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지혜

2023. 9. 11. 14:11독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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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지혜

-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 -

■ 김경일 지음

0 우리나라 대표 인지 심리학자

0 고려대 심리학과 졸, 미국 텍사스주립대 박사 학위

0 <어쩌다 어른>, <세바시>등 방송 프로그램 외

각종 교육기관,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왕성한 강연 활동

0 저서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타인의 마음. 적정한 삶.

인지 심리학은 처음이지.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해라. 심리 읽어 드립니다.

십 대를 위한 공부사전 등

■ 들어가며 : 인간의 마음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심리학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서양에서는 물리학, 생물학, 화학 등 자연과학 분야가 폭발적인 발전을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자연과학 분야가 발달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풀자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자연적 현상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그렇게 변하다 보니 몇몇 이상한 철학자들은 사람의 마음도 숫자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렸습니다.

A : 자기, 나 얼마만큼 사랑해?

B : 하늘만큼 땅 만큼

많이 해보셨던 대화 내용이지요? 만약 우리의 마음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아마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지 않았을까요?

A ; 나 얼마 만큼 사랑해?“

B : 에이 몰라서 물어? 10점 만점에 9.4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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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뭐야, 지난달에 측정했을 때는 9.6이었는데 0.2나 떨어졌네?

B : 아아. 미안해. 내가 요즘 소홀했지? 다음 달은 0.3 올리도록 노력할게!

물론 웃자고 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느 인지심리학자의 소심한 개그 속에는 심리학이란 학문의 뿌리와 정체성이 숨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심리학자란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입증하고, 연구하고 분석해서 수치화하는 사람들입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뉴로트리에서 보이는 세세한 나뭇가지 같은 선만큼 무수한 연구자들이 실패하고 도전하며 쌓아나간 데이터가 우리들의 유일한 무기라고 할 수 있지요.

인간의 마음은 요망하고 아리송합니다. 속절없이 바뀌고 예측도, 측량도 불가능합니다. 대체 어디서 불어왔는지 알 수도 없는 욕망의 파도에 휩싸여서 길을 잃고 허우적거리기 일쑤지요. 배울수록 무지의 영역만 늘어난다더니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궁금한 것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 뉴로트리(neurotree. org) 사이트에서 김경일이나 프로이드, 융, 등 자기가 아는 심리학자나 철학자의 이름을 치면 그 사람과 관련된 스승과 제자 등 학문의 관계도가 나오는데 얼마 안 올라가면 철학자의 이름이 나온다. 그러니까 심리학은 철학에서 나온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삼프로TV에서 기획한 <위즈덤 칼리지> 라는 강의의 내용을 다시 각색하고 정리하여 만들었습니다.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편안한 분위기의 강의였기 때문에 모든 내용에 학술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 입에서 나온 거의 모든 문장은 실험을 통해 입증된 연구를 기반으로 했다고 보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 1장. 사람을 대하는 지혜

■ 성격이 아니라 자원의 사용이 문제입니다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타인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수줍음 많은 성격이 걸림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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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분이 이런 고민을 합니다. 나는 왜 내성적일까, 나는 왜 사람에게 다가가기 어려울까. 나는 왜 적극적이고 밝은 사람이 아닐까. 이 시점에서 MBTI에 대해 언급을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네요.

● MBTI 선호 지표

외향(Extraversion) E ← 에너지 방향 → I 내향((Introversion)

감각(Sensing) S ← 인식 기능 → N 직관(Intuition)

사고(Thinking) T ← 판단 기능 → F 감정(Feeling)

판단(Judging) J ← 생활 양식 → P 인식(Perceiving)

 

MBTI는 에너지의 사용, 정보의 인식, 의사 결정 방법,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상반된 두 가지 유형을 나누고, 각각을 조합해 열여섯 가지의 유형으로 인간의 성격을 정리한 성격 검사 유형입니다.

어떤 사람은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상사나 동료에게 허물없이 농담을 건네는 것도 힘들고, 학생들의 경우엔 새 학기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하물며 식당에서 반찬을 더 달라고 외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맨밥만 꾸역꾸역 넣고 나오기도 하지요. 그래서일까요. 꽤 많은 분들이 적극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타인에게 다가가는 이들을 부러워하고 수줍음 많은 자신의 성격을 고치고 싶다고 호소하더군요.

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성격, 못 고칩니다.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성격에 대해서 아주 많은 연구를 해왔습니다. 성격은 다른 말로 속성, 혹은 기질이라고 하는데 다시 말해 타고나는 것이지요. 만만하게 저를 예로 들어볼까요? 저는 MBTI뿐만 아니라 학술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다른 성격 검사를 해봐도 굉장히 내향적인 사람으로 나옵니다.

내향적인 저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교수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진로 선택의 이유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출근 첫날부터 방을 주는 직업은 교수밖에 없었거든요. 내향적인 제 눈에는 자기만의 방을 가진 교수님이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내향인을 대표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에겐 길고 확실한 나만의 동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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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합니다. 전 동굴에서 잘 쉬고 나왔을 때 에너지가 생기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면 친구들 앞에서 활기차게 말을 할 수도 있고 장난도 잘 칩니다.

내향적인 사람이 사람을 싫어한다거나 낯을 가린다는 것은 분명한 오해입니다. 내향성이냐 외향성이냐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자원이 허락하는 선 안에서는 타인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싶어 합니다. 단지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외부에 쓸 사회적 자원이 적을 뿐입니다. 대신 내면에 충분하게 집중할 수 있지요. 그래서 자기 시간을 갖는 동안 스스로를 성찰하고 세계를 통찰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집중력을 얻으면 다시 세상에 나와 열심히 일할 수 있고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한 개그맨들 중에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꽤 많답니다. 말을 잘하고 장난을 잘 치니 가까운 동료들도 외향성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요.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석씨만 하더라도 방송에서 스스로 분명한 내향성임을 언급한 적도 있고요.

심리학에서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며 쉽게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마음에 안 드는 성격은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성격 개조 프로그램’이라고 당당하게 쓰인 간판도 종종 보였으니까요. 참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억지로 바꾼다고 해도 결국 죽도 밥도 안 되는 식으로 결론이 날 것입니다.

어떤 성격이든 각각의 장점과 단점은 존재합니다. 내 성격의 장점을 잘 살리는 것을 우리는 ‘성숙하다’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단점만 보이며 사는 모습을 ‘미성숙하다’고 비난합니다.

주기적으로 체크해 보세요. 지난달에 모임을 몇 번 가졌는지. 친구들과 술자리를 몇 번이나 했는지, 사회적 자원을 어느 정도 사용해야 내 상태가 적절한지 말입니다.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사회적 에너지가 떨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형적인 사람도 홀로 있는 시간이 너무 길면 외로워지니까요.

■ 외로움 때문에 나쁜 관계를 선택하지 마세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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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나쁜 관계로 도피한다.”

정말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명언입니다. 실제로 많은 외향적인 분들이 저를 찾아와 비슷한 고민을 토로합니다.

“저는 왜 늘 이상한 인간들만 꼬이는 걸까요?”, “별별 후진 사람들이 나에게돌진하는 것 같아요.”

‘보고 싶은데 피곤하다.’ ‘기대되는데 가기 싫다.’ 이렇게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드는 것은 전혀 비정상적인 일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반사적으로 평형 상태를 맞추고 싶어 하니까요.

“너무 귀여워서 꼬집어 주고 싶어.” “사랑스러워서 깨물어 주고 싶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표현인데 거의 모든 국가에 존재하는 언어 형태입니다. 긍정적인 표현에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어휘가 붙는 것이지요. 심리의 평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뇌의 메커니즘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작은 고민이 쌓이고 쌓이면 ‘스키마(schema)’가 됩니다. 스키마를 단순하게 설명하면 여러 정보를 통합하는 한 사람의 직관 체계입니다. 말 그대로 ‘딱 보면 안다’는 것이지요.

스키마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Try and Error’ 즉 실행과 실패를 반복하는 게 아닐까요? 만약 지쳐서 주변 관계를 끊어내고 싶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쁜 관계가 아니라면 적절한 선에서 조절해도 되니까요.

■ 나의 삶을 돌아보는 도구

MBTI를 성격 검사가 아니라 이렇게 정의해 보면 어떨까요? ‘지난 3~4년간 내가 어떤 사회적 얼굴로 살아왔는지 비추는 거울’이라고요.

몇 년에 한 번씩 MBTI 검사를 하다 보면 실제로 나를 표현하는 글자가 바뀌기도 하지요. 저 또한 분명히 얼마 전엔 I(내향)가 나왔는데 오늘 다시 해보니 E(외향)가 나오기도 합니다. MBTI 검사 결과는 원래 이렇게 종종 바뀌기도 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금융기관에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MBTI검사를 하면 대부분이 I가 나옵니다. 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격을 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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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조직이지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하기보다는 실수를 줄이고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을 막아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입니다. 그런 집단 속에 갓 들어간 청년들은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새로운 규칙을 습득하는 데에 시간과 에너지를 쓸 것입니다.

반대로 임원진을 상대로 MBTI 검사를 하면 주로 E가 나옵니다. 그럴 것이 해가 넘어갈 때까지 끝나지 않는 회의, 그리고 자리에서 내내 말씀을 이어가는 임원은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입니다.

MBTI의 창시자는 마이어스((Isabel B. Myers)와 브릭스(Katharine C. Briggs)입니다. 둘은 어머니와 딸의 관계였어요. 브릭스는 홈스쿨링으로 딸을 교육시켰는데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을 접할 기회가 없는 마이어스에게 인간 유형의 다양성을 알려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 바로 MBTI 지표라고 합니다.

MBTI는 처음부터 인간의 다양성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존재를 낙인찍고 그의 미래를 예측하거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 매일의 작은 고민이 큰 직관을 만듭니다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는 이런 구절이 써 있습니다.

“정의란 오늘의 정의가 무엇인지 그때그때 매번, 기꺼이 고민하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삶의 순간순간마다 고민에 휩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해하실 겁니다. 어디까지 훈육해야 할지. 몇 시에 재워야 할지. 첫째와 둘째가 싸울 때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도요.

심리학자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한 번 정한 카드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좋은 원칙이라도 한가지 카드로만 살아가는 것은 절대 좋은 삶의 방식이 아니지요. 나이 먹어서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만의 원칙으로 고정관념의 늪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중일기>를 읽어 보셨나요? 어찌나 고민이 많은지 난중일기가 아니라 걱정일기일 장도로 이순신 장군의 속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민이 쌓여 거대한 직관 체계가 되니,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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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지요. 이순신 장군은 말 그대로 걱정이 많으면서도 용기 있는 사람이었던 셈입니다.

심리학에서 자주 쓰는 격언 중에 “Fear reaction, Courage is decision”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두려움은 반응이고 용기는 결정”이라는 뜻이지요. 사람은 불안정한 상황 앞에서 걱정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두려움이 없는 인간을 우리는 사이코패스라고 부르지요. 하지만 용기는 결정입니다. 좋은 결정은 숱한 고민을 통해 살이 붙은 직관 체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고요.

■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고 품위 있게 말하는 법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상대방이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감정적 학대입니다.

“당신은 안 돼.”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 거지.”

“내가 아니면 누가 이런 말을 해줘?”

교묘하고 집요하게 상대를 조종하는 가스라이팅,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가해자였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는 이런 말로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는 ‘왜 남편은 끊임없이 부인의 외모를 폄하하는가’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기혼자라면 꽤 공감하시는 주제일 겁니다. 꽤나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보통의 남편들도 부인의 외모를 폄하하는 경우는 많으니까요.

그는 상대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심연의 두려움이 외모 폄하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부부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 아내는 자녀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게 되지요. 남편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그 불안한 마음이 왜곡된 언어로 표출되는 것이죠.

나이들면서 가져야 하는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자기 욕망을 솔직하면서도 품위 있게 말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칫 착각을 하곤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원하는 것을 잘 숨겨야 한다고, 드러내지 않고 꾹꾹 눌러 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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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 원숙한 인간이라고 말이지요. 말 그대로 착각입니다.

그 바보 같은 말들을 전문용어로 ‘개소리’라고 합니다. 해리 G. 프랭크퍼트는 <개소리에 대하여>라는 책을 통해 영양가 없이 무작정 내뱉는 말들이 바로 개소리라고 정의 내립니다. 그럴 때 개소리야말로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지요.

“이게 다 널 위해 하는 말이야.”

“자네는 아직 어려서 잘 몰라.”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당신들 탓이라는 거 인정하지?”

우리가 힘과 권력이 있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러한 개소리를 하지 않으려면 나의 욕구를 솔직하고도 품위 있게 드러내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 2장. 행복을 만끽하는 지혜

■ 행복의 정의

여러분은 최근에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나요? 행복했던 순간을 생각해 보세요.

• 열심히 한 일에 대해 인정을 받았을 때

• 무심코 도와준 것에 감사의 인사를 들었을 때

• 아이를 포근하게 안아줄 때

• 멋진 공연을 보았을 때

• 친구와 기쁜 순간을 나누었을 때…….

누구에게나 행복의 순간은 존재합니다. 소소하지만 기분 좋고, 배가 간질거리며 미소가 절로 나는 바로 그런 순간 말이지요.

행복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괴로움이 하나도 없고, 삶의 만족도가 평균 이상이어야 비로소 행복하다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의외로 행복의 순간은 완벽한 세팅과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나쁜 게 완전히 사라진 순간도 아니었어요.

큰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아이를 안고 있으면 충만해지고, 쏟아지는 일을 쳐내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동료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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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핑 돌며, 오늘 있었던 화나는 일에 분개하다가도 술잔을 기울이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데에 가슴이 찡해집니다. 그렇게 좋은 순간은 어느 곳에서나 있고 우리는 날마다 행복을 경험합니다.

심리학은 오래전부터 ‘행복’이라는 주제를 탐구해 왔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학자들은 행복을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접근했어요. 행복을 인간이 이루어야 하는 인생의 미덕이나 숭고한 가치로 여긴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달라졌습니다. 행복을 인간이 목표로 삼아야 할 가치로 보지 않고 삶에 필요한 사건이나 경험으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 인간은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합니다

“성경 말씀에도, 불전에도, 코란에도 100살이 넘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또 적성과 진로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나와 있지 않으니 너희가 힘들 수밖에…….”

수십만 년 동안 인류의 수명은 60세를 넘기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적성에 맞

는 진로를 생각하며 살지도 않았습니다. 대부분 농부의 지식은 농사를 짖고,

대장장이의 자식은 풀무질을 했으며, 귀족의 자식은 비단 옷을 입고 귀한 음

식을 먹었지요. 신분이라는 것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던 시대였으니까요. 오

랜 시간 동안 인간은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해서 살아야할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조상님들이 하지 않을 고민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어쩌면 우리

가 인류 최초로 진지하게 ‘행복’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가엾은 세대일지도 모

르지요. 처음 문을 열고 미지의 세계로 나간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그

게 우리가 얻은 수명의 대가일지도 모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수십 년 동안 심리학에서 행복을 대하는 관점이 많이 달

라졌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행복에 관한 현대 심리학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반

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서은국 교수가 쓴 <행복의 기원>

입니다. 그 안에는 이런 명문이 등장합니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다.”

행복이 목표가 아니라 도구라니, 무슨 말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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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오랫동안 인생의 완성이요, 미덕이요, 결과였지만 서은국 교수를 비롯

한 오늘날의 심리학자들은 두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렇게 주장합니다.

“살기 위해, 버티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서은국 교수는 종종 꿀벌의 예로 행복을 설명합니다. 꿀벌은 왜 살까요. 꿀을

모으기 위해서일까요? 아닙니다. 꿀벌은 살기 위해 삽니다. 진화학적으로 보

면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의 목적은 생존 그 자체와 유전자의 번식입니다. 꿀

벌 역시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꿀벌은 나와 유전자가 같

은 다음 세대를 만들기 위해 살아내는 것이며, 생존을 위해 힘든 일도 버텨내

야 하는 것이며. 달콤한 꿀은 그저 꿀벌이 생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원이 되어

줄 뿐입니다.

다시 말해 꿀은 꿀벌의 삶의 목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삶의 도구인 셈입니

다. 여기서 꿀벌을 인간으로 바꾸고 꿀의 자리에 행복을 넣으면 새로운 공식이

만들어 집니다.

‘인간은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행복을 경험한 개체는 생존성이 강해진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금지 약물이 가진 진짜 효능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의 무덤과도 같았던 아우슈비츠 수용소, 나치 독

일의 잔혹한 만행으로 수많은 유대인들이 그곳에서 죽음을 당했습니다. 독가스

나 총살 같은 직접적인 학살이 아니어도 비위생적인 환경, 형편없는 영양상태,

버티기 힘든 노동 강도, 온갖 병원균과 정신적 트라우마 등으로 수용소에

들어간 이들은 몇 달 안에 죽음을 맞이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들이 이처럼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었던 걸까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유럽과 미국의 학자들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이들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우선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어릴수록 생존 확률이 높았을 거라 가정하

고 자료를 모았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맞기는 했지만, 완전하게 설명되지는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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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조사를 거듭한 후에 생존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행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수용소에 끌려 들어가기 전까지 얼마나 행복한 삶

을 살았는지가 살아남는 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그저 죽지 않으려 했던 이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그러나 살아야 할 분명한 이

유가 있는 사람들은 살았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행복입니다.

■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모든 게 다 좋아질 것 같지요. 아닙니다. 더 큰 위기가 올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우리 인생에서 완벽하고 평화로웠던 1년이 존재한

적이 있었나요?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장님은 매년 이번 위기만 넘기자고 하시지만

다음 해엔 기다렸다는 듯이 더 큰 위기가 찾아오지요. 올해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었다면 내년은 해방 이래 최대 시련이 다가올 테지요. 인생은 시련의 연

속이고, 우리는 그 시련을 버텨내며 생존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행

복이 얼마나 많이 필요하겠습니까?

꿀벌이 살기 위해 꿀을 모으듯 인간도 시련을 버티기 위해 행복을 모아야 합

니다. <행복의 기원>의 결론은 생각보다 소소합니다. 모든 페이지를 통해 결론

에 향하는 논리를 ‘빌드 업’ 해놓았지만 저자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크고 중요

한 행복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먹는 것.”

서은국 교수가 <행복의 기원>에서 말하는 결론은 말로만 들었을 땐 코웃음이

쳐질지 몰라도 직접 경험해 보면 인정하게 됩니다. 좋은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행위는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행복이라는 것을요. 먹는다는 것은 생

존과 직결된 일이고,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행복감과 뗄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지요.

1년에 100점짜리 커다란 행복 하나를 경험하는 것보다 10점짜리 행복 열 개

를 경험하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는 게 나의 행복이라고 스스로 인지하고 있

는 사람은 ‘1억 원짜리 복권에 당첨되는 게 나의 행복이야’라고 생각하는 사

람보다 생존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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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꾹꾹 참고 있다가 15박 16일짜리 긴 여행 한방 다녀온 것보다 1

박 2일이나 3박 4일짜리 가벼운 여행을 여러 차례 다녀왔던 기억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나요? 이는 행복의 경험을 잘게 잘라서 횟수를 늘리는

나름의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지심리학자에게 수여되는 룸메라트상을 받은 저명한 언어학자 마이클 토마

슬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모든 세대는 그 이전 세대보다 복잡하고 다음 세대보다는 단순하다.”

부모 세대보다 우리 세대가 더 다양한 모습인 것처럼 앞으로 살아갈 다음 세

대는 우리가 경험한 것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 기록의 쓸모

행복의 기억들은 대부분 최근의 경험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10년 전이나 5

년 전으로 돌아가 작고 소소하지만 웃음을 짓게 만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보세

요. 안타깝게도 생각이 나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간단합니다. 기록을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뇌에서 주는 시그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작은 행복의 경험을 성실하게 기록한

덕분에 일반인은 감당하기 힘든 삶을 이겨내셨던 분도 있습니다. 이 실험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일상을 아주 꼼꼼하게 적으셨더라고요. 그 덕에 후

세 학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의 양도 꽤나 방대합니다.

누구냐고요? 어벤저스를 능가하는 인류 최고의 히어로로 손꼽히는 이순신

장군입니다. <난중일기>를 직접 읽어 본 독자들의 솔직한 반응은 “이게 뭐

야?”라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숭고하고도 장엄한 기록이 페이지마다 가득

차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책을 펼친 독자들은 대부분 실망하고 말아요. 전투를

앞둔 장군의 고뇌와 번민도 나와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 비중은 매우 적습

니다. 대다수의 페이지에는 이런 말들이 써 있습니다.

“오늘 날씨가 좋았다. 경치가 예뻤다. 저녁에 뭘 먹었다. 누구와 농을 주고

받았다. 활을 쏘았다. 누구와 함께 갈대밭을 걸었다. 출근하여 공무를 보았다.

누구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 했다…….”

이처럼 사소하기 짝이 없는 한두 줄의 기록이<난중일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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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성웅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나름의 시련 앞에서 살짝 메모를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출근해서 책상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아침 일과로

‘나 어제 뭘 맛있게 먹었더라? 나 어제 무엇 때문에 웃었지?’를 떠 올리며

적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아주 사소하고 소박하지만 나를 살짝 힘나게 해 주

었던 것들. 그것이 바로 나에게 부킹 되었던 최소한의 행복일 테니까요.

프로야구 감독님들께 여쭤본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선수를 에이스라고 생각하세요?”

대체로 오는 대답은 비슷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컨디션이 좋든 나쁘

든, 자기 순서가 되면 꾸역꾸역 등판하여 한결같은 공을 던져주고 가는 선수,

그들을 최고의 선수로 꼽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직원이 좋은 직원입니까?”

기업의 CEO들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되돌아오는 대답은 비슷

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조직에 어떤 시련이

닥쳐도 꾸역꾸역 출근하여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내는 직원, 그 꾸준함과 성

실함이 가장 큰 무기가 되어주었다는 것이지요.

우리의 순조로운 일상이 매일 누군가가 꾸역꾸역 해내는 일 덕분에 이루어진

다는 건 경이롭습니다.

보란 듯이 희망이 엎어지고, 좌절이 예정되어 있고, 몇 번이고 모든 걸 엎어

버리고 싶은 때에도 우리 마음속 장부에는 희미한 바를 정자가 새겨지고 있습

니다. 사소한 식사, 소소한 수다, 별 의미 없어 보여도 기분 좋아지는 장난, 심

지어 매일 같은 발 딛고 걷는 행위까지도 질긴 힘줄처럼 얽히고설켜 강인한

근력을 만든 것이지요.

■ 나만의 난중일기 만들기

가슴이 서늘할 땐 주변 환경을 뜨겁게 하고, 열이 오를 땐 몸의 온도를 낮춰

줍니다. 머릿속이 답답할 땐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내 몸을 이동시킵니다. 제

가 자주 쓰는 난중일기는 이처럼 환경을 살짝 바꿔주는 온습도 조절 장치 같

아요. 좀 억지스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인간은 환경과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존재입니다. 온도와 질감, 천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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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빛의 밝기, 무겁거나 가벼움을 느끼는 사소한 감각은 뇌의 어느 부분에

는 영향을 끼쳐 생각과 가분을 바꾸게 해 주거든요. 별것 아닌 행동이 큰 변화

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활용해 보세요. 그게 바로 나만의 난

중일기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우리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착각하곤 합니다.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는

아주 까탈스럽고 소위 ‘지랄 맞아’지지요. 그리고 좋고 나쁘고의 명확한 구별

을 해내는 변별력이 높아집니다.

우리는 지금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번 질문해 보겠습

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여기서부터 우리들의 슬픔이 시작됩니다. 전문가의 사전적 정의는 ‘그

일을 누구보다 잘하는 사람’,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런데 심리학

자들은 전문가를 보며 다른 정의를 내리지요.

‘그 일을 해 놓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일을 훌륭하게 처리해

놓고도 즐거움을 못 느끼는 사람이랍니다. 자신의 일에서 기뻐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어요.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데 매일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한다니요. 남보다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전문가가 된 사람일

수록 빨리 불행해 진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게다가 프로의식까지 더해지면 업

친 데 덮친 격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행복해지기 위해 전문가가 되는 것을 포기

해야 할까요? 프로답지 못하게 굴어야 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즐기지 않습니다. 뛰어난 농구선수였던 서장훈씨도

어느 방송에서 분명히 말했지요. 훈련은 고통스럽다고요. 농구 선수로서의 인

생이 즐겁고 기분 좋지 않았으며 하루하루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이에요.

저도 동의합니다. 프로의 일상은 고통스럽습니다. 실제로 노동자가 일하는 순

간, 학생이 공부를 하는 순간, 주부가 가사 일을 하는 순간, 연구자가 논문을

쓰는 순간의 뇌를 찍어보면 어느 부분에서도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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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정말 즐거울 때도 있습니다. 커리어 초반에는 누구나 그랬지요. 소위 거

지같이 일을 해 놓고도 흐뭇하게 바라보며 ‘오, 그럴 듯 한데?’하며 자신감 뿜

뿜 올라갔던 기억,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그 뿜뿜의 이름은 행복의 한 종류인

성장감입니다. 신입사원, 신입생, 초임교사…. 하나하나 새로운 것을 배워가던

초창기, 우리는 성장감이라는 행복으로 수많은 시련을 버텨냈어요. 커리어 초

반부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행복이지요.

만약 지금 하는 일에 익숙해진 나머지 성장감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다면 어

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성장감을 꿔와야 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내 일이 아

닌 다른 곳에서요.

우리나라 속담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말이 있지요. 심

리학적으로 아주 정확한 표현입니다.

부부싸움 하고 출근하신 부장님이 내가 쓴 멀쩡한 보고서에 노발대발 화를 내

셨던 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랍니다. 직전에 느낀 지금의 상황과 무관한 감정

을 끌어다 표현한 거예요. 감정의 여운이라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뒤끝이지요. 인간은 뒤끝의 동물입니다.

번아웃(burn out) 증후군은 일을 많이 해서 오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그 일

만 해서 오는 거예요. 직장인만 번아웃에 시달리는 게 아닙니다. 어떤 분야에

서든, 전업주부도 학생도 번아웃 증후군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내 직업이나 생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공부를 시작하는 거예요. 엔지

니어라면 역사 공부를, 심리학자라면 동식물 공부를 해보는 거지요. 이렇게 하

다 보면 성장감이 가파르게 치솟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3장. 일을 해나가는 지혜

* 1970년 대한민국에서 108만 명의 아기 출생, 1971년에는 110만 명을 넘음.

* 2022년 24만 9천 명. 2026년에는 20만 명 이하 예상.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우리를 먹여 살리지 못한다는 것, 이게 우리 사회의 준

엄한 현실입니다.

인구 통계학, 의학, 생물학, 의공학, 심리학,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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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인간의 수명이 100세를 넘기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지금 태어나는 아이

들은 심지어 130세 넘어서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수명이 길어졌

다는 소식은 반갑지만은 않은 게 그만큼 길게 일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요.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지금의 40~50대는 85세 까지 일을 해야 한다고 생

각해야 할 것입니다.

■ 당신의 두 번째 인생 군대에서

이제 ‘퇴임’의 뜻이 바뀌는 날이 올 것입니다. 예전에는 기업에서 퇴임을 맞

이하게 되면 두둑하게 퇴직금을 받고 여유있게 노년을 보내다가 세상을 떠나

는 인생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퇴임’은 첫 번째 커리어가 끝

났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커리어가 다가

오고 또 지나가겠지요. 인생은 진짜 오래 살 테니까요.

적어지는 인구만큼 빠져나가는 사회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야할지 고민하

는 것도 학자들의 임무입니다.

* 커리어(Career) : 어떤 분야에서 겪어온 일이나 쌓아온 경험

<50대 남성의 재입대 프로젝트, 중년의 남성들을 다시 군대로 보내서 부족

한 군 인력을 메우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가능하다는 의견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저는 이 기막힌 아이디어를 육군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

서 은근히 흘려보았습니다. 반응이 놀랍더군요, 제 딴에는 농담이라고 한 말인

데 그분들은 절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국군

수는 60만 명 정도인데 해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3분의 1 수준이

니까요. 그중 사내아이는 10만 명 남짓일 텐데 그 빠진 인원을 무엇으로 메

운단 말입니까? 아무리 AI, 로봇, 무인 드론의 시대가 온다고 해도 급격하게

감소하는 인구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입니다.

이 슬프고도 불안한 현실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려는 심산인지, 저희 대학원생

은 보고서에 당당히 카피까지 적었더라고요.

“당신의 두 번째 인생, 아미(army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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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엄격한 규율과 군사력을 갖춘 일본군이 패망한 이유

* 다양성의 부족 : 지휘관의 어리석은 명령에도 무조건 복종

반면 군기가 안 잡혀 있다고 연합군이게도 손가락질을 받던 미군이 위기 상황

에서 오히려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 덕분이었습니

다. 똑같은 인간들이 모여 있으면 바보가 됩니다. 기업체에서도 마찬가지입니

다.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수평적 대화가 이루어지는 곳이 가장 이상적인 환

경이라고 불 수 있지요. 만약 이런 장면이 가능하다면 고리타분한 한국 군대라

는 조직에도 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중년 남성의 신체 능력도 나쁘지 않다고 하네요. 한국 전쟁이 끝난 직

후의 20대보다 현재의 50대의 신체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

니다.

40대 50대에게 군대에 갈 의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조사에서 아니나 다를까

중년의 남성들은 10억 원을 준다 해도, 아니 나를 당장 죽인다고 해도 절대

입대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남겼습니다. 비슷한 설문을 가족에게 했더

니 적극 찬성이고, 주관식이다 보니 깨알 같은 소망도 있었지요.

“병영 생활 위주로 부탁합니다. 통근은 안 됩니다. 군은 단결이잖아요. 파병

도 좋습니다. 가능하면 위험한 곳으로요.”

■ 정해진 미래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는 인구의 추이에서, 핵전쟁이 일어나서 급작스럽게 멸

망하지 않는 한, 인구가 증가하고 감소하는 추세를 통해 앞으로의 세상을 예측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의 인구 감소율도 심각하지만 현재 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의 경우, 훗날의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기성세대의 비율

도 많아, 심각한 불균형이 예상됩니다.

2030년부터는 전업주부들의 리턴 비율도 높아질 것입니다. 지금은 마이너

리그에 있지만 조만간 메이저리그에서 ‘콜업(call-up)’할 것이라는 강력한 예

감을 느낍니다. 실제로 ‘경단녀’라는 용어의 언급 자체가 줄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의 경사로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파이어족(조기퇴직, 조기

은퇴 희망족)은 포기해야 하고, 국민연금도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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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게 될 것입니다. 혹자는 연금 고갈의 문제는 수학이 아니라 내구성을 풀어가

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 다시 인턴의 시대

한국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한 할리우드 영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제작

과정에서 심리학 자문을 꼼꼼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일까요?

대사 하나하나가 남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바로 영화 <인턴>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인턴>의 이야기는 개인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곧 일반적

이고 보편적인 사회경험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그 경험을

만나게 될 국가로 한국을 꼽지요.

70세 노인인 벤(로버트 드니로)은 어느 날 30세 여성 CEO 줄스가 있는 회사

에 출근합니다. 영화의 초반, 이메일을 못 보내서 낑낑거리는 벤의 모습은 짠

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메일을 못 보내는 70대 노인을 흔하게

볼 수 있지요.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참 어메이징하다고 느껴집니다.

* 어메이징 : 놀랄만한, 기가막힌

초반 30분 정도 헤매던 벤은 나머지 시간 동안엔 아주 지혜로운 모습으로 줄

스에게 멘토링을 해주지요. 실제로 미국에 공개된 이 영화의 부제는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 랍니다.

70대인 벤의 인생 경험과 조직 관리 능력, 위기 해결 방식과 동료들의 대하

는 애정과 기술은 절대 녹슬지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사업군에서도 그의 지혜

는 충분히 도움이 되었지요. 인생은 장기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가끔은 스위치를 끄세요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보다 많은 일을 처리하는데도 지치지 않고 언제나

활기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특징은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듯

일의 종류를 자주자주 바꿀 줄 안다는 것입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그 능력을

자발적 전환(voluntary switch) 이라고 부릅니다. 자발적 전환에 능한 사람은

번아웃과 관련된 무기력에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반면,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

지 한 가지 일만 꾸준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멀리서 지켜볼 땐 마치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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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가 굳은 인물 같아 보여요. 그러나 심리학자인 저는 그의 상태가 걱정됩니

다. 그가 일하는 시간은 고통을 누르는 과정일 테니까요. 가끔은 자발적으로

스위치를 켜고 끄는 지혜도 알아야 합니다.

■ 높은 목표, 겸허한 수용

아들러 심리학 하면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말이 ‘높은 목표, 겸허한 수용’ 이

라는 문장이지요. 그의 주장에 따르면 목표는 높게 잡는 편이 좋습니다. 쉽게

달성하고 싶은 마음에 목표를 너무 낮게 잡아버리면 해낸 이후에도 성취감을

느낄 수 없으니까요.

물론 목표가 높으면 실패할 확률도 커집니다. 목표를 80으로 잡았는데 75가

나온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지요. 그렇다고 해서 목표를 20으로 잡는 건 어리

석은 행동입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절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겸허한 수용’이에요 개인과 조직 모두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절한

목표로 수정 보완하는 과정이 있어야겠지요 .

■ 완벽주의의 폐해

‘완벽’이라는 언어가 가진 매력 때문일까요? 한국 사회에서는 유난히 완벽주

의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유, 그 사람은 완벽주의자야”

라는 말을 들으면 ‘음, 성격은 까칠해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군’이라는 생각

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조금 더 정화한 언어로 완벽주의를 다

시 정의하자면 ‘일의 실수가 있음을 용납하지 않는 주의’거든요.

즉, 완벽주의자들은 본인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숨기는 사람, 스스로 잘못

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가 자녀를 완벽주의자로 만든다고 분석합

니다. 부잣집이든, 평범한 집이든, 부모가 고학력이든, 그렇지 않든 가훈이 ‘주

마가편 走馬加鞭’인 것처럼 행동하는 집들이 종종 있습니다. 달리는 말에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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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을 하듯 자녀를 계속 몰아세우는 거예요. 그 집 아이는 못해도 혼나고 잘해

혼납니다. 80점을 맞으면 점수가 형편 없다고 혼나고, 100점짜리 시험지를 들

고 가면 잘할 수 있는데 그동안 열심히 안했다며 나무람을 들어요. 자신의 행

동에 적절하게 칭찬과 보상을 받지 못한 아이는 ‘처벌이 없는 상태’만을 꿈구

게 되겠지요. 이처럼 부모가 칭찬에 인색하면 아이는 반사적으로 욕을 먹지 않

는 방법을 고민하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온갖 논리를 동원할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칭찬을 남발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경사 난 것처럼 잔치를 벌이는 가정의 아이들은 나르시시즘에 빠질 위험이 있

거든요. 나르시시즘은 자기애가 너무 강해서 문제가 되는 상황이에요. 자신을

드높이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 우리는 왜 아는 척을 할까?

타인에게 완벽해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 있

습니다. 바로 ‘척’하는 함정이지요. 돈이 많은 척, 지식이 많은 척, 몰라도 아

는 척, 경험이 많은 척, 습관처럼 연기를 하지요. 본인들은 이러한 태도 때문

에 타인에게 존경을 받고 부러움을 산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심리학

자들은 이 척이야말로 반드시 버려야 하는 위험한 습관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

니다.

지금은 보안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이런 상황이 불가능하지만 약 10년 전

만 하더라도 보험 설계사가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보험을 굳이

찾아 계약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완벽주의자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지요.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을뿐더러 처음 듣는 이야기에도 “알지!”, “그럼!”

이라고 답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분들 아시죠? 이런 분들만 있으면 보험 설

계사 분들은 아주 쉽고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요.

■ 친근한 것 VS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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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나에게 업무를 맡겨놓고 물어보지 않으면 계속 진행합니다. 가끔은 감

당이 되지 않는 속도로 저만치 가버리는 순간들이 있지요. 역할이 중요해지고

직책이 높아질수록 모른다고 말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어느 새부터인가. 나는

그 일에 필요한 개념들을 마치 알고 있는 척, 관련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척, 연기를 해야 하고 그럴수록 나에게 필요한 정보는 점차 멀어지지요. 번아

웃은 그때 찾아옵니다.

새 팀장이 첫 회의 시간에 팀원들 앞에서 이렇게 고백한다고 생각해 볼까요.

“제가 아무것도 몰라요. 천천히 알려주세요.”

어쩐지 간담이 서늘해지지 않나요? 물론 그 직감은 대부분 틀리지 않습니다.

앞으로 팀원들에겐 힘든 직장 생활이 시작될 테니까요. 그동안 해 왔던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팀장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심지어 일상적으로 써온 용어들까지 쉬운 말로 다시 바꿔서 써야 합니

다. 대단히 귀찮고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이 바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세상을 뒤

바꾼 위대한 발견이나 중요한 업적은 모두 그러한 과정을 겪었어요. 늘 하던

일을 쉽게 풀어내는 과정, 전문가끼리 통하는 말을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는 순간, 일의 본질을 마주하고 과업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시간, 바로

그때가 놀라운 혁신이 일어나는 순간이었지요.

그러나 번아웃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내 안의 완벽주의와도 싸워야 합니다. 어

디서부터 어디까지 알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모른다고 제대로 말할 수 있어

야 하니까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겉돌기만 해서는

안 되겠지요.

■ 직업의 정의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직업의 대부분이 30년 이내에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AI로 대체되거나 다른 사업군에 밀려 사라질 운명에 처했지요. 교사

도, 세무사도 변호사도 엔지니어도 없어진다고 하니 대체 남는 직업이 무엇인

지 아득해집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답답한 심정으로 물어봅니다.

기업체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다 보면 젊고 자신감 넘치는 임원분들을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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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게 되지요. 그런 분들에게 꿈이 뭐냐고 질문하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상무가 됐으니, 사장이 되는 게 꿈입니다.”

“에이 어떻게 사장 되는 게 꿈이에요? 사장 돼서 뭘 하고 싶은지가 꿈이지.”

우리는 종종 꿈과 직업을 동일한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생각은 달라요. 꿈은 동사고, 직업은 명사이기 때문입니다.

명사인 ‘사장’은 꿈이 될 수 없습니다.

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명사로 표현하는 게 위험하다는 생각은 비단 저

같은 심리학자들만 하는 건 아닙니다.

대기업에서 CEO로 성공한 분들 중에서 기업을 위해 헌신했을 뿐 아니라 개

인의 삶에서도 균형을 갖춘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개

인적으로는 지금은 퇴직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성공한 CEO의

롤모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권오현 회장은 종종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사장 되는 게 꿈인 이들이 사장이 되면 제일 사고 치고, 상무 되는 게 꿈

인 사람이 상무 되면 제일 바보짓 한다.”

말 그대로 명사로 꿈을 꾸는 사람들은 그 이상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오랜 조직 생활을 통해 꿈의 비밀을 알아차린 셈이지요. 한편 조직 안에서 동

사형으로 꿈을 꾸는 분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상무가 되면 저걸 해봐야지.’

‘내가 상무가 되면 저걸 꼭 없애야지.’

‘내가 상무가 되면 저 분야를 활성화 시켜야지.’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하던 사람이 임원이 되면 무엇을 할까요? 당연히 오랫동

안 생각해 온 그 일을 지체없이 해낼 것입니다. 그냥 상무가 되고 싶었던 사

람은 1년 동안 현황만 파악합니다. 그동안 사업은 급변하고 겨우 파악한 현황

은 이미 6개월 전의 일로 지나가 버리지요.

내가 하는 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동사로 표현해야 합니다.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가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해

야 합니다.

■ 우호성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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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는 일만 하는 게 아니지요. 다른 동료들과 우정도 쌓고 스트레스도

받습니다. 가끔은 소시오패스 같은 사람과 얽혀서 가스라이팅도 당하고 다시

일어서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소시오패스

가 인구 전체의 4%를 차지한다고 하니, 이 정도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한 번

은 만날 수 있는 비율입니다.

*소시오패스(Sosio pathy) : 생각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 죄책감이 없고 무책임함

*가스라이팅 : 타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 사람을 통제하고 조종함

양심이 없는 인간이 바로 소시오패스의 정의입니다. 매일매일 작은 잘못을 저

지르며 고통스러워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평범한 사람들은 가까운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양심을 지니고 있는 정상적인 사람들은 매일매일 조금씩 고민을 합니다. 업무

에 대한 고민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업무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

의 관계 고민입니다.

“오늘 직장에서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나?”

“지나치게 감정 표현을 한 것 같아, 화를 좀 참을 걸 그랬어.”

“회의 시간에 너무 열변을 토했나?”

“상무님 농담에 너무 웃었던 것 같아, 기분 나쁘셨을 수도 있으니 다음엔 좀

자제하자.”

■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성격을 이루는 다섯가지 요소

1. 개방성 ; 상상력, 호기심, 예술적 감각 등이 개방적이다.

2. 성실성 :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힘든 것을 참고 노력한다.

3. 외향성 : 타인과 사교를 좋아하고 새로운 자극과 활력을 추구한다.

4. 우호성 : 타인과 공통체에 협조적이다.

5. 신경성 : 걱정, 두려움,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를 쉽게 느낀다.

이 중에서 외향적인가 혹은 내향적인가 하는 부분은 확실히 타고나는 측면이

강합니다. 그러나 우호성이나 개방성 등은 후천적인 요소도 작용합니다. 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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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우호적인 공동체나 문화적으로 개방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성인

이 되어서도 관련된 성격의 데이터값이 어느 정도는 변동 가능합니다.

개방성과 우호성은 사실 헷갈리기 쉬운 개념입니다. 타인에게 개방적인 사람

이 흔히 우호적 행동을 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두 개념은 분명히 다른 면이

존재합니다.

2023.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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