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미친 청춘

2023. 8. 2. 14:09독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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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청춘

- 천 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 -

■ 김애리

0 학교 친구들이 연예인에 열광할 때 책에서 오려낸 작가들의 사진을 지갑에 넣어 다녔다.

0 아이돌 가수의 신곡보다 릴케의 연애편지 내용을 궁금해 했다.

0 17세 이후 10년 동안 분야를 가리지 않고 천 권의 책을 읽었다.

- 지금도 한 해 200여 권을 읽는다.

0 책가방을 짊어지고 독서여행 다니고 잠을 줄여가며 독서에 몰두

0 고등학교 시절 중국 유학, 중국 심양사범대학 중국어과졸

0 숙명여대 중문학과 석사

0 <20대, 꿈의 다이어리> 2009

<중국생활 백서 TIC> 2007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밤> - 2009년 서정 문학상 당선

0 각종 매체에 칼럼 연재

◎ 프롤로그 :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다!

■ 가장 넓고 깊은 세계로의 여행 – 독서

‘어떤 슬픔도 한 시간의 독서로 풀리지 않았던 적은 내 생에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몽테스키외의 말을 떠올리며 책장을 연다. 낮 동안의 슬픔과 피로 따위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져버린 듯하다. 지금은 너무도 황홀한 시간, 새벽 3시. 깊은 밤의 어스름은 절정에 달했고 도둑고양이들마저 단잠에 빠져버린 시간이다. 침대 옆에는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스무 권쯤 쌓여 자칫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21세기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여기 이곳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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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젊음과 오버랩되는 이미지는 더 이상 도전과 모험과 낭만과 객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자리는 취업과 토익과 학점 따위가 대신하며, 변화와 불안과 위기가 오히려 젊음과 더 근접한 이미지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좌절하고 있는 젊음의 생존법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독서라고 감히 단언한다.

■ 꿈을 잃어 방황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책을 펼쳐라

단순히 시간 때우기용 독서가 아닌, 영혼을 걸고 책 속에서 꿈을 찾아보기 바란다. 사회가 들이대는 학력이라는 칼날에 상처 입었는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라. 읽고, 읽고, 또 읽어라. 당신만의 대학을 세우고 이 세상 어떤 명문대학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당신만의 지식으로 무장하라.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가치를 고민하는가? 그렇다면 즉시 책을 들어라. 심금을 울리고 영혼을 두드리는 사랑과 모든 위대한 사람들이 펼쳐보이는 삶의 가치를 가슴에 새겨 넣어라.

우리들의 청춘은 늦은 봄 꽃잎처럼 하나 둘 저물겠지만 젊은 날을 사로잡은 문장들은 임종의 순간까지 우리를 지키며 위로해줄 것이다. 서머싯 모옴의 말처럼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모든 불행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피난처를 만드는 것이므로. 지금 당장, 책이 안내하는 가장 넓고 깊은 세계로의 여행을 준비하자.

■ 지금 이 순간부터 단 1년 만이라도 책에 미쳐라

<책에 미친 청춘>에 나오는 책들은 내 영혼을 사로잡았던 천여 권의 책 가운데 각 대학 및 기관의 추천도서, 대형 서점의 베스트 혹은 스테디셀러, 인구에 회자 되는 고전, 대한민국 청춘들이 고민하는 테마에 부합되는 주제를 가진 도서 목록을 뽑아 그 공통분모를 찾아 추려낸 책들이다. 말하자면 지난 10년간 내 영혼을 물들인 천여 권의 책 가운데서 ‘감동하고, 사랑하고, 희구하고, 전율하기를 원하는’ 청춘들을 위하여 고르고 골라서 뽑아낸 ‘책 중의 책들’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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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죄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바꾸어 말하고 싶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라고. 무한한 가능성의 날개를 스스로 꺾어 버리는 격이기 때문이다.

PART 1. 넘어지고 깨지는 것은 젊음의 특권이다

01.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청춘은 청춘이 아니다!

- 다치바나 다카시 <청춘표류>, 무라카미 하루키 <슬픈 외국어> -

“성공으로 갖는 길은 언제나 공사중이다.” - 짐 밀러

■ 청춘, 더 많이 넘어지고 깨져라!

오 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인생이란, 흐느낌과 훌쩍거림, 그리고 미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에서 훌쩍거릴 때가 가장 많다.”

젊음이란 상당히 묘한 시기인 듯하다. 그것은 인생 전체에 융화되지 못하고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이상한 시기 같다. 무엇이든 할 수 있으나 죽도록 방황하는 시기,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시기.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 그 빛이 아직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 버리는 그런 시기이다.

일본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청춘표류>는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기까지 방황하고 울부짖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11명의 젊은이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청춘과 삶, 방황과 좌절, 그리고 꿈을 찾기까지 흘린 땀방울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부끄러움 없는 청춘, 실패 없는 청춘을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 청춘은 세월이 흘러 그 시기를 벗어나 봐야, 그때가 바로 자신의 청춘이었음을 깨닫는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청춘의 한가운데에 서서 ‘음, 이게 바로 청춘이지.’라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은 천박한 정신의 소유자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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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어지간한 사람에게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과연 이것이 청춘인가를 느껴볼 겨를도 없이 온 힘을 다해 열중하고 있는 동안 청춘은 지나가고 있다.

■ 실패와 부끄러움이 없는 청춘은 청춘이 아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말대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청춘이라면 청춘은 마땅히 방황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물음을 안고 사는 시기에 방황도 좌절도 일어나기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노력 없이 무언가를 거저 얻으려는 오만일지도 모른다.

지인 중에 20대의 절반을 길 위에서 보낸 사람이 있다. 그는 왕복 비행기 티켓과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경비만 가지고 전 세계를 떠돌았다. 그는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배고픔을 참으며 걷고 또 걸었다. 그 숱한 이국의 골목에서 그가 정확히 무엇을 느끼고 찾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얼마나 울고, 얼마나 미소지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다. 그는 적어도 자신의 청춘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 긴 방황의 순간을 눈물 나도록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성공의 가능성에는 모든 실패의 가능성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청춘을 ‘제대로’ 사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 당신은 어디까지, 어느 만큼이나 무모해져 보이는가?

사는 것이 힘들다고?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도통 모르겠다고? 그런 말을 하는 당신은 먼저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나는 어디까지 무모해져 보았는가? 나는 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간절한 노력을 기울여 보았는가? 도대체 몇 번이나 실패해 보았기에 자신의 가능성을 함부로 재단하려 하는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아마도 다치바나 다카시처럼 모든 경력을 다 포기하고 두 번이나 직업을 바꾼 적도 없을 것이며, 나는 찾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여행을 떠난 적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안정된 울타리에서 매일 똑같은 생활만을 반복하며 ‘내 청춘은 왜 이리도 미완성일까?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를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넘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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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않고 저질러 보지도 않으며 무엇인가에 미쳐본 적도 없는 젊음이란 어쩐지 사우나에서 속옷 입기를 깜빡하고 나온 것처럼 허전하고 허무할 것 같다.

 

자전거 선수를 꿈꾸었으나 갑작스런 사고로 꿈을 포기하고 그 대신 최고의 자전거 기술자가 되기로 결심한 나가사와 요시아키는 어느 날 연고도 없는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날 결심을 한다. 이유는 단 하나, 자전거 기술은 이탈리아가 최고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는 이리저리 타협하고 망설이며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오직 이탈리아에 도착한 뒤 살아남을 일만 고민했다.

■ 진정한 청춘은 자기 삶의 지도를 직접 그린다

<청춘표류>의 ‘진정한’ 청춘들은 그저 세월이 가는 대로 질질 끌려서 살아가는 삶을 그만두고 자신이 스스로 살아갈 길의 지도를 직접 그렸다. 지도를 만드는 동안은 ‘태평양 한가운데 고무보트를 탄 채 내 버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청춘의 방황과 실패보다 그들에게 더 두려웠던 것은 인생이 정해진 궤도만을 돌다가 끝나 버리는 것이었다.

- 다사키 신야 : 프랑스 유학파 소물리에로 변신

- 사이스 마사오 : 요리사가 되고 싶어 3년 내내 접시와 냄비만 닦는 생활

- 모리야스 츠네요시 : 글도 못 읽고 셈도 못하던 사람이 자기 분야

전문 서적을 출판한 작가로 변신

스타인백의 말처럼 인간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도 발을 뻗어 전진하는 존재들이다. 청춘의 방황과 실패는 일시적이지만 그로 인한 성장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 기꺼이 생산적인 방황을 할 것!

니체는 청춘에 대해 ‘젊음에게는 젊음 자체로의 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니 그것만으로 만족해도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글쎄, 20대의 하루가 아무리 돈으로 따져서 몇천만 원이면 뭐 하나. 우리들의 청춘은 비포장도로를 달리듯 이렇게도 울퉁불퉁한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이 세상의 8할 사람들이 젊은 시절, 특히나 20대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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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록 위태롭다는 것을. 그땐 나만이 유일하게 인생과 앞날에 대해 고민하면 방황하는 ‘깨어있는 구도자’쯤으로 여겼나 보다. 그런데 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슬픈 외국어>에 실린 다음 글을 보고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도 스무 살 때는 불안했었다. 아니, 불안 정도가 아니었다. 지금 여기에 하느님이 오셔서 다시 한번 나를 스무 살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신다면, 아마도 나는 “정말 감사하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하고 거절할 것이다.

■ 이십대는 신이 방황하라고 만들어 놓은 시기다

세계적인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젊은 시절이 혹독한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하루키의 20대는 도서관에서 고전들과 함께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온몸을 부딪쳐 방황하며 세상을 알아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그것이 가장 중요한 영양소이다 ‘진짜 배움, 진짜 대학’이 되었다.

사회는 우리에게 방황할 수 있는 젊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땡 하고 스무 살이 시작되자마자 우리는 학점관리, 봉사활동이나 외국어 성적, 자격증 취득, 인턴 등 각종 사회활동, 어학연수 등에 매달려야 하며 그 사이에 ‘공백 기간’이란 허용되지 않는다. 쉴 틈 없이 몸과 머리를 놀려 부지런히 몸값을 올려놓고 스펙을 차곡차곡 쌓아가야만 대기업에 취직도 할 수 있고 전문직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그런 청춘만이 제대로 된 청춘이며, 철든 청춘이라는 암묵적인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 생산적인 방황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당신의 ‘생산적인 방황’은 당신을 쉽게 배반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말처럼 이 세상의 모든 상황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친구, 목적 없이 방황한 하루하루, 육체의 병, 낯선 곳에서의 외로움과 슬픔…모든 것이 나를 성장시키고 단련시키는 선물인 것이다. 삶에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고 믿는다. 모든 경험은, 방황과 좌절까지도, 인생에 관한 배움이자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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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외국어>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미국 대학에서 보낸 연구생활 4년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떠돌며 ‘생산적 방황’을 한 자신의 이야기를 플어 놓은 에세이다. 우주의 섭리는 눈꺼풀 하나조차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는 하루키는 이 책에서 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사물을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몸을 움직여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고, 아무것도 쓸 수 없는 사람이다.”

몸을 움직여야 배울 수 있다는 그는 수많은 외국어를 직접 배우며 낯선 곳을 떠돌며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그는 기꺼이 ‘생산적인 방황’을 하며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진실된 언어로 글을 쓰고 있다. 그의 방황은 언제쯤 끝이 날까?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방황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다.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고,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은 이상 그는 기꺼이 자신을 ‘생산적인 방황의 길’로 내던질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심 그의 방황이 끝나지 않기를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청춘의 방황 앞에서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한 구절로 대신해 끝마치려 한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내면에 혼돈을 간직해야 한다. 그래서 그 속에서 춤추는 별을 탄생시켜야 한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우리 인간이 이러한 혼돈을 간직하고 있다고 믿는다.”

02 잃어버린 꿈을 찾는 몇 가지 방법

- 앤서니 라빈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한비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꿈에서 깨어났을 때 갈 길이 없는 것이다.

- 루쉰 -

■ 꿈은 절대 당신을 배반하지 않는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사람은 자기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어떤

특별한 선물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어왔다. 나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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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에 잠자는 거인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모두 아직 개발되지 않은 어떤 재능과 자질, 그리고 자신만의 천재성을 갖고 있다.”

- 앤서니 라빈스

지금은 세계적인 라이프코치이자 둥기부여가로 명성을 날리면서,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한 백만장자, 뭐 도무지 인생에서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앤서니 라빈스도 한때는 삶에 좌절하고 꿈을 잃어버린 빌딩 유리창 청소부였다.

1980년, 그는 고졸 학력에 모아놓은 돈도, 성공한 친구도, 그를 이끌어줄 스승도, 명확한 인생 목표도 없이 체중 관리에 실패한 뚱뚱한 몸으로 허둥대며 살고 있는 지독한 패배주의자였다. 부엌조차 없어 욕조에서 설거지를 해야 했던 10평 남짓한 독신자 아파트에서 그는 어느 날 고통스러운 자신의 현실과 직면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켜야겠다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자신의 내면에 잠든 거인을 깨우고야 말겠다는 인생 최대의 결심을 하게 된다.

■ 있는 것을 바라보지 말고 없는 것을 꿈꿔 보라!

이후 그의 삶은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1997년 국제 상공회의소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 10인에 선정되었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천만 대중에게 강의를 하고,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과 미국 상하원 의원, 마이클 잭슨이나 바네사 메이 같은 톱스타에서부터 빌 클린턴, 조지 부시 같은 전직 대통령에게 상담과 조언을 해주는 세계 최고의 동기부여가로 변화했다. 불과 10여 년 만에 그의 삶은 지니의 마법램프를 손에 넣은 것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그것은 앤서니 라빈스 본인이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다음과 같은 인물이었기에 가능했다.

사람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왜 그럴까?” 하고 묻는다. 반면에 나는 예전에는 없었던 것들을 꿈꾸면서 “그건 왜 안 되지?”하고 묻는다.

 

‘왜 안 되지?’를 물으며 잃어버렸던 자신의 꿈을 전부 종이에 적는 남자. 그는 목표에 다다르지 못했을 때 보통 사람들처럼 목표를 바꾸는 어리석은 타협을 하지 않았다. 대신 목표에 이르는 접근 방법을 계속적으로 바꾸어 나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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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그 다음은 우리가 아는 대로다. 결국 그는 원하던 것을 다 손에 넣고야 말았다.

그는 꿈을 되찾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사용한 것일까?

첫째,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꿈을 눈에 보이는 현실로 만들 목록을 작성했다. 그것을 크게 네가지 분야로 나누어 적어 보았다.

1. 자기계발 목표 2. 경력/사업/경제적인 목표

3. 여가/탐험 목표 4. 봉사 목표

둘째, 내가 선택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 내가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지금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위대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고, 위대해지려면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하루에 적어도 두 번 소중한 목표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그 기쁨을 느끼도록 한다.

진정으로 가슴 뛰는 꿈을 찾고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을 향해 자신을 프로그램해야 한다. 그리고 혹시나 죽을 만큼 노력했으나 꿈에 조금 늦게 도착한다 해서 마음을 다칠 필요는 없다. 앤서니 라빈스의 말처럼 신이 시기를 늦추는 것일 뿐, 그것이 곧 신의 거절은 아니기 때문이다. 꿈은 절대로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

■ 무엇이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가

<미스터 히치>라는 영화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인생이란 당신이 숨 쉬어온 그 모든 날들이 아니라, 당신의 숨이 멎을 것 같았던 바로 그 순간의 합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 한비야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길고 긴 진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일들로만 인생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힘들어 죽겠군.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도 녹고 말겠다.’ 이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 죽겠다고 아우성치면 내 안의 내가 곧바로 튀어나와 이렇게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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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누가 시켰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아니, 누가 그만두겠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럼 왜 계속하고 싶은 건대?’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다. 몸은 고생하지만 하고 싶던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오늘도 나는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는가? 가벼운 바람에도 성난 불꽃처럼 타오르는 내 열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소진하고 소진했을지라도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기꺼이 쏟고 싶은 그 일은 무엇인가?

■ 그녀의 인생은 진짜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다보면 자유롭고 거침없는 한비야의 열정 가득한 삶의 보고서에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 세대에게 한비야는 전설과 같은 존재다. 그녀는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 대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 등을 기록하며 우리 시대 최고의 여성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롤모델이 되어 주었다.

그녀는 인생을 바람처럼 자유롭고 거침없이 살아간다. 세상의 이목에 전전긍긍하며 가슴이 가리키는 방향을 외면하고 배신하는 잔인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말한다.

“나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한계와 틀 안에서만 살 수가 없다. 안전하고 먹이도 거저 주고 사람들이 가끔씩 쳐다보며 예쁘다고 하는 새장 속의 삶, 경계선이 분명한 지도 안에서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새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다닐 거다. 스스로 먹이를 구해야 하고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은 자유를 얻기 위한 대가이자 수업료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길들여지지 않은 자유를 위해서라면.

핸리 무어는 말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칠 만한 일을 찾는 것이 삶의 비결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이루지 못할 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제 갈 길을 발견한 사람에게 세상은 길을 열어준다

자신을 발견하지 않고 시작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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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관찰해보자. 자신이 계획하고 의도한 대로 살 수 있을 때 삶은 비로소 내것이 된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정신의 길을 찾아가는데 가장 힘든 두 가지 시험은 제 때를 기다리는 인내와 자신이 찾은 것에 실망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라 했다. 내 삶의 비전을 발견하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와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품어야 한다. 그리고 기억할 것! 제 갈 길을 발견한 사람에게 세상은 길을 비켜 준다는 것, 온 우주가 당신의 성공에 동참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03 지상 최대의 발견은 나를 알아내는 것이다

- 헨리 대이빗 소로 <월든>, 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우리는 모두 희망하는 일을 이루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안에 있는 영혼이 인도하는 길은 걷지 않으려 한다.

-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중에서

■ 당신 내부에 있는 신대륙을 발견하라!

삶에서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는 탄생에서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나’와 마주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인 것이다. 그런데 이토록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소중한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파스칼은 ‘세계의 모든 문제는 사람이 방 안에 홀로 있는 능력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 말은 곧 우리가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는 말이다. 자신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마음의 상실이 곧 문제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오래전, 그 유명한 헨리 데이빗 소로는 인적없는 월든이라는 호숫가에 들어가 자발적인 은둔자로서의 삶을 택했다. 그는 왜 숲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소로는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 였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면,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자신이 얼마나 배울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헛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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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았구나’하고 안타까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의 나이 스물여덟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 기간의 경험을 기록한 이 책 <월든>은 19세기에 쓰여진 가장 위대한 책들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톨스토이 역시 그의 책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에서 진정한 삶을 꽃피우게 되는 것은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서라기보다 홀로 자신의 생각과 마주 섰을 때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자신과 마주하는 것은 호랑이와 마주하는 만큼의 용기, 다시 말해 진정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 고요한 호숫가에 정착한 헨리 데이빗 소로는 월든 호수 만큼이나 잔잔한 음성으로 말한다.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 여지껏 발견 못하던 천 개의 지역을 찾아내리라. 그곳을 답사하라.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되라. 진실로 바라건대 당신 내부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되라. 그리하여 무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상을 위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라.”

■ 세상에서 가장 드넓은 신대륙은 당신 내면에 있다

소로는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드넓은 신대륙, 그러나 지도에도 없는 신대륙, 즉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세계를 발견하라고 외친다. 소로의 말처럼 우리가 만약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 전문가가 된다면 삶의 대부분의 문제들은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소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맑은 눈과 굳건한 용기라고 말한다. 자신을 알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대학 졸업장이나 현찰 1억, 강남의 서른두 평 아파트가 아닌 바로 ‘용기’다.

먼저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너는 과연 ‘너’라는 사람과 마주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가혹하리만큼 정직해본 적이 있냐고,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으려는 비겁함은 우리를 더 큰 불행에 빠뜨릴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자신을 당당히 마주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신을 알지 못하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인생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 것인가 가장 중요한 ‘나’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자신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꿈과 소망도 찾지 못할 것이다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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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점점 더 자기 자신에게 근접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학교를 다니고, 직업을 갖고, 여행을 하는 것도 알고 보면 희뿌연 내 속내를 밝히기 위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 당신이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명심하라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아는 자는 두려움이 없다고 했다. 우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서 두려움 없이 나만의 보폭으로 걸어가야 한다. 다른 고수의 북소리는 듣지 않아도 된다. 그 북소리의 음률 따위가 어떻든 귀를 닫아두자. 소나무인 내가 반드시 사과나무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장해야 할까? 아니 그렇지 않다. 나는 나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나만의 계절을 살아가면 된다.

당신은 언제나 옳다 그것을 믿어라. 당신이 공중에 성을 쌓아 놓았다 할지라도, 당신이 넘어져 오랫동안 비틀댄다 할지라도 당신은 옳다. 당신 자신을 발견하고, 그 길을 의심 없이 걸어라. 당신이 진정으로 두려워 해야 할 것은 당신 자신을 잃게 되는 것, 그뿐이다.

■ 당신 자신으로 살아라. 언제 어디서든

스무 살 무렵 처음으로 전혜린을 만났는데 그때도 거의 광적으로 그녀에게 몰두했다. 심지어 전혜린의 사진을 오려 지갑에 넣어가지고 다닐 정도였다. 다른 친구들이 유명가수나 영화배우에 빠지듯 그렇게 나는 그녀의 글에 깊이 빠져 있었다.

전혜린은 1934년 1월 1일, 부유한 법률가의 집안에서 장녀로 태어났다. 먹을 식량도 없이 전 국민이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에도 그녀는 마치 소공녀가 입을 것 같은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산책을 다니며 공주처럼 자랐다.

3~4살 때부터 한글과 일본어를 모두 읽을 정도의 교육을 받았으며, 1952년 서울 법대에 진학해 아버지의 뒤를 잇는 법학자의 길을 걷고자 했다. 그러나 1955년 법학 공부를 그만두고 혈혈단신 독일 유학의 길을 떠난다.

독일 문학을 전공한 그는 4년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 모교인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저술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한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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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1965년 불현듯 모든 것을 내려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가 죽고 그의 일기들과 에세이를 모은 유작이 출간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다.

전혜린은 20세기 중엽에 살던 21세기의 여인이었다. 시대를 앞지른 그녀의 진보적인 사상과 자유분방한 행동이 결국은 불행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으로서 충실한 삶을 살았다. 그 어떤 여성보다 용감하고 당당하게.

생을 미친 듯이 살고 싶다던 전혜린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의 삶이란 결국 부단히 나에 이르는 길 외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언제나 언제나 너 자신이어야 한다. 아무 앞에서도 어디에서도…. 우리의 일회성을 명심하고 일순간을 아끼자. 미친 듯이 살자. …나를 찾자. 나에게로 돌아가자!”

04 당신은 영원한 청춘이다

- 잉게보르크 비하만 <삼십세>,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

“사람은 자신의 믿음만큼 젊고 자신의 회의만큼 늙었으며, 자신의 자신감 만큼 젊고, 자신의 절망만큼 늙었다.” - 버니 S. 시걸

■ 영원히 젊은 당신, 일어나 다시 걸으라

한때 나는 하루라도 빨리 하루에 한 살씩 나이 먹기를 기도하던 여자였다. 나는 늘 마흔다섯쯤의 나이를 동경해 왔다. 삶에는 극복하고 인내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고, 다스리고 받아들여야 할 감정들도 차고 넘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였다. 나는 막연히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마흔다섯쯤 되면 인생은 안정되고, 있어야 할 모든 것들은 제자리에 있지 않을까?

잉게보르크 비하만의 소설 <삼십세>는 저물어가는 청춘의 시기를 건너는 이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주인공 ‘그’가 29세 되는 날부터 30세에 이르는 일 년간의 의식의 갈등을 섬세하게 다루는 작품이다. 소설가 김형경은 이 소설에 대해 “나는 이 소설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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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읽었다. 30세가 되기 5년 전 쯤에 한 번, 30세가 된 바로 그 해에 한 번, 그리고 30세가 지나고 5년 쯤 후에 다시 한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읽을 때마다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 상상과는 다른 서른을 느닷없이 맞게 되다

언젠가 서른이라는 나이가 찾아올 것이라고는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른의 막이 오르리라고는, 판에 박힌 문구가 자신에게도 적용되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채 우리는 너무도 울림이 큰 나이, 서른을 맞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어른이 된다.

소설가 김연수는 자신의 책 <청춘의 문장들>에서 ‘재촉하는 만큼 빨리 흐르지는 않는다 해도 나이가 들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쯤이야 들어준다는 것, 너그러운 것은 그때뿐.’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정말이지 삶은 재촉도 하지 않았는데 우리를 빨리 어른으로 만들어 버린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나이는 별로 유리한 상황이 못 되는 것 같다. 특히 스물여덟쯤에서 서른다섯 정도의 어중간한 나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스무 살이 이슬을 머금은 아침이라면 마흔 다섯은 오후 한 나절의 뜨거운 순간일 거라고, 나이는 우리들 생각만큼 그렇게 끔찍하거나 지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 겨우 최초의 몇 발자국을 들여놓은 것에 불과하다. 흔히 우리의 나이는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했다. 청춘이란 몸의 상태가 아닌 마음의 상태로 판가름 나는 것이라 했다. 세월을 거듭하여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과 꿈을 잃을 때 늙는 것이라 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에서 나이든 모리 교수는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제자 미치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 늙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으셨어요?

- 미치, 난 나이 드는 것을 껴안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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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껴안아요?

- … 사람은 성장하면서 점점 많은 것을 배우지. 22살에 머물러 있다면, 언제나 22살 만큼 무지할 거야. 나이 드는 것은 단순이 쇠락만은 아니네. 그것이 성장이야. 그것은 곧 죽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사실 그 이상이야. 그것은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때문에 더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긍정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구.

■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늙는 삶이 아니라 녹슨 삶이다

모리 교수는 젊다는 것이 얼마나 처참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한다. 젊다는 것은 헬스클럽과 나이트클럽에서 신나게 몸을 움직일 수도 있지만 반면에 늘 갈등과 고민에 시달리고 인생에 대해 이해하지도 못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할 일이 전혀 아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닌 녹슨 삶이다.

언젠가 할머니와 통화를 하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70대이신 우리 할머니께서 지금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글쎄, 나는 70대란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고 추억하는 것으로 보내는 시간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믿게 되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그 상투적이고 진부한 진리가 정말 사실이었음을. “내 나이에 무슨….”이라는 말 만큼 비겁한 핑계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마흔다섯에도 천둥번개같이 짜릿한 사랑이, 새로운 일에 대한 숨 막히는 열정과 전율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믿을 것이다.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삼십세>는 다음과 같은 구절로 끝을 맺는다.

“내 그대에게 말하노니 ‘일어서서 걸으라. 그대의 뼈는 결코 부러지지 않았으니.’”

잉게바르크 바하만은 결국 무너진 서른의 ‘그’를 일으켜 세운다. 우리의 뼈는 결코 부러지지 않았으며 부러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영원히 젊은 당신, 일어나 걸어라. 당신이 원하는 세상 속으로 두려움 없이 걸어가라.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라고 말하면 정말 두려움은 사라진다. 그저 어른 이 되는 일을 마음 깊이 이해하려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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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라 표현했다. 역동적인 드라마… 너무 멋진 표현 아닌가? 반면에 나는 한 편의 시처럼 나이가 들고 싶다. 포용하고 아우르고 내가 가진 지혜와 경험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한 편의 아름다운 시 같은 중년을 맞고 싶다.

어쩌면 ‘나이 듦’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 이 나이에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물론이지!

오랜만에 킬킬거리며 소설을 읽었다. 닉 혼비의 소설들을 읽을 때처럼 시종일관 풋풋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바로 정이현의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때문이다.

소설은 제목처럼 어찌나 달콤한지, 코를 킁킁거리면 솜사탕 냄새가 날 것만 같았다. 쭉쭉 읽히는 쉬운 문체와 공감 백배의 내용, 짜증 나는 상사와 하나 둘 결혼하는 친구들 틈에서 방황하는 중이라면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귤이나 까먹으며 이 책을 읽자.

 

05 진짜 공부는 지금부터다

- 히로나카 헤이스케 <학문의 즐거움> -

가장 고상하고, 가장 풍요로우며, 가장 지속적인 향락은 정신적인 향락이다

쇼펜하우어 <명상록> 중에서

■ 평생 배우는 인생이야말로 최고의 인생이다

학창 시절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생각은 아마도 ‘이딴 죽은 지식은 뭣 하러 배우냐.’ 였을 것이다. 심지어는 ‘공부 잘한다고 인생에서 성공하는 거 아니다’라는 식의 논리를 내세워 대놓고 공부를 미워했다. 그런 내가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20대가 된 이후부터이다.

나로 하여금 ‘아 공부도 예술이 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깨닫게 해준 책이 한 권 있다. 그것이 바로 어느 늦깎이 수학자의 뜨거운 공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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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이다. 그는 배움이라는 행위를 단순히 깨닫고 알아가는 것을 뛰어 넘어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켰다. 나는 학문에 뜻을 두고 밤을 밝히는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평생을 공부와 함께 해온 히로나카 헤이스케도 젊은이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 모양이다. 책의 첫머리부터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래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은 왜 배우는가?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나 얻은 지식을 어느 정도는 잊어버리게끔 되어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습득한 것의 극히 일부밖에 기억해 내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왜 사람은 고생해서 배우고, 지식을 얻으려고 하는가?

나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지혜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지혜가 만들어지는 한, 배운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이 결코 손해만은 아니다.

■ 진짜 공부는 20대부터 시작된다

<학문의 즐거움>을 쓴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공부와는 거리가 먼 시골 상인 집안의 열다섯 남매 중 일곱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공부의 역경만큼 그의 인생역경 역시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그는 자신처럼 상인이 되기를 원하던 아버지 때문에 대학 입시를 일주일 앞두고도 밭에서 거름통을 들고 다니며 일을 해야 했다. 물론 입시 공부도 숨어서 했다. 거름통을 들고 다니던 시골 소년이 훗날 세계 최고의 대학교수가 되고, 그 누구도 풀지 못했던 수학의 난제 가운데 하나를 해결하게 되리라고 감히 짐작이나 했을까.

그는 교토 대학에 입학하고도 가정교사로 일하며 1.5평 방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지내는 동안 사과 상자를 책상으로 공부를 했다.

대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그는 수학의 길을 선택한다. 수학계의 획을 그은 학자의 출발치고는 다소 늦은 편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출발의 시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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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히로나카 헤이스케가 이를 증명한다. 중요한 것은 출발 선상에서 발을 뗐다는 그 사실이다. 어쨌든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대학 3학년이 되어 수학자로서의 꿈을 갖게 된다. 그의 말이다.

“우리가 꾸는 꿈 중에는 보잘것없는 꿈이 있는가 하면 대망(大望)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꿈도 있다. 세월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고 계속 커가는 꿈 있는가 하면,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는 꿈도 있다. 또한, 곧바로 현실에서 실현될 만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들이더라도 결국은 꿈으로 끝날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꿈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실현하기에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면 은연중에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하는 힘이 생기거나, 또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이 가치 있어 보이기도 한다. 나도 젊은 시절에 그런 꿈을 가졌다.”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어느 날 교토대학의 한 세미나에 참석하게 된다. 그런 데 그 세미나에서 대수기하학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소개된다.

누군가 그 문제를 풀게 된다면 4천 년 수학의 역사에 대단한 업적을 남기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확히 10년 후,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그 문제를 해결했다. 결국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야 만 것이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말한다.

“나는 창조의 기쁨 중의 하나는 자기 속에 잠자고 있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재능이나 자질을 찾아내는 기쁨 즉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더 나아가서는 나 자신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기쁨이라고 말하고 싶다.”

■ 학문을 할 때는 목표를 정해두고 하라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또 한 가지 대단히 중요한 것이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목표가 없으면 앞으로 밀고 나갈 정신 에너지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목표를 확실히 갖고 있는지 아닌가에 따라 사람의 성장은 상당히 달라진다. 그 목표에 도달하는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목표가 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되어, 일을 하게하고 발전, 진보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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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자신을 끌어당길 수 있는 뜨거운 목표를 설정했기에 그토록 뜨거운 열정과 이너지를 뿜어 낼 수 있었다. 그는 1970년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드상을 수상했다. 뒤늦게 수학을 일생의 학문으로 선택하고 오로지 끈기 하나로 미국 하버드까지 건너가 박사 학위를 받은 그였다. 특히나 천재가 넘쳐나는 수학의 세계에서, 세계의 인재들이 몰리는 하버드에서 그가 받았을 정신적 스트레스는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을까. 하지만 그에게는 천재도 물리칠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학문이 혼연일체가 되는 상태로까지 자신을 내몰 수 있는 무서운 노력과 끈기였다.

■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공부법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공부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다 큰 관점, 즉 인생이라는 커다란 숲의 관점에서 ‘공부’의 목표를 정 할 것! 그는 입시 공부처럼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없어지는 단발적인 목 표가 아닌,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에 나가서도 퇴색하지 않을 공부 목표 를 정하라고 말한다.

둘째, 불절불굴의 끈질긴 노력을 할 것!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자신은 남들보 다 특별히 머리가 좋지도 않고 평범하기 때문에 남들이 10시간 공부할 때 20시간을 공부해야 같은 것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셋째, 살아있는 내내 부단히 배울 것을 찾을 것! 그는 말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부단히 무엇인가를 배우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 다. 그리고 바로 그 배우고 노력한 것이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 닐까.”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지금 이 삶에서 어떤 배움을 얻는가에 따라 우리는 다음 삶을 선택한다. 아무런 배움도 얻지 않는다면 그 다음 삶 역시 똑같은 것일 수밖에 없다. 똑같은 한계, 극복해야 할 똑같은 짐들로 고통받는…. 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그것보다 더 큰 삶의 이유는 없다.”

어쩌면 사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공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는지! 배우면 배울수록 배워야 할 것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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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하나님은 네가 싫어하는 어떤 것을 통해, 좋은 것들을 수없이 가져다 줄지 모른다.”

PART 2 우리가 가진 전부는 ‘지금’ 이순간 뿐이다

06 인생의 형식은 끝이 없는 현재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한 구도자가 자신의 스승에게 어떻게 하면 도(道)를 깨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스승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라.” 제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스승은 부드럽게 타이르듯 말을 이었습니다. “거기에 ‘어떻게’란 없다. 오직 ‘지금 바로’만 있을 뿐이다.” - 스튜어드 에이버리 골드 <핑> 중에서

■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당신이 꿈꾸는 내일이다

한 여자가 있었다. 예쁘고 똑똑했던 그녀는 자신의 앞날에 펼쳐질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며 많은 꿈을 꾸었다. 부모님처럼 결혼에 실패하고 싶지 안휴았던 그녀는 일생을 함께 할 완벽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원했기에 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만의 소울메이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고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그녀는 또다시 ‘내일’이라는 주문을 외우며 ‘그 언젠가’ 자기 앞에 나타날 멋진 남자를 계속해서 기다렸다.

일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녀는 미국 유학을 가고 싶었다. 떠나려는 순간마다 무언가가 꼭 그녀의 말목을 붙들었다. 그 사이 취업을 했고 입사 3년 만에 그녀는 창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나 ….

그녀처럼 모든 것을 ‘내일’로 미루기로 한 자에게 미래란 없다.

완벽한 사랑을 꿈꾼다면 그녀는 자신이 먼저 팔을 걷어부치고 소울메이트를 찾아보아야 했다. ‘내일’의 완벽한 때와 장소를 기다리기에 앞서 당장 유학을 떠났어야 했다. 그리고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질 ‘그 언젠가’를 기다리기 전에 창업을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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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저자 에르하르트 톨레는 어쩌면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하게 존재하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시간의 무거운 짐이 끊임없이 축적되어 왔습니다. 저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무시하고 조롱합니다. 마음속에만 존재하며 실제하지 않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금’을 축소해 버리면서 매번 그 점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순간만이 내가 갖고 있는 전부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십시오. ‘지금 이 순간’을 삶의 구심점으로 삼으십시오. 시간 속에 살면서 ‘지금 이 순간’에 들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살면서 실제로 필요한 경우에만 과거와 미래를 잠깐씩 방문하도록 하십시오.”

■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지금’이다

우리는 늘 완벽한 때와 장소, 완벽한 조건을 꿈꾸며 그것이 조금이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자신의 운을 탓하고 운명을 원망한다. 하지만 과연 내가 원하는 그 완벽한 시기가 존재하기나 할까?

미래란 결코 내일이 아닌 바로 지금이다.

“시간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란 환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귀중하게 여겨야 할 것은 시간에서 벗어난 한 지점인 바로 ‘지금’입니다. 그것이 가장 소중합니다. 당신이 과거와 미래에 초점을 맞출수록 당신은 가장 소중한 ‘지금 여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삶은 ‘지금’입니다. 어떠한 일도 과거 속에서 일어날 수는 없습니다. 과거의 일도 ‘지금’ 속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어떠한 일도 미래 속에서 일어날 수는 없습니다. 미래의 일도 ‘지금’ 속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나는 가끔 이 구절을 오래도록 바라다본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말처럼 과거와 미래에만 초점을 맞추다가 ‘지금 여기’를 잃어버린 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적 상담사이자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 세계 33개국에 번역 출판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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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저술한 에크하르트 톨레는 놀랍게도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이었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망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얻고 삶의 변화를 경험한다. 그 깨달음은 다름 아닌 ‘고통을 만들어내는 것은 저 바깥세상이 아닌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10년 후 최고의 동시통역사를 꿈꾼다면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영어책을 펼쳐야 한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내년 1월 1일부터가 아닌 ‘지금’ 나가서 뛰어야 한다. ‘여기’ 있으면서 ‘거기’ 있기를 바라는 모순으로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 무수한 ‘지금’들이 모여 내일이 되고 미래가 된다. 그저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 사소한 시간 들일지라도 그것을 함부로 여긴다면 우리 인생 전체가 걷잡을 수 없이 사소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삶은 ‘지금 여기’에 있다.

■ ‘지금’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톨스토이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에는 그 유명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의 16대 황제이며, 플라톤을 꿈꾸던 철학자이자 스토아 철학을 대표하는 시대의 현자였다.

그런데 그가 후세 사람들에게 전설적인 황제로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그의 저서 <명상록>이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명상록>이라고 알려졌지만 사실 이 책은 아우렐리우스 본인이 ‘자기 자신에게 말해주는 생각들>, 즉 한 권의 일기였다. 아니 셀프리더십 지침서라고 해도 좋겠다.

황제였던 한 인간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충고와 반성, 삶의 무상함과 신의 섭리, 자신에 대한 성찰 등이 허식 없이 진솔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어디에도 권력의 일인자나 고리타분한 역사 이야기, 이해 불가능한 복잡하고 심오한 논리 따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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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은 ’고전‘에서 찾아라!

 

고전이 시대를 초월해 인구에 회자되는 것은 그것이 언제 어디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읽어도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신이 나에게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까마득할 때 고전은 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놓고 우리를 기다린다.

아우렐리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내 투덜거림에 ‘인생은 하나의 점이고, 끈임없이 흘러가는 것’임을 말해주는가 하면, 신이 나에게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궁시렁거릴 때 ‘신들로부터 네가 얼마나 자주 기회를 부여받았는지, 그리고 그 얼마나 기회를 이용하지 않았는지’를 기억하라고 말해준다.

세상에, 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한 권의 책에서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건 너무 날로 먹는 거 아닌가 하는 죄책감마저 들려 한다. 그런데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이 책을 통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다름 아닌 ‘현재’의 소중함이다. 우리는 삼천 년, 혹은 수만 년을 산다 해도 지금 소유하고 있는 인생 외에는 다른 어떤 것을 가질 수도, 잃을 수도 없다. 이 사실을 가슴으로부터 떠올리면 현기증이 일 것만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주 정확한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음번 삶이 필요 없을 것처럼, ‘다시 테어나면…’그렇게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천 년이나 더 살 듯이 그렇게 행동하지 마라.

우리는 ‘오늘’ 담배를 끊기보다 ‘내일’ 끈기를 더 선호한다. ‘오늘’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기보다 ‘내일’ 드릴 것을 다짐한다. 그렇게 ‘내일’ 인생을 바꿀 다짐과 세밀한 계획들을 세운다. 마치 천년이나 살 듯이 그렇게.

이승을 떠난 저승에서 네가 살기를 바라는 그 삶을 너는 네가 현재 처해 있는 이곳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살 능력이 있다. 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이승을 떠날 수 있을 것처럼 그렇게 항상 너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라.

두 번이란 없다

- 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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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의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이하생략)

■ 톨스토이의 인생 십훈

1. 일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성공의 대가이다.

2. 생각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능력의 근원이다.

3. 운동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끊임없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4. 독서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지혜의 원천이다.

5. 친절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6. 꿈을 꾸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대망을 품는 일이다.

7.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구원받은 자의 특권이다.

8. 주위를 살펴보는데 시간을 내라. 이기적으로 살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다.

9. 웃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영혼의 음악이다.

10. 기도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인생의 영원한 투자다.

07 자발적 아웃사이더가 되어라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빈센트 반 고흐 <반고흐, 영혼의 편지> <반고흐, 우정의 대화>

■ 마음을 울리지 않으면 가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슬프거나 기쁠 때, 아프거나 행복할 때 그 어느 때 어느 구절을 펼쳐보아도 깊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소년의 영혼을 지닌 순수하고 아름다운 천재 시인의 진지한 통찰을 엿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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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곁눈질 없이 오로지 예술에의 외길을 걸은 이 ‘자발적 아웃사이더’는 시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그 자신, 고독과 예술에의 고통을 지불하고 얻은 지혜를 나눠주고 있다.

“당신은 자신의 내면이 아닌 바깥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그러지 마세요.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충고를 해주거나 도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자기 자신 속으로 파고들어 보세요. …쓰는 일을 그만 두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할 수 있는지 본인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글을 쓰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그 진지한 의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 수 있다면, 당신은 생애를 그 필연에 의해 만들어 가십시오. 당신의 일상에서 비록 쓸모없는 순간이라 하더라도 그 절실한 충동에 대한 증거가 되어야만 합니다.”

■ 예술을 한다는 것은 시간과 경제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릴케는 가볍고 즐겁기만 한 삶을 경계할 것을 당부한다. 이 구절은 오랫동안 내 마음을 두드리고 지나갔다. 삶이 좀 더 쉬워지고 가벼워지게 하기 위해 온갖 향락과 쾌락으로 육체와 영혼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우리들에게 그것은 삶의 가능성으로부터의 결별이라고 외치는 이 바보 시인을 어쩌면 좋을까.

예술가가 되리라 마음먹는 자체가 어쩌면 ‘비주류’의 삶에 발을 담그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연봉 200만 원의 차이 때문에 이 회사를 갈까, 저 회사를 갈까 고민하는 그런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릴케의 말대로 그것은 계산을 하지도, 햇수를 세지도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의 가슴을 울리는 일로 인생을 채우는 일이다. 엄청난 인내와 끈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세상이 정한 성공의 기준에서 몸을 빼고 스스로 성공의 기준을 세운 뒤 그 안에 나를 밀어 넣는 일이다. 무서울 정도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킨다

조지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다.

“이성적인 사람은 그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킨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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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적응시키려고 꾸준히 노력한다. 그러므로 모든 진전은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렸다.”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스무살이 되기도 전에 정신병원에 세 차례나 격리된 적이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기술자가 되기를 거부하며 작가가 되려는 허무맹랑한 꿈을 좇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에 정신병원을 나올 때 담당 의사는 그가 정신 이상이 아니며, 단지 삶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소견서를 써주었다. 결국 그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세계적인 작가로 성공했다. 어쩌면 세상은 ‘아웃사이더’들의 몫이 아닐까?

빌 게이츠가 훗날 사업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학위에 연연했더라면 지금의 그가 되어 있을까? 아인슈타인이 특허청이라는 안정된 직장에서 봉급생활자로서 살아가는 삶에 만족했더라면?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너는 과연 세상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냐고. 세상과 공범이 되어 자신마저 속이는 안타까움을 반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이 물음을 모두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 미친채로 살아라

고흐의 삶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햇빛 하나 없는 어두운 파리의 뒷골목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신은 그에게 광기와 천재성을 동시에 선물하는 장난을 치신 것 같다. 열정과 불행의 삶을 동시에 선사하는 장난도 함께, 지금은 인류의 자산이자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보물로 평가되는 그의 작품들은 고흐의 생애 내내 그림물감 하나 살 돈도 마련해 줄 수 없었다. 스스로 잘라버린 귀를 붕대로 감고 자신의 모습을 그리던 남자. 그는 미친 사람임이 분명하다. 삶에 미쳐 있었고, 예술에 미쳐 있었고, 사랑에 미쳐 있었다.

지독한 가난으로 허덕이면서도 고흐는 편지에 여러 차례 ‘희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나는 희망을 선택할 것이다. 내가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사랑이 없다면 죽은 것과 같다.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곳에서 인생도 다시 태어난다.” 그에게 삶은 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로 평가받는 그가 살아 생전 무료식당에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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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본다. 모텔비를 아끼기 위해 자신을 그리는 고흐의 모습도 상상해 본다. 살아서 딱 한 점의 유화를 팔고서도 누구 앞에서나 당당하게 “나는 예술가입니다.”를 외치는 고흐의 모습도 떠올려 본다. 그러나 고통과 우울을 가져다 준 그림 그리기에 대해 그는 말한다.

“그림 그리는 일은 내게 구원과 같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으면 지금보다 더 불행했을 것이다.” 세상과 타협하기를 이토록 거부하고 한 편의 영화처럼 처연히 그림에만 몰두하는 이 슬픈 예술가에게 나는 감히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자살한 화가라는 불명예를 안겼었다. 그의 광기가 얼마나 맑고 순수한 예술에의 광기인지는 미처 몰랐다.

■ 그림을 위해 나는 내 생명을 걸었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쓴 마지막 편지에서 고흐는 ‘그림을 위해 내 생명을 걸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스스로를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 칭했다. 불평하지 않고 반감없이 고통을 직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어지럼증을 느낀다던 고흐, 참을 수 없이 고독하고 치욕스럽게 가난한 시간만을 안겨준 그림을 위해 일생을 바친 남자. 별까지 걸어가기 위해서는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던 그는 결국 별까지 걸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자신이 별이 된 것은 아닐까.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는 미친 사람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온다.

“미친 사람이란 자기 세계속에서 사는 사람이야. 정신분열증 환자, 성격이상자, 편집광처럼 말이야. 다시 말해 뭇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이지. 하지만 시간도 공간도 없고 그 둘의 결합만 있다고 믿었던 아인슈타인, 또는 대양 저 너머에 절벽이 아니라 다른 대륙이 있다고 확신했던 콜럼버스, 또는 인간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장담했던 에드먼드 힐러리, 또는 독창적인 음악을 창조해냈고 다른 시대 사람들처럼 옷을 입고 다녔던 비틀스,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역시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았다.

미쳤다는 건 다시 말해 나 자신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의 끝까지 닿아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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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의미한다.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한 채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고흐처럼 말이다. ‘미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아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미쳤다는 말을 좋아한다. 무언가에 미쳤다, 누군가에 미쳤다, 어딘가에 미쳤다.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으니까(不狂不及). 미쳐야만 미칠 수 있기 때문에.

■ 포기하지 말고 당신 자신의 길을 걸어라

좀 더 미친 채로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함은 어떨까? 좀 더 뻔뻔하고 좀 더 당당한 사람이 되어봄은 어떨까? 고집스럽게 당신의 길을 걸어가라. 어떠한 상황 앞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고흐의 말대로 세상이 명령하는 대로 따르거나 맞추지 말고 당신 자신의 길을 걸어라. 그 길이 옳은 길인지를 미리 아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길의 끝이 또 다른 길의 시작일 수 있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황홀한 파라다이스 낙원일 수도 있다. 당신의 심장과 영혼과 신념과 끈기로 길을 개척하라. 우리 모두는 아직 쓰이지 않은 한 권의 책이다. 이왕이면 당신의 책을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명작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202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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