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칭 (Watching)

2012. 1. 31. 14:53독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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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 칭 (Watching)

                      - 신이 부리는 요술 -


■ 김상운

0 25년간 MBC 보도국 근무. 지난 10년 간 해외시사 프로인 ‘지구촌 리포     트’를 맡고 있음

0 아버지도 천재는 아니었다. 역사를 뒤바꾼 못 말리는 천재 이야기. 일등    의 기술. 건강 상식 사전 등의 저서


■ 프롤로그


어느 날 문득, 나는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저 얼굴… 저 고통은 왜 생겼을까?’

비로소 나를 객관적인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내게 늘 기쁨과 희망을 주는 아이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시골의 텅 빈 집에 덩그라니 홀로 남은 어머니의 모습도 아리게 스쳐왔다. ‘이러다간 정말 큰 일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벗어나야겠다고 마음먹자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조물주가 고통만 만들어 놓고 그걸 꺼버리는 장치는 깜빡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 장치가 뭘까? 다행히 나는 기자다. 감정에 파묻히지 않고 매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직업강의 원칙이다. 모르는 게 있으면 취재해서 알아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온 세월이 20여 년이었다.


우선 심리치료에 대한 해외 명저들을 집중적으로 주문해 읽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권위 있는 책들은 모조리 읽었다. 그러면서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내 마음의 병은 스스로의 생각에 지나치게 함몰돼 생긴 것이었다. 함몰된 시각에서 몇 발짝 벗어나 객관적으로 내면을 바라보는 순간 마음의 병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러자 마음이 맑아지기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파고들수록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정신세계가 너무나 신기했다. 특히 책을 통해 양자물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들을 만날 때 느끼는 감정은 경외감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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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였다. 밤마다 명상을 하며 조용히 산책하는 혼자만의 시간도 더 없이 즐거웠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면서 마침내 나는 왓칭(Watching : 관찰. 경계. 지켜보다. 주시하다. 기다리다. 망을보다.)만으로 인간의 모든 고통이 해결된다는 우주 원리에 완전히 눈을 떴다. 그건 고통을 만들어 준 신이 고통 해결의 열쇄로 인간의 손에 쥐어준 선물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분명히 몇 가지는 있다. 할 수 없는 것 때문에 할 수 있는 것까지 포기하지는 않겠다.”


제1부 왓칭, 신이 부리는 요술


제1장 왓칭은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  


■ 마음을 바꿔 놓는다


막무가내로 생떼를 쓰는 아이, 순식간에 뚝 그치게 할 수 있을까?

그 비밀에 눈을 뜨는 순간 당신은 누구의 마음도 쉽게 바꿔 놓을 수 있다.

“엄마가 그건 안 된다고 했지?”

엄마들은 대개 이렇게 을러댄다. 그러면서 함께 감정의 불길에 뛰어 든다. 언젠가 마트에 갔을 때도 그랬다. 장난감 코너 앞에서 한 남자 아이가 닌텐도 게임기를 사달라며 얼굴이 뻘게지도록 악을 쓰며 울어대고 있었다.  

“요게 정말!”

쩔쩔매던 엄마는  아이의 볼기짝을 때렸다. 아이는 뚝 그치기는커녕 자지러질 듯한 울음으로 응수했다. 엄마는 뿔이 날대로 났다. 거세게 팔을 잡아끌었지만 아이는 막무가내로 내팽개쳤다. 엄마는 그 아이가 품고 있는 불만 덩어리를 억누르려 하고 있었다. 억누르려드니 고무공처럼 자꾸만 튀어 올랐다. ‘아이러니 효과(irony effect)’이다.


“얘, 너 저 게임기 갖고 싶지?”

내가 자신의 불만을 끄집어내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순간, 아이는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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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을 뚝 그치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아저씨도 엄청나게 갖고 싶단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 못 사고 있어 그런데 저게 얼만지 알아?” 아이가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내저었다.

“굉장히 비싼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는 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저걸 갖는 방법은 두 가지야. 첫째, 돈을 꼬박꼬박 모아서 사는 거야. 동전을 모아도 좋아.  둘째, 누가 선물로 줄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넌 어떤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니? 방법은 너 스스로 정하는 거야.”

아이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나중에 돈 벌어서 살 거예요.”

자존심이 무척 강한 아이였다. 엄마 손을 잡고 언제 난리를 떨었느냐는 듯 깡충깡충 사라졌다. 아이는 왜 울음을 그쳤을까? 나는 그저 자신의 불만에 함몰돼 있던 그 아이가 그 불만을 끄집어내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해 줬을 뿐이었다. 그 불만은 바라보는 순간 저절로 물러갔다.      

내 안에서 치솟는 화도 남의 일인 양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쉽게 사라진다. 일요일 당직을 서던 날이었다. 느지막하게 초밥집을 찾았다. 식사가 중간쯤  돼가는데 웨이트리스가 샐러드 접시를 테이블에 땡그랑 떨어뜨렸다.

소스와 유리 조각이 내 바지에 마구 쏟아졌다.

나는 화를 낼 것인가 참을 것인가? 화를 내고 나면 늘 후회한다. 그래서 나는 피어오르는 화 덩어리에 ‘화’라는 딱지를 붙여 바라본다. 바로 그 순간 화는 생명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마치 맑은 하늘의 구름 한 조각처럼 살포시 물러간다.

웨이트리스가 연신 사과했다.


눈에 안 보이는 화 덩어리도 저마다 독자적인 생명력과 지능을 갖고 있다. 에너지장 촬영장치인 키를리안 사진기로 찍어보면 화 덩어리가 머리에서 빠져 나와 가슴으로 되돌아가는 게 선명하게 목격된다. 그래서 그걸 그대로 구겨 넣고 살면 마침내 병이 되지 않는가? 아인슈타인이 ‘화도 어린이처럼 달래줘야 하는 에너지 덩어리’라고 누누이 강조했던 것도 그래서다. 따라서 화 덩어리는 가슴에 품어두지 말고 따로 떼어내 남처럼 객관화시켜 바라보아야 한다. 그 간단한 행위만으로 쉽게 누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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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능을 바꿔 놓는다


관찰자 효과는 내 머리도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전에는 짧은 기사 하나를 쓰다가도 생각이 막히면 얼굴에 화기가 오르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팠다. 배가 더부룩해져 소화도 안 됐다. 그렇게 앉아 있다고 멋진 기사가 써지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도 점점 떨어져 가는 것 같았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까먹어 어색해진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언젠가는 매일 걸던 고향집 전화번호가 돌연 떠오르지 않아 무척이나 당황했다.

“벌써 치매가 찾아온 건가?”

그런데 관찰자 효과를 이해하면서 뜻밖의 변화가 찾아왔다. 우선 기사를 쓰는 속도나 독서 속도가 놀랍도록 빨라졌다. 아이디어도 불쑥불쑥 잘 떠오르고 선명해졌다. 특히 내게 전혀 생소했던 양자물리학 책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어느 땐 저자들이 책에 써 놓은 것보다 저자들의 의도를 더 깊이 파악하기도 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성적이 형편없는 빈민지역 1학년 아이들을 ‘학자’라고 불러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학자로 바라보도록 한 것이다. 그는 교실에 누가 찾아오면 아이들을 학자라고 소개했다. 또 아이들로 하여금 학자가 무슨 뜻인지 방문객에게 직접 설명해주도록 유도했다.

“어린이여러분, 학자가 뭐하는 사람이라고 했죠?”

“학자는 새로운 걸 배우고, 배움을 즐거워하는 사람입니다.”

아이들은 일제히 목청 높여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교사는 이런 말도 해 주었다.

“여러분은 학자예요. 그날 배운 걸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가르쳐주세요. 학자는 남에게 가르쳐 주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공부라면 얼굴부터 돌리던 아이들이 정말 배움을 즐거움으로 여기게 됐다. 그리고 몇 달 후 시험을 쳐보니, 아이들의 성적은 놀랍게도 벌써 2학년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여러분은 이제 2학년생입니다.”

교사는 실제로 봄방학이 되기 전에 1학년 수료식을 열어주었다. 1년 과정을 불과 몇 달 만에 마친 아이들은 스스로를 ‘2학년생’ 이라고 부르며 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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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했다. 그리고 1학년이 끝나갈 때쯤 되자 아이들의 90% 이상이 3학년 수준을 뛰어 넘는 읽기 능력을 갖게 됐다. 불과 아홉 달 전까지만 해도 그 지역에서 가장 공부 못했던 말썽꾸러기들이 가장 공부 잘하는 우등생들로 탈바꿈한 것이다. 미국 조지아주의 초등학교 교사였던 존스의 이야기다.


심리학자 맥퍼슨(Gary McPherson)은 악기를 연습중인 어린이 157명을 장기간 추적해 보았다. 그런데 9개월쯤 후부터 아이들의 실력이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거참 이상하네. 연습량도 똑 같고 다른 조건도 다 비슷한데 도대체 왜 이렇게 차이가 벌어지는 거지?”

그는 문득 연습을 시작하기 전 아이들에게 던졌던 질문을 떠올렸다.

“넌 음악을 얼마나 오래 할 거지?”

아이들의 대답은 크게 세 가지였다.

“1년만 하다가 그만 둘 거예요. 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만 할 거예요. 전 평생 하며 살 거예요.”

그는 아이들의 실력을 비교해 보고 깜짝 놀랐다. 평생 연주할 거라는 아이들의 수준이 1년만 하고 그만 둘 거라는 아이들보다 무려 4배나 더 늘었기 때문이다. 똑 같은 기간 동안 똑 같은 시간 연습했는데도 말이다.

“그럼 평생 하겠다는 아이들의 연습량을 확 줄여보면 어떨까?”

더욱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평생 하겠다는 아이들은 설사 일주일에 불과 20분씩만 연습하더라도 한 시간 반씩이나 연습하는 다른 아이들보다 실력이 훨씬 더 좋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자명했다. “전 1년만 하고 그만 둘 거예요”라고 말한 아이들은 자신을 음악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전 평생 하며 살 거예요.”라고 말한 아이들은 ‘난 음악가’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마음속에서 음악가로 바라보는 아이들은 남들보다 훨씬 적게 연습해도 마치 이미 훌륭한 음악가가 된 것처럼 특출한 재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단지 자신을 누구로 바라보느냐 하는 단순한 시각의 차이가 재능의 차이를 이토록 어마어마하게 벌려놓다니.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 몸을 바꿔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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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똥배가 볼록 튀어나와 꼴불견이었다. 그런데 관찰자 효과로 변화가 찾아왔다.

나는 밤 11시쯤 동내 운동장을 걷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관찰자 효과를 알고 나서는 배가 출렁이는 느낌이 들도록 일부러 빨리 걸었다. 그리고 걸을 때마다 이렇게 생각했다.

‘내 배가 출렁거리면서 지방질이 다 빠져나가고 있어.’

그렇게 30분쯤 걷다 보면 실제로 배가 텅 비어가는 느낌이 오기 시작한다. 그런 느낌을 갖고 걸으면 기분도 좋고 기운도 더욱 솟아오른다. 몸속을 바라본다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그냥 몸속의 움직임을 느껴본다는 뜻이다. 움직임을 생생히 느낄수록 그만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했더니 불과 몇 주 만에 똥배가 쑥 들어갔다. 덕분에 지금은 허리 사이즈가 31인치 이하로 줄었다.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랭거(Ellen Ranger) 교수는 호텔 청소부들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들은 하루 평균 호텔방 15개를 부지런히 치워야 했다. 침대 시트를 갈고, 방바닥을 쓸고 닦고, 화장실을 반짝반짝하게 청소하고……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운동부족으로 인한 온갖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랭거 교수는 여러 호텔의 청소부 84명의 건강 상태를 조사해 보았다. 그들은 대부분 과체중인데다가 배가 볼록 나오고 혈압도 높았다. 그 후 교수는 84명 중 절반을 비밀리에 불러 청소 활동의 온갖 운동 효과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여러분들의 운동량은 충분하고도 남아요. 시트 갈기에 40칼로리, 진공청소기로 방 청소하는 데 50칼로리, 욕조 닦기 60칼로리 등 방 하나에 150 칼로리 이상이 소모되는 데, 하루 평균 15개 이상의 방을 청소 한다면 2,250칼로리 이상 등…….”


한 달 후, 이 설명을 들은 청소부들의 건강을 검진해 보았더니 신기한 변화가 나타났다. 불룩 나왔던 배가 쑥 들어가고 삼중턱도 사라졌다. 혈압도 떨어졌다. 그들이 따로 운동한 건 절대 아니었다. 다만 교수의 설명을 들은 것 뿐이었다. 반면 설명을 듣지 못한 청소부들의 몸에는 변화가 없었다.

“몸의 변화를 바라보며 청소했다. - 체중, 허리둘레, 지방, 혈압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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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청소 했다. _ 아무 변화 없음.”

“고역이라고 생각하며 청소했다. - 피로 독소 증가.”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 랭거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청소하며 몸을 움직일 때마다 칼로리가 빠져 나간다고 생각하니 실제로 지방이 빠져나간 겁니다. 그런 생각을 안 하며 청소할 땐 오히려 피로 독소만 쌓이는 거죠.”


■ 물질을 바꿔 놓는다


“당신은 물을 마시며 어떤 생각을 하는가? 그런데 입장을 바꿔서 물에게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다면 어떨까?”

“뭐 생각? 두뇌도 없는 물이 무슨 생각을 한다고 그래?”

당신은 내 말에 이렇게 눈을 부라릴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실제로 물은 당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고 있다. 당신이 무시하면 물도 당신을 무시한다. 거꾸로 당신이 물에 감사하면 물도 더 많은 영양분을 만들어 낸다. 뚱딴지  같은 소리만 한다고 펄쩍 뛸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당신이 물을 마시기 위해 물병을 잡는 순간, 그 물은 이미 당신의 마음을 읽고 변화해 있다.


“물이 정말 그런 지능을 가지고 있을까?”     

캐나다 맥길 대학의 생물학자인 그래드(Bermard Grad) 교수는 여러 개의 화분에 보리 씨앗을 20개씩 심어 두었다. 그리고 물에 대한 호감도가 다른  세 사람에게 각기 물병을 하나씩 나눠 주고 30분간 두 손으로 잡고 있도록 해 보았다.

그리고 이들 세 사람이 잡고 있던 물병을 수거해 여러 개의 화분에 각각 뿌려주었다. 그로부터 몇 주후 파릇파릇한 보리 싹들이 꽤 크게 자랐다. 하지만 자란 높이는 각기 달랐다.

<물병 별 보리가 자란 속도>      

물병 1. 물을 좋아하는 자연주의자가 잡고 있었다. - 가장 많이 자랐다.

물병 2. 정신이 혼미한 정신병 환자가 잡고 있었다. - 가장 적게 자랐다.

물병 3. 정신병 환자지만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잡고 있었다. - 두 번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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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자랐다.

물병 4. 아무도 잡고 있지 않았다. - 두 번째로 적게 자랐다.


교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물이 귀신처럼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있어!” 

정말 그랬다. 물에 대한 호감도와 보리의 키가 거짓말처럼 정비례했다 물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수록 그만큼 더 많은 영양분을 만들어 내는 게 틀림없었다.

생가해보라 인체의 70%는 물이다. 따라서 어떤 마음으로 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반드시 우리의 몸도 달라지게 된다.


그럼 물병을 손으로 잡지 않고 물병에 글자만 써서 붙여 놓으면 어떨까? 물이 글자에 담긴 마음까지도 읽고 변화할까?

“뭐 물이 글자를 읽는다고?”

당신은 이제 펄쩍 뛸 것이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에모토 마사루박사의 실험을 좀 더 깊이 살펴보자. 일본 IHM 종합연구소의 소장인 그는 한쪽 유리병에 물을 담아놓고 ‘사랑’, ‘감사’ 등의 단어를, 다fms 병에는 ‘증오’, ‘악마’ 등의 단어를 써서 붙여 놓았다.

한 달 후 입자를 분석해 봤더니 물의 결정체가 판이하게 달라져 있었다. ‘사랑’, ‘감사’ 딱지를 붙인 물은 곧고 반짝이는 아름다운 결정체로 변해 있었고, ‘증오’, ‘악마’ 등 부정적 딱지가 붙어 있던 물의 결정체는 형태가 흐리고 기형적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단어에 담긴 사람의 마음을 두뇌도 없고, 글자도 안 배운 물이 어떻게 읽었을까?

우리가 매일 먹는 밥도 마찬가지다. 한 개의 유리병엔 ‘감사’, ‘사랑’ 이란 딱지를 붙여 놓고, 다른 한 개엔 ‘증오’, ‘망할 놈’ 등의 딱지를 붙여 놓았다. 한 달 후 살펴보니 ‘감사’, ‘사랑’ 딱지를 붙여 놓은 밥은 잘 발효된 누룩 냄새를 풍기고 있었고, 다른 쪽은 곰팡이가 슬고 검게 썩어 악취가 진동했다.     

불교 승려들로 하여금 초콜릿 조각들을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각각 10초씩 바라보도록 해보았다.

‘이 초콜릿을 먹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도록 해주십시오.’

이렇게 바라본 초콜릿과 바라보지 않은 초콜릿을 사람들에게 제각기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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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온스씩 먹도록 했다. 5일 후 그들에게 물었다.

“심신이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전과 비교해 기운이 열 배나 더 넘쳐흐른다고 대답했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운이 넘쳐흐른다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신기하게도 모두가 사랑의 감정이 담긴 초콜릿을 먹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닷새 만에 평균 67%나 활력이 더 넘치게 됐다고 응답했다. 반면 승려들이 바라보지 않은 초콜릿을 먹은 사람들은 마무 변화가 없었다. 프린스턴 대학의 라딘 박사가 실시한 실험이다. 


이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당신의 속마음을 귀신처럼 속속들이 읽어낸다. 그리고 그 속마음이 바라보는 대로 변화한다. 몸이건 물이건 밥이건 쇠붙이건 가릴 것 없이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걸까?

이런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 보자.

“만물은 뭐로 만들어져 있는가?” 

몸을 쪼개고 쪼개서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쪼개면? 미립자가 나온다. 밥을 쪼개고 쪼개서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쪼개면 역시 미립자가 나온다.

그럼 생각을 실은 뇌파를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쪼개면 그것도 역시 미립자다.

눈에 보이는 것이든 안 보이지 것이든, 만물은 죄다 미립자가 최소 구성 물질이다. 다시 마해 우주가 몽땅 흙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미립자는 가장 작은 흙먼지인 셈이다. 그럼 이 흙먼지, 즉 미립자의 정체는 뭘까? 정체가 뭐기에 사람의 마음을 그처럼 척척 읽어내는 걸까?


양자물리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과학원이 1998년에 실시한 이중슬릿 실험이다. (실험과정은 google 동영상 사이트에 들어가 ‘observer  effect’를 클릭하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세계적인 물리학 전문지 ‘물리학 세계( Physics World)’ 는 이 실험을 ‘인류 과학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파인만(Richard Feynman) 박사도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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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실험을 보면 우리의 마음이 어떤 원리로 만물을 변화시키고 새 운명을 창조해내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어요.” 라고…….

즉 미립자들은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자기를 바라보는지 언제나 컴퓨터처럼 정확하게 읽고 거기에 맞춰 변화한다.

실험자가 미립자를 입자라고 생각하면 입자의 모습이 나타나고 물결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물결의 모습이 나타나는 현상을 양자물리학자들은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 라고 부른다. 이것이 만물을 창조하는 우주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다.  다시 말해 미립자는 눈에 안 보이는 물결로 우주에 존재하다가 내가 어떤 의도를 품고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돌연 눈에 보이는 현실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양자 물리학자 울프 박사는 관찰자 효과를 ‘신이 부리는 요술’이라고 부르고, 미립자들이 가득한 우주공간을 ‘신의 마음’이라고 일컫는다.

신이 부리는 요술은 내가 얼마나 깊이 있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변화의 폭이 다르다. 생각에도 층이 있기 때문이다. 깊은 마음으로 바라보면 깊이 변화하고 얕은 마음으로 바라보면 티끌 밖에 움직이지 못한다.


“미립자들은  우주의 모든 정보와 지혜, 힘을 갖고 있고 모든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동물이나 식물, 물과 바위 등 어떤 것으로든 현실화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가진 마법의 알갱이들이다.”

미립자들은 불가사의하게도 거리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단 한 번이라도 인연을 맺었던 미립자들은 바로 곁에 있든, 우주 정반대편에 떨어져 있든, 아무 상관없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영원히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게 무슨 소리지?”  

이를테면 이런 거다. 당신의 입천장에서 세포 몇 개를 떼어내 시험관에 넣는다.  그리고 당신 몸과 시험관에 각각 피부반응 감지기를 부착한다. 그런 다음 당신은 가만히 있고, 당신의 입천장 세포들이 든 시험관만 옆 건물에 갖다 놓는다. 심심해진 당신은 비디오를 틀어본다.

평화로운 내용의 비디오를 보면 옆 건물에 갖다 놓은 세포도 ‘평온’으로,  공포 영화를 보면 그 세포도 ‘두려움’으로 반응한다. 20Km, 80Km 거리를 아무리 멀리해도 같은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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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과학자들은 잔인하지만 이런 실험도 해 보았다. 어미 토끼를 새끼들과 떼어 놓고 두뇌에 전극을 삽입했다. 그리고 새끼들을 잠수함에 태워 수천Km 떨어진 북대서양 심해로 데려가서 한 마리씩 처형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새끼들이 처형되는 바로 그 순간마다 어미 토끼의 뇌파는 크게 치솟았다. 볼 수도 들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수천Km 밖의 일인데도 말이다.


또 하나, 하버드 대학의 크리스타키스 교수가 32년간 12,000명을 추적해봤더니, 친한 친구가 뚱뚱하면 나도 뚱뚱해질 가능성이 무려 세 배나 높아졌다. 뚱뚱한 친구가 나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사느냐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미립자들이 이처럼 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양자물리학에서는 ‘비국지성’이라고 부른다. 아인슈타인도 이런 현상을 ‘멀리서 일어나는 으스스한 행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처럼 불가사의한 미립자들로 만들어진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저마다 특유의 지능을 갖고 있다. 단지 얼마나 많은 미립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모여 어떤 물질을 이루느냐에 따라 지능의 특성만 각기 다를 뿐이다.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건 고작 오감을 통해 보고 듣고 만지는 것 등에 국한 된다. 우리는 모르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하고 무시해버린다. 심지어 우리 몸뚱이가 두뇌보다 더 똑똑한 지능을 갖고 있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런 예를 들어 보자.

큰 강당에 천 명이 모여 있다. 그들에게 각기 밀봉된 봉투 하나씩 나눠 준다. 봉투 500개엔 인공 감미료가, 나머지 500개엔 천연 비타민C가 들어 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른다.

“여러분, 이제 봉투를 각자의 가슴에 대보세요.”

그런 다음 간단한 방법으로 참석자 전원의 근력을 시험해 본다. 이를테면 두 명씩 짝을 지어 팔의 힘을 시험하도록 하는 식이다. 그런데 시험결과 신기하게도 정확히 500명은 전보다 힘이 세졌고, 나머지 500명은 힘이 약해졌다. 웬일일까?

“여러분 이제 각자 봉투를 뜯어보세요.”

힘이 강해진 사람들의 봉투를 뜯어보니 한결같이 천연 비타민C가 들어 있다. 두뇌는 밀봉된 봉투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깜깜하다. 하지만 뇌세포도, 눈도 없는 몸뚱이는 어떤 봉투 속에 이로운 비타민C가 들어 있는지 용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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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맞힌다. 정신의학자인 호킨스 박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할 때 종종 이런 시연을 한다.

“내 몸이 두뇌보다 더 똑똑하다니!”     


만물이 모두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영적 깨달음을 얻은 많은 사람들을 통해 이미 수천 년 전부터 꽤 알려져 온 사실이다. 단지 과학이 그걸 입증할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따름이었다. 뒤늦게나마 양자물리학자들은 모든 피조물이 고도의 지능을 가진 미립자들로 만들어졌으며, 사람의 속마음을 척척 읽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두뇌가 없으면 지능도 없다”는 생각도 두뇌를 가진 인간이 빚어낸 어이없는 착각임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럼 이렇게 요술 같은 지능을 가진 미립자는 대체 누가 창조해낸 걸까? 독일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플랑크는 “이 요술의 배후에는 의식적이며 고도의 지능적인 마음이 존재한다. 이 마음이 모든 걸 창조한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도 “우주에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미립자는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다    

    

내가 텅 빈 커피 잔을 들고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잔으로 커피를 마실 때마다 마시는 사람이 건강해지도록 해주십시오.”

기도를 마친 뒤 잔을 알루미늄포일로 정성스럽게 감싸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 보낸다. 미국에 유학중인 친구는 돈이 없다. 그래서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싸구려 커피는 노화방지물질의 농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그 싸구려 커피를 내가 보내준 잔에 부어 마셨더니 신기하게도 맛이 확 달라지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번엔 평소 자신이 쓰던 잔에 부어 마셔봤더니 맛이 도로 확 떨어진다.

“친구가 보내준 잔이 마법을 부리는 게 틀림없어!”

도저히 믿기지 않아 실험실에 분석을 의뢰했더니 실제로 내가 보내준 잔에 커피를 붓기만 하면 노화방지 물질의 농도가 훨씬 높아지는 것 아닌가.

1년쯤 후부터는 더욱 놀라운 현상이 나타난다. 내가 기도하던 그 방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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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한 잔이든 아니든, 그 어떤 잔에 커피를 마셔도 똑 같은 기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방 안 전체에 기도의 기운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거짓말 같은 얘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스탠퍼드 대학의 양자물리학자 틸러 박사가 수도 없이 실험해서 얻은 결과다.


이처럼 커피잔이건 기계건,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구성하는 미립자들은 내 마음을 읽을 뿐 아니라 그 정보를 고스란히 저장해두는 지능까지 갖고 있다. 평소 공부하던 교실에서 시험을 보면 점수가 더 잘 나오고 평소 연습하던 경기장에서 경기하면 실력이 더 잘 발휘된다는 널리 알려진 실험결과들은 이런 사실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준다. 따라서 기도의 효과가 당장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 삽, 두 삽의 흙을 파냈다고 금방 우물물이 솟아오르지는 않는다. 수천 번, 수만 번 삽질을 해 내려 가다 보면 갈수록 깊어지다 어느 순간 갑자기 물이 콸콸 솟아오른다.

기도에 담긴 뜻은 일일이 우주에 기억되고 저장된다. 어디로 가는 게 아니다. 내가 남에게 입히는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한 가차없이 언젠가 내게 돌아온다. 만일 내 생전에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세에 혹은 후손들에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것이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합쳐지면 변화의 폭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식물은 어떨까? 커피잔이나 기계보다 내 마음을 더 훤히 읽어낼까? 심지어 미묘한 감정의 변화까지도?

1966년 어느 날 아침, 미국 중앙정보국 최고의 거짓말 탐지 권위자였던 백스터는 사무실에서 화분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저 드라세나 식물의 뿌리에서 가장 꼭대기의 잎사귀가지 물이 올라가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그는 거짓말 탐지 장치의 하나인 피부반응 감지기를 잎사귀에 붙여 놓았다. 그리고는 깜짝 놀랐다. 물을 주자 갑자기 모니터에 즉각 ‘기쁨’의 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드라세나 잎사귀가 사람의 감정과 같은 반응을 보이다니 이상한 걸?”

피부반응 감지기는 지극히 민감한 장치다. 혈압, 땀, 맥박의 섬세한 움직임을 감지해 감정의 변화를 읽어낸다. 누가 거짓말을 한다면 감지기 그래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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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 오른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렇다.

백스터는 드라세나 잎사귀에 정신적 충격을 줘보기로 했다.

“잎사귀 하나를 떼어내 태워보면 어떨까? 사람처럼 공포감을 느낄까?”

그는 옆 사무실에 가서 성냥을 가져오려고 걸음을 떼다가 혹시 하는 생각으로 감지기 그래프를 바라보았다. 입이 딱 벌어졌다. 갑자기 그래프가 마구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앗! 이건 공포 반응 아닌가?’

화초는 ‘공포’의 반응을 그래프에 그려내고 있었다. 그래프가 차트의 꼭대기로 치솟았다. 성냥개비를 긋기는커녕 그저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화초가 자신의 머릿속에 든 생각을 읽어내다니? 그는 얼른 옆 사무실로 달려가 성냥을 가져왔다. 성냥개비를 그어 잎사귀 밑으로 불을 가까이 대 보았다. 갑자기 그래프는 차트 맨 꼭대기 한계까지 치솟아 올랐다. 그가 옆 사무실에 성냥을 도로 갖다 놓고 오니 그제야 그래프는 정상으로 떨어졌다.


양자물리학이 정신세계를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전까지 백스터는 오랫동안 과학계의 조롱거리였다. 하지만 프린스턴 대학 교수를 지낸 독일의 생물물리학자 포프 박사, 상트 페테르부르크 기술대학 물리학 교수인 코로트코프 박사 등이 개발해 낸 최첨단 빛 촬영장치를 통해 그의 실험 결과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코로트코프 박사는 화분 식물들을 GDV와 연결시킨 후에 연구원들에게 분노, 저주, 슬픔, 사랑, 기쁨 등의 감정을 품어보도록 했다. 식물들은 그 감정을 정확히 읽어냈다. 코로트코프 박사는 이렇게 선언했다.

“사람의 뇌파도 식물도, 모두 똑같은 미립자로 만들어져 있다. 식물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정보를 주고받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제3장 깊이 바라보려면?


■ 마음속의 수다를 잠재워라


우리 의식의 표면은 늘 생각으로 뒤덮여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이제까지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생각이 멈춘 적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한 가지 생각이 사라지면 곧바로 다른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심지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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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도 끊임없이 생각한다. 이처럼 생각의 바다에 빠져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생각은 곧 나’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누가 내 생각을 비난하면 대뜸 “너 왜 날 공격하는 거야?”하고 눈을 치켜뜬다. 자신의 생각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 걸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은 정말 ‘나’인가?

생각은 무(無)에서 티끌만 하게 싹이 튼다. 점점 뭉게뭉게 버섯구름처럼 피어올라 의식의 표면을 완전히 덮어 버린다. 주로 언어로 하는 얕은 생각이다. 심리학자 워런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은 1분에 평균 1,300단어로 혼자서 수다를 떤다고 한다. 이런 생각은 피상적이며 선명한 이미지를 남기지 못한다. 반면 생각이 깊어질수록 마음속의 잔 목소리들은 잦아들고 마음은 맑아진다. 그러면서 선명한 이미지가 형성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너무나 재미난 소설을 읽는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의 눈은 깨알 같은 글자들을 훑고 있지만, 머릿속은 글자들이 묘사해내는 생생한 이미지들로 가득 채워진다. 이미지는 한계가 없다. 상상대로 퍼져나간다. 그 이미지들은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생각이 깊고 선명해야 형성되는 이미지도 선명하다. 거꾸로 이미지가 선명해지면 생각도 선명해진다. 세계적인 천재들이 한결같이 “난 말이 아니라, 그림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심지어 물리학자 파인만 조차도 “난 복잡한 문제를 풀 때 큰 그림부터 그린다. 수학적 계산은 나중에 한다.”라고 말했다.

만물을 구성하는 미립자들도 의식의 표면에서 겉도는 얕은 생각이 아니라, 의식 저 밑바닥에 그려지는 깊고 선명한 이미지를 읽고 변화한다.

우리가 깊이 생각해 바라볼수록, 선명한 이미지를 그려 바라볼수록, 그만큼 깊은 변화가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 반면 얕은 생각은 티끌 밖에 움직이지 못한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생각 덩어리를 바라보며 조용히 이런 질문을 던져보라. “지금 피어오르는 생각의 뿌리는 어디지?”

생각 덩어리의 뿌리를 찾아 점점 아래로 내려가며 바라보는 것이다. 그럼 결국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무(無) 에 이르게 된다. 그러고 나서 다음 생각이 피어오르는 걸 기다리면 텅 빈 공간은 더욱 길게 지속된다.

“그런데 그 텅 빈 공간은 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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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호기심이 들 것이다. 아무 생각도 없는 텅 빈 공간, 그건 바로 ‘나’다. 원래의 ‘나’는 생각에 가득 차 있는 게 아니라 텅 비어 있다. 원래부터 수다쟁이가 아니다. ‘생각은 곧 나’라는 생각도 착각이다. 생각은 아무 것도 없는 무(無 nothing)에서 피어오른다. 사실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몽땅 무에서 생긴다. 그래서 세계적인 양자물리학자인 봄(David Bohm)은 “눈에 보이는 것이든, 안 보이는 것이든, 모든 것은 무에서 창조된다.”고 말했다.


■ 고요한 마음으로 바라보라


유치원 다니던 둘째 아이에게 종종 계란 반숙을 해주고 있다. 냄비에 물과 계란을 넣고 5분쯤 지나 보글보글 소리가 나면 흰자는 거의 다 익고 노른자는 살짝 익는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보글보글 소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계속 지켜보면 더디 끓는다는 것이다. 거꾸로 냄비를 지켜보지 않고 신문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보글보글 소리가 난다.

“그건 심리적 느낌이겠지, 설마 지켜본다고 계란이 더디 익을까?”
당신은 아마 이렇게 일축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느낌으로 말하지 않고 정밀한 실험 증거로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냄비가 빨리 끓기를 조바심하며 지켜보고 있으면 실제로 더디 끓는다.

하버드 대학 출신의 물리학자인 이타노 박사는 전자파를 발사하여 베릴륨 원자 5,000개를 가열해 보았다. 이 상황을 쉽게 설명하면 원자들은 냄비 속의 계란이고 전자파는 냄비에 가해지는 열과 같다. 가열 시간은 250밀리세컨드, 즉 1/4초 였다. (지극히 짧은 순간에도 원자들의 가열 상태는 들여다볼 수 있다.) 결과는 바라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익는 시간은 늦어졌다.

“지켜보는 냄비는 끓지 않는다.”는 서양 속담이 양자물리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티베트 승려들에게 전승되는 수행법으로 ‘툼모’현상이 있다. 하버드 의대의 벤슨 교수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수행하는 승려들에게 얼음물을 끼얹은 담요를 덮어줬더니 금새 증발해 말라버렸다.

그들은 어떤 욕망이나 투지로써 그렇게 할 수 있는 걸까? 아니다 욕망이나 투지가 개입된다면 그들 역시 얼어 죽게 된다. 그들은 먼저 머릿속의 모든 속삭임을 완전히 잠재운다. 그러고는 명상을 통해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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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선명하게 그린다. 그럼 그 이미지대로 몸이 불덩어리처럼 달아올라 얼음물도 순식간에 증발시켜버린다. 공부나 일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집중되지 않고 머릿속에서 온갖 잡념이 피어오르는데 억지로 투지를 불태우는 것은 지극히 비생산적이다. 말로 하는 생각(투지)으로 말로 하는 생각(잡념)을 물리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럴 땐 조용히 잡념이 피어오르는 걸 바라보아야 한다. 바라보면 저절로 사라진다.


■ 의지보다 강한 이미지를 이용하라


롤러코스터가 고속으로 내려갈 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어찌나 악물었는지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초주검 상태로 내려서는 이들을 가끔 본다. 하지만 롤러코스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완전 딴판이다. 딸아이도 그 중 하나다.

“넌 무섭지 않니?”

“왜 무섭죠? 안전장치가 튼튼해서 전혀 떨어질 염려가 없는데?”

딸애는 롤러코스터를 ‘땅에 추락할 수 있는 괴물’로 상상하는 게 아니라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로 상상하고 있었다. 의지로 이미지와 싸워 이기려 드는 게 아니라 무서운 이미지 대신 즐거운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었다. 그러니 롤러코스터 타는 게 즐거울 수밖에 없다.


의지는 말로 하는 생각이기 때문에 두뇌 속에서 맴돈다. 반면, 이미지는 어떤가? 아마존 강 유역의 깊은 밀림을 상상해보라. 빽빽한 열대 식물들과 활을 든 토착민들의 이미지가 금방 떠오른다. 이처럼 이미지는 두뇌한계를 멀찌감치 벗어난다. 그러니, 의지보다 수만 배, 수백만 배 더 강할 수밖에…….       

“무뚝뚝한 사람을 원격으로 웃게 만든다.? 설마!”

당신은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는 거리와 상관없다. 눈을 감고 미국에 건너간 친구의 이미지를 그려보라 그가 한국에 있을 때 그려보던 그의 얼굴 이미지와 차이가 있는가?

배스터 대학과 워싱턴 대학의 과학자들이 실제로 실험을 해 보았다.

그들은 평소 마음이 잘 통한다는 커플들을 모집했다. 그리고 커플을 서로 분리시켜 10미터 떨어진 다른 방에 각자 들어가 있도록 하고는 한쪽 사람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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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에 있는 짝에게 미소를 보내 보세요.”

10미터 떨어져 있는 상대가 미소 짓는 이미지를 그려보라는 것이었다. 그런다고 과연 상대가 미소를 짓게 될까? 과학자들은 fMRI로 상대의 두뇌를 촬영해 보았다. 놀랍게도 한쪽에서 미소를 그릴 때마다 다른 쪽 사람의 시각피질 내 혈중 산소치가 급증했다. 미소를 그리지 않을 땐 아무 변화가 없었다. 과학자들은 결론을 내렸다.

“이미지를 받는 사람은 보낸 사람과 똑 같은 이미지를 본다.”

내가 마음속으로 미소를 보내면 상대방도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상대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만일 말다툼을 벌인 누군가와 화해하고 싶다면 먼저 그가 미소 짓는 얼굴을 생생하게 그려보라. 그가 설사 이역만리 먼 곳으로 떠나갔더라도 다음에 그를 만나는 순간, 그는 언제 싸웠냐는 듯 당신에게 미소를 머금고 있을 테니까! 
          

제2부  나를 바꿔 놓는 요술 일곱 가지


왓칭 요술 #1   내가 원하는 몸만들기


함께 일하던 한 후배 여직원은 키가 160Cm 정도였다. 하지만 체중은 65Kg을 넘었다.

“먹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먹어도 음식만 보면 저절로 손이 가요.”

그녀의 어머니는 종교에 빠져 있었다. 모든 건 종교가 해결해준다고 믿었고, 어릴 적부터 가정보다 종교 활동이 우선이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못 받는 애정을 무의식적으로 음식으로 채우려 드는 것이었다.

“음식 충동을 외면하지 말고 어린 아이처럼 달래봐.”

‘식탐’이라는 욕구도 엄연히 독자적인 생명과 지능을 가진 존재이다.

“달래다니요? 어떻게요?”

“‘식탐’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괴물이지. 그러니까 마음속에서 먹이를 실컷 먹어봐. 그럼 잠잠해질 테니까.”

그녀는 농담이려니 생각했는지 픽 웃었다. 그래서 내가 다시 말했다.

“뭔가 먹고 싶을 때 마음속에서 실컷 먹어봐. 실제로는 먹지 말고.”

얼마 후 그녀는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 나도 다른 층으로 사무실을 옮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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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6개월쯤 지나 회사 앞에서 그녀와 마주친 나는 깜짝 놀랐다. 그사이 뚱뚱하던 몸집이 반쪽이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이어트 열심히 했나봐?”

“상상 속에서 실컷 먹었더니 식욕이 정말 떨어졌어요.”

그녀는 실제로는 먹지 않았다. 단지 실컷 먹는 이미지만 그려 바라본 것뿐이었다. 그러자 그녀의 머릿속에 도사리고 있던 충동이 누그러졌고 실제로 실컷 먹은 것처럼 식욕도 떨어졌다.


카네기멜론 대학 연구진은 이런 효과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남녀 4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절반에게는 초콜릿을 한 알씩 옮기는 이미지를 그려보도록 했다. 그리고 다른 절반에게는 한 알씩 먹는 이미지를 상상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모두에게 초콜릿을 주고 말했다.

“여러분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드세요.”

어느 쪽이 더 많이 먹었을까? 초콜릿을 먹는 이미지를 상상했던 사람들은 다른 그룹에 비해 절반밖에 먹지 않았다.

실험을 주도한 모어웨지 교수는 이렇게 조언한다.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많이 먹게 되는 건 먹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때문이다. ‘식탐’ 괴물도 나름대로 지능과 자존심을 갖고 있다. 만일 당신이 ‘식탐’이라면 화나지 않겠는가?

“왜 억눌러 대는 거야? 왜 날 무시해?” 

당신은 오기가 생겨 더욱 이를 갈며 먹어댈 것이다. ‘식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당신이 ‘식탐’의 감정을 이해해 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식탐’도 조용해진다.


■ ‘서 있는 것도 운동’이라 생각하라     


당신이 뱃살이 자꾸 불어나 고민이라고 가정해보자.

“운동할 시간은 없고, 굶기는 싫고, 뱃살은 늘어나고… 뭐 좋은 방법이 없나?”

당신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는 불어나는 뱃살이다. 그러니 뱃살이 불어나는 게 당연하다. 이제부터는 거꾸로, 길을 걸을 때마다 이렇게 상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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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걸을 때마다 지방이 몇 방울 빠져나가겠군.”

서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팔 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하면서 ‘아, 지금 내 팔의 근육이 강해지고 있어’라고 상상해보라 팔 근육이 그 생각을 읽고 실제로 강해진다. 영국 헐 대학의 마찬트 교수는 사람들에게 팔운동을 시키면서 세 가지 생각을 해보도록 했다.

방법 1. 근육만을 생각한다. ‘아, 내 근육이 지금 열심히 움직이고 있어.’

방법 2. 운동기구만을 생각한다. ‘이 운동기구는 참 편리하게 만들어졌어.’

방법 3. 아무거나 생각한다. ‘지금 친구는 어디를 가고 있을까.’


그러고는 이두박근의 전기적 활동량을 측정해 보았다. 그 결과 방법 1이 근육의 활동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트 교수는 사람들이 근력강화 운동을 할 때 근육을 상상하면 더 빨리 근육이 형성된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당신이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 위를 걸으며 신문을 읽거나 TV를 시청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운동할 때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용히 귀를 기울여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운동효과도 몇 배로 늘어나고 마음도 샘물처럼 맑아진다.

스웨덴의 생리학자인 살틴은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해보았다.

“앞으로 3주간 아무 운동도 하지 말고 침대에 누워 푹 쉬세요.”

이들은 자연히 “난 운동 못해”라는 생각을 갖고 멀뚱멀뚱 천장만 바라보며 누워 지냈다. 드디어 3주가 지났다.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본 살틴은 신의 눈을 의심했다.

“맙소사! 겨우 3주 사이에 20년이나 폭삭 늙어버리다니!”

그들은 벌써 40-50대처럼 주름이 생기기 시작했고 근육도 크게 줄어들었다. ‘난 운동 못해’라는 생각을 갖고 누워 지내니, 실제로 몸이 그 생각을 읽고 운동 못하는 모드로 전환했던 것이다. 기억력도 역시 같은 폭으로 떨어졌다.

“그럼 누워 있지 않고 서 있도록 하면 어떨까?”

이번에는 그들에게 하루에 5분씩 침대에서 내려와 서 있도록 했다. 돌아다니거나 팔다리 운동을 하도록 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도 놀랍게도 불과 며칠만에 노화됐던 몸이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 ‘난, 운동해’ 라는 생각을 털어버리고 ‘난 서 있을 수 있어’라는 생각만을 갖도록 한 것이었는데도 뜻밖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다시 말해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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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서 있더라도 ‘서 있는 것이 운동이야’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운동이 되는 것이다.


터프츠 대학의 과학자들은 먼저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석 달 동안 일주일에 세 번씩 규칙적인 역기운동을 시켜보았다. 그것도 최고 능력의 80%를 발휘하도록 강도 높게 훈련시켰다.

처음에는 펄쩍 뛰던 노인들도 ‘늙으면 운동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온몸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다시는 늘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근육은 두 배, 세 배 이상 커졌고 무거운 물건도 번쩍번쩍 들어 올렸다. 무기력증 우울증 등의 증세도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더 큰 호기심이 들었다.

실험 결과 95세 이상 노인에게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럼 거꾸로 ‘난 운동 안 한다’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스탠퍼드 대학의 외과의사인 보츠는 사람이 육체 활동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으면 생리현상 전체가 위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장 관상동맥 등 심혈관계가 약화되고, 비만이 심해지며, 조기노화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양자물리학자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몸과 마음은 한 덩어리의 전기 에너지다. 마음을 간질이면 몸이 웃는다.”

쉽게 말해 내가 손가락 하나를 까딱이며 ‘손가락을 까딱이는 것도 운동이야’라고 생각하면 몸 전체에 운동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걷는 것도 운동이야’, ‘서 있는 것도 운동이야’라고 바라보면 실제로 운동 효과가 온 몸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관찰자 효과가 부리는 요술이다.


■ 기간 여행으로 돌연 젊어진 노인들


하버드 대학의 랭거 교수가 7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1979년 뉴햄프셔 주의 한 한적한 마을에서 실시한 실험이다. 그녀는 모든 걸 20년 전인 1959년처럼 꾸며 놓고 노인들의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봤다. 당시 일주일간의 실험을 마친 노인들의 몸을 검진했던 의사들은 정말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고는 혀를 내둘렀다.

그로부터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2010년 9월, 영국의 BBC-TV가 랭거 교수의 자문을 받아 비슷한 실험을 해 보았다. 이제는 꼬부랑 노인이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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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전의 인기 스타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옛날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하도록 했던 것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모든 소품도 몽땅 옛날 것들이었다. 그들의 몸도 역시 변했을까?

일주일간의 실험기간이 끝난 뒤 시청자들의 눈은 토끼눈처럼 동그래졌다. 뇌졸증으로 쓰러져 휠체어를 타고 실험을 시작했던 팔순의 여배우는 휠체어를 버리고 혼자서 걸어 나왔다. 거동이 힘들었던 왕년의 인기 남자연예인은 무대에 나와 탭댄스를 추었다. 지팡이에 의지해야 했던 옛 뉴스앵커는 지팡이 없이 뚜벅뚜벅 무대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

의사들이 출연자들의 몸을 검진해보니 실제로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머릿속이 온통 젊은 시절의 이미지들로 꽉 차버리면 몸도 저절로 젊어지는 것이다. BBC는 이 실험을 The Young ones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다.

그럼 거꾸로 세월을 한꺼번에 확 앞당겨 은퇴 시절을 상상하도록 하면 어떨까? 몸도 그만큼 빨리 늙을까?        

심리학자 바그는 대학생들에게 ‘늙은’ ‘은퇴한’ ‘힘없는’ ‘회색의’ ‘휴양지’등과 같은 단어들을 넣어 짧은 글을 짓도록 해 보았다.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들었다.

“나는 은퇴하면 따뜻한 휴양지에 가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

“늙은 노숙자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 도시가 온통 회색빛으로 보인다.”


바그는 강의실을 나서는 대학생들을 따라나섰다. 그리고 학생들이 걷는 속도를 쟀다. 학생들의 걸음걸이가 글짓기 전보다 눈에 띄게 느려졌다. 노화와 관련된 단어들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걸음 속도가 떨어진 것이다. 비록 짧은 순간이나마 약 40여 년 후의 은퇴 시절을 바라보도록 하니 몸도 마치 빨리감기를 시킨 테이프처럼 빨리 늙어갈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나도 나이에 상관없이 젊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 자체만으로 젊음이 스며든다는 것이다. 반면 ‘노화는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바라보면 노화는 가차없이 진행된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바라보는 대로 현실화된다.


■ 일란성 쌍둥이인데 왜 수명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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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란성 쌍둥이는 같은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고 같은 지역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는데도 건강 상태나 수명은 제각기 다르다.

 

예일 대학의 레비 박사팀은 노인들의 건강에 대한 의식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20년 후 노인들을 추적해보고 깜작 놀랐다. “나이 들면 건강은 당연히 나빠지게 돼 있다”고 대답했던 노인들은 하나같이 건강이 나빴거나 사망했다.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건강할 수 있다”고 응답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건강했다. 후자들은 전자들보다 무려 평균 7년 반이나 더 오래 살았다. 바라보는 대로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심장병 예방연구 사례로 유명한 연구이다. ‘타임’이 ‘20세기 100대 인물’로 선정한 세계적 의학자인 초프라는 이렇게 말한다.

‘건강관리에 관한 설명을 들으면 자신의 몸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바라보면 몸도 변화한다. 병원이나 약에 의존하는 것보다 머릿속에 얼마나 긍정적인 정보를 입력해 놓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는 “젊음과 노화도 선택하는 것이다. 젊음에 대한 정보를 많이 입력하면 젊어지고, 노화에 관한 정보를 많이 압력하면 늙어간다” 라고 설명 한다. 

 

■ 머릿속을 어떤 이미지로 채울 것인가?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을 앞으로 불러 간단한 실험을 해 보았다.

“진표 군, 한 팔을 옆으로 쭉 뻗어보세요.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가장 수치스러웠던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그가 눈을 감고 조금 지나 내가 팔을 슬쩍 내리눌렀다. 팔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이번에는 가장 평화로운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내가 또 팔을 슬쩍 내리눌렀다. 이번에는 필이 끄떡없었다. 내가 더 힘을 줘서 눌렀는데도 그의 팔은 내려가지 않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정신의학자 호킨스는 평화, 기쁨, 사랑 등을 느낄 때 가장 많은 에너지가 흐르고 수치심, 죄책감, 무관심 등을 느낄 때 가장 적은 에너지가 흐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사회학자인 필립스가 미국 군인 251명의 사망률을 조사해보니, 생일을 두세 달 앞두었을 때가 가장 낮고 생일이 지난 뒤 3개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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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높았다. 생일 때 가족들로부터 축하연락을 받는다는 기대가 커지면 에너지가 넘쳐흘렀다가 기대가 사라지면 에너지가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그럼 노인들은 어떨까? 필립스는 중추절(중국의 추석)을 전후한 중국인들의 사망기록도 조사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중추절 전 주의 사망률은 35%나 뚝 떨어졌고, 중추절 다음 주의 사망률은 거꾸로 37%나 쑥 치솟았다. 중추절 전주엔 멀리 떨어졌던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니 온 몸에 힘이 넘쳐흘렀고, 중추절 다음 주엔 가족들이 한꺼번에 떠나버린 텅 빈 집안만 보이니 힘도 쑥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 머릿속을 어떤 이미지로 채우느냐에 따라 내 몸도 달라진다. 젊은 이미지로 채우면 몸도 젊어지고, 평화롭고 사랑스런 이미지로 채우면 몸도 활기차고 건강해 진다. 당신은 오늘  하루 어떤 이미지로 머릿속을 채우고 살아갈 것인가?


왓칭 요술 #2.  나를 남으로 바라보면 효과 백 배


■ 나를 타인처럼 바라보면 완전히 바뀐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리비 교수가 실시한 실험이다.

2004년 대선 하루 전날 학생 14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A그룹은 ‘내가 투표하고 있는 모습’을 B그룹은 자신이 투표하는 모습을 ‘저 사람이 투표하고 있어’라는 3인칭으로 상상하도록 했다. 다음날 대학생들의 투표율은....

상상하지 않는다 : 20% 미만

1인칭으로 상상 : ‘나는 투표하고 있어’ 72%

3인칭으로 상상 : ‘그는 투표하고 있어’ 90%

단 한 차례의 상상 만으로도 이런 놀라운 차이가 나타났다. 반복할수록 투표율은 더욱 높아진다.


리비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잠재의식에 새겨진 뿌리 깊은 습관은 잠재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고쳐지지 않아요.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죠.”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를 제3자의 눈으로 객관화하면 우리 잠재의식은 이를 당연히 받아들여 믿게 되고 이렇게 믿음의 강도가 높아지면 분명한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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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과 담배를 단박에 끊다.


권혜정 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담배를, 고등학교 때부터는 술을 시작했다. 유별난 엄마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그녀는 약혼자도 생기고 아버지의 걱정도 심해지자 담배를 끊으려고 상담을 요청해 왔다.

나는 권혜정 학생이 쉽게 금연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녀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못 말리는 골초이면서도 끊고자 하는 의도조차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나는 리비 교수와 똑 같은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흡연 유혹을 가장 강하게 받을 때가 언제죠?”

“그야 다른 사람들이 담배를 피울 때죠.”

“그럼 일단 눈을 감고 다른 사람들이 흡연하는 장면을 그려보세요.”

그녀가 눈을 감고 상상에 잠기자 내가 다시 말했다.

“흡연하고 싶어 근질근질할 겁니다. 그 흡연 충동에도 끄떡없이 금연하는 혜정 양의 모습을 그려보세요.” 상상에 잠긴 그녀를 보고 내가 물었다.

“어때요? 남들이 흡연해도 안 흔들리나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남의 눈으로 바라보니 흔들리지 않았다.

“흡연 유혹을 이겨내는 혜정 양 모습을 가장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굴까요? 엄마, 아빠 아니면 약혼자?”

“약혼자와 아빠요.”

“그럼 아빠와 약혼자가 혜정 양의 꿋꿋한 금연 자세를 비켜보고 흐뭇해 하는 모습을 그려보세요. 다시 말해 혜정 양이 금연하는 모습을 가족들과 함께 관객처럼 지켜보는 겁니다.”

그녀는 시키는 대로 했다. 나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 고개를 들 때마다 그렇게 해보라고 했다.

다음 주 강의가 끝난 뒤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왔다. 잘 버티고 있다는 거였다. 한 달쯤 지나면서부터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완연했다.

“이젠 니코틴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난 얼굴이네요.”

나도 관찰자 효과가 실제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이젠 담배뿐 아니라 알코올 중독에서도 완전히 해방된 걸요.”

그녀가 자랑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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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 속에 청중을 등장시켜라

 

한 남학생은 발표할 때만 되면 좌불안석이었다. 연신 헛기침을 해대고 손을 비비적거렸다. 연단에 나가서도 벌건 얼굴로 더듬거리기 일쑤였다. 그러니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내 생각이 났다.

내가 방송국에 들어가 10여년 쯤 됐던 때였다. 당시 나는 정치부 기자로 총리실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보도국장이 뉴스 앵커를 하라는 거였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도 기회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방송할 날이 바짝 다가오자 나도 모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바로 전날 밤에는 잠을 못 이루고 뒤척거렸다.

‘생방송 하다가 말을 더듬기라도 하면 무슨 망신이지? 방송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

드디어 생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큐 신호가 들어왔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라는 인사말과 함께 헤드라인 몇 개를 읽었다. 그리고 첫 앵커 멘트를 끝내고 해당 기자의 리포트가 나갈 때 한숨을 돌렸다. 그러고 나니 긴장도가 확 떨어졌다. 그다음부터는 쉬웠다. 그때 느낀 건 “역시 한 번 해보고 나면 안 떨린다” 는 사실이었다. 방송 시작 전 내가 그토록 떨렸던 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명연설가였던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대중연설이 계획된 전날은 잠자리에 들기 전 반드시 상상 속에서 연설을 하곤 했다. 머릿속으로 연단에 올라선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약 10분 동안 연설 내용을 쭉 훑어보는 것이었다. 연설 내용뿐 아니라 연설 속의 상황도 세세하게 그렸다. 청중들이 환호하는 모습, 자신이 취해야 할 제스처, 미소, 목소리 톤까지 구체적으로 그렸다. 이것을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습하고 나면 떨리는 마음은 멀찌감치 달아나고 어서 빨리 연단에 서고 싶어 안달이 나기 마련이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그는 상상 속에 반드시 청중을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캐나다 요크 대학의 배스케스 교수는 상상 속의 청중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실험해 보았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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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분씩 연설할 시간을 주겠습니다. 각자 마음속으로 연설 리허설을 해보세요.” 그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A그룹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모습을 1인칭으로 바라보며 리허설 하세요. 즉 자신을 ‘나’의 시각으로 보는 겁니다.”

반면 B그룹에게는 자신을 3인칭으로 바라보라고 했다.

“자신을 청중과 함께 남으로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 스스로도 청중이 되는 겁니다.”

연설 리허설이 끝난 뒤 학생들에게 물었다.

“자, 리허설이 끝났죠? 여러분은 이제 얼마나 성공적으로 연설을 할 수 있을까요?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1~10점까지의 점수로 매겨보세요.”

배스케스 교수의 분석은 이렇다.

“A그룹은 평균 5점, B그룹은 평균 9점으로, 한 사람이 한 가지를 바라볼 때 변화가 일어난다면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바라볼 땐 더 큰 변화가 일어나는 건 당연하죠.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도 하고.” 

 

■ 말기 암을 완치한 할머니의 기도


내가 담당하는 해외정보 TV프로인 ‘지구촌 리포트’에는 보통 사람들의 기적같은 실제 사례들이 많아 소개된다. 얼마 전에는 관찰자 효과로 온몸에 퍼졌던 암세포를 일주일 만에 말끔히 털어버린 말기암 환자의 이야기를 방송했다. 71세인 하이벨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6년 전,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았다.

“식도암이 간, 폐, 척추, 흉골 등 온몸에 이미 다 퍼져버렸네요.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소용없어요. 집에 가서 그냥 편히 쉬세요.”

죽을 날만 기다리라는 얘기였다. 의사는 그러면서 방사선과 화학 치료를 받으면 암의 진행 속도가 늦춰져서 잘하면 6개월 정도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때마침 한 친구가 실로스 신부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를 떠올리며 함께 기도해보자고 했다. 실로스는 19세기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활동했던 신부로, 성자의 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됐을 만큼 추앙받는 인물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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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그녀는 곧장 9일 기도에 들어갔다. 신부의 뼛조각이 담긴 목걸이도 줄곧 몸에 지니고 다녔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후 기적이 일어났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들이 암이 다 사라졌다며 깜짝 놀랐어요. 기도를 시작한 날과 검사 받던 날 사이에 모두 사라진 겁니다.”

어떻게 그토록 순식간에 암이 완치될 수 있는지 의사들도 설명하지 못했다. 단지 화학치료만으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신부님이 제 암을 씻어내는 장면을 생생하게 그리고 또 그렸어요. 신부님과 함께.”

다시 말해 믿음이 강한 신부와 그녀 자신이 함께 제3의 관찰자가 됐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혼자서 암이 사라지는 걸 그리는 것보다 효과가 몇 배나 강해졌다는 것이다.


기도하는 방식에 따라 기도 효과는 어떻게 달라질까? 미국의 생물학자인 레인은 어떤 식의 기도가 암세포의 성장을 가장 억제하는지 실험해 보았다. 우선 다섯 개의 세균 배양 접시에 각기 똑 같은 수의 암세포들을 집어넣었다. 그런 다음 한 심리치료사에게 다섯 가지 방식으로 기도해 보도록 했다.

결과는 이랬다.

1. “암세포들이 자연의 질서를 회복해 다시 정상적으로 자라게 해 주세요.”

- 암세포의 성장 속도가 39% 감소

2. “암 세포가 세 개만 남도록 해 주세요.” - 암세포 성장 속도가 21% 감소  3. “신의 사랑과 연민이 암세포에 미치도록 해 주세요.” - 역시 21% 감소

4. “암세포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연민을 보내주세요.” - 효과 없음

5. “암세포들을 파괴시켜 주세요.” - 효과 없음


“자연의 질서를 회복해 달라.”는 기도가 왜 가장 효과가 있을까? 아인슈타인이 지적했듯 사람의 몸은 전기 에너지 덩어리다. 온 몸의 구석구석마다 에너지 물결이 흐르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몸은 에너지 물결이 고르고 균형을 이룬다. 이게 자연의 질서다. 반면 암이 생긴 부위의 에너지 물결은 고르지 못하다. 키를리안 사진기로 촬영해보면 물결이 들쭉날쭉하고 색깔도 다르다. 자연의 질서가 깨진 것이다. 따라서 “자연의 질서를 회복해달라”는 기도가 가장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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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칭 요술 #3, 과정을 바라보면 쉽게 달성된다


■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행 과정은 구체적으로


상습적으로 리포트를 늦게 내는 학생이 있었다. 그 버릇을 어떻게 고쳐줄 수 있을까? 나는 마지막 리포트 과제를 내주고 나서 그를 따로 불러 실험 삼아 이렇게 물어보았다.

“이번 리포트는 무슨 요일에 쓸 거죠?” 머리를 긁적거리던 그가 대답했다.

“아마, 금요일쯤엔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금요일 몇 시쯤?”

“글쎄요. 아마 저녁 먹고 9시쯤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밤 9시라. 그럼 어디서 쓸 건가요?”

“그거야 물론 제 방에서 써야죠. 컴퓨터가 제 방에 있거든요.”

그러고 나서 일주일 후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강의 시작 전 그가 빙긋 거리며 나오더니 리포트를 제일 먼저 제출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목표를 정해 놓고 실행하지 못하는 건 실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 넣지 않기 때문이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그려 바라보면 그대로 일어난다. 과정이 구체적일수록 이미지도 그만큼 더욱 선명하게 그려진다. 초일류 스포츠 선수들이 이미지 훈련을 할 때도 경기 과정을 최대한 생생하게 그린다. 그러다보면 우승컵을 거머쥔 장면도 자연히 쉽게 그려질 수밖에 없다. 과정을 생략한 채 억지로 성공 이미지만 그리려 들면 무의식적으로 의심이 스며들어 이미지가 흐려진다. 이미지는 의지로 그려지는 게 아니라 고요한 마음으로 그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목표로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그냥 목표만 세우는 것과 목표를 세워 놓고 세부적인 실행과정을 떠올리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난다. 심리학자들이 학생들에게 두 가지 방법으로 목표를 정해 실행 하도록 해 보았다.

A그룹 : ‘나는 앞으로 매주 조깅을 하겠다’는 문장을 완성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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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룹 : ‘나는 ()부터 매주 ()요일마다 ()에서 최소한 ()분간 조깅을 하기로            했다.’ 라는 문장을 완성토록 했다.

한 달 후 - A그룹 : 29%가 목표 실행.   B그룹 : 91%가 목표 실행 


■ 공부 안 하는 아이 공부하게 만들기


셰필드 대학의 쉬랜과 웨브 교수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A그룹 : 일주일에 총 몇 시간 공부할 것인지 종이에 적기

B그룹 : 일주일에 총 몇 시간을. 언제, 어디서, 몇 시간씩 공부할 건지 종이          에 적기

일주일 후

A그룹 : 대부분 일주일에 35시간을 공부하겠다고 적었지만 실제로 공부한            시간은 평균 10시간

B그룹 :  평균 35시간 공부


아이가 영 공부를 안 해 속이 상하는가? 아이에게 스스로 목표를 정하도록 유도한 뒤 구체적인 실행과정을 종이에 적어보도록 하라. 백 번 잔소리하는 것보다 백 배 낫다.


■ 걸림돌을 미리 바라보면 넘어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 시험지만 받아들면 너무 긴장해 얼굴이 벌게지고 손이 달달 떨리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 상태로는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시험만 끝나면 늘 “오늘 시험도 또 망쳤어!”라고 버릇처럼 중얼거리곤 했다. 이른바 ‘시험 불안증’이다. 이처럼 목표를 실행하는 과정에는 대개 장애물이 생기기 마련이다.


불안한 마음이 들 때 투지나 의지로 억지로 덮어버리거나 저항하려 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억누를수록 더욱 거세게 일어나는 생각의 속성 때문이다. 덮어버리거나 저항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게 훨씬 낫다. 앞으로 시험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하다면 조용히 이렇게 되뇌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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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시험 칠 때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 그럼 무시하고 흘러보내면 되지 뭐!”

이렇게 해결책까지 미리 상상해두면 불안한 마음이 닥치더라도 금방 사라진다. 이게 바로 골비처 교수가 개발해낸 걸림돌 자동제거 장치 ‘if - then'(만일 ~하면, 그럼 ~하면 되지 뭐) 공식이다.


외팅겐과 골비처 교수는 독일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수학 시험을 치도록 해 보았다. A,B 두 그룹에게 똑같이 다음과 같은 지시사항을 읽고 암기하도록 했다.

“나는 최대한 많은 문제를 침착하게 풀 것이다.”

목표의식을 갖도록 하는 글이었다. 그런 다음 B그룹에게는 따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로 암기하도록 했다.

“만일 어려운 문제와 마주치면, 그럼 ‘난 풀 수 있어’하고 다짐해야지!”

결과는 난제를 미리 상상한 B그룹이 두 배나 더 많은 문제를 풀었다. 

 

■ 잘게 쪼개면 가벼워진다


토익 성적 올리는 방법은 없느냐고 물었던 한 여학생이 하소연했다.

“남들은 900점 이상 척척 받는데 저는 아무리 해도 어림도 없어요.

500쪽짜리 토익 책을 여는 순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요.”

이스라엘 헤브루 대학의 심리학자 브레츠니츠가 그 해답을 찾아보았다. 그는 몇 그룹의 군인들에게 똑같이 40Km의 행군을 시켰다. 하지만 그 그룹에 각각 다른 말을 들려주었다.

A그룹 : 오늘 행군 거리는 30Km입니다. 그리고 끝난 뒤 10Km를 더 걷게            했다. 

B그룹 : 오늘 행군 거리는 60Km입니다. 그러나 B그룹이 실제로 행군한 거           리는 40Km였다.

브레츠니츠는 행군이 끝난 뒤 각 그룹의 혈액을 채취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측정한 결과, 모든 군인이 40Km를 행군했지만 30Km행군이라고 상상하며 걸었던 군인들은 30Kg의 짐을 지고 걸었던 것과 비슷한 신체적 반응을 보였고, 60Km 짜리 행군이라고 상상하며 걸었던 군인들은 60Kg을 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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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고 걷는 것처럼 탈진 상태의 신체적 반응을 보였다.   

이 원리는 무슨 일을 하든 똑같이 적용된다. 내가 지금 책을 쓰는 것도 그렇다. 300쪽에 가까운 책을 끝내야 된다고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머리가 짓눌려 지끈지끈 아파온다. 하지만 300쪽을 쪼개 오늘 하루 사이 오직 두 쪽만 쓴다고 생각을 돌리면 마음이 거뜬해진다.


내가 매일 한 시간씩 걷기로 결심했다고 하자. ‘어휴, 한 시간을 지루해서 어떻게 걷지?’하고 생각하면 걷기가 무거운 짐으로 둔갑 한다. 걷고 나서도 몸이 가뿐해지는 게 아니라 중노동을 한 것처럼 피로독소만 쌓인다.

마라톤 선수들도 42.195Km를 그냥 뛰는 게 아니다. 한 번에 그 긴 거리를 뛴다고 생각하면 힘이 쭉 빠진다. 대신 이를 여러 구간으로 쪼개 놓고 각 구간별로 목표 시간을 정해 놓는다. ‘이번 5Km는 15분 내에 달려야 해.’그리고 5Km 구간만 생각하며 달린다. 그럼 몸도 가볍다.

 


                           2012. 1. 30. 


           제2부의 왓칭 요술 # 4 부터는 다음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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