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GRIT 그릿 (2)

보해성산 2023. 5. 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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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T 그릿 (2)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

■ 앤젤라 더크워스(Angela L. Duckworth) 지음

김미정 옮김

제2부 ‘포기하지 않는 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 내 안에서 그릿을 기르는 법 -

◎ 제6장 관심사를 분명히 하라

■ 열정을 좇아라

‘열정을 좇아라’는 졸업식 축사의 단골 주제다. 나도 학생으로 그리고 교수로 그런 축사를 들을 만큼 들었다. 적어도 연사의 절반, 어쩌면 그 이상이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으리라고 장담한다.

오랫동안 <뉴욕타임스> 십자말풀이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윌 쇼츠(Will Shortz)는 인디애나대학교 졸업생들에게 이런 축사를 했다. “여러분이 살면서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직업으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여러분의 열정을 좇으십시오.”

조프 베이조스(Jeff Bezos)는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생들에게 자신이 고액의 연봉을 받는 맨해튼 금융가의 고위직을 떠나 아마존을 창업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랜 고민 끝에 제 열정을 좇아 불안한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든 열정이 없다면 그 일을 고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살면서 알게 될 것입니다.”

헤스터 레이시(Hester Lacey)는 2011년부터 쇼츠나 베이조스만큼 업적을 이룬 사람들을 매주 한 명씩 인터뷰해온 영국의 기고가다.

그는 인터뷰 대상이 누가 됐든 레이시는 똑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그중에는 “당신의 추진력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내일 당신의 모든 것을 잃는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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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레이시에게 ‘초특급 성공을 거둔’ 인물 200명 이상을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인터뷰마다 반복해서 나왔던 한 가지는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는 이야기였어요. 사람마다 표현은 조금씩 달랐지만….

그들은 해야만 하는 일이라서 또는 수입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 열정을 좇는 건 정말 허황된 일일까?

젊은이들에게 세상에 나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조언해 주는 것이 그렇게 허황된 일일까? 지난 10여 년간 관심에 대해 연구한 과학자들은 확실한 결론에 이르렀다.

첫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개인적 관심과 일치하는 일을 할 때 직업에 훨씬 만족감을 느낀다. 이는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직업이 망라된 100편에 가까운 연구자료들을 취합하고 메타분석해서 얻은 결론이다.

둘째, 사람들은 일이 흥미로울 때 높은 성과를 올린다. 이는 또 다른 연구에서 지난 60년간 수행된 연구를 메타분석법으로 검토해서 얻은 결론이다. 본래 개인적으로 관심 있던 일과 직업이 일치하는 직원이 실적이 좋고, 동료들에게도 큰 도움을 주며. 한 직장에 오래 다닌다.

아무 일이나 즐긴다고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아무리 잘해도 그것으로 생계를 꾸리기는 힘들다. 또한 아주 다양한 직장을 놓고 선택할 호사를 누릴 수 없는 사람도 세상에는 많다. 좋든 싫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생계수단에는 엄연한 제한이 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시도했을 때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을지 ‘그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열망과 열정, (우리) 관심의 정도이다.”

■ 열정은 발견하고 키우는 것

2014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3분의 2 이상이 직장에서 업무에 몰두하지 않으며 그 중 상당수는 ‘딴짓’을 한다. 전 세계적으로 겨우 13%의 성인만이 직장에서 업무에 ‘몰두’한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자기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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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즐기는 일과 직업을 일치시키지 못하는가? 나는 직업 만족도에 개인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상식적인 직관을 입증해준 메타분석 속의 수천 개 측정값들을 믿는다. 모든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없지만 아무 일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당신의 흥미와 상상력을 사로잡는 일과 직업을 일치시키려는 것은 바람직한 생각이다. 물론 행복과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분명히 높아진다.

■ 열정은 계시처럼 오지 않는다

1. 아동기에는 너무 어리기 때문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한다. 장 기간 수천 명을 추적 조사한 종단 연구들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 학교에 갈 무렵부터 특정 직업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다른 직업에 대한 흥 미가 없어진다.

2. 관심사는 자기 성찰을 통해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 세계와의 상호 작용이 계기가 되어 흥미가 생긴다. 관심사의 발견 과정은 혼란과 우연성이 존재하는 비능률적인 과정일 수 있다. 당신의 관심을 사로잡을 일과 그러지 못할 일을 확실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관심사를 발견한 뒤 오랜 시간 주도적으로 관심을 발전시켜야 한다. 처음에 관심이 생긴 후에도 계속 그 일을 경험함으로써 거듭거듭 흥미를 유발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4. 마지막으로 관심은 부모, 교사, 코치, 또래 등 여러 지지자들의 격려가 있 을 때 점점 깊어진다. 타인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우선 어떤 일이 점점 좋아지는 데 필수요소인 자극과 정보를 계속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긍정적 인 피드백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감과 자신감, 안정감은 더욱 명백한 이유가 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 없이 열정이 계시처럼 단번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이 ‘짜증’ 나는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초반의 관심은 사그라지기 쉽고 모호하기 때문에 몇 년 동안 힘껏 기르며 다듬을 필요가 있다.

■ 열정적 끈기를 만들어 주는 부모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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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한 부모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내가 말하는 그릿의 의미를 오해한다는 인상이 들 때가 가끔 있다. 내가 그릿의 절반은 끈기라고 이야기하면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일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도 끈질기게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 하나같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단지 어떤 일을 좋아한다고 그 일을 뛰어나게 잘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자칭 타이거 맘(Tiger Mom)인 에이미 추아(Amy Chua)는 말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에 서툴기 때문입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관심을 발전시키는 중에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연습하고,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가장 성공한 전문가들도 처음에는 진지하지 않은 초보자였다.

이는 심리학자 벤저민 블룸(Benjamin Bloom)이 운동, 예술, 과학 분야에서 면담하고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블룸의 연구 결과 중에 중요한 한 가지는 기술이 세 단계를 거쳐 발전하며 각 단계가 몇 년씩 걸린다는 사실이다.

블룸의 3단계 중에서 ‘초기’는 관심사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시기다. 초기에는 초보자들이 관심사에 전념하고 싶은지 또는 관심을 끌고 싶은지 여전히 따져보는 중이므로 격려가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는 어느 정도의 자율성도 중요하다. 학습자를 추적 조사한 종단 연구들에서는 고압적인 부모와 교사가 내적 동기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인다.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하게 해 주는 부모를 둔 아이들이 관심사를 발견하고 열정으로 발전시켜 나갈 가능성이 높다.

블룸의 3단계 중 ‘중기’는 연습을 다룰 다음 장에서, 마지막 ‘후기’는 목적에 대해 논의할 제8장에서 살펴볼 것이다.

우선 초보자에게는 전문가와는 다른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려 한다. 초보 단계에서는 격려와 자유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즐기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작은 승리와 박수갈채도 필요하다. 물론 약간의 비판과 교정을 위한 피드백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연습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너무 일찍, 너무 많이 제공하면 곤란하다. 초보자를 재촉하면 이제 막 올라온 흥미의 싹이 잘릴 수 있다. 한 번 잘린 싹을 되살리기는 대단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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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사를 파헤쳐라. 그리고 인내심을 가져라

당신도 열정을 좇고 싶지만 아직 마음에 품은 열정이 없다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열정의 대상을’ 찾아라.

먼저 자신에게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해보라. 나는 무슨 생각에 자주 빠지는가? 내 마음은 어디로 향하는가? 나는 무엇에 관심이 가는가? 무엇이 내게 가장 중요한가? 나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 때 즐거운가? 그리고 반대로 무엇이 가장 견디기 힘든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힘들다면 일반적으로 직업에 대한 관심이 싹트는 10대 시절을 회상해 보라.

무엇을 해야 할지 한탄만 하는 졸업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실험해 보라! 시도해 보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분명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몇 년째 하고 있지만 아직은 열정이라고 부를 수 없다면 관심을 어떻게 심화시킬 수 있을지 살펴보라. 당신의 뇌는 새로움을 갈구하기 때문에 다른 일로 옮겨 가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며 그것이 가장 타당한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몇 년 이상 지속적으로 노력해보고 싶다면 오로지 마니아만이 알아볼 수 있는 미묘한 차이를 즐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새로움 속의 익숙함, 약간의 새로운 변화가 있는 익숙함이다.”

◎ 제7장 질적으로 다른 연습을 하라

나는 초창기의 연구에서 내셔널 스펠링 비의 진출자 중에 투지가 강한 아이들이 투지가 약한 아이들보다 연습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더 많은 연습 시간이 결선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릿이 있는 사람은 대개 남들보다 오랫동안 노력한다는 여러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그릿의 이점은 단순히 과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데서 오는 듯 했다.

기고가인 헤스터 레이시 역시 ‘성공 신화’를 썼던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동안 그들 모두 이미 놀라운 수준의 전문성에 도달했으면서도 이를 뛰어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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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강력한 욕구를 내비쳤다고 했다. “배우 하나가 이렇게 말했어요. ‘제가 맡은 배역을 완벽히 연기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잘 소화해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모든 배역에서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은 발전이 있어야 하니까요.’” 또 어떤 작가는 책이 나올 때마다 이전 책보다 낫기를 바란다고 말했어요.

“끊임없이 더 잘하고 싶다는 욕구였죠.” 레이시가 설명했다. “현실 안주와 정반대인 태도였어요. 하지만 부정적인 게 아니라 긍정적인 심리 상태였어요. 불만으로 뒤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앞을 바라보며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죠.”

■ 최고가 되고 싶다면 ‘의식적인 연습’을 하라

인지심리학자인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은 전문가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습득하는 비결을 줄곧 연구해왔다. 그는 올림픽 출전 선수, 체스 그랜드마스터, 유명한 피아니스트, 프리마 발레리나, PGA 골프선수, 스크래블 챔피언, 방사선 전문의 등 수많은 전문가를 조사했다.

에릭슨의 논문 전체를 읽으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은 10년간 1만 시간의 연습은 대략적인 평균이라는 사실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가 조사한 음악가 중에는 10년이 되기 전에 최고의 연주 실력에 도달한 이도 있고 10년 이상 걸린 이도 있었다. 하지만 ‘1만 시간의 법칙’과 ‘10년의 법칙’이 널리 소문난 이유도 이해가 된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한지 직감적으로 와 닿기 때문이다. 몇 시간, 몇십, 몇백 시간이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수천 시간 더하기 수천 시간의 연습이라는 실감이 나게 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에릭슨의 연구로 밝혀진 결정적 사실은 전문가들이 단순히 더 ‘오래’ 연습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부분과는 달리 그들은 ‘의식적인 연습’을 수천 수만 시간 동안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식적인 연습’ 즉 전문가들의 연습 방법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걸까? 전문가들의 연습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전체 기술 중에 아주 일부분에 집중한다. 그들은 이미 잘하는 부분이 집중하기보다 뚜렷한 약점을 개선하려고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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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그들의 의도적으로 아직 도달하지 못한 난도의 과제에 도전한다.

- 로디 게인스,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 연습 때마다 자기 기록을 깨려고 노력했다.

- 로베르토 디아스, 바이올린의 거장 : 아킬레스건, 즉 문제 해결이 필요한 특정 연주 부분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둘째, 전문가들은 도전적 목표를 설정한 뒤에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온전히 집중하고 비상한 노력을 기울인다. 흥미롭게도 많은 이들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연습하기를 원한다.

- 위대한 농구선수, 케빈 듀랜트 : 혼자 연습하고 그 동작 하나하나를 세밀 히 개선하는 데 연습 시간의 70%를 쓴다.

- 음악가가 혼자 연습하는 데 할애한 시간은 다른 음악가와 함께 연습한 시간 보다 그들의 발전 속도를 훨씬 잘 예측해 준다.

셋째, 전문가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수행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싶어한다. 물론 그 피드백에는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그들은 자신이 잘한 부분보다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틀린 부분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이다.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는 즉각적인 피드백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 의식적인 연습은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까?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그의 자서전에 의하면 그가 제일 좋아했던 잡지인 <스펙데이터>에서 최고로 잘 된 글들을 모아 두었다고 한다. 그는 그 글들을 메모해 가며 읽고 또 읽은 다음에 원문을 서랍에 넣고는 다시 써 보았다. “그리고 내가 쓴 글과 원문을 비교해서 잘못 쓴 부분을 찾아내고 정정했다.” 에릭슨이 조사한 현대의 전문가들처럼 프랭클린도 구체적 약점들에 초점을 맞추고 끈질기게 반복 연습했다. 또한 언어 구사력을 높이기 위해 산문을 운문으로, 운문을 산문으로 옮기는 연습도 반복했다.

프랭클린의 재치있는 명언들을 생각하면 그가 처음부터 ‘타고난’ 작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프랭클린의 말로 이 문제를 마무리 짓는 것이 좋겠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결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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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학의 스승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라. 평생 최고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해 줬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효율적 경영이 요구하는 것들은 아주 간단하다. 약간의 연습을 거치면 된다.”

만약 당신이 외과의사라면 아툴 가완디(Atul Gawande)의 말을 숙고해 보라. “사람들은 보통 외과의사가 되려면 당연히 수술 솜씨를 타고 나야 할 거라고 짐작하지만 그렇지 않다.” 가완디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수술 절차를 몇 년씩 밤낮으로 연습하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물속에서 17분간 숨을 참아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마술사 데이비드 블레인(David Blaine)처럼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고 싶다면 그의 TED 강연을 찾아보라. 어떤 생리 기능도 통제할 수 있는 그가 강연 마지막 부분에서 감정에 북받쳐 흐느낀다. “저는 마술사로서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마술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숨을 참는 일이든 카드를 섞는 일이든 마술은 아주 간단합니다. 연습과 훈련과(흐느낌) 실험을 통해(다시 흐느낌) 고통을 참으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마술은 제게 그런 것입니다.”

많은 운동선수와 음악가들이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고 난 뒤에는 낮잠을 잔다. 이유가 무엇일까? 운동선수에게는 휴식과 회복 시간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아닌 사람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한다는 사실은 의식적인 연습이 몹시 힘든 이유가 신체적 스트레스만큼 큰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임을 암시한다. 저드 에퍼타우(Judd Apatow)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이렇게 말한다. “매일이 실험의 연속입니다. 촬영하고도 쓰지 못할 장면이 나올까 봐 집중하게 됩니다. 이것을 쓸 수 있을까? 편집에 대비해서 한 번 더 찍어둘까? 다시 찍어야 한다면 무엇을 바꾸지? 3개월 뒤에 이게 마음에 안 든다면 어떤 이유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집중하게 되고 쉽게 지칩니다. 상당히 강도 높은 노동이죠.”

그래서 세계정상급 선수나 공연가가 마침내 은퇴한 뒤로는 의식적인 연습을 이전과 똑같이 이어가지 못한다. 만약 연습 자체가 재미있고 즐겁다면 은퇴 후에도 연습을 계속할 것이다.

■ 지독한 연습의 기쁨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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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에릭슨 만큼 저명한 심리학자로 그 역시 평생 동안 전문가를 연구해왔다. 하지만 세계정상급 전문가에 대한 그들의 설명은 천지차이다.

칙센트 미하이가 보기에 전문가의 특징은 완전한 집중으로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에 몰입(flow)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몰입은 고난도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지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수월하게 그냥 실행되는 듯한’ 느낌이다. 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칙센트 미하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황홀경에 빠집니다. 내 손이 나와 별개로 움직이면서 지휘하고, 나와 상관없이 연주가 이뤄지는 것만 같죠. 내가 경이로움으로 감탄하면서 보고 있는 가운데 (음악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 같아요.”

실력 있는 한 피겨스케이터는 몰입상태를 이렇게 묘사한다.

“프로그램 중의 하나를 연기하는데 그냥 착착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모든 동작이 정확했고 전부 만족스러웠어요. 아주 매끄럽게 흘러가서 멈추지 않고 언제까지라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방 프로그램이 끝난 느낌이었어요. 거의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모든 동작이 자동으로 나왔어요.”

칙센트 미하이는 전문가 수백명에게서 이와 유사한 내용의 자기보고 자료를 수집했다. 그가 조사한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와 비슷한 최적의 경험을 묘사했다.

그 결과 칙센트 미하이는 재능의 발달에 대해 연구하는 이들은 복잡한 기술을 배우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 의식적인 연습을 100퍼센트 활용하는 법

훌륭한 코치, 멘토, 교사를 구하는 것 외에 어떻게 하면 의식적인 연습에서 최대의 결과를 얻어내고, 힘들게 연습한 사람만이 누릴 자격이 있는 몰입상태를 더 경험할 수 있는가?

첫째, 과학적 원리를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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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적인 연습의 기본 요건들은 특별할 게 없다.

•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 목표

• 완벽한 집중과 노력

•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반복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네 가지를 갖춘 연습을 몇 시간이나 할까? 아마 의식적인 연습을 전혀 하지 않고 평생을 보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의식적인 연습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두 번째 비결로 연습을 습관화하라는 제안을 하려고 한다.

우선 가장 편안하게 의식적인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한다. 그런 다음에는 매일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연습해야 한다. 어려운 일을 할 때는 일과로 만든 것이 뜻밖의 비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적인 연습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세 번째 비결은 바로 연습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그리고 도전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되는 판단에서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겪은 실패의 수치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 제8장 높은 목적의식을 가져라

열정의 원천이 되는 한 가지는 흥미다. 또 다른 원천은 목적 즉,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다. 투지가 강한 사람들의 성숙한 열정은 이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목적이 우선이다. 그것이 내가 알렉스 스콧(Alex Scott) 같은 그릿의 전형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스콧은 늘 아팠던 기억 뿐이었다. 그녀는 한 살이 되던 해에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네 살 생일을 맞은 직후에 알렉스는 엄마에게 “병원에서 나가면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갖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판매대를 갖게 됐다. 그녀는 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첫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운영해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들이 “나를 도와줬듯이 다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2,000달러를 모았다. 4년 뒤에 알렉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녀의 이야기에 감동받은 수많은 사람이 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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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드 판매에 동참해 그녀의 이름으로 1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알렉스의 가족은 그녀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알렉스 레모네이드 판매대 재단을 설립했고 지금까지 1억 달러가 넘는 암 연구 기금을 모금했다.

■ 더 큰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

그릿의 전형들과 대화하는 동안 그들은 모두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단순한 의도보다 훨씬 깊이 있는 무언가를 의미했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이 궁극적으로는 타인에게 유익을 가져오기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는 수고, 좌절과 실망, 고군분투, 희생, 이 모든 것들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목적 개념의 핵심은 우리가 하는 일이 자신 외의 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 그릿의 기초가 되는 동기, 이타성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추구하는데 적어도 두 가지 길이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인식한 학자다. 그는 선한 내면의 정신과 조화를 꾀하는 ‘에우다이모니아’가 행복에 이르는 한 가지 길이며 긍정적이고 순간적이며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 경험인 ‘헤도닉’이 다른 하나의 길이라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헤도닉을 추구하는 삶은 원시적이고 천박하며 에우다이모니아를 추구하는 삶이 고귀하고 순수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어떤 삶을 지지하는지 분명하게 밝혔다. 하지만 행복에 이르는 두 가지 길 모두가 실은 진화와 뿌리 깊은 관계가 있다.

인간이 한 편으로 쾌락을 추구하는 데는 쾌락을 안겨주는 것들이 대체로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조상들에게 음식과 성에 대한 욕망이 없었다면 오래 살지도, 많은 자손을 남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는 프로이트(Freud)의 주장처럼 ‘쾌락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그런 한편으로 인간은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도록 진화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존재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들을 도와주려는 욕구가 생존율 또한 높여준다. 협동하는 사람들이 외톨이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회는 개인들 간의 안정적 관계에 의존하며 여러 방식으로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자연과 적으로부터 지켜준다. 관계 욕구는 쾌락만큼이나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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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업과 직업, 그리고 생존

세상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상위 목표를 갖고 있어서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운아다. 벽돌공에 대한 다음 우화를 생각해 보자.

세 벽돌공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두 번째 ”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

세 번째 ” “하느님의 성전을 짓고 있습니다.”

첫 번째 벽돌공은 생업을 갖고 있고, 두 번째 벽돌공은 직업을, 그리고 세 번째 벽돌공은 천직을 갖고 있다.

많은 사람이 세 번째 벽돌공과 같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첫 번째나 두 번째 벽돌공과 같다고 인정할 것이다.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브제스니예프스키(Amy Wrzesniewski)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벽돌공과 같은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자신이 생업, 직업, 천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근로자의 수는 거의 같았다.

• 생업 “내 직장은 숨을 쉬거나 잠을 자는 것처럼 인생에서 불가피한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 직업 “지금 직장은 다른 직장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봅니다.”

• 천직 “내 일은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행운아들은 “내 일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준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직업과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듯 보인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 일을 천직으로 느끼는 성인은 생업이나 직업으로 보는 사람들보다 결근 일수가 적었다.

■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목적의식이 생긴다

스텐퍼드대학교의 발달심리학자 빌 데이먼(Bill Damon)은 자기 외의 타인을 지향하는 목적을 의도적으로 키울 수 있으며 키워야만 한다고 말한다. 40년 넘게 눈부신 경력을 쌓아온 데이먼은 청소년들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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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공동체에도 유익한 삶을 살아가는 법을 어떻게 배우는지 연구하고 있다. 그는 목적에 대한 연구가 자신의 소명이라고 이야기한다. 데이먼의 말로 하자면 목적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이다.

이런 목적의 근원에 대해 그가 알아낸 사실은 무엇인가?

“수집한 자료마다 일정한 양상이 보였어요. 모든 사람에게 기폭제가 있었습니다. 목적의 시발점이 되는 기폭제요. 그 기폭제는 바로 자신이 관심 있는 일이었습니다.”

일명 ‘캣 콜’로 불리는 카트리나 콜(Katrina Co0le)은 목적 지향적인 그릿을 보여주는 롤모델이다.

내가 콜을 만났을 때 그녀는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나본(Cinnabon)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새겨듣지 않으면 그저 ‘무일푼에서 거부가 된’ 이야기로 치부되겠지만 유심히 귀를 기울이면 ‘가난 속에서도 목적을 이룬’ 이야기로 주제가 달라질 것이다.

* 콜의 승진과정

- 15세에 동네 쇼핑몰에서 옷 가게

- 18세 후터스 걸 : 외식 체인업체 ‘후터스’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음식 을 판매하는 여성 종업원

- 19세, 호주 최초의 후터스 매장 개설업무, 22세에는 10개 부서 관리

- 26세, 부회장 자리, 후터스가 28개국에 4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진 프랜차이 즈로 성장하도록 도움

- 콜의 지휘 아래 시나본의 매출은 과거 10여 년간의 성장세보다 빠르게 증가

콜은 말한다.

“제가 새로운 환경에 대단히 적응을 잘하고,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한 능력을 일깨워 주는 데도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점차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제 장점임을 알게 깨달았죠. 그리고 사람들, 각 개인들을 돕는다면 팀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팀을 도울 수 있으면 브랜드도 도울 수 있겠죠. 그리고 브랜드를 도울 수 있다면 지역사회와 국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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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장 다시 일어서는 자세, 희망을 품어라

희망이란 무엇일까?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그 한 가지다. 날씨가 화창하기를 또는 앞길이 평탄하기를 바라는 희망이다. 이런 희망에는 책임이라는 부담이 따르지 않는다. 상황을 개선시킬 책임은 우주에 있다.

그릿을 좌우하는 희망은 이와 다른 종류다. 이 희망은 우리의 노력이 미래를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다. 내일은 나아질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결심’이다. 투지가 강한 사람이 품는 희망은 행운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다시 일어서려는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셀리그먼과 그의 학생들은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를 구별하기 위해 검사지를 개발했다. 그 검사지 문항의 예를 하나만 들자면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당신이 일을 전부 끝내지 못했다고 해보자. 이제 이렇게 된 주 원인을 상상해 보라. 무슨 생각이 떠오르는가? 이런 일련의 상황을 읽고 작성한 답들이 일시적인 원인 대 영구적 원인, 특수한 원인 대 전반적 원인의 기준으로 평가된다.

당신이 비관론자라면 “나는 모든 것을 망쳐놔.”라거나 “나는 실패자야.”라고 말할 것이다. 이는 영구적 원인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당신이 바꿀 수 있는 상황은 별로 없다. 또한 전반적 원인이기 때문에 업무 능력뿐 아니라 많은 일상적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것이다. 역경을 영구적이고 전반적인 상황으로 해석하면 사소한 문제가 대형 참사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포기해야 할 일처럼 보인다. 반면에 당신이 낙관론자라면 “내가 시간 관리에 실패했어.”라고 설명할 것이다. 또는 “주의가 산만해져서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했어.”라고 설명할 것이다. 이런 원인들은 전부 일시적이 고 특수한 원인으로 ‘해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극복할 동기를 부여해 준다.

셀리그먼은 이 검사지를 사용하여 비관론자가 낙관론자에 비해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이 낙관론자는 정신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영역에서도 적응력이 높다. 예를 들어 낙관론자인 대학생들은 학점이 더 높은 경향이 있고 중퇴할 확률도 낮다. 낙관론자인 청년들은 중년까지 건강을 잘 유지하고 따라서 비관론자들보다 오래 산다. 결혼에 대한 만족도 역시 낙관론자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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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에서는 미국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을 준비 중인 선수들을 포함한 최정상급 수영 선수들에게 셀리그먼의 낙관성 검사를 받게 했다. 그런 다음 코치가 각 선수들에게 제일 잘하는 종목을 연습시키고 일부러 실제보다 낮은 기록이 나왔다고 알려줬다. 그 종목을 다시 연습할 기회를 주었을 때 낙과론자들은 최소한 처음만큼의 기록이 나왔지만 비관론자들은 훨씬 낮은 기록이 나왔다.

■ 역경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 이하 TFA.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사양성 및 지원을 하는 비영리 단체. 가난한 지역으로 대학 졸업생들을 보내 아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운영)의 최고경영자 웬디 코프(Wendy Kopp)가 웬디 셀리그먼을 만나러 왔다.

당시 그의 지도를 받는 대학원생이었던 나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 자리에 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첫째, TFA는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수백 명을 교육 여건이 어려운 전국의 교육구에 보내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교직은 그릿이 필요한 직업이며 TFA에서 교사를 배정하는 도시와 농촌 교실만큼 그릿이 필요한 곳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둘째 코프 본인이 그릿의 전형이었다.

1년 후 TFA에서는 학생의 학업 성취도 향상을 토대로 각 교사의 효율성을 평가하고 표로 만들어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우리가 예상한 대로 낙관적인 교사들이 더 투지가 강하고 행복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그들의 투지와 행복감이 1년간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더 높일 수 있었던 이유로 밝혀졌다.

나는 한동안 그 결과를 응시하다가 내가 교실에서 가르쳤던 경험을 회상해 보았다. 오후에 화가 나고 지친 상태로 퇴근했던 많은 날들이 기억났다. 내 자신의 무능과 아이들의 무능(얘는 이걸 또 틀렸어! 이건 절대로 못 배우겠군!)을 탓하는 비극적인 자기 대화와 싸웠던 기억도 생각났다.

자주 인용되는 핸리 포드의 말을 빌리면 이와 같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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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관적 사고방식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마틴 셀리그먼과 스티브 마이어가 무력감과 통제감 부족의 연관성을 살피고 있을 즈음에 캐럴 드웩(Carol Dweck)은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었다. 드웩은 남들이 포기하는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늘 강한 흥미를 느꼈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심리학 박사과정에 들어가 이 문제에 매달렸다.

셀리그먼과 마이어 교수의 연구는 젊은 시절의 드웩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두 사람의 연구 결과를 믿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드웩은 여러 중학교의 재학생들을 상대로 다음 연구를 진행했다. 그녀는 교사와 교장, 학교 심리학자 모두에게서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 유독 무력감을 느낀다고 평가받는 남녀 학생들을 파악했다. 그녀는 이 학생들이 노력이 아니라 지적 능력 부족 때문에 실수한다고 믿고 있으리라 예견했다. 그녀는 학생들을 비관적으로 만든 요인이 단지 잇단 실패 경험이 아니라 성공과 학습에 대한 핵심 신념일 거라고 의심했다.

드웩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절반의 학생들은 성공 경험 프로그램에 배정됐다. 이 집단은 몇 주 동안 수학 문제를 풀면서 매 시간 몇 문제를 풀었든 상관없이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다. 나머지 절반의 학생들은 귀인 재훈련 프로그램에 배정됐다. 이 집단도 수학 문제를 풀었지만 문제를 많이 풀지 못했다는 지적을 가끔 받았으며 결정적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후에 모든 학생에게 쉬운 문제와 매우 어려운 문제가 섞인 문제지를 풀게 했다. 드웩은 이전의 실패가 무력감의 근본 원인이었다면 성공적인 프로그램이 동기를 강화시켜 주었을 거라고 추론했다. 반면에 학생들이 자신의 실패를 해석하는 방식이 문제였다면 귀인 재훈련 프로그램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드웩이 얻은 실험 결과에 의하면 성공 경험 프로그램에 배정됐던 학생들은 매우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훈련 이전과 마찬가지로 쉽게 포기했다. 이와는 매우 대조적으로 귀인 재훈련 프로그램에 배정됐던 학생들은 어려움에 부딪친 후에 더 노력했다. 그들은 실패를 자신에게 성공할 능력이 없다는 증거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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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더 노력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하도록 학습한 듯했다.

그 후 40연 년 동안 드웩은 이 문제를 깊이 탐구했다.

다음은 드웩이 지능에 관한 개인적 이론을 측정하기 위해 사영하는 네 가지 문항이다. 지금 네 문항을 읽고 당신은 각 문항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생각해 보라

• 지능은 아주 근본적인 개인 특성으로 당신의 힘으로 변화시키기 힘들다.

• 당신은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지만 당신의 지적 능력을 바꿀 수는 없다.

• 당신의 지능이 얼마가 됐든 언제든지 상당히 변화시킬 수 있다.

• 당신은 언제라도 지적 능력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앞의 두 문항에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뒤의 두 문항에는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면 드웩은 당신이 고정형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진단할 것이다. 또한 만약 그 반대라면 당신은 성장형 사고방식에 가깝다고 말해 줄 것이다. 나는 성장형 사고방식이란 사람이 정말로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성장 지향적인 사람들은 만약 적절한 기회가 주어지고 제대로 지원을 받는다면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더 똑똑해질 가능성이 있다.

자기 재능을 믿는 사람 중에도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이가 많은데, 이런 생각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없는 길은 없으며 언젠가는 이런 장애물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고정형 사고방식은 큰 골칫거리가 된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이런 장애를 자신에게는 ‘필요한 자질’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증거로 해석하기 쉽다. 반대로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더 잘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사고방식은 낙관성처럼 모든 생활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성장형 사고방식을 지녔다면 학교생활도 더 잘하고, 정서적,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며 타인과 굳건하고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KIPP 교사 양성과정에서는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과 학습을 칭찬하라는 목표를 명시하고 있다. Knowledge Is Power Program(지식이 힘이다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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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약자인 KIPP은 티치 포 아메리카의 투지 넘치는 젊은 교사였던 마이크 파인버그(Mike Feinberg )와 데이브 레빈(Dave Levin)에 의해 1994년 시작됐다. 현재 미국 전역의 7만 명의 초•중•고 학생이 KIPP 스쿨에 다니고 있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킵스터(KIPPster)라고 부르는 학생들의 대다수는 저소득 가정 출신이다. 거의 모든 킵스터가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한다.

KIPP 스쿨 교사들은 교육기간 동안에 작은 수첩 하나를 받는다. 수첩의 한 쪽에는 교사들이 좋은 의도로 흔히 사용하는 격려의 말이 쓰여 있다. 그 옆에는 인생이란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며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배우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할 표현들이 아래 표에 열거되어 있다. 당신이 부모나 감독, 코치, 멘토라면 앞으로 며칠 동안 자신이 쓰는 표현에 주의하면서 그 말들이 자신과 티인에게 어떤 신념을 강화하는지 관찰해 보기를 제안한다.

◌ 그릿을 약화하는 표현 → 그릿을 강화하는 표현

“너는 타고났어! 마음에 든다.” → “열심히 배우는 구나! 마음에 든다.”

“적어도 노력은 했잖니!” → “결과가 안 좋았네. 어떤 식으로 했는지,

어떻게 하면 나을지 이야기해보자.”

“참 잘했어! 굉장한 재능이구나!” → “참 잘했어! 더 개선할 부분은 뭘까?”

“어려운 거야 설령 못하더라도 → “어려운 거야. 아직 못한다고 해서

상심할 것 없어.” 상심할 것 없어.”

“이건 네 강점이 아닌가 보다. 네 → “목표 기준을 좀 높게 잡아. 같이 그

가 기여할 다른 일이 있을 테니까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내가 이끌

걱정하지마.” 어 줄게.”

 

■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경계하라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새겨듣는 법이 없지만 어른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데는 선수다.” 이는 데이브 레빈이 가장 즐겨 인용하는 구절 중 하나다. 나는 그가 이 구절로 KIPP 워크숍을 시작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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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내 실험실의 심리학자 박다은도 최근에 확인한 사실이다. 그녀는 1년 동안 1, 2학년 교실을 관찰하면서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 특권을 부여하고 그들과 다른 학생들의 차이를 강조하는 교사들은 무심결에 어린 학생들에게 고정형 사고방식을 심어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 학기가 지나는 동안 그런 교사에게 배운 학생들은 쉬워서 ‘많이 맞힐 수 있는’ 게임과 문제를 선호하게 됐다. 한 학년을 마쳤을 때 그 학생들은 “사람마다 정해진 재능이 있고 이는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는 말에 동의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마찬가지로 드웩과 공동 연구자들은 부모들이 아이의 실수가 나쁜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반응할 때 아이가 고정형에 가까운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시련에 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니체는 말했다. “죽을 만큼의 시련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의 노래에도 인용되는 이 말을 우리가 되풀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이 빌 맥냅의 경우처럼 난관에 봉착했지만 그것을 헤쳐나왔고, 그 결과 처음보다 큰 자신감을 얻었던 때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경험이 풍부한 리더와 함께 청소년 또는 성인을 몇 주 동안 야생의 땅으로 보내 생활하게 하는 <아웃워드 바운드> 프로그램을 생각해보라.

<아웃워드 바운드>는 배가 항구에서 먼 바다로 나가는 순간을 가리키는 단어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이 프로그램은 약 50년 전에 자연 속에서의 도전 경험이 ‘불굴의 추진력’과 ‘패배를 모르는 정신’을 길러준다는 전제로 시작됐다. 실제로 수십 편의 연구에서 <아웃워드 바운드>는 독립심, 자신감, 자기주장 그리고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 대부분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강화시켜 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게다가 이런 유익한 효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 6개월이 지난 뒤에도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을 만큼의 시련 때문에 우리가 약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전기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은 개를 생각해 보라. 개들 중에서 3분의 1은 이런 역경에도 굴하지 않았지만,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던 경험이 어떤 식으로든 유익하게 작용했던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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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반면에 대부분의 개는 그 실험의 직접적인 여파로 고통에 쉽사리 무릎을 꿇었다.

■ 스스로에게 희망을 가르치는 법

능력에 대한 고정형 사고방식은 역경의 순간 비관적 해석을 낳고, 이는 아예 도전 상황을 회피하거나 포기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와 반대로 성장형 사고방식은 역경에 대한 낙관적 해석을 낳고, 이는 다시 끈기 있게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이어져 결국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스스로에게 희망을 가르치려면 각 단계마다 ‘이를 신장시킬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하기를 권한다.

<성장형 사고방식> → <낙관적 자기대화> → <역경을 극복하려는 끈기>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지능과 재능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새롭게 하길 제안한다. 드웩과 그녀의 공동 연구자들은 노력하면 지능 또는 다른 재능이 향상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려 할 때 우선 뇌에 대해 설명한다. 그들은 최고 과학 기술지 <네이처 Nature>에 실린 청소년의 뇌 발달 과정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를 알려준다. 이 연구는 청소년들이 14세에 시작해서 18세가 되던 해에 종료됐는데, 그 사이에 지능이 증가한 이들이 많았다. 이 연구 결과를 들은 대다수는 지능지수가 일생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한다. 게다가 드웩은 청소년들이 뇌 구조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고 덧붙인다. “수학을 잘하는 청소년들은 수학과 관련된 뇌 영역이 강화됐고,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은 뇌의 언어 영역이 강화됐습니다.”

드웩은 뇌의 적응력이 대단히 강하다고 설명한다. 근육을 사용할수록 강해지는 것처럼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완전히 익히려고 애쓰는 동안 뇌 자체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사실 일생 어느 시기에도 뇌가 완전히 고정 상태일 때는 없다.

두 번째 제안은 나관적인 자기대화를 연습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희망을 가르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으로 필요시 도움을 청하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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