 그 중에 90가지 이상을 제거하고 10가지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용건만 간단히, 그러면서도 해야 할 말을 임팩트(impact 영향력 있게, 끼워넣기) 있게 전달하는 연습에 몰두해야 합니다. 쓸데없이 많은 것을 전달하지 말고, 거창한 명분을 붙여서 말하지도 말고, 상대가 듣기 원하는 핵심만 말하는 것이죠.

- 다음이 제 2부가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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