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미친 청춘(3)
책에 미친 청춘(3)
- 천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 -
PART 4.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18. 완벽은 없다 할지라도 나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 자서전>, 하워드 가드너 <열정과 기질> -
열정은 모든 발전의 토대다. 열정이 있으면 업적을 이룰 수 있지만, 열정 이 없다면 변명만 남는다. - 헨리 포드
■ 삶의 매순간 완벽을 추구하라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신이 그에게 준 96년의 시간을 100%로 살아낸 남자. 인구 820만의 작은 나라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이 남자는 훗날 60억 인구의 석학으로 불리며 모든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영자들의 그로부터 자문을 구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지식뿐 아니라 그의 삶을 닮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일생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한 뒤 얻게 된 위대한 통찰력으로 지식사회가 될 미래 사회를 예견하고 사람들에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길러 주었다.
그의 영향으로 삶의 변화를 경험을 사람의 숫자는 측정이 불가능하며, 그의 저서를 한 번이라도 손에 쥐어 본 사람이라면 많게든 적게든 변화를 경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평생을 현역에서는 누구보다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90이 넘는 나이에도 저술 작업을 하던 불같은 열정의 소유자였다. 죽는 순간이 바로 은퇴하는 순간이며, 사람들에게 목적을 달성하도록 도와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던 이 남자, 연구의 모든 것은 인간의 삶을 위한 것이고, 연구의 최종 목표는 지상에서의 행복한 삶의 구현이라는 이 남자.
그렇다. 그는 현대 경영의 아버지, 경영학의 구루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다.
* 구루 : 깊은 지혜와 통찰력을 지닌 영적 스승. 멘토, 코치, 사고 리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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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회사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던 시절의 피터 드러커는 우연한 기회에 음악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곳에서 피터 드러커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 여든에도 하루에 12시간씩 작곡에 열중했던 주세페 베르디
당시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작곡가였던 주세페 베르디의 나이는 여든 살이었다. 그는 여든 살의 나이에도 새벽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커피 한 잔만 마신 채 작곡에만 열중하는 무서운 노력파이기도 했다.
피터 드러커는 이 유명한 작곡가가 왜 그 나이에 굳이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는가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베르디가 쓴 다음과 같은 글을 읽게 되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는 분명 한번 더 도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훗날 피터 드러커는 주세페 베르디의 이 말을 평생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꿈도 미래도 불확실한 열여덟 풋내기는 그렇게 완벽을 추구하는 위대한 인생으로의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완벽함이란 없다며 모든 일을 적당히 처리하는 사람과, 완벽함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완벽에의 충동으로 자신이 가진 힘의 100%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
여기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전자가 일생을 한 자리에 머물며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에 만족하며 산다면 후자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여 자신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완성해 나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완벽’ 그 자체가 아니다. ‘완벽에의 추구’가 중요한 것이다. 완벽에의 추구는 우리 내면에 있는 위대한 잠재력을 깨우는 힘이다.
■ 목숨을 바쳐 완벽을 추구해보라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을 꿈꾼다면 피터 드러커처럼 매 순간 다음과 같이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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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에 과연 목숨을 바칠 각오로 임했는가? 완벽을 추구하였는가?”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우리의 태도는 변화될 것이다. ‘완벽에의 추구’는 우리로 하여금 목표를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바라보게 하며 죽는 순간까지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건네줄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삶을 마치기 직전까지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며 자신이 가진 것을 전부 나누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저술한 책 중에서 어떤 것을 최고로 꼽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로 다음에 나오는 책입니다.”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다음에 나올 책이 이전보다 조금 더 완벽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완벽한 삶’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삶의 매 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살았고 죽는 순간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3~4년에 한 번씩 주제를 바꾸어 공부했다는 그의 공부법은 내게 커다란 자극으로 다가왔다. 4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대학의 정규 교과과정과 맞먹을 정도의 시간이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존경받으며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 이 모든 것은 다름 아닌 매 순간 완벽을 추구하려는 작은 마음가짐 하나에서 출발하였다.
■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완벽하고자 하는 사람은 있다
피터 드러커 외에도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거장이 된 위인들의 삶을 관찰하다 보면 그들이 예외 없이 완벽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찍이 존 F, 케네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들이 일생의 일로서 무엇을 선택하든 개의치 않겠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던 최선을 다하는 일인자가 되어라. 설령 하수도 인부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세계 제일의 하수도 인부가 되어라.
하버드대학교 교육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이라는 책이 있다. 이곳에는 피터 드러커처럼 삶의 매순간 완벽을 추구한 7명의 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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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등장한다. 지그문트 프로이드, 알버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T.S. 엘리엇, 마사 그레이엄, 마하트마 간디가 바로 그들이다.
나는 인물 전기, 자서전을 소설처럼 읽는다. 그것은 때로 소설보다 더 큰 감동과 흥미를 주기 때문이다.
<열정과 기질>은 현대를 탄생시키고 형성한 일곱 위인의 인생을 한 번에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기쁨이 되는 책이다.
■ 나는 오늘 내게 주어진 일에 완벽을 기하고 있는가?
”누구나 실패할 권리는 있다. 실패했더라도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실패를 바탕으로 새로운 단계로 오를 수 있다. 한가지 대죄(大罪)가 있다면 그건 범용(mediocrity)이다.“
범용이란 ‘평범함’을 말한다. 위의 말은 무용계의 신화가 된 마사 그레이엄이 한 말이다. 그녀를 포함한 일곱 명의 거장들은 자신의 작업을 종교처럼 떠받들었다. 마사 그레이엄은 무용단에 들어가는 것을 성전에 참여하듯 했다고 전해진다. 그들에게 평범함은 곧 받아들일 수 없는 죄였다. 이들 일곱 명은 태어난 나라도, 몸 담은 분야도, 개성이나 성격도 모두 달랐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있는 분야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미친듯한 열정이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자신의 운을 탓하기에 앞서 피터 드러커처럼, 일곱 명의 거장들처럼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해야 한다. 오늘 하루 내게 주어진 모든 일에 완벽을 다하기 위해 애썼는가? 아무도 모른다 해도 신은 알고 있다는 마음으로 완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는가? 그 답은 당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성공을 위한 첫 번째 자세는 바로 완벽해지기 위한 결심과 완벽해질 수 있다는 숭고한 믿음이었던 것이다.
19.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은 것이다
- 칼리 피오리나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무엇을 생각하고, 알고, 믿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이다.
- 존 러스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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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을 밟고 일어서라
프랑스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영혼의 스승, 피에르 신부께서는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가장 실패라고 느끼는 것은 감히 시도할 용기를 갖지 못했던 점이다. 얻어 맞을 위험을 무릅쓰고, ‘이건 안돼!’라고 말을 하지 못했던 점이다.”
칼리 피오리나의 인생은 특별하다. 그녀는 삶이 자신에게 내민 기회의 손길을 모두 거둬들이며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칼리 피오리나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CEO중의 한 사람이다. 그녀는 5년 연속 <포춘>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여성 CEO 1위’를 차지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이제 그녀는 미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진정한 ‘철의 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0년 ST&T에 영업 사원으로 입사한 칼리 피오리나는 그로부터 19년이 흐른 1999년 HP의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로스쿨을 자퇴하고, 작은 부동산 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녀로서는 신화와도 같은 성공이었다. 실제로 칼리 피오리나는 비즈니스계의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한없이 선량하고 가녀릴 것만 같은 그녀의 어디에서 이토록 엄청난 힘이 나오는 것일까? 나는 그의 비밀을 그녀의 자서전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다음 업무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지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몰두하라.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라. 각 업무의 한계가 아닌 가능성에 집중하라. 내게 기회를 줄 사람들을 찾으라.”
언젠가 신문에서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이 입사 1년 내에 퇴사한다는 뉴스를 접한 일이 있다. 평균 11개월 이상 구직 준비를 하고 어렵사리 들어간 회사를 1년도 안 돼서 그만두는 것이다. 뭔가 엄청나고 대단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유럽 출장을 가는 화려한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꿈꾸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현실을 못마땅해 하며 ‘내가 이딴 일이나 하려고 입사한 줄 알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소한 일을 못하는 사람은 결코 큰일도 해낼 수 없다. 아니, 인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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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사소한 일이란 없다. 인생은 작고 사소한, 눈에 뜨이지 않는 일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모든 위인들의 자서전이 증명해주는 진리다. 헤르만 헤세는 큰 일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소한 일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걸 당연시 하는 태도가 쇠퇴의 시작이라고 했다.
노밸 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 헤르만 헤세가 9년간 서점 점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는 서점에서 일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하찮게 여기지 않았다.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라 여기고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실제로 서점에서 일하는 기간에 그의 첫 시집과 산문집이 세상에 나오기도 했다. 이 세상에 작은 일이란 없다.
■ 두려움을 극복하고 삶의 역경에 도전하라
칼리 피오리나는 늘 부풀려진 비난을 받아왔다. ‘겉만 번지르르한 여자’, ‘과대평가되고 있는 여자’, ‘지나치게 지배적이고 오만해서 직원 모두가 싫어하는 여자’라는 비난을 수없이 받아왔다. 언론과 비평가들은 그녀가 실패할 거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해댔다.
남성들만 득실거리는 비즈니스계, 그것도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여성이라는 점은 전혀 장점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그녀의 적들은 사방에서 포위망을 좁히며 그녀를 공격했다. 지지자가 많다면 그만큼 적도 많다. 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피오리나는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 두었다. 비난과 책망은 그들의 일일 뿐 그녀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를 모함한 사람들은 이름도 없이 잊혀진 반면에 칼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CEO로 세계에 알려져 부와 명예와 인기를 거머쥐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한 삶의 결과는 이토록 마법같은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두려움에 젖어 평생을 살아온 터라 두렵지 않다. 난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다. 내가 믿는 것에 모든 것을 바쳤다. 실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이루어 냈다. 내가 한 선택과 그 결과를 평온하게 받아들였다. 내 영혼은 여전히 내 것이었다.”
“나는 두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더 강해진다는 것을 배웠다. 어떤 사람들은 관리자가 할 일은 두려움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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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리더가 할 일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살면서 난 두렵지 않아.”란 말을 여러 번 했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그 말을 되뇌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그 말을 외쳐 보았다. 그리고 오늘, 정말 그렇다는 걸 안다.”
■ 가장 오래 살기보다 가장 풍요롭게 살아라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슬픔 가운데 가장 슬픈 표현은 ‘…했어야 하는데’일 것이다. “그때 유학을 떠났어야 하는데, 그 남자를 붙잡았어야 하는데, 무모하고 미련하다고 욕을 먹더라도 도전했어야 하는데….” 늘 안정되고 편안한 길로만 걸으려 하지 말라.
많은 사람들은 일생을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행복하고 만족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도 그다지 행복해 하지도 않는다. 끊임없이 “난 그때 이걸 했어야만 해.” “그때 그게 대박이 났더라면,” 이라는 말만 하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일평생 마음속으로 포부만 그리다 죽는 삶을 산다.
사람들은 시도하지 않으면 현상 유지는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착각에 빠져 살아간다.
당신이 1년에 오로지 한 가지 결심만 하고 도전한다면 당신에게는 한 번의 실수만이 있을 거고, 그 실수는 유일하고 치명적인 것처럼 여겨질 것이다. 반면에 당신이 1년에 열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면 그것들은 좀 더 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벽처럼 여겨질 것이다.
■ 삶은 무모한 모험이거나 아무것도 아니다
인생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들처럼 무수한 오르막과 내리막길로 가득하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하늘처럼 햇살이 좋은 날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곧 나올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내리막을 추락으로 여기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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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다. 인생을 재무장하고 자신을 새롭게 할 때는 바로 이러한 내리막과 궂은 날들이 아닐까?
당신이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신에게 기회도 주지 않고 탈락시켜 버리는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의 시기에 두려움에 떠는 국민을 향해 외친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설을 기억하라.
“무엇보다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두려움 자체일 뿐, 이름도 없고, 불합리하며, 정당치 않은 그 두려움이 후퇴를 전진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노력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삶은 무모한 모험이거나 또는 아무것도 아니다
더 무모하게 도전하고 실패하자. ‘꽈당’이면 좀 어떤가? 넘어지고 깨지고 더 부딪치다 보면 언젠간 답이 나올 것이다. 우린 여전히 돌을 씹어 먹을 정도로 젊으니까. 마키아벨리의 말처럼 언제나 조심스러운 것보다는 씹어 먹을 정도로 맹렬한 편이 낫다.
20. 한계의 의미를 재정의하라
- 고승덕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오토다케 히로타다 <오체불만족> -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경우에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것과 같은 뜻이다. - 토마스 에디슨
■ 짧은 노력은 잊혀지지만 끊임없는 노력은 결국 인정받는다
고승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불가능 중 하나를 그 목록에서 삭제한 사람이다. 서울 법대 재학 중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렵다는 시험 3개를 줄줄이 패스한 ‘천재 중에 천재’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불가능하리라 믿었던 일들을 완벽한 가능으로 바꾼 것이다. 게다가 그 시험들도 ‘그냥’ 붙은 것이 아니다. 사법고시는 최연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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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했고, 외무고시는 차석, 행정고시는 수석으로 합격했다. 어디 그뿐인가.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것도 모자라 하버드와 예일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컬럼비아로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며 우등 졸업했다.
그는 미국 뉴욕 등 4개 주의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최대 로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게다가 방송도 하고, 대학에서 강의도 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독학으로 공부한 주식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 주식 관련서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으며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정치인으로서의 변신에도 성공하였다.
그의 약력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이건 도저히 한 사람이 해낸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보통 사람은 그가 이룬 일들 중에 한 가지만 제대로 이루기에도 힘에 부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원하고 꿈꾸던 모든 일을 이룬 사람처럼 보인다.
무엇이 그를 대한민국 1%의 이력을 지닌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을까? 그는 태어날 때부터 천재나 신동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그의 책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를 읽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가 신이 자기에게 부여한 재능의 최대치를 발휘하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하루하루 목표에 다가서기 위해 얼마나 인생에 충실했는지는 까마득히 몰랐던 것이다.
“중2 때부터 나는 우리나라 최고라는 경기고에 진학할 뜻을 세웠다. 그것은 현실적인 목표라기보다는 꿈이었다. 나는 최선을 다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죽어라’ 공부했다. 방 한쪽에서 내가 밤늦게 불 켜고 공부하면 다른 식구들은 제대로 잘 수 없었을 것이다. 누나들도 그렇게 공부하지 않은 것 같은데 나는 잠을 5시간 정도만 잤다. 배가 부르면 잠이 오기 때문에 저녁 식사는 조금 먹었다.”
■ 포기하는 순간 불가능은 확정된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죽을 만큼의 노력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결국 그것을 손에 넣는 일의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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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도 해 본 사람이 하고 승리도 그 맛을 아는 자가 거머쥔다던가.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수학 시험에서 40점을 받고 충격을 받아 또다시 한계에 가까운 노력을 한 뒤 6개월 만에 수학 성적이 전교 상위권에 들 정도의 실력을 갖게 된 적도 있다.
포기하는 순간 불가능은 확정된다는 마음으로 고승덕은 서울대 법대에 진학하고 고시생으로서의 지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스스로 수행이고 구도의 길이라 불렀던 고시공부를 하던 시절의 그의 생활은 다음과 같았다.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비장한 결단을 내렸다. 낮과 밤을 바꾸어 살기로 했다. 밤에 정신 집중이 잘 되기 때문이다. 생체 리듬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어두워지면 일어나 공부하고 날이 밝으면 잠을 잤다. 나의 24시간은 공부와 잠 둘로 나누어졌다.”
■ 진짜 비극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자에게 생겨난다
고승덕의 책을 보는 내내 나는 아놀드 베넷의 다음과 같은 말을 떠올렸다.
“진정한 비극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자의 비극이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펼쳐 보지도 못하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우뚝 서 보지도 못한 자의 비극을 말이다.”
이 세상에는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더 심각한 문제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비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무고시 1차를 마치고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그 찰나의 틈을 타 영어 과외지도까지 하던 지독한 고승덕은 책에 이렇게 쓰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가 쏠리게 된다. 한 치의 틈 없이 꽉 짜여진 시간 속으로 자신을 내모는 생활, 자유로부터의 도피였다.”
■ 모든 시련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최상의 기회다
<오체불만족>의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사지절단증이라는 희귀한 병을 안고 태어나 단 한 번도 두 필과 두 다리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남자다. 그가 저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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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대로 그의 오체는 극히 불만족스럽게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그의 인생도 불만족인 것은 절대 아니다. 놀랍게도 그는 자신의 인생에 누구보다 대만족인 사람이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제약을 받는 일은 우리의 생각만큼 많지 않다. 그는 자신의 육체의 한계를 스스로 재정의했다. 따라서 그에게 불가능한 일이란 거의 없다. 그는 10Cm 남짓한 팔다리로 달리기도 하고 수영도 하며, 농구, 야구도 즐긴다. 초, 중, 고등학교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정상적으로 마쳤고, 일본의 명문대학교인 와세다대학교 정치학과에 입학한 수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팔다리가 없는 몸통만을 가지고 이뤄낸 일이다.
우리의 심장을 뒤흔드는 사람들은 최상의 학벌을 가진 사람도, 최고의 경력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인형 같은 외모를 가진 사람도, 조각 같은 몸매를 가진 사람도 아니다. 우리를 눈물짓게 하고 좀 더 깨어 있는 삶을 살게 채찍질을 하는 사람은 ‘최선의 생’을 산 사람들이다. 생이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던져 줄지라도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사람, 한계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스스로 길을 만드는 사람, 그들은 인생 자체로 우리에게 가슴 벅찬 희망을 던져주며, 이 세상에 정말 불가능 따위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믿음을 갖게 만든다.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삶을 읽는 동안이 내게는 꼭 그러했다.
■ 장애는 불편하기는 해도 불행한 것은 아니다
‘장애는 불편하지만 불행하지는 않다’는 헬렌 켈러의 격언을 그대로 실행하는 그를 보며 나는 아찔한 충격에 휩싸였다. 첫째는 불가능한 조건들 앞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를 잃지 않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때문이었고, 들째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모두의 판단을 뒤엎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끈질긴 노력 때문이었다. 사실 이 세상에는 건강한 육신을 타고 났어도 삶의 태도가 장애인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남들은 단 하루도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은 열악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태어난 히로타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애가 있긴 하지만 나는 인생이 즐거워요.”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서 포크를 사용하고, 뺨과 어깨 사이에 연필을 끼워 글씨를 쓰는 일상을 살아가지만 히로타다는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웃음이 킥킥 나다가도 어느새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드는 그는, 아름다운 인생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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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책을 읽다보면 희망이 아지랑이처럼 새록새록 피어나고 지금 당장이라도 몸을 일으켜 잊고 있던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뜨거운 의욕이 생긴다.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설정하지 않는 진짜 ‘엄친아’ 오토다케 하로타다. 그는 2001년 대학 후배와 결혼을 하고 2007년에는 초등학교 교사로 변신하며 새로운 인생 설계를 시작했다.
21. 돈을 꽃으로 만들어야 한다
- 로버트 기요사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00달러를 110달러로 만드는 것은 일이다. 그러나 1억 달러를 1억 1천 달러로 만들기는 일도 아니다. - 에드가 브론프만
■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들어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이 책을 쓴 로버트 기요사키는 실제로 백만장자인 ‘부자 아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부자였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부자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서른 살에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큰 성공과 실패를 불과 몇 년 만에 한꺼번에 맛보았다. 한때 자동차에서 먹고 자는 노숙자 생활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1985년 38살의 그는 투자교육 및 금융컨설팅을 중점적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을 설립해 미국의 대표하는 투지교육가가 된다. 그리고 50세가 되던 1997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집필해 세계적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그에게는 두 명의 아버지가 계셨다.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 먼저, 가난한 아빠는 기요사키의 친아버지인데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공무원이었다. 그는 뛰어난 두뇌와 타고난 부지런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았다. 한 번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적이 없었다.
반면에 부자 아빠는 가난한 아빠와 정반대였다. 부자 아빠는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다. 초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 바로 돈을 벌기 위해 사회에 뛰어들었다.
“네가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너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라.” 부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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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는 모든 사람들이 도살장에 끌려가듯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회사에 출근 도장을 찍는 것은 다름 아닌 두려움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부자 아빠는 자신의 가족과 자선단체, 그리고 교회에 수천만 달러를 남겨주고 떠났다. 반면 가난한 아빠는 자식들에게 지불해야 할 청구서를 남겨주었다. 가난한 아빠는 말씀하셨다. 돈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반면에 부자 아빠는 말씀하셨다. 돈이 부족하다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가난한 아빠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을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어 부자가 될 수 없었다. 반면 부자 아빠는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 때문에 부자가 되어야 한다. 한 분은 식탁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돈은 안전하게 사용하고 위험은 피해라. 다른 한 분은 이렇게 얘기했다. 무엇보다 위험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라. 한 분은 이력서를 잘 만들어 좋은 직장을 얻도록 가르쳤고, 한 분은 강력한 사업 및 재정 계획을 짜서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도록 가르쳤다.
22.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습관들
- 스티븐 코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된 존재다. 따라서 우수성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이다. ㅡ아리스토텔레스
■ 좋은 습관을 가져라, 습관은 삶을 바꾼다
수많은 기업의 CEO들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세계 석학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스티븐 코비의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는 진정한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7가지 습관이 친절하게 제시되어 있다.
스티븐 코비는 먼저 우리 자신이 변화하라고 외친다. 우리 삶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깊고 새로운 차원의 사고방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티븐 코비가 말하는 성공을 위한 새로운 차원의 사고방식은 무엇일까? 그가 말하는 성공하기 위한 일곱 가지 습관이란 아래와 같은 것이다.
첫째 주도적이 되라.
어떤 일을 솔선해서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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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밤과 낮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그 차이의 정도는 효과성에서 25%나 50%만 나는 것이 아니라 5,000% 이상이 난다. 만일 우리가 남에게 끌려가기를 기다린다면 피동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 성장과 기회는 우리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말처럼 ‘그 어떤 것도 주도적인 노력에 의해 스스로의 인생을 고결하게 하는 인간의 불가사의한 능력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의 삶을 당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 그리고 설사 결과가 좋지 않다 해도 그 모든 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 주변 환경이나 상황을 핑계대고 그것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결코 자신의 삶에 주도적인 사람이 아니다. 당신이 진정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오로지 ‘당신 자신의 의지’ 하나만 염두에 두어야 한다.
둘째,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스티븐 코비가 말하는 목표는 한 달 뒤나 5년 뒤의 목표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이 이르고자 하는 목표를 의미한다. 인생 최후의 순간을 늘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라는 말이다.
단기적인 목표들은 삶의 비전을 갖게 하진 못한다. 인생의 최종 목표가 확립되어야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기준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잊지 말자. 우리 손에 쥐고 있는 지도는 이미 완성된 지도가 아니라 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고쳐서 완성해야 하는 지도라는 것을 말이다.
셋째,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스티븐 코비는 괴테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해 이 장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가장 하찮은 것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삶을 돌아보자. 당신은 정확한 삶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가? 마음 내키는 대로 그때 그때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그러면서도 우리는 늘 바쁘고 시간이 부족하다. 무작정 바쁘기만 한 것은 ‘부지런함’과는 다르다. 부지런함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데서 비롯된다. 반면에 바쁘기만 한 사람은 시간에 쫓기는 사람일 뿐이다. 자신의 시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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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스티븐 코비는 나만 승리하고, 나만 1등이 되어야 한다는 승/패의 패러다임을 벗어버리라고 말한다. 삶에 진정한 관계들을 많이 맺고 다 함께 승리하는 승/승적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라고 이야기한다.
다섯째,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
현대 사회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여기서 스티븐 코비가 말하는 ‘공감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진심을 다해 상대방의 말을 들어 주라는 이야기다.
스티븐 코비는 이 ‘공감적 경청 기술’의 막강한 위력을 설명한다. 경청만으로 우리는 상대방에게 백 마디 말보다 더 깊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비즈니스 파트너에게는 진심을 얻고 협상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불신의 골이 너무 깊어 도저히 회복 불가능하리라 믿었던 가족, 연인,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단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만으로 관계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언제나 ‘척’하는 것은 금방 들통이 나게 마련이다. 진심을 바탕으로 마음을 열고 경청해야 한다.
여섯째, 시너지를 활용하라
시너지의 본질은 차이점을 인정하고, 차이점을 존중하고, 강점을 활용하여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서 온다. 즉,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최고의 하나가 되게 만드는 것이다.
시너지를 창조해 내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서로 간의 신뢰이다. 그래야만 서로 마음을 열고 자신의 것을 기꺼이 공유할 수 있다. 혼자서는 절대 풀리지 않던 일을 일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했을 때 쉽게 풀리는 것을 경험한 적이 누구나 한번은 있을 것이다. 자신의 능력만을 과대평가하고 타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로마의 황제였던 아우렐리우스 역시 말한다.
“우리는 두 다리처럼, 두 손처럼, 위아래의 눈꺼풀처럼, 위아래의 치열처럼 상호 협력을 위해 태어났다.”
일곱째, 심신을 단련하여 미래에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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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라. 끊임없이 개선하고 변화하라. 인생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사실은 바로 세상은 계속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23. 시간이 곧 삶이다
-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시간을 정복한 남자, 루비셰프>
사이쇼 히로시 <아침형 인간>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실수와 어리석은 행동으로 허비해버리고, 수많은 시간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흘려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평생 동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만 하고 산다. -세네카
■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28시간일 수 있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 1916년 1월 1일, 러시아의 과학자였던 그는 시간에 관하여 매우 비상한 결심을 하게 된다. 그날 이후 그는 자기가 사용하는 모든 시간을 철저히 계산, 계획, 관리, 기록, 통계, 평가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른바 ‘시간통계법’이 그것이다. 그는 그날 이후 죽는 날까지 56년간을 시간의 효율을 극대화시켜 살았으며 한 사람이 해낸 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양의 일을 하였다.
그는 생물학, 곤충학에 정통하였고, 철학, 문학, 역사에도 전문가를 능가할 정도였다, 그리고 러시아어, 영어, 불어, 독일어 등을 원서로 읽을 정도로 어학에도 뛰어났다.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가 남긴 것은
1. 70여 권의 학술 서적
2. 1만 2,500여장의 연구 논문(단행본 100권 분량)
3. 기타 방대한 양의 학술 자료 등
그러면서도 그는 매일 8시간 이상 수면, 충분한 운동이나 산책, 한 해 평균 60회 이상 공연이나 전시회를 관람 관람했다. 사후에 그의 유작들과 함께 우연히 발견된 그의 ‘시간 통계노트’ 앞에서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인간 능력의 한계에 다가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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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정복자는 자신의 삶에 ‘예외’를 용서하지 않았다
류비셰프의 삶은 한 해 한 해, 하루 하루, 아니 한 시간 한 시간, 단위로도 문제없이 그대로 재생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류비셰프는 1916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단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볼세비키 혁명이 일어났단 날에도, 전쟁 기간에도,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답사현장에서나 기차간에서도 일기를 썼다. 그에게 일기 몇 줄도 적지 못하게끔 했던 사건이나 상황은 없었다.
류비셰프는 자신의 삶에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26살인 1916년 자신이 가야할 길, 자신이 견지해야 할 삶의 방법을 찾은 뒤 단 하루의 예외도 없이 죽는 순간까지 그 방법을 지켜나갔다. 예외가 인생을 실패로 만든다. ‘딱 오늘 하루만’, ‘딱 이번 한 번만’이라는 예외들이 모여 삶을 걷잡을 수 없이 후퇴하게 만드는 것이다. 류비셰프는 이 점을 잘 알았고 절대로 자신의 삶에 예외를 허락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1964년 4월 7일, 울리야 노프스키.
• 곤충분류학 : 알 수 없는 곤충 그림을 두 점 그림, 3시간 15분
• 어떤 곤충인지 조사함 : 20분
• 추가업무 : 슬라바에게 편지 : 2시간 45분
• 사교업무 : 식물 보호단체 회의 : 2시간 25분
•휴식 : 이고르에게 편지 : 10분
이렇게 그는 매일매일 하루 동안에 일어난 일을 기록하고 시간을 계산한 뒤 옆에 적어두고 하루 중 기본 업무 시간을 통계내서 맨 아래 적어두었다. 그리고 매월 말 그 시간들의 합계를 그래프나 표로 계산해서 그려 넣고, 연말에는 마치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을 하듯이 연간 총계를 계산했다. 나중에는 시계를 보지 않고도 자신이 사용한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단 1분도 헛되게 보내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버스나 기차를 타는 시간, 회의 시간, 줄 서 있는 시간까지도 끔찍이 아꼈다. 그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따로 세울 정도였다. 영어나 다른 외국어도 5분, 10분의 자투리 시간을 모아 독학했다.
예를 들어 1967년 한 해 동안 류비셰프는 1500쪽의 글을 쓰고, 420장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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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을 현상했다.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히도록 연구에 몰두하며 글을 쓴 것이다. 또 러시아어로 된 책 50권, 영어, 불어, 독어 등 각 언어의 원서를 7권 읽었고 7편의 논문을 쓰고 인쇄했다. 1967년에 그의 나이는 77세였다.
■ 류비셰프는 시간을 사랑했고, 이해했으며, 정복했다
류비셰프는 살아 있는 내내 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채굴’해 냈다. 그는 인간이 목표를 세워 놓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가를 확실히 증명했다.
시간은 삶이다. 삶은 곧 시간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시간은 곧 모든 것이다. 10억 달러를 줘도 1분을 살 수는 없다. 세네카의 말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오직 시간뿐, 그밖에 모든 것은 타인의 것인지도 모른다.
류비셰프는 지구상에 살다간 그 어떤 사람보다도 시간을 사랑했고, 이해했으며, 그 시간 속에서 최고의 삶을 구현해 냈다. 그는 시간이란 아무렇게나 사용할 수 없는 최고의 자원임을 알았다.
삶을 즐길 때는 땀방울이 맺히도록 즐기며 놀고, 공부나 일을 할 때는 옆집 공사를 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몰두해서 하고, 또 잠을 잘 때도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에만 취하는 것, 이것이 바로 ‘류비셰프식 시간 관리법’이 아닌가 싶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여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시간 관리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아침 시간을 인생의 전환기로 만들어라
사이쇼 히로시의 <아침형 인간>은 정말 초초초 대박이 터진 책 중에 하나다.어느 집엘 가더라도 책꽂이에 한 권 쯤은 꽂혀 한껏 도도한 모습을 뽐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이 나가고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아침형 인간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주된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침시간 활용’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별 5개를 주고 싶은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동안 읽어 온 무수한 책들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아침형 인간’을 넘어 ‘새벽형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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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생활은 단순히 시간 관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아침형 인간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활과 인생의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온다.
첫째, 신체와 정신이 조화로운 하루, 에너지가 충만한 하루를 갖게 된다. 아침을 늦게 시작하는 사람, 아침을 불쾌한 마음과 무기력한 몸으로 시작하는 사람에게 그날 하루는 ‘버려진 하루’와 다를 바 없다.
둘째, 생활에 여유를 갖게 되면서도 목표하는 성과를 달성하게 한다. 아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모든 일에 여유가 생긴다.
셋째, 세상과 자신의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밤늦게 깨어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감성적이고 비관적이며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반면 이른 아침을 많이 활용하는 사람은 이성적이고 적극적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 꿈은 밤이 아니라 아침에 꾸어라
샤이쇼 히로시는 이밖에도 많은 예를 들어 아침형 인간으로 살 것을 부추긴다. 그것이 인생을 두 배로 사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아침은 하루의 미래라는 말이 있다. 매일 아침 1시간 일찍 눈을 뜬다면 10년간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를 떠올려보자. 인생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 어쩌면 아침 시간은 삶을 조정할 수도 있는 엄청난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위인 중 열에 아홉은 아침형 인간인 걸까? 저녁에 꾸는 꿈은 눈 뜨면 사라질 꿈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아침에 몸을 일으켜 꾸는 꿈은 현실을 바꿔줄 막강한 힘이다.
PART 5. 사랑하라, 목숨을 다해 사랑하라
24. 당신이 행복하지 않은 진짜 이유
- 앤소니 드 멜로 <깨어나십시오>, 달라이 라마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삶을 더 좋은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삶은 그 자체로 이미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의 공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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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행복에는 이유가 없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알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진실 같은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세상에 알코올중독자, 일중독자보다도 많은 것은 ‘슬픔중독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간혹 위대한 예술가들의 생을 들여다보면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도 그들 대부분이 지독한 슬픔 중독자들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내의 이마에 굿나잇 키스를 한 후 다음 날 이른 아침 권총 자살을 한 헤밍웨이, 일생을 우울증의 악몽에 시달린 링컨, 약물과 자살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다자이 오사무, <백년 동안의 고독>과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의 가르시아 마르케스 역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믿을 수 없는 말이겠지만,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고독하고 가장 슬픈 사람 중의 하나다.”
■ 지금 당신의 삶은 진정으로 행복한가
작년 겨울, 앤소니 멜로 신부님의 책 <깨어나십시오>를 읽었다. 읽자마자 그것은 나를 강렬하게 뒤흔들며 일깨우는 글이었고, 신부님의 말씀에 가슴이 쿵쾅거리고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진정한 행복은 원인이 없습니다. 행복은 우리의 본래 상태입니다. 사회와 문화의 어리석음에 오염되기 전에 천국이 그들의 것인 그런 어린이들의 자연적인 상태입니다. 행복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행복은 얻는 것이 아닌 겁니다. 왜 그런지 누가 아십니까? 이미 가졌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정의될 수 없습니다. 정의될 수 있는 것은 불행입니다. 사랑은 정의 될 수 없습니다. 미움이 정의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행복한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나는 늘 이 질문에 직면하면 망설여 졌다. “글쎄, 나는 행복한가? 아니, 불행한 것도 같아. 아니, 사실은 내가 행복한지도 불행한지도 모르겠어.”
■ 행복은 늘 불행의 목록을 쓰는 동안
지나가 버리는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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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질 수 있는 것들에 얽매여 행복하지 못하고 또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떠올리며 불행해 하는가?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인간이 가장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그 말은 곧 앤소니 신부님이 말씀하셨듯 인간 본연의 모습은 행복이라는 말일 것이다.
‘행복이란 일생동안 우리가 불행한 목록들을 작성하는 동안 지나가 버리는 그 무엇’이다. 전혜린은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에서 ‘한 권의 새 책이 마음에 들 때,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 올 때,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었을 때,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만으로도 행복하다.’라고 했는데 정말이지 행복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행복은 꽃봉오리나 구름 사이처럼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것들에 숨어 있는 것 같다.
헤르만 헤세는 말했다.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 내면의 평화가 참다운 행복을 가져다 준다
달라이라마의 현재의 상황을 떠올려보자. 그는 나라를 잃었다. 역시 나라를 잃은 수많은 난민들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그는 돈도 없음이 거의 분명하다. 노벨 평화상을 타고, 몇 권의 명상서적을 출간했지만 평소 물질을 멀리하는 성향으로 봐서는 돈도 없음이 거의 확실하다.
그는 망명중이다. 제 나라에 발을 딛고 살지 못하는 아픔을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그것은 분명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달라이 라마는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물론입니다.”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사람은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는 링컨의 말이 과연 사실일까?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하워드 커틀러가 티벳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의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다.
■ 진정한 행복을 바란다면 간절히 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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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데레사 수녀 역시 ‘하나님은 우리 내면이 시끄럽고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만나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내면을 고요하게 만들고 당신이 그동안 놓쳤던 본질적인 행복에 몰두해 보라. 행복은 외부의 어떤 것이나 어떤 사람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 우리 내면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깨달아야 한다.
행복에는 오직 한가지 비결만 있을 것이라고 여겨서도 안 된다. 행복은 간절히 원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간절히 행복을 추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자. 사랑을 지키고, 열정을 유지하는데도 노력이 필요하듯이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공부도 해 보고, 여행도 떠나고, 옛 친구도 만나보고, 봉사활동도 다니고…. 찾아 나서기만 한다면 세상에 행복에 이르는 길은 수없이 많다.
25. 신은 우리가 얼마나 용서했는지에 따라
우리를 용서하신다
- 이청준 <벌레이야기>
고통스러운 일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망각하는 게 용서가 아니다. 용서란, 이미 일어난 나쁜 일이 비록 나의 과거를 망가뜨렸을지언정 오늘과 미래는 결코 파괴할 수 없다는 힘찬 자기 선언이다.
- 프레드 러스킨 <용서>:중에서
■ 용서란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수행
한때 용서란 말에서 풍겨 나오는 어감이 매우 의심스럽고 불편한 적이 있었다. 용서, 용서라니? 누가 누구를 용서한다는 말인가?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에게 애초에 용서가 가당키나 할까?
내게 용서란 자신을 버리고 밤낮없이 정진한 종교인들만이 얻을 수 있는 어떤 특혜처럼 보였다.
신이 우리를 용서하듯이 서로 용서하라는 말은 사실 너무 비현실적이고 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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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하품나는 교훈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마치 ‘열심히 살아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 는 말처럼 추상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배우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안겨준 영화 <밀양>의 원작은 이청준의 소설 <벌레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지금껏 읽어본 그 어떤 소설보다도 ‘용서’에 대해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용서의 윤리학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소설이 또 있을까, 싶다.
방과 후에 수수께끼처럼 사라진 아들이 실종이 아니라 사실은 유괴였음을 알게 된 ‘아내’는 한동안 아들을 찾겠다는 억척스러운 모성에의 의지로 버텨나가고 있었지만 어느 날 그 아들은 부패된 시체로 돌아온다. 손발이 뒤로 묶인 채 입에는 재갈이 물려 암매장당해 있었다. 아들의 참사 이후 아내는 살아갈 희망을 완전히 상실한다.
‘아내에겐 세상이 끝난 것 한 가지였다.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절망과 숨이 끊어지는 고통의 순간이었다. 아내는 거의 인사불성의 상태로 며칠을 지냈다. 몇 차례나 깜박깜박 의식을 잃기도 하였고, 깨어 있을 때도 실성한 사람처럼 넋을 놓고 혼자 울다 웃다 하면서 속절없이 무너져 가고 있었다.
■ 용서의 의미를 발견하다
그러던 중 아내에게 김 집사라는 사람이 접근을 한다. 김 집사는 끈질기게 아내에게 신앙심을 갖고 신앙으로 위로받고 치유받기를 권한다. 원한과 복수심을 버리고 주님의 품 안에 들어올 것을 설득한다. 모든 것을 완강히 거부하던 아내는 김 집사의 집요한 설득으로 마침내 마음을 열고 신앙을 찾는다. 그리고 교회에 다니며 ’용서‘의 의미를 발견한다.
서서히 치유되고 있다고 믿었던 아내는 어느 날 ’용서의 증거‘를 갖기를 원한다. 즉 아들을 죽인 범인을 직접 만나보기를 원한 것이었다. 그러나 범인을 만나고 온 아내는 알 수 없는 절망 속으로 빠져든다. 분노도, 복수도 잊은 채 진정한 파국으로 치달아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살인자가 그 아이의 어미 앞에서 어떻게 그토록 침착하고 평화스런 얼굴을 할 수가 있느냔 말이에요. 살인자가 어떻게 성인 같은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느냐 그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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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누가 먼저 용서합니까. 내가 아직 그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느 누가 나 먼저 그를 용서하느냔 말이에요. 그의 죄가 나밖에 누구에게서 먼저 용서될 수가 있어요? 그럴 권리는 주님에게도 있을 수 없어요.”
소설의 마지막에 작가는 결국 아내를 죽음으로 내몬다. 아들을 죽인 범인이 신앙에 기대어 용서를 빌고 다른 사람들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교수형에 처해졌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아내는 유서조차 남기지 않고 제 몫의 고통과 용서를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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