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7. 17:50ㆍ독서후기
나를 이기는 습관(2)
■ 전혜림 지음
03 성장을 논하다
성장이 최고의 안정이다
◎ 01 내일이 불안할수록 오늘의 허들에 집중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32세부터 달리기 시작하여 마라톤 풀코스를 25회 완주하고 100Km 울트라 마라톤도 완주했다.
그는 자신의 하루를 스물세 시간이라고 규정했는데, 한 시간을 달리는 시간으로 빼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영감도 얻고, 정신에 있는 독도 빼냈다고 한다. 무엇보다 달리기를 통해 근력과 지구력, 집중력이 증진되었다고 한다. 자신은 평범한 재능을 가졌기에 이러한 달리기라는 수련이 자신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데 필수적이었다고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바 있다.
■ 허들 달리기하듯 일을 쪼개서 문제를 해결한다
나는 30대 후반에 50세를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삼았다.
말하자면, 50세 이전까지는 자녀 양육과 먹고 살기 위한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면, 50세 이후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꿈을 꾼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자산이 필요했고, 그것을 마련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왔다.
2023년 현재, 나는 만 53세이고 한국 나이로 50세가 되던 4년 전부터 내가 원하던 라이프코칭, 커리어코칭, 리더십코칭 일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하여 지금껏 그럭저럭 잘 이끌어 오고 있다. 각종 기업체의 고문을 맡고 있으며 동국대 강의를 비롯하여 오래전부터 해오던 강의들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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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번째 인생을 위한 준비가 자산만 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업으로 삼기 위한 준비를 충실히 해야 한다.
나는 목표를 허들 넘듯이 했다. 큰 목표만 보고 달렸다면 너무 멀고 힘겹게 느껴져서 못했을 거다. 허들을 하나하나 넘듯 하루하루에 충실하다 보니 어느새 골인 지점까지 도착할 수 있었던 거다.
큰 꿈과 최종적인 목표는 물론 내심 갖고 있겠지만, 작은 단위로 일을 쪼개서 하지 않으면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거나 지레 겁먹고 아예 시작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일을 잘게 쪼개서 한 번에 하나씩 하는 것이다.
■ 꾸준히 오늘에 충실하면 불안은 사라진다
나는 k 대학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공부했고, 말 그대로 주경야독하면서 밤낮,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일과 공부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학비는 물론 코치 자격증을 따느라고 학원비, 교통비도 많이 들었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고, 오늘의 한 걸음이 5년 후, 10년 후의 내 모습을 결정하는 것이다. 나는 40대 10년간 열심히 씨를 뿌렸다. 열정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러한 노력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고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불안하고 그래서 불행할 수 있다. 누구나 그렇다. 그럴 때일수록 머릿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사고와 관념들을 떨쳐버리고, 오늘 해야 할 일, 오늘 넘어야 할 허들만 생각하고 나아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불안은 어느새 사라지고 문제는 해결되면서 마음 편히 충만한 하루하루를 살 수 있게 된다.
맹자는 말했다.
“인(仁)이 불인(不仁)을 이기는 것은 마치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다. 오늘날 인을 행하려는 사람들이 한 잔의 물로 한 수레의 불을 끄려 하다가 불이 꺼지지 않으면 이를 두고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 일컫는다. 이와 같으니 불인에 더욱 빠져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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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장기적 전망으로 성장을 추구한다
공자는 말했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사려가 없다면, 가까운 시일에 반드시 근심이 생기는 법이다.”
오늘 유망한 직업이 내일은 사양산업이 될 수 있다. 변화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장기적 전망을 갖고, 미래에 대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성장의 맛을 알면 인생 전반이 달라진다
내일이 불안하면 지금 하는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법이다. 사람의 인연이나 주어지는 운명은 늘 변화하는 것이니 지금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내일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둬야 오늘 일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이다.
■ 조급해하지 말고 때에 맞춰서 성장한다
인생에는 매사에 적절한 때가 있으니 너무 불안해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어> <위정편>은 말한다.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나이 삼십에 뜻을 세우고, 사십에 흔들리지 않고, 오십에 하늘의 뜻을 알고, 육십에 귀가 부드러워졌으며 칠십에 마음 가는 대로 했더니 도리에 어긋남이 없다.
공자는 낚시로 물고기를 잡기는 했지만, 그물을 쓰지는 않았다. 화살로 새를 잡기는 했지만, 둥지에 잠든 새를 향해 화살을 쏘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 숙량홀이 일찍 귀천했기에 가난한 집에서 자라야 했다. 제사에 쓸 제물을 잡을 때 고기가 필요해서 사냥을 나갔는데, 수렵할 때도 자신만의 법도가 있었다. 알을 품고 있는 새는 잡지 않았고, 작은 물고기까지 한 번에 다 집는 일을 피했다. 그렇기에 다음번에도 계속 사냥할 수 있고 불고기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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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즐겁게 일하는 비결, 내가 선택의 주인공이 된다
자기 사업을 하든 샐러리맨으로 일을 하든 결국은 내가 일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요즘은 1인 기업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내가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내가 회사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회사와 내가 1:1로 잠정적인 계약을 한 것이니, 어쩌면 나는 내 사업을 하는 와중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성과를 내면 내 몸값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더 좋은 회사에 스카우트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되면 자기 사업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언제나 중요한 것은 나라는 브랜드라고 했다. 그러니 어느 자리에 있든 안주하지 말고 도전적인 자세로 일해야 한다. 늘 다음 단계, 넥스트 플랜을 준비해야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내가 1인 기업이 된다는 것은 내 업무에서 내가 선택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다.
■ 나의 미래는 내가 선택한다
지금의 자리에 안주만 해서는 안 된다. 넥스트 플랜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이 50이 넘어가면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그러니 다음을 또 준비해야 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 중에서 찾아야 한다. 장기적 전망과 넥스트 플랜을 준비하는 것도 미래를 선택하는 주인공이 내가 되기 위해서다. 그래야 내 업과 함께 즐거운 인생을 영위할 수 있다.
오늘 주어진 일을 수행해 내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일들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을 바꾸면 힘든 일도 할 만한 일이,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행복과 불행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내가 선택한 일이라고 한다면 피곤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 말하자면 내가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선택의 주인공이 나라고 한다면, 그것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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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말했다.
“부유함이라고 하는 게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내가 비록 말채찍을 잡는 마부라도 되겠으나,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내 마음이 원하는 길을 따르리라.”
공자의 이 말은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부유함이라고 하는 것은 내 노력의 결과이지, 내가 거기에 집착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돈이 나를 따라오게 만들어야지 내가 돈을 따라가서는 삶의 균형만 깨어지고 심지어 사람도 떠날 수 있다.
우리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자신이 가는 길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선택해 놓고 나서 짜증을 낸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내가 선택한 일을 즐겁게 하자. 그것이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수행해 내는 비결, 시간 관리를 잘하는 비결이 될 수 있다.
<논어> <옹야편>은 말한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뭔가를 안다는 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한다는 건 즐기는 것만 못하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로 변용되어서 회자되고 있다.
◎ 04 고민을 멈추고 일단 일을 시작한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확실한 것이 아니면 안 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생에 확실한 것은 없다. 유명한 등산가가 인터뷰할 때 “저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은 위험하지 않습니까?”라고 기자가 물으니 “인생 자체가 위험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철학자 사르트르가 말했듯, 우리는 모두 불확실한 삶에 내던져진 존재다.
인생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도전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만 하는 사람은 늘 거기서 끝나 버린다. 시도도 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하는데 이미 에너지를 소진해 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을 잘 시작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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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을 줄이고 일을 진행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야 뭔가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도전해 보고, 할 만큼 하다가 안 되면 그대 그만두면 된다. 그렇게 하면 경험치라는 자산이라도 남는 것이다.
■ 실천하는 힘이 남다른 인생을 만든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만 많이 하는 사람 중에 일 제대로 하는 사람 못 봤다. 생각에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버리기 때문이다. 뭔가를 시작하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게 되고 길이 열린다.
무엇이든 실천할 생각을 해야 길이 열린다. 복권을 사야 당첨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생각과 고민만 하지 말고 어떻게든 시작해서 실행해야 한다. 더 깊은 생각은 일단 시작해서 경험하고 겪어보면서 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결단과 실천이 지연되면서 생기는 손실이 더 크고, 경험해서 알게 되는 정보가 탁상공론으로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유용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 기벼운 마음으로 시작한다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도 있다. 일단 시작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길이 점차 열리면서 시야가 넓어진다. 전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거다. 막연하고 두렵던 것에 대해서도 점차 시야에 익숙해지면 상대할 만한 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점차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활한 세계로 진입하면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무언가 시도하기 힘들다면, 일의 도입부에서 마음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 너무 많은 기대를 품고 일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목표를 너무 크게 세우면 시도 자체를 하기 어려우니 허들의 높이를 낮추는 것이 좋다. 낮은 단계를 뛰어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실력이 붙으면서 좀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이 길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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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으로 부딪치며 답을 찾는다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도 있다. 오늘 하루 일용할 양식을 구한다는 것, 빵값을 번다는 것은 신성한 일이다. 대책을 세운답시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고민하면서 세월만 보내지 말고, 뭐라도 시작하고 실천하라. 행동에서 답을 찾아야 하니 일단 시작하면 길이 열리는 법이다.
<논어> <공야장편 公冶長萹>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계문자 삼사이후행 자문지 왈 재사가의
季文子 三思而後行 子聞之 曰 再斯可矣
계문자는 세 번 생각한 이후에 행동으로 옮깁니다.
이에 공자께서 답하셨다. 두 번이면 족하다
계문자는 지나치게 신중하고 손익을 과도하게 따지면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두 번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도 좋다고 말한 것이다.
이것저것 지나치게 따지다 보면 매사 적기를 놓치기 쉽다.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천하지 않으면 직접 몸으로 뛰면서 답을 찾아가야 한다.
◎ 05 다른 사람을 성장시켜 나 또한 성장한다
스티브 잡스는 한때 메킨토시의 판매 부진과 독선적인 경영방식으로, 이사진에 의해 자신이 만든 회사 애플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넥스트, 픽사 등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 다시 애플에 복귀한 후 아이팟, 아이폰으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을 때 그는 달라져 있었다. 과거 남의 아이디어도 자기 것처럼 발표하던 것과 달리, 자신의 성공과 업적을 모두의 힘으로 일군 거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한 것이다. 인화의 마인드를 갖고 돌아온 천재는 더욱 무서운 법이니 시대의 아이콘으로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독불장군은 한계가 있는 법이니,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가야 한다.
■ 베풀면 돌아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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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내 주위에는 내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코칭 프로그램의 포스터나 수강생들에게 나누어 주는 수료증 포맷은 모두 주위의 지인들이 무료로 만들어 준 것이다. 너무 감사하다. 나 역시 그들이 원하는 게 있으면 해주려 한다. 무엇보다 내 주변 사람들이 진심으로 잘되길 바란다. 내 주변이 잘되야 내가 잘된다. 내가 성공한 점이 있다면, 그건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게 아니라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나는 사람들과 두루 협력해서 일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나를 찾는다.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평소에 내가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그분들에게 아낌없이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면 도움이 돌아온다.
■ 세상에 버릴 사람은 없다
성인군자는 사람을 버리는 법이 없다는 말이 있다. 도교의 종조인 노자는 말했다.
“잘 다니는 사람은 자취를 남기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실수가 없으며, 셈을 잘하는 사람은 주판이 필요 없고, 자물쇠를 잘 거는 사람은 도둑이 그것을 열 수 없으며, 결박을 잘하는 사람은 동아줄이 없어도 풀 수 없다.
이처럼 인은 사람을 잘 구해내니, 버리는 사람이 없다. 선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스승이 되고, 선하지 않은 사람도 선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의 스승 됨과 도움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비록 지혜가 있더라도 크게 미혹될 수 있다. 그것을 일컬어 중요한 묘수라고 한다.”
■ 서로를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꿈꾼다
나는 사람에게 물을 준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사람에게 성장의 물을 계속해서 주는 것이다. 화분에 물을 일정 기간 꾸준히 주면, 처음에 시들시들 잡초 같았던 풀이 점차 자라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하고 긍정의 에너지를 부여하면, 사람이 점차 자라나는 것이 보인다. 하나씩 성과를 내고 나중에는 큰 인물로 성장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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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리고 그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를 성장시키는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공동체의 중요한 특징일 것이다.
<논어> <안연편>은 말한다.
군자성인지미 불성인지악 소인반시
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
군자는 사람의 좋은 점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나쁜 점은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한다. 소인배는 그 반대로 한다.
누군가에게 잠재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성장시키는 것은 그 자체도 보람 있는 일이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성장 또한 도모하는 길이다.
◎ 06 돈 보다는 업으로 사고한다
■ 과거로 끝난 것은 비용이고, 미래에 남는 것은 투자다
지금 당장의 비용이 아깝다고 해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10년 넘게 강의하고 있지만, 나 역시 엄청나게 많은 강의를 들었고, 교육을 받는데 드는 비용을 아끼지 않으면서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그것은 미래의 내 업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도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하고 강의를 듣고 뭔가를 배우는 걸 비용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쓰고 소모해서 과거로 끝나버린 것은 비용이고, 미래에도 남는 것과 미래를 위한 것은 투자다.
나는 누군가가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을 토로하면, 항상 업으로 대답한다. 너는 무슨 일을 하면서, 무엇을 업으로 삼고 살 것이나? 그런 마인드로 접근해야 지속 가능한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어려운 것을 먼저하면 획득하는 것이 뒤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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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옹야편>에는 이런 말이 있다.
문인 왈 인자선난이후획 가위인의 問仁 曰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
인에 대해서 묻자 공자께서 답하셨다. 어려운 일을 먼저하고, 이익을 나중에 얻는다면 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선고후락(先苦後樂)’ 과도 통한다. 우리가 생을 살면서 얻고자 하는 진정 가치 있는 것들은, 쉽게 얻어지지 않고 언제나 시간과 정성을 많이 요하는 것들이다. 덕성이든 업이든 처음에는 모두 인내를 요구한다. 이처럼 힘든 것을 먼저하고 획득하는 것은 뒤에 하는 ‘선난후획(先難後獲)’을 생각해야 한다. 꿈을 위해 투자하고 바쁜 와중에 힘들어도 공부하고 자기 계발을 계속하면, 획득하는 것은 당연히 뒤따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티베트의 성자 달라이라마는 우리가 당장의 쾌락만 따라가서는 고통을 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인(仁)을 비롯하여 세상의 아름다운 가치들은 늘 충분한 성숙의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 07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간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푸시킨의 시구처럼 세상은 나에게 모든 조건이 충실하게 갖춰진 온실이 아니다.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 완벽해지기 바라는 건 환상이다.
천국과 같은 완벽한 세계라는 뜻의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 ‘없음(ou)’과 ‘장소(toppos)’의 합성어로, ‘세상에 없는 장소’라는 의미다.
우리는 인생이 어려움을 겪거나 불만족스러운 현실이 닥치면 세상 탓, 환경 탓, 과거 탓, 사람 탓을 한다. 그렇게 되면 더욱 큰 절망에 빠지고, 나쁜 선택, 무리한 행동, 극단적인 길을 걷게 된다.
내 인생에서 흙을 옮겨 산을 쌓고 마무리하는 것도 나의 몫이고, 빈 구덩이에 흙을 덮어 평지를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나의 몫이라는 공자의 말처럼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기에 모든 건 나 자신에게 달렸다. 그렇기에 환경 탓을 하지 말고 나 자신이 내 인생의 주체가 되어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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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언제든 무엇인가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상태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완벽하게 돌아가길 바란다면 세상에 대해서 지나치게 무지하거나 자신에 대해서 오만한 것이다.
다만 그 부족한 환경에 대해서 내가 어떤 태도와 입장을 가지느냐가 향후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나는 이러한 철학으로 많은 내담자의 가정을 지켜냈다. 어쩌면 젊은 날, 내 짙은 결별의 상처가 나를 성장시킨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 환경 탓으로 허송세월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부모님이 이혼해서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둥, 제대로 도와주지 않아서, 학대해서, 방치해서, 뭐가 어떻게 되어서 자기가 이렇게 되었다는 둥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한다. 핑곗거리를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인간의 마음이 가진 아주 흔한 습성이다. 내가 부모 탓, 환경 탓을 이야기하자면 3박 4일을 꼬박해도 모자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런 것에는 1분도 쓰고 싶지 않다.
자기가 하는 일이 정체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모두 이렇게 핑곗거리를 찾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란 사람이나 환경이 아니라 내가 현재 시점에서, 핑계와 불만에만 빠져 있는 것처럼 뭔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거다. 어떤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가 뭔가를 잘하고 열심히 하고 있으면 어디서든 나를 찾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인가를 성실히 하고 있으면 세상이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와서 일이 생기는 법이다. 그러니 부디 환경 탓을 하거나 사람 원망, 세상 원망을 하면서 허송세월하지 말라. 지금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라, 계속 나아가야 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
■ 끝까지 해보고 안되면 다르게 한다
여러 번 넘어져도 상관없으니 다시 일어나서 계속 끝까지 해보라. 그리고 그렇게 해도 안 되면 그때 다르게 해보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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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막혀 있을 때는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거나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실용적인 비결이다. 정리하면 결국 답은 단순하다. 끝까지 하거나 다르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생각하며 계속 나아가면 반드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논어> <술이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
자왈 여기진야 불여기퇴야 子曰 與其進也 不與其退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아가는 자와는 함께하지만, 퇴보하는 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
◎ 08 성장을 위한 인생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공자의 탄생에 대해서 한(漢) 대에는 여러 위서(僞書)가 용이 날았으니, 여신이 떠받들었느니 등의 말로 신비화해놓고 있지만, 실제로 그의 어린 시절은 매우 불우했다. 하급 관리 집안 출신으로 언제든 서민 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3세 때 아버지를 잃었는데 집안이 가난하여 장사 지낼 돈조차 없었다고 하니, 어려서부터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했다. 20대 초반에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면서 의지할 마땅한 피붙이 하나 없이 자수성가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후세에 이름을 남긴 군자가 되었다. 그런 시기를 대나무가 자라듯 성장의 마디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04 행복을 논하다
나의 행복은 전적으로 내 손에 달렸다
◎ 01 나의 소중한 행복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번뇌와 고민이 많은 삶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첫째, 자신의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 분명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둘째, 나의 희로애락을 남의 손에 휘둘리지 않게 한다. 이는 한결같은 평안과 행복을 유지하는 제일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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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증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매일 나 자신에게 세 가지를 물어본다.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하는 데 충심으로 하였는가? 친구를 사귀는 데 신의를 다했는가? 스승에게 배운 것을 충분히 스스로 익혔는가?”
인격의 도야뿐만 아니라 행복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을 잘 알 수 있고, 발전할 수 있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심리상담과 코칭은 다르다. 심리상담은 과거로 돌아가 옛날의 감정을 직면하게 해서 변화를 일으킨다. 그 과정에서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과거를 직면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으로 현재의 모든 게 결정된다는 프로이트식의 결정론적 시각은 한계가 있다.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접근하는 방식에서 다소 차이점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코칭은 오직 현재와 미래에 집중한다.
“지금은 어떤가요? 그럼 이렇게 해볼까요?”
현재가 축이 되어 현재를 개선하면, 과거의 나쁜 기억도 별거 아닌 게 되거나 오히려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 따라서 코칭은 미래지향적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해지려면 현재를 중심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훈련을 체화해야 한다.
■ 나 자체로 행복한 나를 발견한다
남들이 무엇인가를 해줘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행복한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나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나 자체로 행복한 사람’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독립적으로 행복한 사람은 관계도 잘 맺을 수 있다.
남에게 의존하는 행복은 기대와 실망으로 불편한 감정을 남기기 십상이다. 언제든 순전한 내 의지로 내가 원하는 행복한 순간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인생에서 누구도 뺐을 수 없는 보물을 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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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자한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왈 삼군가탈사야 필부불가탈지야 子曰 三軍可奪師也 匹夫不可奪志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군에게서 장수를 빼앗는다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에게서 마음을 빼앗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군의 장수를 빼앗는다는 것은 한 나라 군대의 총사령관을 체포하는 것이니,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물론 그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일개 백성의 마음을 빼앗는 것, 즉 바꾸는 일은 어렵다는 말이다. 그만큼 마음의 힘이 무섭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듯, 사람의 마음과 뜻이 세상사의 모든 걸 만들어 낸다. 행복도 이러한 마음의 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행복한 인생의 관건은 내 행복을 남에게 맡기지 말라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내 행복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 02 머리는 방황해도 몸은 방황하지 않게 한다
공자는 자신의 모국인 노나라에서 제상의 지위에 해당하는 대사구(大司寇)라는 벼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노나라 임금에 해당하는 정공(定公)이 향락에 빠져 예법을 무시하자 작위를 내려놓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를 찾아 각국을 전전하며 자신의 이상을 펼치고자 유세(遊說)하였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이 기간을 ‘주유열국(周遊列國)의 시기’라고 한다.
그 기간 그는 죽을 위기를 비롯하여 갖가지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상 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일념으로, 그는 상갓집 개와 흡사하다는 굴욕을 맛보면서도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에 따르면, 그는 70여 개 나라의 임금을 찾아가 유세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13년간의 방황 끝에 이윽고 68세의 나이로 고향인 노나라로 돌아온다. 비록 원하던 바대로 뜻은 이루지 못했으나 노년에 많은 제자를 길러내며 존경받는 삶을 살았다.
방황이 없는 인생은 없다. 특히 꿈은 많지만, 경험이 일천한 젊은 날에는 방황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게 생각과 고민이 길어질 때 중요한 것은 고민만 하는 게 아니라, 무엇 하나라도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그것이 고뇌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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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황을 끝내는 실행의 힘
실행하지 않으면서 고민만 하는 것은 미래가 없다. 뭐라도 하면서 고민하고 방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실패하더라도 남는 것이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실행의 힘이 더 중요하다. 삶의 고난은 우유에 빠진 것 같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지독하게 앞이 캄캄한 순간에도 삶을 개척하기 위한 발버둥을 멈추지 않았다. 하늘에서 복이 굴러떨어져 운 좋게 고난을 극복한 것이 아니라, 꾸준한 도전과 실행의 결과 점차 살아갈 힘을 얻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돌이켜보면, 다사다난한 삶의 고비 속에서도 뭔가를 계속 실행한 것이 힘이 되었으니, 그 실행력이 방황을 짧게 만들거나 적어도 방황의 기간을 잘 헤쳐나올 원동력이 되어준 것 같다.
■ 생각만으로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은 방황해도 좋다는 여유를 가지되, 몸은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따라서 지금 아무리 방황하고 있을지라도 끊임없이 팔을 놀려 노 젖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험난한 파고를 넘어 언젠가 풍족한 과실수가 있는 아름다운 대륙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논어> <위령공편 衛靈公篇>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왈 오상종일불식 종야불침 이사 무익 불여학야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侵 以思 無益 不如學也
공자께사 말씀하셨다. 온종일 밥도 안 먹고 생각하고, 밤을 세워 생각을 해보았으나 아로움이 없었으니, 누군가를 찾아서 배우는 것만 못했다.
공자는 침식을 거르면서 생각했으나 별로 얻는 것이 없다고 했다. 생각만 한다고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 현대인들에게는 정보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만으로 모든 걸 끝내려 하는 습성이 있다.
그 과정에서 삶은 생기를 잃고 지치며, 무기력한 시간은 한없이 길어지게 된다. 공자의 말처럼 혼자 생각만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행동할 때 난을 타개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방황하는 것은 괜찮다. 다만 도전과 실행을 멈추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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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노장사상의 개조(開祖) 장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욕심 때문에 천수(天壽)를 다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소인배는 재물 때문에, 선비는 명예욕 때문에, 사대부는 나라를 지키려고, 성인군자는 천하를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게 된다. 이유는 다르지만 목숨을 다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 내 얼굴이 나의 인생을 보여준다
마흔 살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처럼, 꼭 마흔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 얼굴에 드러나는 인상도 잘 관리해야 한다. 그 인상이 자신이 살아온 여정을 말해주고 앞으로의 운명도 바꾸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말하는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 머리와 몸의 균형을 찾는다
나이 들수록 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정신 쓰는 일과 몸 쓰는 일, 사이에서 균형이 잘 맞을 때, 내 삶도 안정을 찾고 위태로워지지 않을 수 있다.
<논어> <계씨편 季氏萹>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공자왈 소지시 혈기미정 계지재색 孔子曰 小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급기장야 혈기방강 계지재투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급기로야 혈기기쇠 계지재득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렸을 적에는 혈기가 불안정하니 색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장년에는 혈기가 왕성하니 다툼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노년에는 혈기가 물러나니 탐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 말처럼 인간은 연령대별로 혈기도 달라지고, 몸의 활동 방식도 달라진다. 그에 따라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 인생을 잘 관리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노소를 불문하고 평소에 자기 몸이 내는 소리를 잘 듣자. 그러면 큰 실수 없이 건강한 인생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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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다양한 감정을 연주하는 인생 예술가가 된다
유학에서는 인간에게 일곱 가지 감정이 있다고 했다. 흔히 ‘칠정(七情>’이라고 하는데 ‘희노애락애오욕 (喜怒哀樂愛惡欲)’을 말한다. 기쁘고, 화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욕망하는 것이다. 사서오경중 하나인 <예기 禮記>에서는 두려워한다는 의미의 ‘구(懼)’자를 넣어서 ‘희로애구애오욕 喜怒哀懼愛惡欲’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이 모든 감정을 누려야 한다. 이는 감정들을 적절하게 제대로 쓰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그 부분이다.
■ 감정을 알아차리고 풀어낸다
감정은 가슴속에 쌓아두지 말고, 적절히 현명한 방법으로 잘 풀어내야 한다. 차고지에도 앞차가 빠져야 뒤차가 들어올 수 있는 것처럼 인생을 시원하게 나아가게 하려면 묵은 감정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이렇게 무거운 돌덩이 같은 감정을 치워낼 때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알아차리는 일이다. 내가 어떤 감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선명하게 보듯, 이미지로 그려내듯 알아차리는 것이다.
인품을 갖춘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풀어낸다. 운동으로, 여행으로, 음악으로, 그림으로, 수다로 풀어내기도 한다. 훌륭한 예술가들은 그 감정을 예술 작품으로 풀어내 후세에 길이 남을 명작을 남기기도 한다.
■ 감정의 노예가 아닌 감정의 예술가가 된다
남의 감정을 읽는 것이 눈치를 살펴서 아부하라는 게 아니다. 나보다 높은 사람이든 나보다 낮은 사람이든,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려 적절한 말을 건네는 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니, 사람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다.
이렇게 감정을 알아차리고 지혜롭게 풀어간다면, 감정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하나의 음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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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노예가 되어 일희일비하며 힘들어하지 말고, 감정의 연주자가 되어 예술가처럼 풍성한 감정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 05 오늘을 잘 사는 사람이 된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고,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
이는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지금 불안하다면,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이 용량 초과가 되었다는 말과 같다. 마찬가지로 내가 지금 우울하다면, 과거를 후회하는 시간이 한도 초과가 된 것이다. 그럴 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하면, 과거에 대한 자책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공자는 “오늘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했다.
■ 언제 떠나도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산다
언제든 흔쾌히 내 삶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게 살려면 현재를 더욱 중시해야 한다. 노자의 말처럼 현재를 살아야 평안한 삶을 살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오직 현재를 살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오늘 하루를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내 인생 최고의 청춘은 오늘이다
<논어> <술이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불어괴력난신 子不語怪力亂神
공자는 괴이한 것, 힘으로 위세를 부리는 것, 혼란스럽게 하는 것, 귀신과 관련된 것을 말씀하시지 않았다.
공자의 철학은 철저히 ‘현재적’이다. 코칭이 철저히 현재에 집중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내세를 기약하며 기적과 신비로움에 심취해 보는 것도 좋지만, 보편적으로는 지금 여기에서 현재를 충실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다음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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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에서도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남은 날들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를 내 인생 최고의 청춘처럼 즐기면서 살아야 한다. 당장 죽더라도 미련없이 시원하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말이다.
◎ 06 긍정의 힘으로 산다
공자를 평가하는 흥미로운 말 중 하나는 ‘한계를 알면서도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삶이 그랬다. 춘추전국 시대는 나라와 나라가 쪼개져서 끊임없이 싸울 뿐만 아니라, 한 나라 안에서도 사대부가 제후를 죽이는 일이 빈번한 혼돈과 살육이 난무하는 시기였다. 그 혼란스러운 전쟁통의 와중에 인과 예를 바탕으로 하는 그의 정치사상은 당연히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실낱같은 희망 하나만 있어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끝까지 살아보는 사람! 그런 면에서 공자는 성인군자라고 칭송받기 이전에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나는 그 일의 단점보다 장점을 위주로 본다. 부정적인 면만 보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무섭다고 피해 가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도깨비를 만났을 때 그것을 아래로 내려다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도깨비를 위로 쳐다보면 천장을 뚫을 듯 한없이 커지고, 아래로 내려다보면 어린아이처럼 조그맣게 된다는 우화가 있다.
우리가 마주한 어려움의 대상도 그런 것이다.
■ 살아야 할 이유를 기록하면 살 수 있다
나는 야간 고등학교에 다녔고, 대학 역시 야간 대학에 다녔다. 회사 다니면서 딸을 키워야 했기 때문이다. 낮에 학교를 간 것은 20여 년 전 10대 시절의 추억 속에만 잠깐 남아 있는 일이었다.
‘꿈꾸는 게 있으면 글로 적고 이미지화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말하는 대로 된다’는 말처럼 긍정적인 글과 긍정적인 이미지에는 삶을 밝은 곳으로 이끄는 강력한 에너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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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극단적인 생각이 오가던 시기, 어느 날 방에 들어와서 ‘내가 왜 죽어야 하는가’를 적기 시작했다. <올드 보이>라는 영화를 보면, 오대수가 감옥에 갇힌 채 노트에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잘못했던 일을 하나둘 적어나가는데 마지막 노트를 닫으면서 하는 말이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였다.
나는 태생부터가 그랬다. 엄마, 일, 학교, 아이들, 남편, 돈……. 살지 말아야하는 이유가 너무 많았다.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비관적인 울부짖음처럼 인생 자체가 살지 말아야 할 일투성이였다. 그냥 무조건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그 감정이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얼마 뒤 나에게 반대의 질문을 하고 반대되는 내용을 적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젊다. 미스코리아 어머니를 만나서 괜찮은 얼굴을 갖고 있다. 예쁜 딸이 있다. 선한 마음가짐이 있다. 아픈 데 없이 건강하다. 그런데 하나씩 살아야 할 이유를 적으니, 조금씩 힘이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단지 노트에 새로운 질문을 하고 답을 적기만 했는데, 그전에는 생의 의지가 완전히 꺾이더니 이번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솟아오른다는 게 경이로웠다. 그때부터 나는 부정적인 질문을 완전히 지우기로 마음먹었다. 긍정의 강력한 힘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 긍정의 힘이 만드는 기적
난관에 봉착했을 때 긍정의 힘은 더욱 빛을 발한다. 공자가 열국을 주유할 때, 가장 괴로웠던 시기 중 하나는 초나라로 향하던 중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오가지 못한 채 붙잡혀 있을 때다. 이때 공자의 일행이 겪었던 고난을 ‘진채지액 陳蔡之厄’이라고 하여 따로 사자성어가 있을 정도다. 공자가 초나라로 가게 되면 초나라 왕이 나라를 잘 다스리고 더 강성해져서 자신들에게 위협을 주는 일이 생길까 봐 우려했기 때문이다.
붙잡혀 있는 그 일주일간 제대로 먹지를 못하고 일행 중 병자가 발생하는 지경까지 이르니, 그 고초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공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하게 강의하고, 심지어 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제자 중 가장 강성이었던 자로가 보다 못해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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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도 곤경에 빠질 수가 있습니까?”
“그렇다. 군자도 곤경에 빠진다. 하지만 소인배와 달리 여일(如一)함을 유지하며,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
공자는 변함없이 차분하고 지혜롭게 대처했고, 제자 자공을 초나라로 보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내 인생 자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온 인생이고 그렇게 버텨왔기 때문이다.
◎ 07 행복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찾는다
‘등고자비 登高自卑’라는 말이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높은 꿈이 마치 지금 자기 모습인 양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상이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힘들어지는 것이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내 것이 아닌 남의 것만 찾으니 늘 불행한 날들이 이어지는 거다. 행복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생각을 하면 일상이 훨씬 더 살 만해질 것이다.
맹자는 말했다.
“도라고 하는 것은 지척에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먼 곳에서만 찾으려고 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쉬운 것에 있는데 사람들은 어려운 것만 찾는다.”
■ 사랑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더 나은 조건을 찾아 33세에 금융 회사로 이직하면서 정신없이 바빠졌다. 그런데 곧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 다가왔다.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서 밥 먹듯 회의해야 하고, 밖에서 영업해야 하니 할 일이 태산 같았다. 도저히 아이를 하교시킬 틈을 낼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딸의 손을 잡고 저녁마다 학교와 집을 오가는 일을 반복했다. 딸아이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아이들이 집을 못 찾아서 엄마들이 애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는데 하연이는 갈 수 있는지 보는 것이라고 했다.
첫 등교를 한 날 오후에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엄마 말대로 엄마들이 많이 나와서 기다리더라, 나 그거 비집고 나오느라 힘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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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들으니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차피 상황은 변하지 않으니, 아이에게 외롭다거나 혼자라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대단하다고 칭찬해줬다.
“엄마는 하연이 덕분에 마음 편하게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 가장 사랑하는 것에 투자한다.
매일 아침 딸의 잠든 모습만 보고 회사에 다니며 살아야 했던 세월에 대해 안타까움이 있다. 나는 그렇게 최연소 지점장으로 승승장구하고 회사를 차려서 성공했지만, 그 또한 어느 날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딸과의 추억과 사회적인 성공을 바꾸고 싶지 않다.
<논어> <위정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맹무백문효 자왈 부모유기질지우 孟武伯問孝 子曰 父母唯其疾之憂
맹무백이 효에 대해 공자께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부모는 오직 그 자식이 아플까, 걱정할 뿐이다.
이는 결국 건강한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 말이다. ‘효’는 부모가 자식에게 받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마음은 다시 그 자식에게로 향한다. 자식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효의 첫 번째 조건이라는 건데, 이것은 역설적으로 부모의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잘 나타낸다. 우리는 인생에서 성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에만 빠져 정작 중요한 걸 놓치는 경우가 많다. 먼저 내 가족과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애정을 베풀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부터 내 행복은 굳건한 토대를 세울 수 있다.
05 인생을 논하다
인생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 01 멈춰서서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 삶에는 때로 멈춤이 필요하다. 멈춰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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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인지를 알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길이 어떤 것인지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물로 꼭 과격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직장도 그만두고, 일상을 모두 포기하고 벗어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마음의 멈춤이 중요한 것이니 하루에 30분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라도 전투복을 벗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라는 이야기다.
■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어느 주말, 친구 둘을 태우고 교외로 여행을 가던 날이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어느덧 소나기는 장대비가 되어 퍼붓기 시작했다. 어깨가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고 비 때문에 가려진 시야로 운전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10대 소녀들처럼 신이 난 친구들의 수다와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멈췄다 했다.
스릴러 영화에서 갑자기 화면이 순식간에 전환되는 것처럼. 검게 내리던 빗줄기 속에서 빨간 눈을 번쩍이던 앞차의 후미등이 갑작스레 시야에서 엄청난 크기의 괴물처럼 다가왔고, 나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우당탕 쿵쾅! 트렁크에 실었던 아이스박스가 바닥에 떨어지며 요동치는 소리, 웃음에서 비명으로 바뀐 친구들의 괴성 소리가 천둥처럼 자 안의 공기를 갈라놓았다.
동시에 몸이 세차게 여러 차례 앞뒤로 흔들렸고, 다행히 안전벨트 덕분에 우리의 몸은 몇 번의 여진 끝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이내 우는 듯한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어렵게 평정심을 찾은 후에 다시금 놀랐던 것은 그러한 절체절명에서 친구들이 자신은 절대 죽을 수 없다며 한숨처럼 내뱉는 이야기들이었다.
친구 A가 자신이 지금 죽으면 안 된다고 하기에 그 이유가 뭔지 물었더니 세계 일주를 아직 못 다녀 왔기 때문이란다. 또 다른 친구 B는 아직 아파트 대출금을 못 갚았기 때문에 당장은 떠날 수 없단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내 나이 30대 중 후반 무렵 당시 첫째 딸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도 나는 소위 성공한 커리어우먼이었다.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연봉을 받았기에 경제적으로 매우 풍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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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그날, 대형 클라이언트와 약속이 있어서 급하게 차를 몰고 있었다. 나의 중형 세단은 급격한 내리막길에서 급작스러운 사고와 충돌했다. 갑자기 뒤에서 차가 부딪쳤고, 그 충격으로 내 차는 다시 앞차를 받았다.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고 내 몸은 한동안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충격을 받았다. 병원에 입원했는데 두 달 가까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내 인생에 찾아온 그 강제적인 휴식을 나는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내 인생에 갑작스럽게 다가온 브레이크였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내가 잘살든 못살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마는구나. 누군가는 불행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그건 인생이라는 길에서 지금 건널목을 건너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더 큰 사고를 겪을 수 있다는 경고의 적색 신호등 같은 것이었다. 그야말로 삶에 꼭 필요한 멈춤이었다.
■ 바삐 움직이는 곳에서 느끼는 태산 같은 고요함
퇴원한 지 며칠 만에 나는 다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늘 그랬던 것처럼 당당한 여전사가 되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승부욕으로 다시 내달렸다.
하지만 그 브레이크가 내 가슴에 남긴 씨앗은 물을 주지 않아도 내 마음 바닥에 뿌리내려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은 또 다른 미래를 기약하는 맹아가 되었다.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눈 양옆을 가린 경주마처럼 그저 달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나는 바쁜 와중에도 내 좌표를 확인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찾는 습관을 지녔고, 생존의 치열한 현장에서도 그 병원에서 누렸던 마음의 평온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채근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고요함 속에서 고요한 것은 진정한 고요가 아니다. 움직이는 곳에서 고요함을 얻는 건 본성의 진정한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즐거운 곳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진정한 즐거움이 아니다. 어려움 중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게 마음과 몸의 진정한 기틀을 세우는 것이다.’
바쁘다고 해서 마음 닦기를 미루면 끝이 없다.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인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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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닦아야 정신적인 성정과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어떠한 일이 닥쳐도 평상심을 유지할 내 삶의 중심을 갖출 수 있다.
■ 군자는 늘 태평하고, 소인은 늘 걱정에 휩싸여 있다
<논어> <술이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왈 군자탄탕탕 소인장척척 子曰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태평하면서 너그럽고,
소인은 언제나 걱정에 휩싸여 있다.
살면서 꼭 되새겨야 할 말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러면 순리대로 자신의 길을 찾고, 일상을 좀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를 성인군자는 이런저런 생각과 걱정이 많을 것 같고 소인배는 아무 생각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격 수양이 충분히 되어 동중정의 마음을 가진 군자는 오히려 유유자적하게 살고, 그렇지 못한 세속의 범인은 늘 고민과 번뇌 속에서 세상과 부딪치고 갈등만 하다가 인생을 마감한다. 따라서 이런 실용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우리는 멈춰서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물론 하나의 수단으로써 철학과 고전을 공부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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