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31. 13:29ㆍ독서후기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 김상운
0 26년간 MBC 기자생활. 국제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쳐 뉴스 진행자, 워싱턴 특파원 역임
0 지난 10여 년간 시사교양프로인 ‘지구촌 리포트’ 팀장 겸 앵커
0 왓칭 - 신이부리는 요술 등
■ 프롤로그 - 텅 비우지 못한 게 문제다.
별의별 것들을 ‘내 것’으로 착각한다. 화가 나도 그것을 내 것으로 착각해 머릿속에 집어넣고 살다가 화병을 만든다. 골치가 아파도 내 것으로 착각해 머릿속에 가둬놓고 만성 두통으로 키워낸다. 스트레스가 생겨도 내 것으로 착각해 꾹꾹 짓눌러 놓고서는 병을 자초한다. 욕심도 절망도 슬픔도 몽땅 머릿속에 집어넣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걸어 다니는 화 덩어리, 고통 덩어리, 스트레스 덩어리, 절망 덩어리가 된다.
언젠가 나는 나 자신에게 이런 의문을 던져 보았다.
내 안에 가득한 모든 쓸모없는 생각들을 싹 지워버리는 비밀은 없을까?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내 안에 가득 쌓인 모든 것들은 쉽게 날아간다는 것이었다. 유일한 비밀은 “이 모든 것들은 내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깨닫는 것이었다. 이 깨달음만으로 마음은 저절로 텅 비어버렸다. 내 안에 가득했던 화도, 스트레스도, 고통도 모조리 텅 비어버렸다. 나는 다음 의문을 던져보았다.
나를 텅 비워버리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더욱 경이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나를 텅 비우면 나는 텅 빈 우주만큼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가득 차오른다. 무엇으로 차오른다는 말인가? 우주에 가득한 것들로 차오른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땐 아이디어가 차오르고, 힘이 필요할 땐 힘이 차오른다. 평화가 필요할 땐 평화가, 집중력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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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땐 집중력이 차오른다. 내가 그토록 기를 쓰고 얻고자 하는 것들이 거꾸로 마음을 텅 비워야만 저절로 흘러들어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사실 이는 지난 수천 년간 고도의 정신수행자들이 깨우쳐온 비전의 우주원리다. ‘텅 비우면 오묘한 일이 일어난다’는 진공묘유(眞空妙有)이다.
“하지만 그건 오랜 정신적 수행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착각 속에 살고 있다. 나 자신에 대한 착각, 인생에 대한 착각, 현실 세계에 대한 착각이다. 오감의 한계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착각들이다. 온갖 쓸모없는 생각들이 양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착각에서 깨어나는 순간 마음은 저절로 텅 비워지고 얼키설키 얽혔던 인생의 모든 문제들은 실타래가 풀리듯 저절로 풀리게 된다. 오감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나는 원래 아무 울타리가 없다. 화도 없고, 고통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다. 아무 걸림돌도 없다. 원하는 바도 저절로 이뤄진다. 울타리는 내 생각이 둘러친 것이다. 내 안에는 모든 게 들어 있다. 병을 고치는 에너지, 기발한 아이디어, 모든 물음에 대한 해답들이 들어 있다. 오감의 세계는 시공간의 한계 속에 갇힌 세계다. 생각을 한 차원 높이면 이런 한계가 돌연 사라진다. 한 차원 높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나는 독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텅 비우고 이 책을 읽기 바란다. 그래야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집요한 착각”에서 벗어나 저절로 텅 비워지는 걸 실감하게 될 것이며 그때부터 오묘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착각이라는 요술 속에 펼쳐지는 정교한 연극이다. 이 연극이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텅 비우고 진정한 자유인이 된다. 인생의 참 목적도 저절로 드러난다. 그래서 꿈을 이루는 일도 물 흐르듯 수월해진다. 내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최소한 이 책을 쓰는 이 순간까지 내가 취재하고 깨달은 것만큼은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다.
제1장 진공묘유 - 텅 비우면 오묘한 일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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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정신의학자인 스탠리 블록(Stanley Block) 박사는 ‘나’를 넓히면 넓힐수록 고통이 저절로 줄어드는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그는 환자들의 고통을 치료할 때 탁자위에 3개의 실험용 유리병을 놓는다. 하나는 60밀리리터, 두 번째 유리병은 0.6리터, 세 번째 유리병은 1.8리터짜리다. 그런 다음 가장 작은 60밀리리터 유리병에 빨간 잉크를 채운다.
“이 빨간 잉크가 여러분의 고통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유리병은 여러분의 몸입니다.”
그런 다음 빨간색 잉크를 60밀리터에서 물이 가득한 0.6리터 유리병에 옮겨 붓는다.
“보세요. 여러분의 고통이 이렇게 희석돼버리네요. 고통이 10분의 1로 희석되지요?”
환자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고통의 절대량은 일정하지만, 고통을 담고 있는 용기가 10배로 넓어지면서 고통의 강도는 10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다. 블록 박사는 다시 빨간 잉크를 더 큰 유리병에 옮긴다. 환자들의 고통은 더욱 줄어든다.
■ ‘나’를 열어놓는 것이 열쇠다.
스탠리 블록 박사는 꽉 닫혔던 ‘나’를 열면 열수록 모든 고통이 저절로 치유된다고 말한다. ‘나’를 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주변의 자연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의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 남성은 이렇게 증언했다.
“어릴 적 통증이 못 견딜 정도로 심해지면 개울가에 누워 개울물의 졸졸졸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그러면 통증이 물에 떠내려가듯 사라지곤 했죠.”
통증이 내 몸에 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 파묻히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내 몸이 열려 있고 통증은 개울물을 따라 떠내려간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통증은 사라진다.
몹시 짜증나는 일로 골치가 지끈지끈 아플 때 바깥의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 바람이 가랑잎을 어떻게 스치고 지나가는가? 나뭇잎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풀잎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이렇게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꽉 닫혀 있던 내가 열린다. 그러면서 내 속에 갇혀 있던 짜증도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골치가 지끈지끈 아팠던 것은 내 속에 짜증을 가둬놓고 억눌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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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다. 스위스의 정신 의학자 칼 융(Carl Jung)은 ‘영혼을 찾는 현대인’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인의 약 3분의 1이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삶의 허무함과 공허함으로 인한 질환이다. 이들은 ‘나는 갇혀 있다’는 질환을 앓고 있다.”
나는 어디에 갇혀 있는가? 바로 비좁은 육신이다. 비좁은 육신을 벗어나면 ‘나’는 우주만큼 넓어진다.
■ ‘나’는 열면 열수록 넓어진다.
‘나’가 갇혀 있는 것은 ‘나’를 육신이라는 고정된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자연히 ‘나’를 여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내 머릿속에서 생기는 모든 생각을 나도 모르게 내 안에 가둬놓게 된다. 머리를 열고 머리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한다.
그래서 내 머릿속은 늘 온갖 생각으로 가득하다. 주로 ‘나의 생존’에 관한 집착적이고 부정적인 생각들이다. 이 생각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두꺼운 ‘나’의 벽을 형성한다. ‘나’는 정말 육신이라는 틀 속에 고정돼 있는가? 그렇지 않다. 열면 열수록 넓어진다.
부처의 이마에 점이 붙어 있다. 힌두교 신들의 이마에도 역시 점이 붙어 있다. 깨달음, 즉 우주와 통함을 상징하는 점이다. 그런데 이 점은 하필이면 이마 한가운데 붙어 있을까?
바티칸 박물관 앞마당에 거대한 솔방울이 세워져 있다. 교황이 예배를 드릴 때 사용하는 지팡이(목장)에도 역시 솔방울 모양의 정식이 붙어 있다. 모두 신과 통하는 상징으로 사용되는 사물이다. 그런데 왜 하필 솔방울일까? 솔방울은 두개골 정중앙에 자리 잡은 솔방울 샘, 즉 송과선(pineal gland)을 의미한다. 송과선은 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데카르트가 ‘영혼의 자리(seat of the soul)’라고 불렸던 곳이다. 육신의 세계와 영적 세계를 이어주는 곳이라는 의미였다.
데카르트가 송과선을 ‘영혼의 자리’라고 불렀던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영적 경지에 이른 사람들은 사람의 머리 윗부분에 오라가 형성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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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를 일종의 미신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카를리안 카메라가 발명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사진기로 인체의 에너지장을 생생하게 쵤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UCLA의 생리학 교수인 발레리 헌트(Valerie Hunt) 박사는 카를리안 카메라로 송과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수리 주변의 오라가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깊은 마음을 가진 사람일수록 송과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라색 에너지장이 머리 위에 선명하게 나타난다. 영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맑은 흰색 에너지장이 나타난다. 정신과 의사들이 최면치료를 할 때 환자들에게 머리로부터 흰색 빛줄기가 몸을 타고 내려오는 걸 상상하게 하면 환자들이 쉽게 최면에 빠지는 것도 빛이 지닌 신비한 힘을 말해준다.
송과선에서 나오는 이 빛을 제3의 눈이라 하고 이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립자까지, 그리고 눈을 감고도 수천 Km 밖을 훤히 볼 수 있는 천리안의 기능을 한다고 심리학자인 스티븐 필립스 박사가 말한다.
이렇게 보면 송과선은 우주의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신기한 송수신 장치인 셈이다. 고대 이집트사람들도 송과선이 우주와 통하는 안테나이며, 물리적 장벽을 투시해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송과선을 ‘제3의 눈’ ‘머릿속의 빛’ ‘모든 걸 보는 눈’ 등으로 불렀다. 왕족들은 송과선을 키우면 키울수록 신과 가까워지고 신으로부터 투시력과 같은 신비한 힘을 얻게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피라미드의 방들도 모두 우주의 기운을 모울 수 있는 구조로 지었다고 전해진다.
1. 텅 빈 우주는 정보로 가득하다.
‘제이티’라는 이름의 개는 그 집 딸의 퇴근 시간을 정확히 맞춘다. 부모와 딸은 하도 신기해서 정식으로 실험을 의뢰해 보았다. 그래서 케임브리지대학 생화학자인 루퍼트 셸드레이크 박사와 함께 10개월간 96차례에 걸쳐 정밀 관찰해보았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딸이 귀가하기 10분 전부터 개가 창밖을 내다보며 기다리는 경우가 무려 82차례에 달했다.
교통수단도 바꾸어 보고, 퇴근 시간을 시차를 두고 바꾸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귀소본능이 강하다는 비둘기를 길을 알지 못하도록 약을 투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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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 회전시키거나 후각 기능을 마비시켰는데도 비둘기들은 집을 잘 찾아 갔다. 비둘기들은 어떻게 집을 찾아가는 것일까? 큰 바닷새인 앨버트로스도 그렇다. 태평양 섬에서 붙잡아 5000Km 떨어진 북미 서해안에 데려다 놓으면 앨버트로스는 열흘쯤 지나 용케 집으로 되돌아온다. 과학자들이 인공위성으로 추적해보니 어떤 앨버트로스들은 24시간 만에 1800Km를 날았고, 42일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새들도 있었다.
동물들은 두뇌 속에 저장된 기억력이나 두뇌 속에 들어 있다는 자석의 힘만으로 집을 찾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두뇌 밖 우주에 저장된 정보에 의존하는 것일까? 그리고 사람은 어떨까?
엄마들은 갓난아기와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 종종 놀라운 일을 겪는다.
“카페에서 친구와 대화중인데 갑자기 젖이 나왔어요. 그래서 바로 집에 전화해보니 아기가 젖을 달라며 울고 있다지 뭐예요. 제 몸이 어떻게 멀리 떨어진 아이가 젖 먹고 싶어 하는 걸 알아냈을까요? 믿기지 않아요.”
수유 기간 6개월이 넘은 엄마들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62명이 실제로 그런 경우를 겪었다고 대답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만일 모든 정보가 두뇌 속에만 갇혀 있다면 이런 텔레파시는 불가능하다.
텔레파시란 말 그대로 생각이 두뇌 밖을 벗어나 멀리 전달되는 것이다. 예시된 사례들이 입증하듯,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은 우주로 전송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리하여 우주는 수많은 사람이 전송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그 생각들은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다. 우주에 영구히 저장된다. 따라서 우주에 귀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어떤 정보든 캐낼 수 있다.
칼 융은 이 집단적 정보를 ‘집단적 무의식’이라고 불렀다. 이 집단적 정보에는 지구에 살았던 모든 사람의 재능과 아이디어도 들어 있다. 육신이 사라지더라도 모든 정보를 지닌 영혼은 영원히 살기 때문이다.
지난 수백 년간 과학자들은 모든 정보가 두뇌에 저장되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양자물리학자들은 두뇌가 텅 빈 공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뇌의 99.9999%가 빈 공간이다. 이 공간에 무엇을 저장할 수 있는가?”
만일 모든 정보가 각자의 두뇌 속에 저장된다면, 두뇌가 죽을 때 모든 정보도 함께 죽어버려야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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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컴퓨터과학자 시이먼 버코비치(Simon Berkovich) 박사와 네델란드의 두뇌과학자 헤름스 로메인(Herms Romijn) 박사는 각기 인간의 두뇌를 분석해 보고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생각하고 경험하는 모든 정보를 두뇌가 몽땅 저장하려면 정보처리 속도가 초당 1024비트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해부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두뇌는 매일 쏟아져 나오는 모든 정보를 어떻게 다룰까?
“두뇌는 정보 저장 장치가 아니다. 정보를 송수신하는 장치다. 마치 TV가 특정 주파수를 이미지와 소리로 바꿔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셸드레이크 박사도 “두뇌는 정보나 아이디어를 기억하거나 저장하는 장치가 아니라 우주에 저장된 정보를 꺼내 쓰는 장치다. 즉 두뇌는 정보가 저장된 도서관이 아니라 우주에 저장된 정보들을 송수신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 라고 말했다.
지능은 영혼에서 흘러나온다. 그런데 양자물리학자들은 “영혼의 99.9999%는 우주에 있고 0.00001%만 육신에 들어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우주가 우리의 영혼이자 진정한 두뇌라는 것이다. 우주 두뇌는 무한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고 모든 곳에 존재한다. 그래서 아인슈타인도 “우주에는 완벽한 두뇌가 존재한다”고 했다.
이처럼 텅 빈 우주에 모든 정보가 들어 있는데 나는 왜 그 정보를 마음대로 꺼내 쓰지 못하는 걸까? 주파수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텅 빈 우주와 주파수를 맞추려면 내 마음도 역시 텅 비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마음을 텅 비우는 게 그리 쉽지 않다. 내가 눈 뜨고 있는 단 한 순간도 마음이 비지 않기 때문이다.
■ ‘목표와 나는 하나다’라고 생각하라.
퀸스 대학의 케네스 파커 박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60명의 학생들에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실험을 제안했다.
파커 박사는 일주일에 세 차례씩 학생들에게 순간노출기를 보여주었다.
순간 노출기란 두뇌는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되, 잠재의식만 인식하도록 하는 장치다. 보통 컴퓨터 스크린에 간단한 메시지가 담긴 글자를 1000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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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초 정도씩 재빨리 보여준다. 학생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았다.
그룹 1 : 엄마와 나는 하나다.
그룹 2 : 교수와 나는 하나다
그룹 3 : 별 의미 없는 메시지
한 학기가 끝날 때쯤 세 그룹의 성적을 비교해 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룹 1 : A 그룹 2 : B 그룹 3 : C
“엄마와 나는 하나다.”라는 메시지를 주입 받은 학생들이 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을까? 그것은 가장 깊은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랑은 사람의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활짝 열린 마음으로 공부를 하니 머리에 쏙쏙 들어올 수밖에 없다. “교수와 나는 하나다.”라고 생각해도 성적이 오른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교수의 머리에 든 정보를 어느 정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목표와 하나다.”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나’의 범위가 넓어져 목표 달성이 앞당겨 진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우리나라 최대 그룹을 일궈냈던 고 정주영 회장은 평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무슨 일이든 그냥 한 적이 없다. 모든 일에 목숨을 걸고 했다.”
어떤 일에 목숨을 건다는 건 그 일을 자신과 하나로 생각한다는 말이다. 일과 자신 사이에 어떤 간격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주영 회장에 대한 널리 알려진 일화가 있다. 1975년 여름 어느 날, 박정희 대통령이 정주영 회장을 급히 불렀다.
“석유 파동으로 지금 중동 국가들은 달러를 주체 못합니다. 여러 나라에 건설 참여를 요청했지만 워낙 열사의 땅이라 선진국들도 선뜻 나서지 못해요.”
“제가 오늘 당장 현지로 떠나겠습니다.”
정주영 회장은 닷새 만에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만났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우리나라를 돕는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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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 하기에 제일 좋은 지역입니다.”
“뭐요?”
“1년 열두 달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고요. 건설에 필요한 모래와 자갈은 현장에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50도나 되는 더위는요?”
“천막을 치고 낮에 자고 밤에 일하면 됩니다.”
정주영 회장의 말대로 한국 사람들은 낮에 자고 밤에 횃불을 들고 일을 했다. 세계가 놀랐다. 달러가 부족했던 그 시절, 30만 명의 일꾼들이 중동으로 몰려나갔고 보잉 747 특별기편으로 달러를 싣고 들어왔다. 정주영 회장은 정말 목숨을 걸고 그 일에 달려들었다. 이렇게 일과 하나가 되면 자연히 일과 나 사이의 모든 벽이 사라지고 그 일에 관한 모든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게 된다. 만일 여전히 벽이 존재한다면 그건 진심으로 일과 하나가 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철강 대국으로 이끈 포스코의 박태준 명예회장도 제철소 첫 삽을 뜬 뒤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입니다. 목숨 걸고 일합시다.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을 각오를 합시다. 할 수 있겠습니까?”
‘목숨을 건다’는 말엔 혼이 담겨 있다.
발명왕 에디슨은 발명품 연구와 떨어지는 것을 몹시 힘들어 했다. 그래서 연구실에 간이침대를 가져다 놓고 거기서 먹고 자며 연구에 골몰했다. 만찬 행사가 있을 때는 뒷문을 통해 몰래 도망치곤 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의 청력 상실도 축복이라고 여겼다. 자질구레한 바깥 세상에 귀를 닫고 오로지 발명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하곤 했다.
“나는 지금 청력이 거의 상실되었지만 타고난 내적 청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듣지 못하는 내면의 소리와 소음도 들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포드는 자동차와 하나가 되어 자동차 왕이 되었다.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와 하나가 되어 마침내 비행기를 발명해냈다. 아인슈타인은 과학과 하나가 되어 천재 과학자가 되었다. 이렇게 모든 걸 텅 비운 채 일과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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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그 일에 관한 모든 정보가 훤히 보인다. 그래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걸 생각해내게 된다.
에디슨은 우리가 일과 진심으로 하나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누구나 매일같이 뭔가를 한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11시에 잠자리에 든다면 16시간 일하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사람이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단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한다. 만일 한 가지 일에 열중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것이다 다만 열중할 수 있는 그 한 가지 일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 일과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문제다.”
■ ‘나’를 열면 남의 천재성도 빌릴 수 있다.
전 세계의 불치병 환자들이 매년 브라질 중부의 한 작은 마을을 찾아간다. 이 마을을 찾는 사람은 하루에도 1000명이 넘는다. 불치병을 고쳐주는 사람은 놀랍게도 의사가 아니다. ‘신의 요한(John of God)'이라 불리는 70세의 남자다.
그는 지난 30년간 많은 사람들의 병을 치료비를 받지 않고 고쳐주었다. 환자를 보는 순간 그는 즉각 무슨 병인지 알아낸다. 약초를 처방하는 때도 있고, 수술을 결정하는 때도 있다. 어떤 수술은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마음속으로 한다. 수술은 금방 끝난다. 설사 손을 대는 수술을 하더라도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 자격증도 없는 그가 어떻게 이런 기적을 일으킬까?
“제가 수술하는 게 아니에요. 오래전에 죽은 성스러운 영혼들이 해주는 겁니다.”
그는 의사 면허증도 없이 환자들을 치료한 혐의로 투옥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역경이 있어도 소명을 저버리지 않는다.
“이건 제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성스러운 영혼들이 하는 일이죠. 전 그저 몸만 빌려주는 거예요.”
돌팔이가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는다.
“사람들을 1~2년간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르죠. 하지만 30년 이상 속일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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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BC-TV 그리고 미국의 대표하는 TV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도 그를 집중 취재한 바 있다.
CNN-TV의 추적 취재에 동행했던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제프 레디저(Jeff Rediger) 교수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무슨 속임수에 놀아나고 있겠지’하는 회의적인 시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 현장을 보고는 입이 딱 벌어졌다.
“정말 믿기지 않았죠. 세상은 제가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신비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과학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두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기적이 가능할까? 의사들이나 성자들의 육신은 이미 죽은 지 오래다. 하지만 영혼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따라서 ‘신의 요한’은 영혼들의 재능을 빌릴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천재교육 전문가인 윈 웽거(Win Wenger)박사는 오랜 연구 끝에 좀 더 쉬운 방법을 개발해 냈다. 이른바 ‘천재 빌리기’ 기법이다. 이 방법은 최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생생한 상상력만으로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몹시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겼다고 해보자. 며칠 동안 끙끙거리지만 영 풀리지 않는다. 왜 안 풀릴까? 그건 당신이 두뇌를 꽉 닫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 모든 천재의 재능이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어버린 것이다.
“누가 이 문제를 가장 잘 풀 수 있을까? 에디슨? 링컨? 아인슈타인?”
당신이 아인슈타인을 선택했다면 이제 그의 영혼과 만나 그가 가진 모든 지혜를 빌려 문제를 풀면 된다.
■ 천재 빌리기 기법
1. 눈을 감고 몇 분간 조용히 당신의 호흡이 드나드는 걸 느껴본다. 서서히 잡념이 가라앉으면 이제 너무나 아름다운 정원 한가운데에 서 있다고 상 상한다. 오감을 활짝 열어 놓고 정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한다. 식물들은 어 떤 색깔과 모양을 갖고 있는가? 어떤 향기가 풍겨 나오는가?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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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인슈타인이 미소를 머금은 채 정원에 들어온다. 정원을 생생히 상상한 것처럼 이번에는 아인슈타인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본다. 그의 표정은 어떤 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 말씨와 몸짓은 어떤가?
3. 아인슈타인이 당신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슬며시 등을 돌린다. ‘내 머 릿속에 들어와 보시죠’라는 제스처다. 당신은 그의 몸속으로 뚜벅뚜벅 걸 어 들어간다. 당신은 이제 아인슈타인이다. 그의 눈으로 정원의 아름다운 을 감상해 보라. 또 그의 귀로 새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어 보라 느낌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4. 이번에는 아인슈타인의 연구실에 가본다. 당신은 거기서 아인슈타인처럼 행동하고 생각해 본다. 그의 위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기억도 더듬어 본다. 당신이 풀지 못해 며칠간 끙끙거렸던 문제도 풀어보라.
5. 이제 큰 벽거울 앞에 선다. 손뼉을 한 번 친다. 거울이 갑자기 사라지고, 당신은 아인슈타인의 영혼과 분리된다. 아인슈타인과 당신은 서로 마주 보 며 미소를 짓는다.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조언을 들어본다.
6. 아인슈타인과 당신은 서로 연락처를 교환 한다. 그가 말한다.
“ 또 풀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연락하시죠.”
당신은 언제든지 아인슈타인의 머리를 빌릴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며 눈을 뜬다.
아인슈타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실제로 그의 머리로 생각하기 위해서다. 그런 상상이 생생하고 깊어질수록 효과는 그만큼 커진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평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링컨 대통령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그는 이렇게 간단한 생각의 변화만으로 큰 영감을 얻곤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조지 패튼 장군은 전쟁터에 나갈 때마다 자신이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과 로마의 카이사르의 화신이었다고 말했다. 이 모두가 이미 오래 전에 사망한 위인들의 영혼을 빌린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처럼 ‘나’는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다. 나를 열고 부처나 예수를 받아들이면 예수나 부처가 되고, 천재나 성자를 받아들이면 천재나 성자가 된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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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깨달음을 얻는 자는 부처가 될 수 있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말씀을 받는 자는 신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도 닫힌 ‘나’를 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모든 답도 우주에 들어 있다.
자나 깨나 어떻게 하면 바느질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남자가 있었다. 벌써 몇 달째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책상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 잠 속에서 무시무시한 꿈을 꾸었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다가 식인종들에게 붙잡힌 것이었다.
식인종들은 무시무시한 창끝으로 그를 펄펄 끓는 가마솥으로 밀어 넣었다.
“으악! 나 죽어!”
그는 절절 끓는 물 한가운데로 풍덩 떨어지면서 잠에서 깼다. 등에는 식은땀이 흠뻑 배어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건진 게 하나 있었다. 꿈에 본 식인종들이 들고 있던 창끝이 생생하게 떠올랐던 것이다. 식인종들이 쓰던 뾰족한 창끝에는 작은 구멍이 선명하게 뚫려 있었다. 마치 긴 바늘처럼. 그는 쾌재를 불렀다.
“옳거니! 긴 바늘 끝에 구멍을 뚫으면 되겠군.”
그는 꿈에서 본 대로 바늘의 뾰족한 끝에 구멍을 뚫었다. 그것이 돌파구였다. 드디어 밑실과 윗실을 옭아매는 재봉틀이 탄생했다. 1845년 재봉틀을 발명한 미국의 엘리어스 하우(Elias Howe)의 이야기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전자레인지도 역시 부단한 생각 끝에 탄생한 발명품이다. 1946년 퍼시 스펜서(Percy Spencer) 박사는 실험실을 둘러보던 중 전자관 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사탕이 녹아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무릎을 탁 쳤다.
“혹시 그럼 옥수수도?”
옥수수를 전자관 앞에 놓았더니 역시 저절로 튀겨졌다. 그는 직감적으로 마이크로 전자파가 음식을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을 퍼뜩 깨달았다. 오랫동안 해결책을 찾던 중이라 힌트가 보이자 즉각 답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이처럼 아무리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생각하고 생각하면 어느 순간 꿈을 통해, 혹은 우연을 가장하여 답이 튀어나온다. 우주엔 어떤 물음에 대한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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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이미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단지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오래 생각하는 것뿐이다.”
생각이 깊어지면 어느 순간 한 차원 높은 세계에 들어가게 되고 그 속에서 원하던 답이 저절로 굴러 나온다.
■ 텅 빈 우주는 에너지로 가득하다.
내가 마음을 활짝 열어 ‘나’를 완전히 잊는 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가 내 몸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2006년 여름,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있었던 일이다. 톰 보일은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자신의 가게에 가는 중이었다. 그러다 앞에 가는 차가 자전거를 탄 10대 소년을 들이받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소년은 차 앞부분에 깔려 신음하고 있었다. 그는 얼른 달려가 차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소년은 극심한 고통을 뱉어내고 있었다.
보일은 차를 20Cm 이상 번쩍 들어 올리고 소년을 구해냈다.
사고현장을 조사한 경찰은 고개를 갸웃했다.
2005년 여름 영국 서덜랜드에서 친구와 함께 차를 몰고 캠핑 여행을 떠나던 23세의 카일라 스미스가 도로 옆 나무를 들이받으면서 자가 뒤집혔다. 그 사고로 스미스는 등뼈 두 마디가 부러지고 머리가 찢어졌다. 하지만 친구의 다리 하나가 차창 밖으로 튀어나가 차에 깔린 걸 보고는 사력을 다해 운전석에서 기어 나왔다. 그러고는 차를 번쩍 들어 올렸다.
미국 미시건 주 사우스게이트에 사는 56세의 아놀드 레머랜드는 6년 전 심장마비를 겪었었다. 그래서 평소 무거운 물건이라면 질색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놀이터 근처에서 다섯 살배기 소년 필립 토스 군이 무쇠 파이프 밑에 깔리는 걸 목격했다.
“저런!”
그는 번개처럼 달려가 파이프를 번쩍 들어 올렸다. 토스는 극적으로 살아났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파이프의 무게는 900Kg 이었고 아무도 그것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위 사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사례의 주인공들은 오로지 남을 살려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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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일념밖에 없었다. 자신은 완전히 망각했다. 이처럼 ‘나’를 열어젖히는 순간 무한한 에너지가 쏟아져 들어온다. 그래서 세계적인 정신분석가 제럴드 잼폴스키(Gerald Jampolsky) 박사는 기분이 우울해질 때마다 아픈 사람에게 안부 전화를 걸거나 요양원을 방문한다고 한다. 닫혀 있는 ‘나’를 열기 위한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나 깨나 자기밖에 모른다. 항시 ‘나, 나, 나!’를 외치며 ‘나’의 벽을 세운다. 알고 보면 고통은 자기 스스로 가져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학의 래리 셔비츠(Larry Scherwitz) 교수는 600명의 대화를 녹음해 들어봤다. 그랬더니 ‘나, 나의, 나를, 내 것’ 등 밤 낮 ‘나’를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심장병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에 대한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벽을 세워 우주의 에너지를 단절시킨다.
■ ‘나’를 열면 에너지가 흘러 들어온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간 기능까지 4관왕이던 이연지 씨는 우연히 특이한 방법으로 치료해 준다는 한 정신과 의사를 알게 됐다. 그는 정말 특이했다. 우선 외모부터 도인 같은 분위기가 풍겨왔다. 방법도 간단했다.
“마음을 완전히 텅 비우면 모든 병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먼저 머리 30Cm쯤 위에 한줄기 하얀 빛이 있다고 상상하세요. 그 빛이 소용돌이를 치며 온몸을 타고 내려옵니다. 온 몸을 구석구석 돌면서 모든 나쁜 생각을 말끔히 빨아들입니다. 이제 그녀는 생각들이 빛과 함께 발바닥을 통해 빠져나갑니다.”
그녀는 매일 시키는 대로 했다. 빛줄기가 머릿속을 돌며 나쁜 생각들을 빨아들인 뒤 목으로 내려온다. 목에서 심장으로 내려와 혈관을 타고 팔을 거쳐 손끝으로 뻗어 나간다. 그럼 손끝이 실제로 짜릿짜릿해진다. 빛은 다시 심장으로 돌아 가다가 배와 다리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다. 그런 상상을 하면 할수록 온몸이 말끔해짐을 느꼈다.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눈을 감고 방에 앉아 할 때도 있었지만 눈을 뜬 채 지하철 안에서 하기도 하고 설거지를 하면서 하기도 했다. 길게는 몇 분씩, 짧게는 몇 초씩 하기도 했다. 그게 모두였다.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몇 달 후 먼젓번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았다.
“어, 어떻게 된 거지?” 의사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혈압도 정상, 혈당치도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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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은 모든 병의 최소한 95%는 스트레스, 즉 나쁜 생각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머지 5%의 원인은 유전이다. 그럼 유전병의 원인은? 짐작대로다. 유전병의 뿌리도 스트레스다. 어떤 선조가 스트레스로 병이 생기면 그 병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며 유전병이 되는 것이다.
어떤 남성은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다가 엘리베이터와 함께 추락했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봤더니 갈비뼈가 2개나 부러졌다.
의사는 깁스나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단순 골절입니다. 통증만 잘 관리해주면 뼈는 저절로 붙게 됩니다.”
하지만 뼈가 붙는 데는 무려 8주나 걸린다는 것이었다. 빠듯한 살림에 8주
나 누워 있을 수는 없었다. 헌트 박사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상상하라고 조
언해 주었다.
부러진 뼈 초고속으로 낫게 하는 상상법
0 긴장을 완전히 푼 뒤 눈을 감고 상상한다. 긴 복도를 따라 가다가 조용한
방에 들어간다. 방 안엔 수술대가 놓여 있다. 그 위에 눕는다. 내 몸은
투명한 빛으로 돼 있고 다친 부위는 새빨간 빛을 띠고 있다.
0 호흡을 들이마실 때마다 생명 가득한 파란 빛이 정수리를 통해 흘러들어
와 새빨간 빛과 뒤섞인다. 뒤섞이면서 새빨간 빛이 희석된다.
0 호흡을 내쉴 때마다 희석된 빨간 빛이 몸에서 조금씩 빠져 나간다.
0 나는 이 치료 과정을 객관적인 제3자의 눈으로 조용히 지켜본다. 즉 나를
남처럼 바라보는 것이다.
그 남성은 하루에 두 차례씩 조용한 방에 들어가 시키는 대로 상상했다. 결
과는? 놀랍게도 부러진 갈비뼈 두 개가 나흘 만에 말끔하게 완치됐다. 이는
3장에서 상세히 소개할 평행우주 원리를 함께 이용한 강력한 상상법이다.
물론 상상의 효과가 누구에게나 쉽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상상의 깊이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몸은 닫혀 있는 게
아니다. 빛이나 에너지가 흘러들어온다고 상상하면 실제로 흘러들어오고, 빠
져나간다고 상상하면 실제로 빠져 나간다.
■ 목표 달성 직전엔 반드시 진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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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대학의 해트필드(Brad Hatfield) 교수는 특별한 실험을 수행했다.
초일류 사격수들의 머리에 작은 전극을 붙여 놓고 전기적 활동을 살펴본 것
이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선수들마다 명중 직전에 예외 없이 두
뇌가 ‘번쩍’ 했다.
“지금 번쩍 하는 게 뭐지?”
그것은 뇌파의 주파수가 알파파로 변하는 모습이었다. 알파파란 긴장과 불
안과 온갖 잡념이 완전히 사라진 텅 빈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발산되는 주파
수다. 즉, 선수들이 표적을 명중시키기 직전 어김없이 마음이 텅 비어버렸다
는 이야기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댄 랜더스(Dan Landers) 박사 역시 사람들에게 활을
쏘게 하면서 그들의 두뇌를 살펴보았다. 우선 초보자들에게 15주간 활쏘기
훈련을 받도록 했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알파파가 발산되지 않았다. 그러나
활쏘기 실력이 향상되면서 알파파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훈련 기간이 끝날
때쯤 실력이 60% 이상 향상된 사람들은 마치 일급 궁사들처럼 알파파가 현
저하게 드러났다.
과학자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비행기 조종사든, 음악가든, 의사든, CEO든
누가 어떤 일을 하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에는 예외 없이 마음이
텅 비어 버리는 것을 발견했다. 신기하지 않은가?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을
조사해봤더니 90%가 꿈을 꾸거나 명상을 하다가 갑자기 획기적인 힌트를
얻었다고 대답했다. 꿈을 꾸거나 명상을 할 때는 잡념이 없이 텅 빈 상태가
된다. 즉 천재적인 아이디어는 텅 빈 상태에서 떠오른다는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뭔가를 깊이 생각할 때 끙끙거리며 골치 아파 한다. 그리고
두뇌에서 많은 열이 발산된다. UCLA의 연구진은 천재들도 그와 같은지 그
들의 두뇌를 촬영해보았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들은 뭔가를 깊이 생각할
때 두뇌 에너지가 뚝 떨어졌다. 천재들은 두뇌를 텅 비워 놓고 우주에서 아
이디어를 얻기 때문에 두뇌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었다.
축구 황제 펠레도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온몸이 이상하게 고요하게 변하는 걸 느꼈어요. 텅 비어버린 황홀경이라고
할까.”
오랫동안 세계최고의 카레이서로 군림했던 아일톤 세나(Ayrton Senna) 역시 우승할 때마다 무아지경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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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도중에 갑자기 남들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제 의지가 아닌 무아지경의 상태로 운전하고 있다는 걸 느꼈죠. 그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였습니다.
세계적인 천재들의 악명 높은 건망증도 마음을 텅 비운 탓이었다. 천재 음악가 슈베르트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곡을 까맣게 잊을 만큼 몽땅 비운 채 몰입했다. 그가 작곡한 곡들은 그보다 29년이나 연상이자 당시 명가수였던 요한 미하엘 포글(Johann Michael Vogl) 이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날도 포글은 슈베르트가 작곡한 가곡을 부르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슈베르트가 포글에게 물었다.
“참 좋은 곡이네요. 누가 작곡했죠?”
포글은 잠시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여보게, 자네가 바로 2주 전에 작곡한 곡도 기억 못하나?”
슈베르트는 본의 아니게 자신의 곡을 자화자찬한 꼴이 되었다.
불과 31세의 꽃다운 나이에 요절했던 그는 그 짧은 일생을 살면서 무려 1000곡 이상을 작곡했다. 이렇게 몰두하다 보니 자신이 작곡한 곡마저 까맣게 잊었던 것이다.
베토벤도 자신의 곡을 연주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괜찮은 곡인데 누가 작곡한 거죠?” 하고 묻곤 했다. 화장실에 갔다가 바지 단추를 잠그지 않은 채 무도회장이 들어가는 일도 다반사였다. 평생 목욕은 물론 이 닦는 것도 잊고 살았다.
아인슈타인도 어느 날 대서양을 오가는 호화 여객선 리셉션 룸에 난데없이 꼬질꼬질한 잠옷 바람으로 홀연히 나타난 적이 있었다. 리셉션 룸에서는 신사 숙녀들이 정장 차림으로 파티를 즐기던 와중이었다.
“저런 얼빠진 친구가 있나? 이런 곳에 잠옷 차림으로 나타나다니?”
“잠깐! 저 사람은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 박사 아니야?”
당황하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일제히 힘찬 박수를 쳐주었다. 마음을 텅 비워버리고 오로지 인생의 참 목적에만 파묻혀 살아가는 영혼에 대한 경의의 박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가 미켈란젤로는 “코끼리를 어떻게 조각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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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질문을 받고 “큰 돌덩어리를 가져와 코끼리가 아닌 걸 모두 떼어내면 되지요.”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에겐 코끼리 이외의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마음을 텅 비우니 오로지 코끼리만 보인 것이다. 코끼리가 아닌 돌덩어리만 떼어내면 코끼리는 저절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텅 빈 마음은 목표 달성의 필수조건이다. 목표가 아닌 생각들을 말끔히 비우면 오로지 선명한 목표만 남는다.
■ 차원을 높이면 ‘불가능’이 돌연 ‘가능’으로 바뀐다.
“마음을 텅 비울 때 뇌파의 주파수는 얼마일까?”
콜로라도 의과대학의 존 짐머만(John Zimmerman) 박사가 발표한 바로는 천재들이 마음을 텅 비우고 영감을 얻는 순간의 주파수는 평균 7.8헤르츠다. 신유가(神癒家 :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병을 치유해 주는 기적, 그것을 행하는 사람) 들이 마음을 텅 비우고 불치병을 치유시키는 순간의 평균 주파수도 역시 7.8헤르츠다. 그럼 지구의 평균주파수는? 역시 7.8헤르츠다. 의문은 저절로 풀린다. 마음을 텅 비우는 순간. 뇌파와 지구, 우주의 주파수가 정확하게 일치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뇌파가 우주와 접속한다. 물리학자 밥 벡(Bob Beck) 박사는 골절된 뼈나 상처에 7.8헤르츠의 에너지를 접속시키기만 해도 감쪽같이 나아버리는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텅 빈 우주엔 목표 달성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에너지가 다 들어 있다. 즉 마음을 텅 비우는 순간 우주와 접속되면서 목표 달성에 필요한 모든 걸 얻게 되는 것이다. 만일 목표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마음을 텅 비우지 못했다는 증거다.
만일 당신이 한 차원 더 높은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면? 그래서 시공간의 한계를 벗어나게 된다면?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이 돌연 가능해진다. 당신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인간으로 거듭난다.
그럼 진공에 들어가기 위해 마음을 텅 비우려면?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장기간의 명상과 부단한 수행을 통해 마음을 텅 비우는 비법을 체험적으로 터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방법이다. 그렇게 애쓰고도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몹시 어려운 방법이다. 둘째,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죄다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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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이해하는 방법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는다. 그냥 책을 읽고 이해하면 그만이다. 아주 쉬운 방법이다.
“설마 몹시 어려운 방법을 시도해보라는 건 아니겠지?”
짐작대로다. 이 책은 마음을 텅 비우는 아주 쉬운 방법을 소개해 준다.
제2장 - 육신에 대한 집착 - 텅 비우기
2010년 10월 세계적인 뉴스가 됐던 인도의 요기 프랄라드 자니(Prahlad Jani). 70년 이상 음식과 물 없이 살았다고 주장해 인도 과학자들과 의사들로부터 의심을 받았다.
“사기꾼 아니야? 보름 동안 병원에 가둬 놓고 정밀 감시해 보자.”
인도 국방부 산하의 국방생리학 연구소 소속 과학자 35명과 스털링 병원 의사들이 그를 병원에 입원 시켰다. 병실과 복도엔 여러 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됐다. 그가 정말 물 한 모금 안 마시는지 하루 24시간 내내 철저히 감시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하버드 의대 마이클 반 루옌(Michael Van Rooyen) 교수가 위험성을 경고했다.
“보름간 물도 안마시고 버티는 건 불가능하다. 심장마비나 신장 이상으로 사망할 것이다.”
인도요기는 정말 사망하고 말았을까?
드디어 15일이 지난 뒤, 요기의 건강을 검진해 보았다. 아무 이상도 없었다. 심장도, 신장도, 혈액도 모두 정상이었다.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더 건강했다. 두뇌를 촬영해보니 25세 청년의 두뇌처럼 생생하고 맑았다.
“거참, 정말 신기한 일인걸?”
요기는 15일간 물 한 방울도 안 마셨을 뿐 아니라 화장실을 간 적도 없었다. 그는 도대체 어떻게 생존하는 걸까?
“나는 명상하면서 사랑 가득 찬 생명 에너지를 들이마십니다. 그러니 음식이 필요 없지요.”
그는 일곱 살 때 고아가 돼 여덟 살 때부터 산속에서 명상과 수행을 해왔다. 인도 과학자들은 지금 그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의 과학자들도 연구 참여를 요청했다. 그의 신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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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는 미국의 디즈니 채널, 영국 ITN,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영 TV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사람이 몸으로만 조립된 존재라면 이런 이야기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어쩌다 일어나는 해괴한 해외 토픽감이다. 하지만 놀라운 생명력을 가진 뭔가 신비한 존재가 몸속에 따로 들어 있다면? 그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몸 속에 따로 들어 있는 게 뭘까? 먼저, 사람은 정말 몸으로만 조립된 존재인지부터 짚어보자.
■ 나는 몸으로 조립된 존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내 몸뚱이에서 ‘나’가 아니라고 했던 것들을 하나씩 떼 내어 보자. 팔, 다리, 심장, 두뇌..... 무엇이 남는가?
이게 어찌된 일인가“ ‘나’는 텅 비어 있지 않은가? 당신이 철석같이 ‘나’라고 믿었던 육신이 알고 보니 허상 아닌가? 육신이 허상이라면 나는 빈 쭉정이라는 말인가? 만일 빈 쭉정이가 아니라면 텅 빈 내 몸뚱이를 채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70년 이상 음식 없이 살아왔다는 인도의 요기는 ‘사랑이 가득한 생명 에너지’를 마신다고 했다.
“뭐? 사랑을 마시고 산다고?”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 사람은 육신과 영체의 합작품
똑같은 꽃나무 A와 B가 있다. 두 꽃나무에 각기 똑같은 양의 거름을 준다. 사람으로 치면 똑같은 음식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A에게는 거름과 함께 사랑을 듬뿍 줘본다. 매일 “사랑해” “잘 잤니?” “예쁘다”등 의 사랑이 담긴 말을 해 주는 것이다. 반면 B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 한 달 후, 두 꽃나무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짐작대로다. 꽃나무 A는 키도 커지고 꽃봉오리도 맺었다. 하지만 꽃나무 B는 키도 작고 꽃망울도 터뜨리지 못했다. 물질적 영양분만 섭취하고 자란 꽃나무보다 사랑도 함께 느끼며 자란 꽃나무가 더 잘 자란 것이다. 그러면 영양분을 아주 끊어버리면 어떨까? 사랑만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스위스의 자연요법 연구가 알프레드 보겔(Alfred Vogel) 박사는 잎사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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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따서 실험 보조원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 두 잎사귀를 집으로 가져가게. 그리고 한 잎사귀에겐 애정을 듬뿍 줘보게. 사랑스러운 말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게. 다른 잎사귀에겐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게 하지만 어느 잎사귀든 건드리거나 물을 주면 안 되네.”
한 달이 지난 뒤 박사는 실험 보조원의 집을 찾아가 두 잎사귀를 비교해 보았다. 무관심 속에서 방치된 잎사귀는 말라서 썩어가고 있었다. 반면 사랑이 담긴 말과 노래를 들으며 지낸 다른 잎사귀는 여전히 싱싱했다.
그리고 한 달이 더 지났다. 방치된 잎사귀는 완전히 죽어버렸다. 그러나 사랑을 받은 다른 잎사귀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놀라운 일이다. 영양분이 완전히 끊어져도 사랑만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만으로 생존할 수 있는 뭔가가 잎사귀 속에 존재하는 게 틀림없다. 대체 무엇일까?
그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잎사귀의 상단을 잘라내 보자. 잘라낸 부분을 흙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카를리안 카메라로 찍어보면 잘린 부분에 여전히 선명한 에너지 장이 남아 있는 게 뚜렷하기 보인다.
잎사귀가 2개의 신체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사람도 크게 보면 역시 2가지 신체로 나뉜다. 하나는 물질적 신체인 육신, 즉 컴퓨터로 치면 하드웨어다. 육신은 음식으로만 살아간다. 다른 하나는 정신적신체인 영체, 즉 소프트웨어다. 영체는 우리 몸에 들어 있는 영혼이다. 영체는 사랑으로 살아간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육신만이 우리의 모든 것인 줄 알고 산다. 하지만 육신은 껍데기다. 수명을 다하면 사라진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사흘 이내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물질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분해되기 전 이 육신의 값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일리노이 의과대학의 해부학 교수인 해리 몬슨(Harry Monsen)박사에 따르면 체중이 70Kg인 사람의 육신을 분리하면 비누 7개 정도의 지방 덩어리가 나온다고 한다. 또 석회 12Kg, 성냥 2200개비 분량의 인, 길이 2.5Cm 못에 해당하는 철, 한 숟가락 분량의 유황, 비철금속 30g 등도 나온다.
이 물질들을 돈으로 치면 대략 6000원어치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물질들은 더욱 단순한 물질로 분해된다. 결국 한 줌의 흙으로 변해 대지에서 빌려왔던 모든 물질을 고스란히 되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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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끝나는 게 다일까? 단 한 푼어치의 값도 안 되는 흙 한 줌이 나의 모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육신은 일시적인 겉모습에 불과하다. 참 생명은 영체에 있다. 육신은 음식을 못 먹으면 죽지만 영체는 음식을 안 먹어도 영원히 생존하는 사랑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사랑으로부터 지능, 생명, 에너지 등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흘러나온다. 모든 생물의 몸속에는 커다란 사랑 덩어리가 들어 있다. 누구든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강의실에서 간단한 실험을 한 바 있다.
졸업 학기가 막바지로 치달을 즈음이면 학생들의 마음은 꽉 닫혀버린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이 닫혀 있으면 일이 더욱 풀리지 않는다. 그럴 때 깊은 사랑을 느끼도록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학생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보도록 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되 다음 3가지를 꼭 넣어서 써 보세요.”
1. 그 사람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묘사할 것
2. 그 사람과 가장 슬펐던 순간들을 묘사할 것
3. 한 시간 후 그가 세상을 떠난다면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편지쓰기를 마치고 한 여학생에게 자기가 쓴 편지를 읽어 달라고 했다. 어차피 모두가 읽어야 할 것이므로......
어머니에게 쓴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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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거리며 편지를 읽기 시작한 여학생은 마침내 엉엉 울기 시작했다. 다른 학생들도 눈가를 훔쳤다. 학생들의 편지는 제각기 사연이 달랐다 하지만 모두가 깊은 사랑을 느끼는 순간, 마치 몸속의 등불을 켠 듯 어둡던 얼굴들이 일시에 환하게 밝아졌다. 그러면서 벅찬 감정을 느꼈다. 우리 몸속에 사랑으로 점화되는 영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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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체는 사랑이 양식이다.
■ 사랑이 막히면 병이 난다.
그녀는 원래 초등학교 교사였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녀에겐 무척 행복한 직업이었다. 어느 날 그녀는 한 부유한 남자와 맞선을 보았다. 서로 한 눈에 맘에 들었다. 석 달도 안 되어 결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가졌고, 아이는 그녀의 기쁨이 되었다. 으리으리한 큰 집에서 그녀는 두 아이를 낳고 부족한 것 없이 살았다.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자라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자 집 안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 안 청소와 식사는 파출부 아주머니가 모두 해 주었다. 어느 날 그녀가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이제 아이들도 자라고 했으니 저도 다시 일할까 봐요.”
그러자 남편은 뭐가 부족해서 다시 직장에 나가냐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세월이 지나고 가벼운 두통이 오기 시작하더니 위염과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울증은 더욱 심해졌다. 우울해지면 친구들을 불러 값비싼 음식점에 나가 밥을 사주었다. 그리고 백화점에 나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사들이고 이미 샀던 물건을 또 사들이는 경우도 많아졌다.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벌써 치매가 왔나?”
마음이 불안해지니 밤이 되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수면제도 먹고, 술도 마시고.....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아 보라고 권했다. 상담이 끝난 뒤 의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가슴이 텅 비어 있네요. 채워주기만 하면 쉽게 낫습니다.”
의사는 텅 빈 가슴을 채우려면 남편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다음 주 남편이 마지못해 함께 왔을 때 의사가 말했다.
“텅 빈 가슴은 물질로는 채워지지 않아요. 가슴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저절로 채워지죠.”
그녀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핑 돌았다. 바로 다음 날부터 그녀는 학교에 다시 나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자체만으로 그녀는 변하기 시작했다. 값비싼 음식이나 물건들은 더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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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가슴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담 치료를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그녀는 모든 약물을 끊었다. 술도 찾지 않았다. 마침내 교사직도 다시 찾았다.
이렇듯 사람은 물질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미국의 한 여론 조사 기관이 연간 1만 달러 소득자들에게 물었다.
“연간 소득이 얼마나 되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들은 5만 달러 정도면 부자가 될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다시 연간 5만 달러 소득자들에게 물었더니 그들은 연간 20만 달러면 부자처럼 살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다시 20만 달러 소득자들에게 물었더니 최소한 수백만 달러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면 95% 이상이 5년 안에 인생이 망가졌다. 완전히 파산하거나 중독자가 되거나 자살을 한다.
만일 사람이 몸으로만 조립된 존재라면 물질적으로 만족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물질을 아무리 쏟아 부어도 영혼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공허해지고 급기야 몸에도 탈이 난다. 영혼을 채워주는 유일한 양식은 사랑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도 “네 영혼을 잃고 천하를 얻는다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고 물었다.
■ 사랑이 끊기면 지능도 끊긴다.
“갓난아기를 엄마에게서 떼어내면 지능이 제대로 발달할까?”
한 실험에서 새끼 원숭이를 강제로 어미 원숭이에게서 떼어내 따로 자라게 해 보았다. 영양은 충분히 섭취하게 했지만 어미의 사랑을 못 받으며 자라게 했다. 걱정과 달리 새끼 원숭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아무 이상 없군. 어미가 없어도 상관없어.”
하지만 두뇌를 촬영해보니 새끼 원숭이의 두뇌는 바짝 쪼그라들어 있었고 지능도 크게 떨어졌다.
그럼 어미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 새끼 원숭이들은 어른이 되면 어떻게 될까?
수컷들은 난폭하고 잔인하거나 외톨이가 되었다. 사랑을 느낄 줄 몰랐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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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암컷들은 어미가 돼도 자신이 낳은 새끼들을 돌보려 들지 않았고, 오히려 때리거나 무시했다. 모성애는 유전적으로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형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수컷이든 암컷이든 어미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원숭이들은 두뇌가 여전히 작고 지능도 낮았다. 사랑이 끊기면 지능도 끊긴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Harry Harlow) 의 널리 알려진 실험이다. 그러면 사람은 어떨까?
1955년 한 해 동안 하와이 군도의 카우아이 섬에서는 모두 833명의 신생아들이 태어났다. 당시 이 섬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신생아들도 온갖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해야 했다. 10대 미혼모나 알코올중독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도 많았다. 아예 모유를 못 먹고 자라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30년간 추적조사를 했다. 아이들이 18세가 됐을 때 그들을 추적해 보았다. 그 결과 연구 대상 전체 아이들의 3분의 2는 골칫거리로 성장해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정상적인 청소년으로 자랐다.
“어떻게 된 일이지? 똑같은 불행 속에서도 똑똑하고 밝게 자란 이유가 대체 무엇이지?”
정상적인 청소년으로 자란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에게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있었다. 그 한 사람이 엄마든 아빠든, 할머니든 할아버지든, 삼촌이든 이모든 상관없었다. 자신을 가까이서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고 조건 없는 사랑을 보내주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으면 되었다.
과학자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어릴 때 사랑을 받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 되고, 사랑을 받으면 성공한 인생이 된다.”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는 지름길은 특별한 게 아니다. 조건 없이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영혼이 눈을 뜨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된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빌 게이츠 등 세계적인 천재들의 재능도 기계적인 반복 학습의 산물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과 격려의 산물이었다.
■ 사랑이 끊긴 아이는 로봇이 된다.
아이를 천재로 키우고 싶다면 기계적으로 지식을 주입해야겠다는 생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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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한다. 대신 학문을 좋아하는 마음이 저절로 싹트도록 사랑부터 심어 주어야 한다.
한 아이가 멀찌감치 놀이터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내가 책 한 권 읽기를 거의 끝낼 때까지도.
“무슨 일 있니?”
아이는 여전히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요.”
“왜?”
“집에 가면 짜증만 나요. 피아노 연습해야 해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아이는 정말 많은 악기를 배우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악기를 배워서 뭐 하려고?”
“엄마가 시켜서 하는 거예요. 해 보고 제일 잘하는 걸 배우게 한대요.”
아이는 몹시 지쳐 보였다. 나는 아이의 등 뒤로 손을 올려 심장 쪽에 살며시 가져다 댔다. 잠시 후, 가만히 앉아 있던 아이의 운동화 위로 눈물 두 방울이 툭 떨어졌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매일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레슨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이었다. 아이의 엄마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영혼을 모르는 엄마들은 마치 고속도로로 차를 몰 듯 아이들을 몰아댄다. 아무 저항도 못한 채 끌려가는 아이가 얼마나 아파하는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엄마가 너보다 널 더 잘 알아.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만 해.”
이렇게 마음이 짓눌린 아이는 어떻게 출구를 찾을까? 저항적으로 성장하거나, 아예 감정이 없는 로봇으로 전락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행복감은 OECD 국가 중 꼴찌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내가 낳은 아이라고 해서 내 것인가? 일단 뱃속에서 나오면 독립된 영혼을 지닌 독립된 인격체다. 그런데 자기 욕심에 집착한 나머지 내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캥거루 새끼처럼 계속 배 속에 넣고 다니고 싶어 한다. 내 말만 잘 듣는,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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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흐르면 생명도 흐른다.
어느 금실 좋은 부부가 35년간 세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부부는 고등학교 때 만나 40년도 넘게 동고동락해 왔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비틀거리며 귀가했다.
“여보,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괜찮아, 술 한잔했는데 푹 자면 괜찮을 거야.”
아내는 미심쩍었지만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셨겠거니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여보, 여보! 일어나!”
남편의 몸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남편은 잠자는 중에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었다. 황급히 병원에 실려 갔지만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사망했네요. 방법이 없습니다.”
의사는 작별 인사를 시키기 위해 아내를 진료실로 불러들였다.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감각이 청각입니다. 귀에 대고 마지막 인사를 속삭여보세요.”
아내는 울먹이며 이미 죽은 남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당신만 믿고 살았는데……. 당신 없인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내는 눈가를 훔치며 진료실을 나갔다.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심장 박동을 나타내는 기계가 돌연 삑삑 소리를 냈다. 의사는 황급히 뛰어나가 아내를 불러세웠다.
“부인께서 대체 뭐라고 하신 거죠? 죽었던 남편 분이 살아났어요!”
일주일이 지나 남편은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아내의 말 한마디에 되살아난 것이었다. TV에 소개됐던 뉴스다.
2.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영혼이 몸과는 별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일관성 있게 입증되고 있다. 런던 대학의 신경심리학 교수인 피터 펜윅(Peter Fenwick) 은 이렇게 말한다.
“이는 영혼이 두뇌 속에만 존재한다는 기존 학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다. 이를 이해하는 것은 마음을 이해하는 데 엄청나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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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신의학연구소도 “인간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 자기장처럼 몸 밖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 영혼은 무엇이든 볼 수 있다.
우리 몸속의 영혼은 꼭 극한 상황에서만 빠져나갈까? 그렇진 않다. 인도의 요가같이 정신 수련을 오래 한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육신을 빠져나와 떠다닐 수 있다. 이른바 ‘체외이탈 현상’이다. 보통 사람들 사이에도 그런 일이 놀랍도록 자주 일어난다. 옥스퍼드대학의 셀리아 그린(Celia Green) 박사는 대학생 11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15%가 체외이탈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어느 나라에서든 전체 인구 10명 가운데 한두 명꼴로 평생 적어도 한 번쯤은 체외이탈을 경험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체외이탈은 잠을 자다가, 공상을 하다가, 혹은 정신적 충격을 받는 순간 저절로 일어나기도 한다. 평소 습관적으로 체외이탈을 겪는 캘리포니아대학의 한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잠을 자다가 갑자기 깨곤 해요. 그 순간 저는 거의 천장과 맞닿을 높이로 방안을 둥둥 떠다니죠. 그러면서 침대에 누워있는 제 모습도 보고 책상위에 펼쳐진 책을 읽기도해요.”
얼핏 생각하면 몹시 특이한 현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기도할 때도 우리의 마음은 두뇌를 벗어난다. 당신은 기도를 할 때 왜 눈을 감는가? 두뇌의 비좁은 울타리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눈을 감으면 마음은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다. 기도의 대상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아무 상관없다.
만일 마음이 꼼짝없이 두뇌 속에만 갇혀 있다면 어떨까? 아무리 기도해도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두뇌 속에 갇혀 있는데 어떻게 두뇌 밖 먼 곳까지 날아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는가?
“마음이 정말 두뇌를 벗어나 멀리까지 영향을 미칠까?”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의 랜디 버드(Randy Bird) 박사는 심장병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해 보았다. 절반인 200명은 기존치료만 받도록 했고 나머지 200명은 기존 치료와 함께 기도도 받아보도록 했다. 기도에 참여한 사람들은 미국 전역의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실험 결과 기도를 함께 받은 환자들은 기존 치료만 받은 환자들보다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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률, 호흡기 의존율, 폐질환율, 항생제 처방률 등 부정적 수치가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영혼은 마음보다 차원이 높은 존재다. 따라서 영혼에 눈뜨면 기도 효과도 놀랄 정도로 극대화 된다. 영혼의 실체를 이해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 내 영혼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영혼의 실체에 대한 더욱 생생한 증언은 죽었다 되살아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영국 여성 수 레너드(Sue Leonard)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그녀는 출산 중 과다출혈로 죽었다 살아난 뒤 일간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출산 직후 출혈을 많이 하면서 갑자기 가슴에 엄청난 통증이 왔어요. 숨을 쉴 수도 없었죠. 간호사들이 공포에 질려 비상벨을 누르고 산소 호흡기를 들이대며 외쳤어요. ‘혈압이 너무 떨어져 수치가 안 나와요!’ 저는 곧 칠흑 같은 터널을 지나 밝은 빛을 보았어요. 화려하고 장엄한 빛이었어요. 아무런 고통도 두려움도 없었죠. 오히려 사랑이 너무나 가득 흘러넘쳤어요.
그래서 저는 생각했죠. ‘이게 죽는 거라면 정말 잘 되었다.’ 하지만 바로 한 시간 전에 태어난 아기가 떠올랐어요. 부모님과 남편의 얼굴도요. 그래서 온 힘을 다해 길을 돌렸죠. 돌아와 보니 의사와 간호사들이 저를 소생시키려고 제 입에 산소 호흡기를 댄 채 수술을 하고 있었어요. 그걸 보면서 눈을 떴죠.”
네덜란드의 심장전문의 핌 밤 롬멜 박사는 죽었다가 소생한 심장마비 환자 344명을 조사해 본 결과 18%가 체외이탈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신장투석 환자들은 70명 중 45명꼴로 그런 경험을 한다. 버지니아대학의 조사 결과 심장마비 환자 10명 중 한 명 꼴로 체외이탈 경험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국을 보고 되돌아온 이들은 육신이 죽으면 사랑밖에 남는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가 천국에서 따뜻한 빛을 보았는데 그 빛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빛으로부터 사랑이 넘쳐흘렀어요. 빛은 제게 사랑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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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분노하지 말고 용서하고 사랑하라고 말했어요. 남는 건 그것밖에 없다고 했죠.”
그들은 이 빛이 인간의 형상을 띠기도 한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빛은 곧 영혼이다.
영혼은 미립자 덩어리다. 그런데 왜 빛을 발산할까? 양자물리학자 프레드 앨런 울프(Fred Alan Wolf)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미립자들은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톡톡 튀어 다닌다. 이 때문에 빛을 발생시킨다. 빛을 내고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미립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빛보다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영혼은 어느 특정한 한 곳에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원하는 곳이 어디든 바로 그 순간 그곳에 가 있기 때문이다. 즉, 우주 전체에 퍼져있다 이는 임사 체험자들의 증언과 일치한다.
“빛을 보는 순간 보든 걸 알게 됐어요. 육신에 갇혀 있을 땐 몰랐던 인생의 모든 것이 저절로 훤하게 이해되었어요.”
“어떤 의문을 품는 그 순간 저절로 의문이 풀려버렸어요.” 임사 체험자들은 육신을 벗어나는 순간 놀라운 지능이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3. 영혼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는 이유
당신은 전신마취를 경험해 본 적 있는가? 전신마취는 의식을 완전히 마비시켜 바깥세상을 까맣게 잊게 한다. 전신마취를 하면 아무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 기억도 없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다. 즉, 의식이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의식이 조금이라도 깨어 있다면 전신마취가 잘못된 것이다.
영혼이 두뇌의 일부라면 두뇌 기능이 마비되는 전신마취 중에는 영혼도 당연히 마비되어야 한다. 하지만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의 증언으로는, 영혼은 이때 몸에서 벗어나 영계를 여행한다. 영혼이 두뇌와는 별도의 존재임을 입증하는 증거다. 미국 임사체험연구재단이 전신마취 상태에서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83%가 “평소보다 멀쩡한 상태에서 하늘나라를 여행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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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임사체험연구재단의 제프리 롱(Jeffery Long) 박사가 임사 체험자 6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46.5%인 287명이 죽음 속에서 지상의 일을 생생하게 목격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이 확인해본 결과 97.6%인 280명의 증언 내용이 사실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토 종합병원의 윌프레드 비겔로(Wilfred Bigelow) 심장수술 과장은 지난 32년간 신장 전문의로 일하면서 영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노벨 의학상을 받은 신경과학자 존 에클레스 경(Sir John Eccles)은 이렇게 말한다.
“영혼은 두뇌와 완전히 별개의 존재다. 우리는 물질세계에서는 몸과 두뇌를 가진 물질적 존재다. 하지만 육신이 죽은 후에도 영혼은 영원히 존재한다.”
따라서 영혼의 눈으로 보면 육신은 ‘진정한 나’가 아니다. 지구라는 무대에서 인생 연극을 할 때 잠시 빌려 쓰고 되돌려 주는 소품에 불과하다. 내가 가진 모든 잠재력과 능력도 육신이 아니라 영혼으로부터 흘러나온다. 단지 나는 ‘내 영혼이 갖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해야 한다.
4. 영혼이 내려주는 선물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준다.
과거의 상처가 지워지지 않는 것은 그 상처를 마음속에 가둬놓고 두고두고 되새기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오즈렘 에이덕(Ozlem Ayduk) 교수와 미시건대학의 에단 크로스(Ethan Kross) 교수는 과거의 상처가 떠올라 괴로울 때마다 ‘나’를 ‘저 사람’으로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것만으로 고통이 크게 줄고 혈압도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습관적으로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남들과의 불화도 적고 마음이 평화로우며 혈압도 낮았다.
“자신을 제3자의 눈으로 멀찌감치 바라보며 사는 것이 마음의 평화와 몸의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이다.”
상처는 육신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육신을 벗어난 영혼은 아무런 상처를 받지 않는다. 그래서 늘 따뜻하고 평화롭다. 영혼의 눈으로 객관화하여 바라보면 어떤 상처든 떨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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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을 경고해 준다.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난다. 배탈은 썩은 음식을 먹지 말라는 신호다 그걸 무시하고 계속 상한 음식을 먹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영혼도 우리가 위험에 빠지면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준다. 영체를 통해 몸에 보내주기도 하고 온갖 크고 작은 장애물들을 여기저기 널려놓아 하던 일을 멈추라고 경고해주기도 한다.
그 무언의 경고는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텅 비운 채 귀를 기울여야 비로소 제대로 들을 수 있다. 직관에 관한 독일 최고의 전문가인 엘프리다 뮐러 - 카인츠 박사는 “뭔가 영 내키지 않는 일이 있으면 고요한 마음으로 어떤 신호나 암시를 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어보라”고 말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신호가 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영혼이 보내오는 경고 신호들을 대부분 무심하게 놓쳐버린다. 마음이 온갖 상념들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만일 상념이 없는 동물이라면 어떨까?
여우원숭이들이 돌연 소리를 질러대며 나무 위로 올라간다. 고릴라가 간식도 뿌리친 채 새끼를 안고 나무 위로 치닫는다. 홍학들이 서로 달라붙은 채 꼼짝도 않는다. 그로부터 15분 후, 굉음과 함께 땅이 쩍쩍 갈라진다. 2011년 미국 동부 해안에 지진이 닥치기 직전, 워싱턴 국립동물병원 동물들은 이렇게 미리 알고 대피했다.
2004년 동남아시아를 휩쓴 쓰나미 때도 동물들은 미리 알고 대피했다. 해안 주민은 무려 30만 명이나 사망했지만 동물의 사체는 단 한 구도 발견되지 않았다. 인도 남부의 홍학들은 3시간 전 이미 내륙 지대로 도피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애견들이 평소 즐기던 산책을 완강히 거부하며 도망쳤다. 태국 남부에서는 물소들이 돌연 떼를 지어 도망치는 걸 보고 뒤따라갔던 주민 수백 명이 목숨을 구했다.
동물들이 자연재해를 예측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코끼리는 뭔가 이상한 눈치를 채면 코를 땅에 대고 꼼짝도 하지 않는다.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를 감지해내기 위해서다. 훈련을 받은 개는 탁월한 후각 능력을 이용해 폐암세포를 찾아내기도 하고 심지어 혈당 수치까지 알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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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어떻게 그런 불가사의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동물들은 본능대로 살 뿐 잡념이 없다.
■ 직감을 준다.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조사한 결과 노총각, 노처녀들이 아직 결혼을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아직 이상형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나왔다.(남자의 45%, 여자의 55%)
그러면 시간이 흘러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면 결국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게 될까? ‘이상형’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찾기 어려워진다. 갈수록 따져봐야 할 조건들이 늘어나가 때문이다. 웬만큼 조건이 맞는 상대를 만나도 ‘휴, 저 정도 조건에 결혼할 거라면 벌써 오래전에 했지’라고 생각하며 조건이 더 맞는 상대가 없는지 두리번거린다.
한 심리학자의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은 뜻밖에도 너무나 사소한 신호를 잣대로 대상자를 고른다는 것이다.
여자 1. 카페에서 전구 주변을 나풀거리는 나방을 맨 손으로 낚아채 창밖으로 날려 보내는 남자를 보고 직감한다. “아! 바로 저 남자야. 내가 찾던 남자가!”
여자 2. 약속 시간에 30분이나 늦은 (그것도 두 번이나...) 나를 보고. 빙긋이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 나도 웃어버렸다. 그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운이 걸린 중요한 사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밤잠까지 설치며 온갖 관련 정보를 꼼꼼히 훑어보고 이리저리 저울질 해보지만 쉽사리 판단이 서지 않는다. 오히려 정보의 바다에 파묻혀 균형을 잃고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정보를 검토해보라. 그런 다음 영혼에 부탁하라.
“영혼아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다오.”
그러고는 마음을 텅 비운 채 잠을 자거나 푹 쉬어라. 고요한 마음으로 답을 기다려보라. 세계적인 CEO나 정치인들도 중요한 결정은 직감으로 결정한다. 그들이 직감의 힘을 ale는 이유는 이미 수많은 경험을 통해 직감의 신빙성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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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베풀게 한다.
한 방학 캠프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소년이 혼자서 자신의 사물함을 비우고 있었다. 아직 캠프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사물함을 비우고 있었을까? 그때 갑자기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야, 말더듬장이 바보야!”
아이들이 떼로 몰려 그 아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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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교사가 나타났다. 그는 금방 상황을 알아차렸다. 소년은 말을 더듬는 데다 행동이 굼떠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였다. 캠프에서는 아무도 그 소년과 놀아주려 하지 않았다. 사건을 본 교사는 캠프 관리자의 허락을 받아 소년을 자신의 팀에 소속시켰다. 수업이 끝나면 따로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뜻밖에도 소년은 나이에 비해 생각이 매우 깊었다.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똑똑하기도 했다. 교사는 그 소년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몇 년 후 교사는 그 소년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초청을 받았다. 놀랍게도 소년은 예전에 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소년은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는 졸업생 대표였다. 많은 참석자 앞에서 소년은 교사와 처음 만났던 일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그때 저는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제가 죽은 후 부모님이 제 물건들을 정리하면 더 슬퍼하실까 봐 미리 사물함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 저를 위로해주고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여러분이 내미는 작은 사랑의 손길 하나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다수에 휩쓸려 홀로 서 있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방관하기도 한다. 고립된 아이에게는 작은 사랑의 손길 하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소중한 희망의 등불이 될 수도 있다. 참된 영혼은 늘 낯선 사람의 상처를 눈여겨본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그 상처가 언젠가는 나의 상처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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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로 맺어진 관계는 술이 끊어지면 끝이다. 권력으로 맺어진 관계는 권력이 끊어지면 끝나고, 돈으로 맺어진 관계는 돈이 떨어지면 끝나는 것과 같다. 깊은 관계는 술이나 돈의 힘을 빌려 형성되는 게 아니라 영혼과의 대화로 형성된다.
만일 당신의 마음이 몸이 있는 곳에 붙어 있지 못하고 어딘가 다른 곳을 그리워하고 있다면 당신은 영혼이 부르는 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 아서 애런(Arthur Aron)은 진정한 대화가 사람들을 얼마나 가까워지게 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는 먼저 초면인 남녀 대학생들에게 각기 3장의 종이를 나눠주었다. 종이에는 3단계의 대화용 질문들이 쓰여 있었다.
“각 단계마다 각각 15분씩 모두 45분간 서로 질문을 교환하세요.”
그들은 2명씩 한 방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었다. 1단계는 가볍고 피상적인 대화, 2단계는 내면을 살짝 건드리는 대화, 3단계는 내면을 깊이 드러내는 대화였다. 단계별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고등학교는 어디서 다녔어요?” “가장 좋아하는 공휴일은 언제죠?” “어떤 노래를 가장 좋아 하죠?”
2단계 : “우정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뭐죠?” “어머니와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창피했던 경험은 뭐라고 생각하시죠?”
3단계 : “가장 최근에 남 앞에서 울어본 건 언제죠?” “절대로 농담을 해서는 안 되는 게 있다면 그게 뭔가요?” “오늘 밤 갑자기 죽게 된다면 누구에게 어떤 말을 못한 걸 가장 후회할 것 같아요?” “가족 중에 서 누구의 죽음을 가장 슬퍼할 것 같습니까? 그 이유는요?”
단계가 진행될수록 질문의 깊이도 깊어진다. 대학생들은 이런 질문들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털어 놓게 되었다. 그러면서 놀랄 정도로 친밀함을 느끼게 되었다. 30분 쯤 지나자 학생들은 마치 가족처럼 가까워졌다. 너무나 가까워져 45분간의 실험이 끝난 뒤 결혼을 하게 된 커플까지 생겼다. 애런 교수는 마지막으로 2분 정도 서로 아무 말 없이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도록 했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그 간단한 행위가 놀라운 마법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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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눈빛으로 읽을 수 있었어요.”
“무언의 대화가 그처럼 깊은 감정을 전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털어 놓았다. 이는 비단 이성 간에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똑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내면 깊숙한 곳에는 영혼이 숨어 있다. 영혼과 영혼이 만나면 사랑이 흘러나오고 서로 하나가 된다. 겉치레로 가득한 대화는 인생 낭비다. 진정한 사랑이 흐르는 대화에 귀를 기울여라.
■ 열정에 응답한다.
마음을 완전히 텅 비우고 파고들면 영혼이 움직인다. 이 간단한 이치는 애플의 최고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사례에도 잘 나타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허름한 창고에서 과학 과제인 주파수 측정기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부품 딱 하나가 없었다.
“어떡하지?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궁리 끝에 잡스는 전화번호부를 펼쳤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는 스티브 잡스라고 합니다. 지금 주파수 측정기를 조립 중인데 부품이 딱 하나가 부족해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그러자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넌 내가 누군지 알고 있나?”
“그럼요, 전화번호부를 보고 찾은 걸요.”
그는 다름 아닌 휴렛팩커드의 사장 빌 휴렛(Bill Hewlett)이었다. 이제 겨우 열두 살밖에 안 된 낯선 소년이 삼척동자도 다 아는 거대한 기업의 사장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두 사람은 20분이나 통화했다 휴렛은 몸소 부품을 챙겨 잡스에게 전달해 주었다.
당시 잡스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측정기 완성에 꼭 필요한 부품을 얻는 것이었다. 얻지 못하면 과학 과제는 빵점을 맞을 판이었다.
“될까, 안 될까? 안 되면 어떡하지?” 이런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꼭 달성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을 알게 되면 누구나 도와주게 된다. 상황의 불가피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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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아기를 업고 양손에 무거운 가방을 든 채 앞서가던 어떤 아주머니가 지갑을 떨어뜨렸다면 어떨까? 뒤따라가던 사람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주저 없이 선뜩 지갑을 주워준다. 어떤 보상을 기대해서가 아니다.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도저히 안 되겠구나’하는 불가피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불가피성을 느끼는 건 누구인가? 바로 양심을 가진 영혼이다. 우주는 양심을 가진 영혼들로 가득하다. 영혼이 움직이면 우주도 움직인다.
■ 진심으로 일을 사랑하면 반드시 기회를 준다.
자나 깨나 배우가 되기를 갈망하는 소년이 있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 그에게는 청소와 잡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날도 무대 뒤에서 청소하고 있는데 조연출자가 급히 불렀다. 단역 배우 한 사람이 갑작스럽게 사정이 생겨 빠지게 되었으니 대역을 해보라는 거였다.
“왕이 궁중에서 만찬을 베풀고 있을 때 뛰어 들어와. 급보를 전하는 병사 역이야.”
그 한 장면뿐이었다. 보잘것없는 대역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가슴이 뛰었다. 가장 멋진 장면을 연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동료에게 부탁했다.
“제가 무대에 올라갈 시간이 되면 알려주세요. 그때까지 연습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는 무대 뒤뜰로 내려갔다. 그러고는 계속 뛰기 시작했다. 땀이 흘러내려 얼굴과 옷까지 땀범벅이 되도록 뛰었다. 숨은 턱에까지 차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보였다. 바로 그때 동료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무대에 올라갈 시간 됐어. 신호를 보내면 뛰어 올라가.”
잠시 후 소년이 땀을 뻘뻘 흘리며 초주검이 다 된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전쟁터에서 쉬지 않고 밤낮을 달려온 실제 병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 소년이 바로 영국의 연극사에 큰 획을 긋고 훗날 작위까지 받은 연극배우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Olivier)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백수 생활을 하는 청년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수십 군데에 입사 지원서를 넣었지만 단 한 군데도 받아주는 데가 없었다. 그러다 간신히 박물관의 임시직 사원으로 들어갔다. 비록 임시직이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평소 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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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남보다 일찍 출근해 땀을 뻘뻘 흘리며 박물관의 마룻바닥을 닦았다. 어느 날 박물관장이 그에게 물었다.
“박물관이 왠지 깨끗하다 했더니 자네가 청소를 해왔군 그래. 그런데 자네. 이런 생각 안 드나? ‘대학까지 마친 내가 허구한 날 마룻바닥 청소나 하고 있다니.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이런 생각 말이야. 기특하고 안쓰러워서 하는 말일세.”
“전 제가 한심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박물관 마룻바닥이니까요. 고고학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행복합니다.”
그는 얼마 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훗날 뉴욕박물관의 관장이 된 고고학자 로이 앤드루스((Roy Andrews) 박사다. 이렇듯 하찮은 일이라도 정성을 다하면 어느 순간 뜻밖의 길이 열린다.
우리나라 최고의 아이돌 가수 빅뱅은 그들이 쓴 책 ‘세상에 너를 소리쳐!’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우리는 모두 또래의 친구들보다 더 이른 나이에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걸었다. 친구들이 학교에서 영어 단어를 외우고 있을 때 우리는 랩과 안무를 암기했고,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운동하며 땀을 흘릴 때 우리는 습기 가득한 지하 연습실에서 숨이 멎을 것 같은 더위와 싸워가며 춤을 배워야 했다. 친구들이 방학이라고 늦잠을 자는 순간에도 우리는 방학이라서 더 일찍 나오고 더 오래 연습해야하는 고된 일정을 소화해냈다. 또한 친구들이 아침부터 “밥 먹어라”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지겨워할 때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보는 엄마가 걱정할까 봐 애써 밝은 웃음을 지어 보여야 했고, 돌아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남들과 출발선이 다르고 가는 길도 달랐기에 여기서 물러서면 돌아갈 곳조차 없는 우리였다.
빅뱅의 한 멤버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에 한 시간을 제대로 못 잔 적도 많다. 모든 스케줄이 끝나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첫 끼를 먹은 적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분만은 날아갈 것 같다. 자신도 의아할 정도다. 혹시 내가 변태인 걸까? 몸이 피곤할수록 흐뭇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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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고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어린시절 빈민가 인근 공원의 늘 똑 같은 자리에서 몇 시간씩 축구공을 찼다. 아버지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아들은 놀라울 정도로 축구에 몰입했어요. 아예 운동장에서 산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요.”
베컴도 이렇게 말했다.
“제 성공의 비결은 연습입니다. 노력, 노력, 노력, 그 밖의 다른 것은 없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베컴은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에 입단할 수 있었다. 공이 바나나처럼 휘어서 날아가는 스핀킥도 부단한 노력이 낳은 결실이었다.
세계적인 시인인 미국의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은 ‘예언자’에서 “일은 사랑이 가시화 된 것”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진심으로 깊이 사랑하고 혼을 불사르면 잠자던 영혼이 눈을 뜬다. 그 순간부터 돌연 모든 일이 물 흐르듯 쉬워지기 시작한다.
2012. 7. 14
다음에 제3장과 4장의 내용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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