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2021. 2. 16. 14:34독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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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 하루를 두 배로 사는 단 하나의 습관 -

■ 김유진 지음

0 변호사

0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 학사, 에모리 대학교 로스쿨 졸업

0 미국 2개 주 변호사 자격증

0 국내 모기업 사내 변호사

0 새벽기상 : 다이어트, 외국어 공부, 단편 영화제 참여 등

0 15만 팔로워를 가진 유튜버

0 새벽 기상을 통해 새로운 삶에 도전

■ 프롤로그

-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모여 일상을 만든다. 그러니 요즘의 일상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어제와 다르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자신에게 이렇게 외쳐보자.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하루를 시작해보자!”

하루를 다르게 시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평소와는 다른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아침을 먹어보자. 늦잠을 자고 쫓기듯이 하루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느긋하게 아침의 여유를 즐긴다면 분명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달라진 하루가 모이면 일상이 달라진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인 오전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한다. 그 덕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취미를 즐기고 책도 쓰며 평소 추구해온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 않느냐고? 당연히 힘들다. 오랫동안 새벽 기상을 실천해왔지만 지금도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에는 몸이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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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를 이겨내지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로 다시 잠들면 늘 똑같은 삶에 머무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몸을 일으킨다.

새벽 기상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없게 만든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이 많으니 해야 할 일에 지장을 주지 않고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갑자기 저녁에 약속이 생기거나 야근을 하느라 일정이 변동돼도 포기할 것들이 없다. 아침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날 할 수 있는 일과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달라진다.

하루 24시간은 모두에게 주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하지만 더 잘 사용할 방법을 혼자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현실을 바쁘게 보내느라 잃어버렸던 나만의 시간을 찾는 방법을 이 책이 알려줄 것이다. 지금 마음속에 있는 상처와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다면 이 책이 디딤돌이 돼줄 것이다. 당신의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 PART 1 새벽은 배신하지 않는다

★ CHAPTER 1. 일찍 일어난 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 증상 없는 마음의 병

2017년 말, 나는 미국에서의 모든 공부와 1년의 법원 펠로우십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대기업에 취직하면서 변호사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꿈에 그리던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원해 온 직장에 합격한 것이다. 드디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다니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공부도 시험도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다. 회사만 열심히 다니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늘 비슷한 일상이 한동안 계속됐다.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고 회사에 가서 일을 했다. 가끔은 퇴근 후 억지로라도 헬스장에 들러 하는 둥 마는 둥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뒤 바로 잠에 들었다. 이 생활이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똑같은 루틴이 당연하다 믿었다.

* 루틴 : 판에 박힌, 정해 놓은 타성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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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라도 쉬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 지난 몇 년간 로스쿨 입학 준비하랴, 성적 관리하랴. 시험공부 하랴. 취업 준비 하랴.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겨우 변호사가 됐는데 사회생활은 변호사가 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힘들어서도, 열심히 해서도 안 된다. 그냥 최대한 쉬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를 방치했다.

하지만 아무리 쉬어도 에너지는 채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지치고 짜증이 늘고 우울함을 느꼈다. 어느 날에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또 다른 날에는 저녁도 거르고 잠만 잤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가 이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어느 평범한 아침이었다.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책상위에 놓인 노트북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났다. 누가 괴롭히는 것도 아닌데 숨이 막혔다. 누군가 내 우는 모습을 볼까봐 화장실로 황급히 피했다. “휴…도대체 뭐하냐” 하고 혼잣말을 하며 세수했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엉망이었다. 나는 점점 변하고 있었다.

■ 새벽의 고요가 가져다 준 에너지

틈만 나면 자기 바쁜데 아침에 일어나는 게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내 에너지는 어디로 다 휘발 되는 걸까? 소비되는 만큼 충전은 되는 걸까? 왜 이렇게 무기력해지는 걸까? 업무가 적성에 안 맞는 걸까? 회사가 문제인가? 휴가나 여행이 필요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4시쯤 눈이 떠졌다. 평소 같으면 다시 잠을 청했을 테지만 유난히 장신이 말똥말똥 했다. 출근할 생각을 하니 몸살이 오는 것 같아 데워져 있던 홍삼차를 따라서 식탁 의자에 앉았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새벽의 고요였다. 너무 조용해서 귀에서 윙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그렇게 조금 앉아 있자 묘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정말 오랜만에 갖는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쌓아뒀던 부정적인 생각과 불안한 감정을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평소에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탐탁지 않아 했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나도 저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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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행동해야하나?’ ‘저렇게 꾸며야 하나?’ ‘이런 식으로 말해야 했나?’ 라고 생각하며 나와 그들을 계속 비교했다. 그렇게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머릿속을 정리했던 그 새벽은 지친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돼줬다. 스스로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도 잘 몰랐던 나에게 잠시 멈춰서 삶을 가다듬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이렇게 속으로 외쳤다.

‘그래 오늘도 파이팅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길에 나섰다. 회사에 도착해서 동료들에게 밝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김유진입니다. 어제의 저는 잊어 주세요. 오늘부터 다시 태어났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하, 변호사님 갑자기 왜 그러세요? 괜찮으신 거 맞죠?”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나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잘해보겠다는 새벽의 다짐 때문이었을까? 금요일도 아닌데 마음이 가벼웠다.

다음 날에도 평소 기상시간보다 두 시간 더 일찍 일어나서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빈 종이에 속마음을 써내려갔다. 무엇이 나를 화나게 하는지, 내가 지켜야 할 나만의 기준은 무엇이고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렇게 한 걸음 물러서서 스스로를 관찰하고 점검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 일과나 직장 생활에서 크게 바뀐 것은 없었지만 단순히 하루를 조금 빨리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게 달라졌다.

■ 나에게 새벽은 휴식이다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해 4시 30분에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에게 새벽 시간은 극한으로 치닫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 충전하는 휴식 시간이다. 즉 새벽 기상은 그 자체로 열심히 사는 방법이라기보다 계속 열심히 살기 위한 수단이다. 너무 힘들고 지칠 때 고요한 새벽에 따뜻한 차를 마시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에너지가 채워진다. 불안하고 우울할 때도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 나만의 시간을 통해 안정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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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새벽 기상의 효과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행동은 정신 건강에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70만 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아침형 인간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위험이 낮고 주관적인 행복감이 높다고 한다.

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머리와 마음이 무엇을 느끼는지가 휴식의 질을 좌우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잠깐이라도 진정한 여유를 경험해보면 일상에서도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빈틈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만큼 진정한 휴식은 없다. 그리고 나는 이런 진리를 새벽에 가장 크게 느낀다. 누구에게나 분명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충전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새벽 기상으로 무엇이 진짜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

★ chapter 2. 내가 4시 30분에 일어나는 이유

■ 새벽은 내가 주도하는 시간

사람들은 나에게 늘 이렇게 묻는다.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나세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해서 직장을 다니면서 원하는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고, 꾸준하게 운동해 다이어트와 건강관리에 성공했고, 편집을 배워 유튜브도 시작할 수 있었고, 자아성찰을 통해 자존감도 높아졌는데 어떻게 새벽 기상을 포기할 수 있겠어요?”

그러면 다시 이런 질문이 돌아온다.

“왜 하필 오전 4시 30분이에요? 똑같은 일을 오후에 해도 되잖아요?”

나는 새벽을 ‘내가 주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 밖의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나의 계획과 상관없이 예상치 못한 일에 주의력과 시간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두가 잠든 새벽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나만의 속도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새벽 기상으로 생긴 여유 시간은 일어나기만 하면, 즉 나와의 약속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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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기만 하면 언제든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주체적인 시간이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내가 주도하는 시간은 늘어난다. 4시 30분 기상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어떤 일에든 집중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새벽에는 나를 우선순위에 두자

살이 찌면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을 하는 것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업무에 지치거나 삶의 변화가 필요할 때 내가 자주 사용하는 특단의 조치다.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면 나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나를 서운하게 하는 상황을 탓하는 데 사로잡힐 수 있다. 그로 인해 온종일 잠만 자기도 하고 최대한 해야 할 일을 미루며 현실을 피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 새벽 4시 30분부터 출근길에 나서기 까지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의 사간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생긴 나만의 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그들의 처지를 지나치게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외부의 자극이 아닌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면 상처를 극복하고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4시 30분에 일어나기로 정한 특별한 이유는 딱히 없다. 10시 쯤 잠들었을 때 피로를 느끼지 않을 만큼 푹 자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기 적당한 시간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4시 30분에 일어나면 서두르지 않고 평소보다 천천히 움직여도 약속에 늦거나 일정이 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리고 이 시간에는 무엇보다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좋다. 나를 안정시키기 위해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편한 행동을 하며 나를 찾는 시간이다.

★ 3. 당신이 잠든 사이에

■ 다른 사람들은 이미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4시 30분에 눈을 뜨는 것만으로 나의 삶은 달라졌다. 단순히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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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을 오전에 빨리 해치우게 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자면서 꿈을 꾸기보다 새벽에 일어나 꿈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꿈 한 발 더 다가가는 여러 방법 중 하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이미 걷고 있는 사람들과 직접 소통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평소 만나보고 싶은 유명인이나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연락을 한다. 특히 로스쿨 재학 시절, 일주일에 이틀 정도 새벽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평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 대상은 주로 존경하는 법조인, 나중에 한국에 가면 만나보고 싶은 변호사님들이었다. 공개된 이메일 주소를 따로 찾을 수 없을 때는 직장으로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런 행동이 실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나는 학생이니 모르는 게 많은 것은 당연하고 바쁜 사람들은 알아서 연락을 무시할테니 지나친 염려였다. 이점을 깨닫고 나서는 아무리 상대가 유명해도 회신을 받지 못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바보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평소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질문했다. 아무 의미 없는 일일수도 있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하며 언제 어떻게 싹이 틀지 모르는 씨앗을 조금씩 심었다. 놀랍게도 이메일에 답을 받을 때도 있었다. 심지어 흔쾌히 커피 쳇(coffee chat,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을 수락하거나 멘토가 돼준 것은 물론 지인을 소개해주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그런데 이들을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이런 유명한 사람들은 평소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때로는 상상 이상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한 변호사님께 잠깐 시간을 내 줄 수 있는지 이메일을 보냈더니 뜻밖의 회신이 왔다. “내일 아침 6시 30분까지 다운타운 레스토랑으로 올 수 있으신가요?”

다음날 아침 6시 25분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는 내가 연락을 주고받았던 변호사님뿐만 아니라 관할 판사님, 검사님 그리고 다른 로펌 변호사님들까지 함께 있었다. 순간 장소를 착각했나 싶었지만 잘못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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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그날은 여성 법조인들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날이었다. 출근하고 나서는 다들 너무 바빠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보니 아침 시간을 활용해 만나온 것이었다. 언론으로만 접했던 사람들과 아침 식사라니,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모든 것이 긴장되고 설렜다.

지금도 어떻게 이런 행운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저 새벽에 일찍 일어나 평소 시험에 합격하면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로펌 대표 변호사님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아침 6시 30분까지 약속 장소에 나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평소에 동경해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운을 누렸다. 모임 구성원 중 한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 않으면 자주와요. 이 모임 말고 다른 모임도 많아요. 그 모임은 오전 7시에 시작해요.”

“네 앞으로 언제든지 올 수 있어요!”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 번, 이 모임에서 평소 우상으로 여긴 법조인들의 삶은 어떤 지 직접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책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현실적인 가르침이었다.

이처럼 새벽에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난다. 내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을 동안 어떤 사람은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어떤 사람은 내가 원하는 위치에 이미 도달한 채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에게 새벽은 수면 시간이 아닌 활동 시간이다.

이때 실패할까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새벽에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른 사람들보다 한 걸음 더 앞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를 어떻게 쓸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삶이 바뀐다.

■ 새벽, 새로운 문이 열리는 시간

나는 한국에서 취업하기 전까지 항상 일과 공부를 병행해왔다. 단 한 번도 공부만 한 적은 없었다. 대학교를 다닐 때는 캠퍼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로스쿨 다닐 때는 파트타임으로 로펌에서 근무를 했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시험을 공부할 때도 법원에서 일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모든 일을 잘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새벽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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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기상으로 확보한 시간은 인생의 보너스 타임이다. 회사의 업무나 학교의 과제처럼 이 시간에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없다. 따라서 이때는 어떤 일을 해도 잃는 것이 없다. 즉 새벽은 내가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그냥 저질러보는 시간이다.

평소 같으면 상상만 하고 말았을 일들, 정말 시간이 남는 게 아니면 굳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새벽에 저질러보자. 날이 밝아옴과 동시에 다가오는 기회가 보일 것이다. 그 행운을 그냥 잡기만 하면 된다.

나는 내가 꿈꿔온 기회를 직접 만들기로 다짐했다. 오전 오후에는 수업가랴, 숙제하랴, 면접 보랴 정신이 없으니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따로 도전의 시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2주 정도 새벽마다 미국 전역의 내가 함께 일해보고 싶은 로펌과 변호사님에게 이메일로 직접 지원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밑져야 본전이었다.

그리고 일주인 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무려 두 곳에서 이메일이 온 것이다. 하나는 서류심사에 합격했으니 면접이 가능한 시간을 회신해 달라는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변호사님이 직접 보낸 이메일이었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두 곳 모두 면접을 봤고 따로 연락해준 변호사님과 일할 영광을 얻었다. 그렇게 나는 최고의 스승을 만났다. 그곳에서 좋은 경력도 쌓을 수 있었다. 민사소송부터 각종 형사 사건까지, 고객 미팅은 물론 서면 작성, 증거 조사, 법원 참석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모든 과정을 일대 일로 배워나갔다.

로스쿨 학생이 서머 포지션에서 이런 실무를 직접 경험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기에 더욱 열심히 배웠다. 그 덕분인지 방학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변호사님과 일할 수 있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로스쿨을 졸업하고 나서 연방법원에서 또 다른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요즘도 나는 새벽에 도전 시간을 갖는다. 물론 아침 일찍 일어나 생소한 무엇에 도전하는 게 피곤하고 힘들 것이다. 목적지가 보이지 않을 때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매번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너스 타임에 실패한다고 해서 본 게임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하지 않고 한 발 두 발 묵묵히 걸어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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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모르는 사이에 멀리 왔다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달은 순간 더욱 앞으로 질주할 힘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벽 기상의 진정한 마법이다.

● 나는 첫 미팅을 오전 10시 이전에 잡는데, 특히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회의는 점심 이전에 진행한다. 늦은 오후에는 결정을 최대한 피한다. 오후 5시가 됐는데, ‘이건 오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내일 아침 10시에 다시 시도한다.

● 나는 하루에 여덟 시간을 자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모든 일에 판단을 더 잘하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기분도 좋아진다. 생각해보자. 상급자가 되면 소수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매일 수천 개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피곤하거나 짜증이 나면 판단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chapter 4. 빨리 가려고 하지 말고 일찍 시작하라

■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

한때는 항상 앞서가야 성공하는 줄 알았다.

나는 어렸을 때 이민을 갔다가 고등학생 시절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교육 시스템이 다른 탓에 중학교 3학년 과정을 다시 들어야 했다. 그 사실이 탐탁지 않았던 나는 검정고시를 봤다. 또래 친구들보다 1년 뒤처지는 걸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4년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교에 입학할 당시의 나이는 만 열여덟 살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1년 정도 이른 나이였다. 그마저도 뭐가 그리 급했는지 4년제 과정을 3년 만에 끝내고 2007년에 졸업했다. 대학교를 빨리 졸업하고 LSAT(로스툴 입학시험)을 본 뒤 로스쿨 3년 과정을 졸업하면 스물다섯 살에는 변호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인생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계획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LAST 점수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모두를 앞지르면 당연히 성공할 줄 알았는데,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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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세운 계획을 따르면 될 줄 알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는 변호사가 될 때까지 예상하지 못한 많은 문턱을 넘어야 했다. 또한 수없이 많은 걸림돌 때문에 넘어지고 일어나고 또 넘어지고를 반복해야 했다.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긴 시간과 더 많은 관문을 거쳐야 했던 것이다.

■ 하루를 조금 일찍 시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원래 세운 계획과는 달리 실재로 로스쿨에 입학한 시기는 여러 사회생활과 우여곡절을 거친 20대 후반이었다.

지금 로스쿨을 가면 졸업 후 곧바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서 취직을 해도 30대가 넘어버릴 터였다. 꿈을 이룰 기회를 놓쳤다고 확신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30대에 변호사가 되면 늦을 텐데…결혼도 해야지?”혹은 “그냥 바로 취직해서 회사에 입사해라”라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직접 로스쿨에 가보니 20대에서 70대 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있었다. 다 각자의 삶을 살다 자기만의 시기에 맞춰 로스쿨에 온 사람들이었다. 그제서야 내가 너무 늦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나는 남들보다 앞서가려고 초조해하는 태도를 내려놓았다.

결국 남들보다 빠른 삶을 산다고 꿈도 더 빨리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게 목표를 이루는 진정한 방법이었다.

꿈을 이루는 데 이르거나 늦은 때는 없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같은 시기에 목표를 달성할 타이밍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다음 주에 문이 열리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몇 년 뒤에야 문이 열린다.

살다보면 계획이 바뀌어 방향을 틀어야 할 순간이 온다. 그래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인생이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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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2, 4시 30분, 새로운 나를 만났다

★ chapter 5. 4시 30분에 기상하는 방법

■ 5. 4. 3. 2. 1. 일어나자!

새벽 4시 30분이다. 알람이 울린다.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지금 일어나서 씻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어젯밤 나와 약속한 하루를 시작하든지, 아니면 알람 소리를 무시하고 그냥 푹 자고 일어나서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나날로 돌아가든지, 지금 이 순간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침대에 누운 채로 자기 자신과 너무 많은 대화를 한다. “지금 일어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5분만 더 자고 일어나야지.” “아침에 할 일은 이따 퇴근하고 저녁에 해야겠다.” 등등,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자기 합리화를 하다가 다시 잠에 들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다. 5, 4, 3, 2, 1, 땡, 4시 30분 알람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5초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그 5초 안에 알람을 끄고 눈을 비벼서라도 일어나는 게 나만의 규칙이다.

이렇게 짧지만 힘든 싸움에서 승리하면 곧장 화장실로 향한다.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얼굴에 스킨로션을 바른다.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방으로 돌아와 지금 기분에 어울리는 음악을 튼다. 이 모든 과정은 잠을 깨는 방법이자 나 자신에게 하루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의식이다. 알람이 울렸을 때부터 책상 앞에 앉을 때까지 매일 아침의 루틴(정해 놓은, 판에 박은)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가끔은 내가 이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만큼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어버렸기 때문이다.

■ 새벽 기상을 즐기는 자와 포기하는 자의 차이점

4시 30분에 일어나는 일상을 공유하다보면 새벽 기상에 실패했다고 하소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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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사람들을 가끔 만난다. 알람을 꼼꼼하게 설정하고 전날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왜 이렇게 일어나는 게 힘든 걸까? 몇 번의 시도 끝에 새벽 기상에 성공했다고 해도 오후만 되면 너무 졸려서 3일 정도 참아보다 더 이상 못하겠다고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새벽 기상을 수월하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생긴 여유 시간에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 또는 추가 자유 시간을 확보했다는 것을 큰 보상으로 여긴다. 이를 통해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지금보다 발전한 미래를 상상하며 새벽 기상을 계속하고 싶다는 열정과 의욕을 키운다.

■ 나만의 시차에 적응하라

사람들이 나에게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진짜로 새벽에 일어나느냐’다. 아침에 울리는 알람 소리도 못 들을 때가 많은 데 어떻게 4시 30분에 일어나느냐는 것이다.

새벽 기상에 대한 오해가 있다. 너무 일찍 일어나면 피곤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자. 우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기상 시간이 아니다. 전날 늦게 잤기 때문에 또는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했기 때문에 잠이 부족해서 피로를 느끼는 것이다.

새벽 기상을 습관으로 만들면 아침에 자동으로 눈이 떠질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기상은 언제 일어나느냐와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힘들다. 알람이 울리는 순간 몰려오는 피로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다만 나만의 시차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 새벽 기상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다.

이렇게 하루를 수월하게 시작하는 나만의 시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녁을 돌아봐야 한다. 나는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보통 오후 10시 전에 잠든다.

지금은 나만의 시차에 완전히 적응해서 어쩌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아닌 가끔 늦잠 자는 사람이 됐다.

★ chapter 6. 피곤한 것은 아침이 아니라 당신이다

■ 새벽 기상의 핵심은 취침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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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침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사람들은 나에게 4시 30분에 일어나면 잠이 부족할 텐데 건강은 괜찮은지 묻는다. 그때마다 배가 터질 것 같은데 밥 한 공기를 더 먹으라는 말을 들은 기분이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내가 몇 시에 일어나는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언제 자는지를 묻지 않는다. 하지만 새벽 기상의 핵심은 ‘몇 시에 자느냐’에 있다.

사실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상 시간이 아닌 총 수면 시간이다. 미국 국립 수면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적정 수면 시간은 최소 일곱 시간이라고 한다. 반면 2019년 OECD통계에 따르면 한구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24분으로 가입국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밝혀졌다.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적게 자고 있는 것이다.

늦잠을 자는 것도 문제지만 잘 시간이 아까워서 무리하게 수면 시간을 줄이는 것 역시 좋지 않다. 그런 날이 계속 돼 수면 부채가 쌓이면 일상생활은 물론 소화불량, 면역력 저하 등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평소 잠이 없다고 자신하는 나조차 마찬가지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일찍 자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나 또한 이르면 9시 30분, 늦으면 10시 30분에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간혹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니 점심에 잠이 와서 ‘나는 새벽 기상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인가 봐’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몸이 새벽 기상에 완전히 적응하기 까지는 점심시간 후 졸음이 쏟아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럴 때는 억지로 참지 말고 밤잠을 설치지 않을 정도로 짧게 낮잠을 자는 걸 추천한다.

단지 일찍 일어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잠을 줄이는 행위는 삼가는 게 좋다. 무리하게 수면 시간을 줄이면 몸이 금방 지쳐버리기 때문에 새벽 기상을 지속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몸과 마음이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수면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

■ 충분함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면

직장인이라면 회식, 야근 등으로 바빠 어쩔 수 없이 일찍 자기 힘든 날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렇게 늦게 잔 날에는 무리해서 평소와 똑같이 일어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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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고 다음날 조금 더 자면 된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새벽 기상을 꾸준히 하려면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곰곰이 따져보자. 피로를 느끼지 않으려면 최소 몇 시간을 자야 하는지, 오늘밤의 스케줄은 무엇이고 다음 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매일 비슷비슷한 시간에 잠들 수 있도록 그중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등 상쾌한 아침을 만들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늦게 잠드는 경우도 있지만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잠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험 상 이럴 때는 억지로 자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히려 잠을 설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 우리가 새벽 기상을 시도하는 이유는 내일 하루만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다. 모래, 글피도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하루를 빨리 시작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러니 아무리 새벽기상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이 취침시간이라고 해도 정확히 똑같은 시간에 잠들려고 무리하지 말자. 각자의 컨디션에 맞는 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앞뒤로 한 시간 정도 사이클을 조절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 대학교가 61명의 수면 습관과 성적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수면 사이클이 정확한 규칙적인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성적이 더 높았다고 한다.

 

저녁은 나에게 컴퓨터나 핸드폰을 보다가 잠드는 것이 아닌 오로지 취침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나는 이 시간을 아주 좋아한다. 이렇게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하는 취침 루틴을 만들면 마음이 저절로 안정돼 수월하게 잠들 수 있다.

* 루틴(routine) : 정해놓은, 틀에 박힌, 타성적인

■ 새벽 기상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 왜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위기를 맞닥뜨리는 걸 ‘실패’ 라고 평가할까? 새벽 기상을 성공적으로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얻은 보상을 계산해볼 뿐만 아니라 늦게 일어나는 것을 실패라고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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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이라고 매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곤한 날에는 잠을 더 자는 게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데 더 도움이 된다. 하루 늦게 일어났다고 해서 스스로 한심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영원히 일찍 일어날 수 없다.

가끔 컨디션이 안 좋아서 평소보다 오래 잔다고 해도, 그날을 ‘늦잠잔 날’, 일찍 일어나는 데 실패한 날‘보다 ’푹 잔 날‘이라고 생각하자.

평소 잠자리에 드는 시간보다 30분 일찍 자고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보는 것도 새벽 기상에 성공하는 좋은 방법이다. 일주일 정도 이 루틴에 익숙해지면 또 다음 일주일간 30분씩 시간을 앞당겨보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수면 사이클을 조절해서 습관화하면 일찍 일어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새벽 기상은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잘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것 때문에 너무 큰 부담을 느끼거나 일상에 방해를 받는다면 나만의 리듬을 다시 찾아야 한다.

■ 최고들의 아침 습관

나는 매일 아침 4시가 되기 조금 전에 일어난다.

일어나서 처음 한 시간 동안은 사용자를 비롯해 우리 애플에게 중요한 외부 인사들의 의견을 살펴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체육관에 가서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스트레스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 다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메일을 더 확인한다.

이 모든 루틴이 의미하는 바는 자신이 일을 사랑하면 그 일이 그냥 업무라고 생각되지 않고 일종의 자연스러운 일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행운을 통해 매일 아침 나 자신을 발견한다.

- 팀 쿡 : 애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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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7. 새벽을 제대로 보내고 싶다면

■ 늘 거창한 일을 하는 건 아니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생긴 여유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등산을 가고 골프, 수영 같은 운동을 했다. 또한 영상을 편집하거나 유명인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규칙적인 일상 곳곳에 특별한 이벤트를 채워 넣었더니 하루가 달라졌고 그 안에서 설렘과 즐거움을 찾았다.

새벽 기상은 나에게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불어넣었다. 나에 대해 곱씹어보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보완하고 싶어진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항상 특별한 동기가 있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건 아니다.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특출난 계기나 이유는 필요 없다. 새벽 기상도 마찬가지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새벽 기상으로 얻은 인생의 보너스 타임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피곤함을 무릅쓰고 일찍 일어났다는 것이지 그 시간에 얼마나 위대한 일을 했느냐가 아니다.

새벽 기상을 통해 생활 습관이 달라지면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아무 이유 없이 실천한 사소한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갑자기 얻은 여유를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새벽을 보내는 나만의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 밀린 일 처리하기

나는 야근을 하는 것보다 새벽에 일을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침에 미리 업무를 처리해 두면 하루를 여유롭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야근을 할 때는 일이 밀려 퇴근을 못하고 있다는 불쾌한 기분이 들지만 새벽에는 미리 일을 끝내 놓았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나는 로스쿨을 다니면서도 꾸준히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 왔다. 중요한 재판이 있거나 의뢰인을 만나러 가는 날에만 사무실에 출근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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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나머지 시간은 재택근무로 대체해 주 30시간 정도를 근무했다.

새벽에는 다른 동료들이 출근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메일에 회신하기 보다는 혼자서 일을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업무를 처리한다. 출근해서 해야 할 일이 열 가지라면, 출근 전에 두세 가지를 끝내 놓는 셈이다. 그러면 출근해서도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시간은 물론 마음에도 여유가 생겨 업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 새벽에는 몸을 움직여보자

 

“변호사님은 항상 에너지가 넘쳐요”라는 소리를 회사에서 자주 듣는다. 나는 그 비결을 운동으로 꼽는다. 특히 새벽에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침에 미리 운동하면 퇴근 후에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새벽에 운동하면 온종일 피로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새벽운동으로 시작한 하루는 독서로 시작한 하루보다 더 상쾌하다. 푹 자고 일어났기 때문에 운동을 다 해도 피곤하지 않고 몸이 가벼워져 집중력도 높아진다. 나는 학창 시절 시험이 있는 날에는 일부러 새벽운동을 했을 만큼 운동에 큰 도움을 받았다.

만약 새벽에 무엇을 할지 딱히 정하지 못했다면 운동을 적극 권장한다. 이때 각자 건강 상태와 일과에 맞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하다. 특히 운동이 처음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 무엇인지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사이클링, 스쿼시, 수영, 조깅, 요가, 명상 등 나에게 잘 맞다면 무엇이든 괜찮다.

■ 새벽의 독서가 인생을 바꾼다

예전에 나는 독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릴뿐더러 변호사 시험을 준비할 때는 과제로 살펴봐야 하는 사건이 너무 많았고. 직장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읽어야 할 서류가 너무 많아 더 이상 글자를 보기가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의 독서를 즐긴다.

평소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 있다면 새벽에 읽어보자. 전과는 다른 책으로 느껴질 것이다. 독서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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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벽에 책을 읽다가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예컨대 별 생각 없이 영상 편집 관련 책을 읽고 무작정 편집을 시작했다가 유튜버로도 활동하게 됐다. 또 <걷는 남자, 하정우>라는 책을 읽고 언젠가 잠원동에서 공항까지 걸어 가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문득 떠오른 내 아이디어 돈이 될 수 있을까?>를 읽고는 평소 생각만 하던 특허 등록에 도전하게 됐다.

아침에는 가벼운 그림 에세이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는 것은 어떨까?

가끔은 중고 서점에서 초등학교 교과서를 구입해서 읽기도 한다. 미술 음악 역사 등 성인이 돼서 무관심해진 분야의 교과서를 다시 읽으면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을 위한 책이다 보니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의외로 몰랐던 내용이 상당히 많다.

새벽에 독서를 할 땐 무조건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새벽은 나에게 여유를 선물하는 시간이지 무안가 끝내야 한다고 압박하는 시간이 아니다.

새벽의 독서는 이를 통해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지혜를 얻고, 자연스럽게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정도로만 즐기면 충분하다. 책으로 날마다 성장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큰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 새벽에는 취미 생활을

나는 새벽에 평소 선호하지 않았던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 본다. 딱히 좋아하거나 잘하지 않아도 내가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또 다른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작은 관심이 불씨가 돼 큰 결과물을 내기도 한다. 내가 영상 편집을 시작으로 유튜브 채널 운영, 단편 영화제 참가, 책 출간 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듯이 일찍 일어나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스트레스를 풀거나 호기심을 충족하거나 색다른 즐거움을 찾다보면 뜻밖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무언가를 해 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없어도 상관없다. 새벽 기상을 실천하면 그 시간을 제대로 보내야 되겠다는 의욕이 저절로 샘솟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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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공부의 놀라운 힘

나는 변호사이자 직장인이다. 학생일 때는 솔직히 이쯤 되면 공부는 이제 그만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발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직장인이 됐다고 더 이상 공부를 안 해도 된다고 믿으면 큰 오산이다.

공부는 삶의 끝없는 숙제다 배움을 중단하고 발전이 없으면 회사에서든 인생에서든 매년 같은 자리에만 머무르게 된다. 아무리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도 실무에 필요한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일찍 일어나 자신의 전문 분야를 파고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나 역시 변호사가 된 후에도 아침에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물론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공부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한국 법과 미국 법의 차이, 일본어 학습지 공부, 스페인어와 중국어 공부, CPR(심폐소생술) 자격증 준비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범죄심리학에 흥미가 생겨 새벽에 틈틈이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다 프로파일링을 깊이 이해하고자 국내 대학원에도 지원했다. 앞서 말했듯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영상 편집을 공부했고, 범위를 넓혀 포토샵과 촬영 기술도 익혔다. 유튜버가 된 후에는 영상과 음악 저작권은 물론 악성 댓글 법적 대응 및 소송도 공부하고 있다.

새벽공부의 또 다른 장점은 아침에 공부한 내용을 오후에 복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녁에 공부를 시작해서 아침까지 밤새 공부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다음 날이 되면 공부한 걸 잊어버릴 확률이 높다

실제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두뇌 기능을 분석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침형 인간은 두뇌 영역의 연결성이 높아 집중력과 반응 속도, 임무 수행 능력 자체가 높다고 한다.

내가 말하는 공부는 꼭 학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를 찾아보고 익히는 행위 보두가 공부다.

어떤 공부든 상관없다. 대학원 진학이든 자격증 취득이든 미뤄둔 공부가 있다면 저녁보다 새벽에 해보자. 물론 각자의 학습스타일과 생활 패턴에 맞게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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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평소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새벽 기상만큼 효과적인 해결방법은 없다 저녁에는 이미 지친 상태여서 ‘회사만 아니면 더 공부할 수 있을 텐데…’ 같은 생각에 기운이 빠지는 반면, 새벽엔 무언가를 공부하고 일과를 시작하면 학업 또는 회사일과 다른 공부를 동시에 해 내는 자신이 대견스러워 자신감이 높아진다.

★ chapter 8. 아침형 인간의 주말 사용법

■ 토요일 또 다른 보너스 타임

평일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는 내가 주말에는 언제 일어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보통 토요일 아침 5시쯤에 눈을 뜬다. 토요일이니까 더 푹 자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새벽 기상에 익숙하다보니 특별하게 할 일이 없어도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게 된다.

나에게 토요일은 또 다른 보너스 타임이다. 주중에 바빠서 놓친 일을 하는 시간으로, 영상 편집을 마무리하기도 하고 끝까지 보지 못했던 책을 마저 읽기도 한다. 평일에 마치지 못한 업무가 있거나 매우 중요해서 유독 신경 쓰이는 사건이 있으면 토요일에 끝내놓을 때도 있다.

주중에는 바빠서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특히 친구와 조조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일찍 영화관에 가면 할인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도 많이 없어 원하는 자리에 앉아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한 주를 마무리 하는 마음으로 책상을 정리한다. 집안 곳곳을 청소하고 밀린 세탁물을 갠다. 이렇게 토요일에 구석구석 안 보이는 부분까지 일주일 동안 쌓인 먼지를 쓸고 닦으면 기분이 아주 상쾌해질 뿐만 아니라 일요일에 대청소 압박 없이 푹 쉴 수 있어 일석이조다.

■ 온전히 숨만 쉬는 일요일

토요일과 달리 일요일에는 나도 온전히 휴식을 취한다. 일요일 아침에는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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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일찍 깨더라도 침대에 가만히 누워 밀린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거나 SNS를 훑어본다. 지난주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주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일요일에는 오로지 한 주를 시작할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다보면 아무리 힘든 한 주를 보냈어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안정된다. 토요일까지 해야 할 일은 모두 끝냈고 후회 없이 하고 싶은 일에도 도전해봤기 때문이다.

가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아도 일요일에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다. 내일 또 시도하면 되니까.

 

2021. 2. 16.

* 다음에 2부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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