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2)

2008. 11. 5. 19:25독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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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2)

                - 정호승 산문집 -


『 상처가 스승이다 』


■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하다.


 0 저는 별을 좋아 합니다. 달도 좋아하지만 별을 더 좋아 합니다. 달은 은     근하고 포근한 누님 같다면 별은 다정한 형님 같습니다. 달빛이 인자한     어머니의 빛이라면 별빛은 왠지 내가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의 빛이라고     생각됩니다. 달빛은 마냥 따스하게 느껴지는 데 비해 별빛은 따스하지만     다소 차가운 느낌을 줍니다. 그 차가움이 들뜨기 쉬운 마음을 들뜨지 않     게 하고 때로는 사물을 냉철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     서 시인의 빛이 있다면  달빛 보다는 별빛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      다.


 0 저는 이제야 밤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별들이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저는 이제야 내가 별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별이 나를     바라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별들이 왜 어둠속에서 빛나며 그걸 아는     데에 평생이 걸리는지 왜 제 인생의 어둠이 깊어져야 별이 더 빛나는지     이제야 조금 깨닫습니다.         

    우리의 인생길에는 반드시 어두운 밤이 있습니다. 질병이라는 밤, 이별     이라는 밤, 좌절이라는 밤, 가난이라는 밤, 등등 인간의 수 만큼이나 밤     의 수는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밤을 애써 피해왔습니다. 가능한      한 인생에는 밤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왔습니다. 그러나 밤이 오지     않으면 별이  뜨지 않습니다. 별이 뜨지 않는 인생이란 죽은 인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누구도 밤을 맞이하지 않고서는 별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그 누구     도 밤을 지나지 않고서는 새벽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꽃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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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없으면 아름답게 피어날 수 없습니다. 이른 아침에 활짝 피어난 꽃은     어두운 밤이 있었기 때문에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봄에 꽃을 피우는 꽃     나무도 겨울이 있었기 때문에 꽃을 피웁니다.


 0 신은 왜 인간으로 하여금 눈동자의 검은자위로만 세상을 보게 했을까요?     눈을 만들 때 흰자위와 검은자위를 동시에 만들어 놓고 말입니다. 그것     은 어둠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라는 뜻이 아닐까요. 어둠을 통하지 않     고서는 세상의 밝음을 볼 수 없다는 뜻이 아닐까요.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0 돌이켜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외로웠을 때는 내 마음 속에 사랑     이 부족했을 때였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진정 사랑할 때는 그리 외롭지     않았습니다. 외롭다는 것은 어쩌면 내게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것     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른지요.    


0 사랑이 있는 한 외로움은 견뎌낼 수 있습니다. 왜 외로운가 하고 고민하     기보다 왜 사랑이 부족한가 하고 고민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0     「 수선화에게 」   - 정호승 -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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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왜 가장 원하지 않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는가


 0 성철 스님은 “사람들은 소중하지 않은 것들에 미쳐 칼날 위에서 춤을      추듯 산다.” 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제가 가치없     는 것들을 위해 칼날 위에서 미친듯이 산게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됩니     다.


 0 언젠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피아노로 시끄러운 소음밖에 내지 못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감동스     러운 음악을 연주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고 피아노가 잘못되었다고 말하     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이 피아노라면 누구나 가장 잘 연주하고 싶고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는 곡을 연주하고 싶을 것입니다. 저 또한 인생이라는 피아노를 잘 연     주하기 위해서는 제가 가장 잘 칠 수 있는 곡을 연주해야 합니다. 인생     이라는 저의 피아노가 소음밖에 낼 수 없다면 그것은 피아노한테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연주자인 저한테 잘못이 있습니다.


 0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김요한     의‘아름다운 삶의 이야기’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너는 커서 장차 무엇이 되고 싶으냐?”

   첫 번째 아이가 대답하였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겠습니다.”

   두 번째 아이가 대답하였습니다.

   “장군이 되어 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세 번째 아이가 대답하였습니다.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구석이 앉아 다른 친구들의 말만 듣고 있던 아이에게 선생님이 물었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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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

   그러자 그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하는 일을 하겠습니다.”

   선생님은 의아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시는데?”

   그러자 아이는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종치는 일을 하십니다. 그 종소리에 사람들이 깨어나고 또      기도도 드립니다. 저는 아버지를 따라 종 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 신은 다시 일어 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나를 쓰러 뜨린다.


 0 어떠한 고통스러운 환경에 처했다 하더라도 참고 견디며 최선의 삶을 살     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이 저에게 주는 고통은 어쩌면      사랑의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저를 쓰러뜨리는 방법을 택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것을 모르고     늘 신을 원망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사람한테 고통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하고     누가 묻자. “몸은 자라고 마음은 자라지 않는 식물인간이 되지 않겠습      니까?”하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0 모든 성공과 승리 속에는 실패와 패배의 씨앗이 숨어 있고, 모든 패배와     실패 속에는 성공과 승리의 씨앗이 숨어 있습니다.

    실패란 본질적으로 내가 간절히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나 집     단이 나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그 거부의 형태는 우리가 실패라     고 여기는 것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그러나 거부당했을 때 대응하는 태도     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참고 견딤으로써 실패를 극복하고 다시 시작     하는 경우와, 참고 견디지 못함으로써 그대로 주저 앉아 다시는 일어서     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0 인간에게 신은 결코 도움을 늦추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성급해     서 신이 도와줄 때까지 참고 기다리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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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닥에 대하여 」     - 정호승 -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 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 내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한 가지 용서하면 신은 나의 잘못을     두 가지 용서해 주신다.


 0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살면서 얼마나 많이 용서했는가에 따라 하느님은     당신을 용서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당신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한     가지 용서하면 신이 당신의 잘못을 두 가지 용서해주신다.”고도 합니다  

    이 말씀은 결국 제가 다른 사람보다 용서 받을 잘못이 더 많다는 뜻입     니다.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제 자신이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     미합니다. 제 마음 속에 용서가 있을 때, 상대방의 마음속에는 저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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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용서가 두배나 더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용서란 상대방을 위한 일이     아니라 제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0 예수는 남을 어느 정도까지 용서해야 하느냐고 질문하는 제자들에게        “일흔일곱 번씩 일곱 번을 용서하라.”고 말합니다 성서에서 일곱이란     숫자는 완전수입니다. 일흔일곱에다 곱하기 일곱 번을 한 것이므로 이는     절대적인 완전수이자 무한대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결국 무한대로 용     서하라는 뜻입니다.


 0 서강대에 계신 송봉모 신부님은 “하느님은 용서의 왕이며 하느님의 나     라는 용서의 나라이고, 하느님 나라의 통치 방식은 절대적 용서로써 이     루어 진다.”고 합니다. “용서는 용서하겠다는 결심을 내리는 그 순간     부터 시작되며, 용서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에는 하느님께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합니다. “인간의 힘에만 의존하면 용서한다 하더라도 그게      진정한 용서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 예수에게조차 유다라는 배신자가 있었다


 0 예수는 여러 제자 중에서 특별히 사랑하는 열두 명을 뽑아 사도로 임명     하였습니다. 그 열두 제자를 뽑기 위해 예수는 산 위에 올라 먼동이 틀     때까지 밤을 새워 기도하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의 열두 제자     는 바로 그런 고뇌의 산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에게는 그 고뇌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롯 유다라는 배반자가 있었습니다.

    어디 유다 뿐입니까. 베드로도 있었습니다.첫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     나 스승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믿었던 제자한테서 예수는 철저     하게 배반당한 것입니다.


 0 예수의 삶에서 유다의 배반은 예수의 부활만큼이나 의미 있는 사건입니     다. 만일 유다의 배반이 없었다면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당하지 않았을지     도 모르며 인류는 예수에 대해 다른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을지도 모릅니     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유다가 진정 스승을 배반하고 싶었을까. 이미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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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악역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순종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유다의 배반이야말로 긍정적인 배반, 이미     예정된 배반일수도 있다는 생각.........


 0 우리가 유다라는 존재를 어떻게, 어떤 눈빛으로 바라보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 한 번도 배반을 당     하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사랑      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배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 친구는 한 사람이면 족하고, 두 사람이면 많고,

    세 사람은 불가능 하다.


 0 구상 선생과 이중섭은 아주 친한 친구 사이로 그분들의 우정에 대한 이     야기가 하나 전해 내려 오고 있습니다.

 

   구상이 병치레를 하느라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습니다. 구상은 이중섭     이 병문안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다 다녀갔는데     유독 이중섭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구상은 이중섭을 기다리다 못해     섭섭한 마음까지 다 들었습니다.

    그러자 늦게서야 이중섭이 구상을 찾아왔습니다. 구상은 섭섭한 마음을     감추고 “왜 이렇게 늦게 왔나?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나?”하고 나     무랐습니다.

    “미안하네, 내가 자네한테 빈 손으로 올 수가 없어서....”

    이중섭이 말끝을 흐리면서 손에 들고 온 것을 구상에게 내 밀었습니다.

    “이게 뭔가?”

    “풀어보게, 실은 이것 때문에 이렇게 늦었네. 내 정성일세.”

    구상은 이중섭이 내민 꾸러미를 풀어 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그것은 천도복숭아를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이 이 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한다지 않던가. 그러니       자네도 이걸 먹고 어서 일어나게.”    

    구상은  한동안 말을 잊었습니다. 과일 하나 살 돈이 없는 이중섭이 과     일 대신 과일 그림을 그려 오느라고 늦게 왔다고 생각돼 가슴이 저려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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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니다.

    “그래 알았네. 이 복숭아 먹고 빨리 일어날 걸세.”

    구상은 이중섭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가난한 화가 이중섭의 우정이 뼈     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0 우정은 천천히 자랍니다. 연애가 한순간의 격정에 뜨거워진다면 우정은     고구마를 구울 때 모닥불 속에 든 돌처럼 천천히 뜨거워집니다. 사랑이     한 여름에 느닷없이 퍼붓는 장대비라면 우정은 봄날에 내리는 보슬비나     가을에 내리는 가랑비입니다.

    진정한 친구란 결국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주지     않으면 받지 못하고 받지 못해도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연 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빗방울만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없이 비워 버린다   


0 법정 스님께서는 일찍이 덕진공원 연잎들이 빗방울을 아래로 쏟아버리는     것을 보고,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빗방울만 싣고 있다가 그 이상     이 되면 미련없이 비워버린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구절 밑에 정성     들여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깜밖 잊고 있었습니다.


 0 그동안 저는 가질 줄만 알았지 비울 줄은 몰랏습니다. 오직 더 가지기      위해  노력해 왔을 뿐입니다. 너무 없다고, 더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할     수는 있었지만, 이미 가진 것을 버리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는 없었습니     다. 그러나 연꽃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이면 모일수록, 많아지면 많아     질수록 영혼과 육체를 무겁게 짖누르는 물방울을 가볍게 비워버렸습니      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가져라!

    보면 볼수록 연꽃은 저에게 그렇게 속삭였습니다.


 0 연잎은 빗방울을 비웠다고해서 한꺼번에 완전히 다 비운 것이 아니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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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다. 한 두 방울 정도는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게 얼마만큼 지녀     야 제대로 지니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     리고 비록 빗방울은 버리지만 자기 자신을 버리지 않는 것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자기 자신만은  버려서는 안 된다고 일러주는 것     같았습니다.


 0 스님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     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 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욕심은 버려야 채워집니다. 욕심은 욕심으로 채울 수 없습니다. 욕심을     채우면 만족을 얻는 게 아니라 불안과 초조, 두려움과 무거움을 얻을 뿐    입니다.


 0 무엇을 얻음으로써 행복해진다면 그것을 잃음으로써 불행해지고 맙니다.     버리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버리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는 것     을 연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 상처는 스승이다.


 0 곪아 들어가는 상처를 들여다 보고 울고만 있으면 있던 힘마저 빼앗기게     되고, 스스로 상처에 약을 바르고 끊임없이 돌보게 되면 오히려 그 상처     가 힘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상처가 삶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는 경우보다 살아갈      힘을 잃는 지름길이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지난날 입었던 상처 때문     에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고 왜곡된 삶을 살게 되는 경우는 굳이 예     를 들지 않아도 너무나 많습니다.


 0 어떤 상처를 받든 그 상처의 궁극적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내 상처는 내가 돌보아야 합니다. 나 이외에는 아무도 나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나만이 나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내가 치유하지 않으면 상처는 곪아 터져서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 상처는 스승이다 」     - 정호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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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는 스승이다

     절벽위에 뿌리를 내려라

     뿌리 있는 쪽으로 나무는 잎을 떨군다

     잎은 썩어 뿌리의 끝에 닿는다

     나의 뿌리는 나의 절벽이어니

     보라

     내가 뿌리를 내린 절벽 위에

     노란 애기똥풀이 서로 마주앉아 웃으며

     똥을 누고 있다

     나도 그 옆에 가 똥을 누며 웃음을 나눈다

     너의 뿌리가 되기 위하여

     예수의 못자국은 보이지 않으나

     오늘은 상처에서 흐른 피가

     뿌리를 적신다     


■ 남의 흉은 사흘이다


 0 ‘남의 흉은 사흘이다!’

   이 말은 어머니가 늘 제게 하시는 말씀 중의 하나입니다. 누가 나를 흉     보고 욕한다고 버럭버럭 화를 내면 어머니는 늘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남이 아무리 흉보고 욕해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하니 너무 화내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남이 나를 두고 무슨 이야기를 하든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살라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0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내가 사는 게 아닙니다. 내 인생이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생각     하는 것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0 보여주기 위한 음식은 음식이 아닙니다. 먹기 위한 음식이 음식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인생은 나의 인생이 아닙니다. 보여주기는 내가      보여주지만 그 인생은 남의 인생입니다. 백화점에 가면 마네킹이 멋진      옷을 입고 있지만 그 옷은 마네킹의 옷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고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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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입니다. 마네킹이 그 옷을 자기 옷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우습겠습     니까.


0 남의 기준에 맞추어 내 인생의 기준이 정해 진다면, 남의 기준에 의해      내 인생의 행복과 불행이 형성된다면 그것은 이미 불행한 일입니다. 남     의 기준이란 다양하기 짝이 없어 그 실체를 파악하기 힘듭니다. 옳고 그     름에 대한 남의 기준 또한 모호하고 무책임하며 그만큼 무의미합니다.


 0 가장 향기로운 향수는 가장 작은 병에 담겨 있습니다. 외면을 통해 자신     을 나타내려 하지 않는다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외형 중시의 삶, 남에     게 보여주기 위한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이 필요한 시대입니      다.


■ 오늘이 지나면 다시 못 볼 사람처럼 가족을 대하라


 0 가족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족관계를 형성     합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     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보고  싶어도 다시는 못 볼 사람처럼 가족을 대     한다면 가족간에 불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아침에 현관에서 배웅한 남     편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면, 아침에 현관에서 헤어진 아내를 다시     는 만날 수 없다면, 아침에 학교로 간 아들딸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면,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그들을 현관 밖으로 떠나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소중한 가족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 어머니의 웃음 속에는 신비가 있습니다.


 0 하루는 하느님이 천사를 불러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가져오라고     말했습니다. 천사는 급히 지상으로 내려가 사방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천사는 꽃들이 너무 아름다워 한 송이를     꺾어 들고 길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방긋방긋 웃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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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어린아이의 웃음 또한 너무 아름다워 그 웃음을 꺾어 들고 다시 길     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엄마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눈     에 띄어 마지막으로 엄마의 사랑을 손에 쥐고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이 세 가지만 들고 가면 하느님도 기뻐하실 거야.”

    천사는 그런 생각을 하며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가다 보니 꽃이 시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버렸     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길을 걸어가다 보니 이번에는 어린아이가 자라     처음 보았을 때와는 달리 웃음이 능글맞고 징그러웠습니다.  그래서 그     것 또한 버려버렸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아기를 안고 있     던 엄마의 사랑은 그대로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사는 지상의 가     장 아름다운 것으로 엄마의 사랑을 가지고 하느님께 갔습니다.


 0 어머니는 단순한 가족의 일원이 아닙니다. 한 가정의 해님과 같습니다.     해님이 없으면 우주 만물이 다 빛을 잃듯이 어머니의 존재는 그러합니      다. 그것은 어머니의 사랑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미소 속에 신비가 있는     까닭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 속에 희생이 있는 까닭입니다.


 0 모성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활과 화살의     관계를 살펴보면 그것은 확실합니다. 화살은 활이 많이 휘면 휠수록 멀     리 날아갑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활과 같고 자식은 화살과 같습니다. 그     러니까 부모의 허리가 휘면 휠수록 자식은 그만큼 멀리 전진하게 됩니      다. 멀리 날아간 화살일수록 역으로 그 화살을 날려 보낸 활은 많이 휘     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활은 휘어질수록 그 고통이 심할 것입니다. 그러나 활은 오직 화살을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해 그 고통을 참고 이겨냅니다.


 0 저는 살아가기 힘들 때마다 어머니의 미소를 떠올립니다. 그 미소 속에     는 저에게 건강과 힘을 주는 신비가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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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잘 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 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기의

     저절로 벗겨진

     꽃신발처럼


■ 시간 없을 때 시간 있고

   바쁠 때 더 많은 일을 한다


 0 언젠가 제가 너무 바쁘다고 하자 ‘시간 없을 때 시간 있고, 바쁠 때 더     많은 일을 한다.’고 누가 지나가는 말처럼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제 시작 노트 맨 앞장     에 그 말을 적어 놓고 자꾸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러자 어느 날 문득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없을 때는 스스로 시간     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시간이 더 많아 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      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이 많아 정신없이 바쁠 때도 그 일을 해 내기 위     해 더 열심히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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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시간이 많을 때 오히려 더 시간이 없어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     다. 시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뜸들이고 늦장을 부리다가 그만 시간     에 쫒기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원고 마감일이 많이 남았     을 때 오히려 마감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가 많고, 약속 장소에 가장 늦     게 나타나는 사람이 가장 가까이 사는 사람인 경우가 많은 것도 그런 까     닭입니다.


0 시간은 이렇게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시간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시간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시간     은 창조되어야 비로소 자기만의 시간이 됩니다.


    그래서 시간은 늘 참된 소유자를 만나려고 합니다. 시간의 참된 소유자     는 시간을 잘 관리하고 활용합니다.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구분함으로써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습니다.

    제주도의 귤도 남쪽에 있는 서귀포의 귤이 더 당도가 높고, 서귀포 중     에서도 남원지역의 귤이 더 당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똑 같은 귤나무라     도 윗가지에 달린 귤이 아랫가지에 달린 귤보다 더 당도가 높고 맛있습     니다. 그것은 바로 햇볕을 쬘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귤     하나도 햇볕을 자기 것으로 만든 노력의 시간이 어느 정도 였느냐에 따     라 당도와 맛이 달라지는데 하물며 우리 인긴이야 오죽하겠습니까.


0 내일을 위하여 오늘을 저축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오늘이라는 지     금 이 시간을 충실히 사용하지 않으면 내일이라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습     니다. 오늘 이 시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내일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일을 먼저 생각하고 오늘 이 시간을 저     축하려고 합니다.


■ 시련이란 해가 떠서 지는 것만큼이나 불가피한 것이다


 0 저는 이 말을 통해 제 인생의 시련을 당장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마     음의 자세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해가 뜨는 일과 해가 지는 일을 제가      어떻게 막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찬란하게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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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는 해 앞에 있는 그대로 저를 드러내는 일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어     둠 속으로 도망치고 싶어도 해를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0 해가 뜨고 지는 것은 우주의 기본질서입니다. 제게 혹독한 시련이 있다     는 것은 그 기본 질서에 대한 절대적 수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시련을 수용하면 시련은 저를 위로해주지는 않지만 강한 단련의      시간은 선물합니다.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견디고 일어날 수 있는      용기의 씨앗을 심어 줍니다. 제게 용기의 씨앗이 자란다는 것은 제가 울     음을 참고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나무가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자랄 수 있는 것은 줄기의 중간 중간을     끊어 주는 시련이라는 마디가 있기 때문입니다.


■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를 만든 이유는 아니다.               


 0 항구는 배가 있어야 항구입니다. 그런데 배가 항상 항구에만 있다면 어     떻게 되겠습니까. 그 배는 정물화된 하나의 폐선에 불과하며 그 항구는     폐항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바다도 단순히 아름다운 서정의 바다만이 바     다가 아니라, 고기잡이 배들이 떠다니는 노동의 바다라야 진정 바다일      수 있습니다.        


 0 배는 바다를 항해할 때보다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가 더 안전합니다. 그     렇지만 항구를 떠나지 않는 배는 배가 아닙니다. 항구를 장식하는 하나     의 기물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작은 조각배일지라도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어야 배이며, 아무리 큰 배라 할지라도 항구에 정박해 있기만     한다면 배가 아닙니다. 우리도 인생이라는 항해를 시작한 이상 항구에      정박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바다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전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항상      해왔던 것을 하면 항상 얻어 왔던 것을 얻게 됩니다. 익숙한 것이 편하     다고 해서 마냥 그것에 머물러 있다면, 바로 그 익숙한 것들이 독이 되     고 쇠사슬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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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한 여행객이 영국의 해안 지방을 여행하다가 해변에 갈매기들이 많이 죽     어 있는 것을 보고 퍽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바다가 청정해 갈매기들     이 살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갈매기들이 왜 그렇게      죽어 있는지 궁굼해 마침 죽은 갈매기를 치우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 보     았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여행객들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이곳에는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 오는데 그 사     람들이 갈매기에게 과자나 사탕 같은 것을 많이 던져 줍니다. 갈매기들     은 그걸 맛있다고 자꾸 받아 먹어요. 그런데 그건 갈매기들에게 아주 해     로운 것입니다. 갈매기들이 사람들이 던져주는 맛있는 것들을 받아 먹다     가 나중에는 자연에서 얻는 먹이에 대한 식욕을 완전히 잃어버려요. 그     래서 철이 지나고 여행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 갈매기들은 여행객들     이 던져주는 과자를 기다리다가 그만 저렇게 굶어 죽고 맙니다. 바닷속     에 그좋은 먹이를 그대로 놔두고 말입니다.


 0 아무것도 도전하려 하지 않는 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입니다. 도     전에서 오는 위험과 모험에서 오는 두려움을 가능한 한 최소화 하려고만     하면 결국 최소화된 삶을 살고 맙니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나중에 틈     이 나기를 기다려 한다면 끝내 그 일은 하기 힘듭니다. 나의 내일은 지     금 내가 무엇을 열심히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     입니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하지 못하면 신은 두 번째 인생을 제공     해 주지 않습니다.              


■ 사람은 실패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0 한 강사가 많은 사람들이 모인 강연장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었습니다. 그     는 백 달러짜리 지폐를 들어 보이며 “이 돈을 갖고 싶은 분은 모두 손     을 들어 보세요.” 그러자 참석한 사람 대부분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는 갑자기 쳐들었던 돈을 바닥에 던지고는 마구 짓밟았습니다. 그리     고는 다시 그 돈을 높이 쳐들고 말했습니다. “이 돈을 갖고 싶은 분은     다시 다시 한번 손을 들어 주세요,” 또다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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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옳습니다. 제가 아무리 돈을 발로 짓밟     고 구기고 해도 그 가치는 전혀 줄어들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인생이라     는 무대에서 여러 번 바닥에 떨어지고 짓밟히고 더러워지는 일이 있습니     다. 실패라는 이름으로, 또는 패배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아픔을 겪게 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평가 절     하해 버립니다. 그렇지만 오늘 여러분이 스스로 증명해 보였듯이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당신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구겨지고 짓밟     혀도 여전히 자신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이 백 달러짜리 지폐처럼 말입     니다. 실패라는 것은 두려워할 것이 못됩니다. 오히려 더 풍부한 지식으     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0 실패를 인정한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 스     스로 일어설 수가 없습니다. 실패는 스스로 인정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실패가 아닙니다. 실패는 말을 탈 때 딛고 일어서는 노둣돌입니다. 사람     은 실패를 통해 다시 태어납니다.

    그 누구도 실패 없는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누구나 되풀이되는 실패 속     에서 오늘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누가 실패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태어나지도 못하고 어머니 뱃속에서 죽은 태아와 같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것도 행운입니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다시 태어납니     다. 실패는 불완전한 사람을 완전한 사람으로 성장시켜 주는 원동력을      길러 줍니다. 실패는 오래 견딜 수 있는 인내의 힘을 키워줍니다. 실패     는 숨기면 숨길수록  치유할 수 없는 병이 되지만  드러내고 분석하고      참고 견디면 성공으로 변하는 놀라운 특성을 보여 줍니다.


■ 감사함을 통하여 부유해 질 수 있다


 0 “나는 세 가지 은혜를 입고 태어 났다네. 가난 속에 태어났기 때문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서는 잘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네. 또 약하     게 태어난 덕분에 건강의 소중함도 일찍이 깨달아 몸을 아끼고 건강에      힘써 지금 아흔이 넘었어도 30대의 건강으로 겨울철 냉수 마찰을 한다      네. 또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했기 때문에 항상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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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스승으로 받들어 배우는 데 노력하여 많은 지식과 상식을 얻었다네.     이러한 불행한 환경이 나를 이만큼 성장시켜 주기 위해 하늘이 준 시련     이라고 생각되어 늘 감사하고 있다네.“


    이 밀은 일본의 세계적인 부호이자 사업가이며 ‘내셔날’ 상표의 창업     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아흔 넷의 나아로 운명하기 전에 “회장님은     어떻게 하여 이처럼 크게 성공하셨습니까?” 하고 묻는 한 직원의 질문     에 대한 답변입니다.      

   

 0 작은 일에서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면 큰 일에서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합     니다. 감사는 작은 물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고 바다가 되     는 것과 같습니다.

    자꾸 감사하면 자꾸 감사할 일이 생깁니다. 한 번 감사하고 말면 더 이     상 감사할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볼 때마다 예쁜 구석     을 자꾸 찾아낼 수 있듯이 감사 또한 그렇습니다. 내일 짤 소젖을 남겨     두면 나중엔 젖이 말라서 나오지 않듯이 감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오     늘 해야 할 감사를 내일로 미루면 내일 짜기 위해 남겨둔 소젖처럼 말라     버리고 맙니다.


0 아, 물 한 컵을 놓고도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내 마     음의 꽃밭에 핀 감사의 꽃향기가 사랑하는 당신의 가슴을 어루만지게 하     소서.


■ 돈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0 오아시스에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맑     은 샘물과 우거진 야자수가 있는 그곳에서 나그네들에게 샘물을 퍼주는     일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나그네들이 물을 얻어 먹고 노인에게 얼마의 동전을     건네 주었습니다. 노인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금고에 동전     이 자꾸 쌓여가자 은근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     도의 시간이 지나자 노인이 먼저 나그네들에게 본격적으로 돈을 요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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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되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이었습니다. 노인이 무심코 샘을 들여다 보자 샘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같았습니다. 노인은 돈을 벌게 해주는 샘물이 더 이상     말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어 그 원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문득 잎이 무     성한 야자수가 샘물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노인은 과감하게     야자수를 몽땅 잘라버렸습니다.

    얼마후, 그늘이 없는 샘물은 말라버렸고, 아무도 노인의 오두막집을 찾     지 않았습니다. 노인은 뜨거운 햇볕을 견디지 못한채 그만 죽고 말았습     니다.


 0 돈은 벌면 더 벌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입니다. 만족이 없습니다. 로또     복권에 1등으로 당첨된 사람이 ‘왜 하필이면 1등 당첨금이 10억밖에 안     될 때 당첨되느냐. 당첨금 액수가 많을 때 당첨되지.’하고 생각할 것입     니다.

    그러나 돈은 인간을 하인처럼 부리는 강한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돈     은 인간을 주인처럼 섬기기도 하지만 노예처럼 종속시키는 본질 또한 지     니고 있습니다.

    돈에 종속되거나 돈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돈의 주인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돈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돈이     많든 적든 자족하면 됩니다.


 0 제가 오랫동안 잡지기자 생활을 하면서 각계각층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     과 인터뷰할 때 꼭 빼놓지 않고 질문한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지     금까지 평생 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오셨습니까.“ 하는 것이     었습니다. 결론부터 예기하자면 ’돈은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지만 돈이     사람을 따라와야지 사람이 돈을 따라가면 안된다.‘ 는 것이 그분들의      공통된 말씀이었습니다.


 0 부(富)는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깊이 마음속에 새깁니다.

    돈은 소금입니다. 돈은 소금기가 있는 짠 바닷물입니다.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더 목마르게 합니다. 죽음의 골짜기에도 이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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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알이 밥그릇에 있어야 아름답지

                   얼굴이나 옷에 붙어 있으면 추해 보인다.

                 

 0 헌식대란 절 가까이에 사는 새나 다람쥐 등을 먹이기 위해 일부러 절에     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헌식     대 위에 놓인 밥알 하나하나가 마치 개수대에 버려진 것처럼 몹시 더럽     게 느껴졌습니다.


 0 밥은 원래 인간이 먹기 위해 지은 것입니다. 따라서 밥은 밥그릇에 담      겨 있어야 합니다. 밥은 밥그릇에 담겨 있어야 인간의 생명을 돌보는 제     값어치를 지니게 됩니다. 그런데 밥이 모셔져야 할 마땅한 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인간도 자기 인생의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인간이라며 그 자리를 소     중히 여기고 제대로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시를 쓰는 시인의 자     리를 소중히 지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나’라는 마음속에 있어     야지 다른 인간이나 짐승의 마음속에 있으면 내가 아닙니다.


■ 성실이 없는 곳에 존재가 없다


 0 성실하면 가난해지지 않습니다. 부자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가난해지     지는 않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더 많이 쪼아 먹는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귀담아 들을 말입니다. 뚜벅뚜벅 황소 걸음으로 걸어도 천     리를 갈 수 있습니다. 물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물통에 가득 찹니      다. 예수는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했으며 부처님은 게으른 죄는     부모를 천만 명 죽인 죄보다 크다고 했습니다.


 0 저는 한 때 책상 위에 ‘성실하지 않으면 존재가 없다.’라고 써 붙여      놓기도 하고 또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라고 써 붙여 놓기도 한 적이     있습니다. 원고 쓰기가 힘들 때마다 ‘서두르지 말자. 그러나 매일 꾸준     히 하자. 사람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때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라     고 속삭이며 저를 다독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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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저는 무슨 일을 하든 정신적으로 등산을 한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이지 한꺼번에 몇     걸음 뗀다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0 인생은 거대하고 위대한 일 보다 지극히 작고 사소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들이 되풀이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저는 한 걸음 한 걸음 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 갑니다. 오늘 하루를 성실이 살았다면 일생을 성실히 산 것이나 마     찬가지입니다. 오늘 하루가 바로 일생입니다.


■ 죽음을 두려워 하면 매일 죽으나 두려워 하지 않으면

               단 한번 밖에 죽지 않는다.

         

 0 죽음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두렵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이별과 단     절과 소멸이 두렵습니다. 그러나 정작 육체적으로 의식을 잃고 나면 지     극히 평온한 상태라는 것을 타인의 죽음을 통해 수차례 경험한 바 있습     니다.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하면 매일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0 제가 감명 깊게 읽은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모리 교수는        ‘어떻게 죽을지 알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으며 언제     든지 죽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면 더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 바로 죽음을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매     일 죽음을 생각한다고 진정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자     칫 매일 죽는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 새우 잠과  고래 꿈 』


■ 새우 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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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꿈은 꿈을 꾸는 자의 것입니다. 꿈이 없는 삶은 날개가 부러져 땅바닥에     앉아 굶어 죽어가는 새와 같습니다. 한번 꾼 꿈은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     라도 꾸준히 추구해야 합니다. 꿈은 어쩌면 꿈을 추구하고자 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추구하지 않는 꿈을 지니고 있는     것은 자기 손에 든 아이스크림이 녹아 내리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과 같습니다.


■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 수 있는데

          불행히도 하루 종일 비가 올 때도 있다.            


 0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에게 하루 종일 비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     요. 맑은 바람 한 번 들이키지 못하고 따스한 햇살 한 번 쬐어 보지 못     하고  일생 동안 비만 맞고 있다가 생명을 다하겠지요.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 해(보통 1년에서 3년)동안 물속에 있다가     겨우 알에서 깨어나 맑은 세상을 날 수 있는 성충이 되었는데 하루종일     비가 오다니요.


    우리 인간에게는 짧디짧은 하루이지만 하루살이에게는 평생의 시간입니     다. 아마 분노와 절망에 떨며 하늘을 원망하고 싶을 것입니다. 내일이      남아 있다면 괜찮겠지만 하루살이 한테는 내일이 없습니다. 내일이 없다     는 것은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0 하루살이로서 살아갈 시간이, 사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데 비가        오면 어떻습니까. 주어진 생명의 시간을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      입니다. 하루살이는 하루 종일 비가 와도 원망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     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저도 그 하루살이의 마음이 되어 오늘을 열심     히 살아 갑니다.    

   

■ 목표를 세우면 목표가 나를 이끈다


 0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할 때 무려 2천 번의 실험 끝에 성공했습니다. 그     때 한 기자가 그에게 그토록 수없이 실패했을 때의 심정을 묻자 에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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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나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2천 번의 단계를 거쳐 전구     를 발명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또한 에디슨의 목표가 에디슨을     이끌고 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0 토끼와 거북이는 왜 경주를 하게 되었을까?


   아무리 빠른 토끼라 할지라도 오만하면 거북이한테 진다는 교훈적인 이     야기를 하려고 한 것이겠지만 정작 거북이가 왜 그런 시합에 선뜻 나섰     을까 무척 궁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궁굼증이 풀렸습니다. 거북이는 아예 처음부터 토끼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경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는 데 목표를 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     고 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정한 것입니다. 그래서 거북이한테는      토끼가 잠을 자든 안 자든 그런 문제는 애초부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     았던 것입니다.  


 0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는 삶과 목표를 세우지 않고 살아가는 삶은 참 다     릅니다. 목표를 세우지 않은 사람은 목표를 세운 사람을 위해 일하도록     운명지어져 있습니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진정 되고 싶은 무엇     이 있으면 일단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하지 말고 꾸준히 목표를 세우고 노     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0 목표를 가질 때 잠재능력이 일깨워집니다. 저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목     표가 있었기 때문에 시인이 되었습니다. 평생 시를 쓰면서 살겠다는 목     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시를 쓸 수 있습니다.


■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0 시련과 실패는 다릅니다.그런데도 우리는 시련과 실패를 동일시하는 경     우가 많습니다. 시련은 어떠한 일을 하는 동안 닥치는 난관과 어려움이     며, 실패는 시도한 어떤 일의 상황이 끝난 상태를 의미합니다. 시련이      과정이라면 실패는 그 과정의 결과입니다. 실패는 낙망과 절망의 원인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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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삶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결과는 죽음뿐입니다. 삶에는 죽음이라     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만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과정에는 여러 갈     래 가능성의 길이 숨어 있지 않습니까. 스스로 시련을 실패라고 생각함     으로써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0 문득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한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      생각납니다. 성공의 대명사인 그분에게도 실패는 수없이 많이 있었습니     다. 그러나 그분은 실패를 시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0 실패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패 역시 꿈에 속합니다. 꿈이 있     기 때문에 실패가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시도해보지 않고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당신이 지금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     은 실패한 게 아니라 이루어지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입니     다. 성공이라는 글자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그 속엔 크고 작은 실패     가 수없이 숨어 있습니다.


■ 마지막이라 느꼈을 때 30분만 더 버텨라


 0 “산에서 조난 당한 사람이 현장에서 죽는 경우는 퍽 드물어요. 대부분     마을 가까이 내려와서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조난 당한 사람들은     자기가 마을 인근까지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지요.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포기해버림으로써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그래서 전문 산악인들은 ‘조난을 당해서 버티     다가 마지막이라고 느꼈을 때는 30분만 더 버티라’고 가르칩니다. 만일     마을 가까이 내려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들은 결코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


 0 물론 여기에서 30분이란 시간의 단위를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더 참고     견뎌보라는 인내를 강조하는 말입니다. 중도에서 포기할 만큼 힘든 상황     이라도 기다림이라는 희망을 지니고 , 인내라는 용기를 가지고 더욱 더     노력해 보라는 뜻입니다.             

    고통도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고통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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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무겁게 여기고 들면 무겁습니     다.


0 인내야말로 성공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참고 기    다릴 줄 안다는 것입니다. 천재도 단지 오랫동안 고생을 참은 사람일 뿐    입니다.  인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재능일 것 같지만 그것은 아닙니     다. 재능이 있으면서도 오늘날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은 이유    는 바로 인내의 결핍 때문입니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때 30분을 더 참고 견디는 마음이 성공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 상처없는 독수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자 마자 죽어버린 독수리 뿐이다   

 

 0 날개를 다친 독수리가 상심하여 자살하려고 했습니다.

    “형제여, 왜 자살을 하려고 하는가?”

    대장 독수리가 그를 가로막고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니? 왜 그런 생각을 다 하는가?”

    “저는 더 이상 높이 날 수가 없습니다. 독수리의 명예를 잃게 되었습     니다.”

    대장 독수리는 한참 동안 그를 말없이 바라보았습니다. 그러고는 그를     향해 날개를 활짝 폈습니다. 그의 몸엔 여기저기 상처 자국이 나 있었습     니다. 솔가지에 찢긴 자국, 다른 독수리에게 할퀸 자국 등 수많은 상흔     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나를 봐라 내 온 몸도 이렇게 상처 투성이잖니. 상처없는 독수리가      어디 있겠니.” 

    자살하려고 했던 독수리는 대장 독수리 말에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그     러자 대장 독수리가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이건 겉에 드러난 상처일 뿐이다. 내 마음의 상처는 이보다 더하다.     일어나 날아보자. 상처없는 독수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자 마자 죽어버린     독수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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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상처없는 사람은 태어나자 마자 죽어버린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미 죽은     사람들 뿐입니다. 따라서 상처 없기를 바란다는 것은 죽기를 바란다는      것과 똑 같습니다.


■ 닫힌 문을 너무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열려 있는 등 뒤의 문을 보지 못한다. 


 0 포기 한다는 것도 노력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     다. 뒤돌아보지 않고 꾸준히 노력만 한다고 해서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삶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하는 일이 잘      안될 때 더 이상 노력할 수 없다고 생각될 때 잠시 손을 놓고 쉬거나 뒤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0 인생에는 하나의 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인생의 길은 다양합니다. 다양     하지 않으면 인생이 아닙니다. 생각한 대로 되는 게 인생이지만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것도 인생입니다. 특히 생각 대로 되지 않을 때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기하는 것도 중요     합니다. 꿈의 크기가 삶의 크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때로는 꿈의 크기를     수정하거나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0 중요한 것은 포기할 줄도 아는 것입니다. 뒤돌아 보지 않으면 등 뒤에      열려 있는 문은 결코 볼 수가 없습니다. 헬렌 켈러 여사의 이 말은 변화     를 절실히 필요로 하거나 상황이 너무 암담하면 다른 쪽 문을 보라는 말    입니다.

    우리는 닫힌 문 때문에 비탄에 잠겨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하는 경우     가 많습니다. 신은 한 쪽 문을 열어놓지 않고는 절대로 다른 쪽 문을 닫     지 않으십니다.


■ 인생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0 ‘너무 걱정하지 마. 인생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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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야.’

    저는 언제 어느 순간에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합니     다. 만일 다시 시작할 수 없다면 인생이 아닙니다. 저는 어렵고 힘들 때     마다 이 말을 떠올리며 잃었던 힘을 되찾곤 합니다.


 0 물론 인생에는 때가 있습니다. 인생의 어느 일은 그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를 놓쳐버리면 영영 못하게 될 수도 있습     니다. 그러나 그 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그대로 주저 앉아 있을 수 없는     게 우리의 인생입니다. 인간의 힘은 스스로 원하는 만큼 강해지는 법입     니다.


■ 남과 나를 비교하는 일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0 ‘행복의 기준을 남에게 두지 말라!’

   우리가 다 아는 ‘채근담’에 있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행복     이지 내 행복의 기준치가 될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확실하게 이해하     고 파악하는 데서 내 행복의 모양새를 스스로 갖출 수 있습니다.

    짧은 인생을 언제까지나 다른 사람의 삶을 흉내 내면서 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남이 장에 간다고 나도 거름지고 장에 갈 수는 없는 일입니      다. 남의 기준에 맞추어 남의 삶을 베끼려 하지 말고 내 삶을 스스로 만     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0 삶이란 누구를 따라 하는 게 아닙니다. 다들 자기만의 삶이 있는 것입니     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잘 모릅니다. 어떤 때는 따라만 하는 게 아니라     비교까지 합니다. 비교해서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평가     합니다. 특히 외모와 물질일 경우의 평가는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참으     로 어리석은 평가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지나간 1분은 세상의 돈을 다 주어도 사지 못한다


 0 한 소년이 고향에 살면서 호수에 조약돌을 던지는 일로 하루해를 보내곤     했습니다. 소년은 그렇게 호수에 돌을 던지면서 고향에서 평생을 살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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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돌맹이를 던지는데 햇살에 돌맹이가 반짝 빛낫습     니다. 깜짝 놀라 자세히 살펴보자 그것은 금덩어리 였습니다. 소년은 그     동안 돌맹이가 아니라 금덩어리를 호수에 던진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     로 시간이라는 금덩어리였습니다.


 0 시간의 소중함을 나타내는 이 우화가 잊히지 않습니다. 제가 바로 그 소     년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 소년처럼 시간이라는 금덩어리를 돌덩어리     인 줄 알고 아무데나 내 던지고 살았습니다. 도대체 시간 귀한 줄 몰랐     습니다. 20대 때는 시간이 가지 않아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     런데 그렇게 가지 않던 시간이 30대가 되고 40대가 되자 급속도로 속력     을 내기 시작해 10년이 1년처럼 지나가 버렸습니다.


 0 시간은 그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질 뿐입니다. 시간이 바로 인간이며     시간이 바로 인생입니다. 인생은 두루마리 화장지와 같아서 끝으로 갈수     록 더 빨리 없어집니다. 우리는 화장실을 사용하다가 화장지를 다 써버     린 줄 미처 모르고 당황해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이 바로 우리의     목숨이 다한 순간입니다. 


 0 시간은 결코 나를 위해 기다려 주는 법이 없습니다. 오히려 내가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렸다가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시간이 참     으로 소중한 것은 그런 기다림이 있기 때문이며, 기다려 자기 것으로 만     드는 이에게 시간은 자신을  헌신합니다.


 0 ‘탈무드’에서는 시간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시간은 멈     추어 있을 뿐, 흘러 가는 것은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시간은 이미 영     원히 현재에 존재하고 있을 뿐  다만 사라지는 것은 나의 인생일 뿐입니     다.


■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에도 전심전력을 다 한다


 0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는 데도 있는 힘을 다 합니다. 200킬로그램     의 몸으로 100미터를 5초에 달리는 속도로 달려가 순식간에 완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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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리합니다.

    이번에는 토끼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니다. 호랑이에게 쫒기는 토끼는      어차피 죽은 목숨이니까 포기하고 그만 주저앉아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     각이 듭니다. 그러나 토끼 또한 그렇지 않습니다. 호랑이의 일격이 날아     들 때까지 1초 뒤에 호랑이 한테 잡혀 죽는다 하더라도 있는 힘을 다해     도망칩니다.


 0 한 방울의 물이 바위를 뚫습니다. 어릴 때 양지 바른 마당에 앉아 돋보     기로 종이를 태우며 놀 때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햇빛은 하나의 초점이     모아질 때만 종이를 태웠습니다.

    닭이 알을 품을 때도 결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20여일 동안 먹     지도 않고 수탉에게 곁도 내 주지 않습니다. 어미로서 오직 안전하게 알     을 부화할 생각만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지칠 때가 있습니다. ‘아, 이게 나     의 한계다.’ 하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조금만 더 견뎌보고     자 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원래 한계라는 것은 누가 정해 놓은 것이      아니고 자신이 정한 것입니다. ‘이제 좀 쉬고 싶다. 더 이상 할 수 없     다.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며 자기 스스로 타협한 타협점에 불과합니     다.


■ 이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0 저는 실수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     상에 실수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만     일 아무도 실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인생은 삭막해질 것입니다.

    실수 속에 웃음의 꽃이 피고 여유의 강물이 흐릅니다. 실수 속에서 평     범한 인간의 인간다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실수를     통해  나도 저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너그러워집니다. 다른 사람     이 한 실수가 마치 내가 한 실수처럼 느껴져 "으하하" 웃음보를 터뜨립     니다.


0 큰 실수도 작게 보면 작아집니다. 작은 실수도 크게 보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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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인생 전체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실수, 만남과 결혼과 건강에      대한 실수는 가능한 한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0 어쩌면 신도 실수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 내가 실수 했구나.’하고 자기 실수를 인정하고 스     스로 받아 들이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실수를 실수로 이해     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 노력이 재능이다


 0 노력이 재능입니다. 재능도 값진 것이지만 정말로 값진 것은 노력입니      다. 노력이 재능이고 소질이며, 연습의 양이 질입니다. 노력만이 타고난     천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운명은 노력하는 인간을 배반하지 않습니      다.  노력한 이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이들은 모두 노     력한 이들입니다. 한 마리의 개미가 보리 한 알을 물고 담벼락을 오르다     가 예순아홉 번 떨어지더니 마침내 일흔 번째 목적을 달성했다는 이야기     도 있습니다.

    석공이 해머로 돌덩어리를 힘껏 백 번을 내리쳤는데도 금하나 가지 않     다가 백한 번째 내리치자 둘로 쩍 갈라졌습니다. 그것은 백한 번째 내리     친 단 한 번의 힘 때문이 아니라 그때까지 내리친 횟수 하나하나가 다      합쳐진 힘 때문입니다. 이때 돌덩이를 내리친 횟수란 힘들어도 참고 견     딘 성실한 노력을 의미합니다.


 0 원예사들은 꽃나무를 꺾어 꺾꽂이를 할 때 모래밭에다 합니다. 그것은      기름진 땅에다 꺾꽂이를 하면 뿌리가 나지 않고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기름진 땅에서는 영양소의 공급이 풍부해서 스스로 뿌리를 내려 살아 남     으려는 자생능력이 퇴화하고 맙니다. 그러나 모래밭에 꽂으면 영양소의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스스로 뿌리를 내려 부지런히 영양소를 찾아 나     섭니다.


 0 우리의 삶에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어야 합니다. 아     쉬워야 영혼이 눈을 뜨고 숨을 쉽니다. 부족해야 지혜가 눈을 뜨고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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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진실해 집니다. 진정한 결핍이 있어야 그것은 곧 삶의 원동력이 됩니     다.


■ 하나가 필요할 때 둘을 가지려고 하지 말라


 0 하나만 가질수록 그 하나가 더 아름다울 수 있고,더 사랑스러울 수 있습     니다. 두 개를 가지면 사랑스럽던 그 하나가 예전처럼 사랑스럽지 않습     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 둘을 가지려고 합니다 욕심 때문입니다.


 0 하나가 더 있다고 해서 사는 게 더  편안해지는 게 아닙니다. 둘을 지녔     다고 해서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만족감과 행복감이 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재산이 많다는 것이 곧 만족스러운 삶을 보장해줄 것 같     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0 언젠가 법정 스님이 쓰신 글에서 ‘먼년필 하나 선물 받자 지금까지 쓰     던 만년필이 갑자기 전처럼 소중해지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읽고 크게     느낀바가 있습니다. 하나가 돌이 되면 그 하나의 소중함을 저절로 잃게     됩니다. 법정 스님은 그 글에서 ‘모자랄까 봐 미리 걱정하는 그 마음이     바로 모자람’이며 ‘하나가 필요할 때 둘을 가지지 말라’고 하셨습니     다.


 0 배가 고프다고 해서 밥 두 그릇을 먹지 말고 한 그릇은 남이 먹도록 남     겨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이튿날 아침에 나 자신도 다시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영원히 남의 것이요. 남에게 주어버린 것은 영     원히 내 것이다.’

    이 말은 ‘숫타니파타’에서 읽은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 부모는 자식이 뉘우치지 않아도 이미 그 자식을 용서하고 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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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부모는 자식을 영원히 짝사랑하는 존재입니다.  조건을 따지지 않고 사     랑합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은 원형의 경마장을 달리는 것과 같습니     다. 부모가 자식을 쫓아가면 갈수록 자식은 부모한테서 멀어져 갑니다.     하지만 자식을 쫓아가지 않고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으면 멀어져 갔던      자식이 자연히 부모가 서 있는 자리로 되돌아 오게 됩니다.


 0 모든 부모는 자식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아도 이미 그 자식을 용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천하에 가장 용맹스러운 사람은 남에게 질 줄 아는 사람이다


 0 자비무적(慈悲無敵), 이 한마디를 떠올려봅니다. 자비로운 사람은 적이     없습니다. 남에게 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비로운 마음을 늘 지니고 있어     야 합니다. 자비로운 마음만 있다면 남이 나에게 잘못해도  얼마든지 질     수 있습니다.


 0 부처님은 “나를 해치는 자를 가장 높이 받들라.”고 했습니다. 아마 그     래서 성철 스님이 “천하에 가장 용맹스러운 사람은 질 줄 아는 사람이     다. 무슨 일에든지 남에게 지고 밟히고 하는 사람보다 더 높은 사람은      없다.”고 말씀하셨는지도 모릅니다.

    가장 큰 승리는 자신을 이기는 것입니다. 이 승리는 한 도시를 점령하     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남에게 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게 이기지 않     으면 안 되기 때문에 남에게 지는 사람이 가장 용맹스럽다고 하신 게 아     닐까 싶습니다.


■ 인격이란 눈물과 비극을 처리하는 아량이다.


 0 어느 책에서 읽은 ‘인격이란 눈물과 비극을 처리하는 아량’이라고 한     말에 공감했습니다. 불행과 절망, 눈물과 비극을 이겨내는 마음의 힘 또     는 마음의 크기가 바로 인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은 인간에게 크기가 똑 같은 인격이란 그릇을 하나씩 가슴에 품고 태     어나게 했습니다. 신은 그 그릇에 기쁨보다는 슬픔을, 행복보다는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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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웃음보다는 비극을 담으라고 그 그릇을 주었습니다.  인격이란 결국     참고 견디기 어려운 눈물을 평생 동안 담으라고 준 그 그릇을 말합니다.     그릇이 크면 클수록  눈물이 담기는 양도 많고, 적으면 적을수록 그 양     이 적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눈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바로     인격의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행을 얼마나 잘 견뎌내었는지에 따     라 사람의 척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극과 눈물없이 지낸 인     생은 편안한 인생은 될 수 있어도 훌륭한 인생은 되지 못합니다. 눈물과     비극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반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0 인간은 그릇에 넘치는 물을 담을 수 없습니다. 그릇이 작아 물이 넘치는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젊은 날에 그릇을 크게 하도록 해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인격이라는 그릇을 줄 때는 똑같은      그릇이었지만, 그 그릇의 크기만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디까지나 제 자신     의 문제였습니다.


■ 용서하는 일 보다 용서를 청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0 저는 지금껏 내가 남을 용서하는 일에만 마음을 썼지 남이 나를 용서하     는 일에 대해서는 소홀했다고 생각됩니다. 아니, 소홀했다기보다 아예      외면하고 살아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일이 서로 똑 같은 무게를 지     닌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용서를 청해야 할 일이 몇 배나 더 많을     지 모르는데도 저는 제 잘못에 대해 용서를 청하는 일은 등한시해 왔습     니다.        

   

 0 언젠가 김수환 추기경께서 ‘용서하는 일보다 용서를 청하는 일이 더 중     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쓰신 걸 읽은 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남을      용서해야 한다는 생각은 자주 갖는데, 내가 용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갖고 있지 않습니다. 별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자부하기 때문입니     다. 자신이 용서받을 필요를 많이 느끼는 사람이 남도 용서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0 그런데 내 잘못을 깨닫는다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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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생각해도 내 잘못은 좁쌀만 하고 남의 잘못은 대들보만 하게 보였습     니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자기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     지 못한다”는 예수의 말씀이 딱 맞는 말이어서, “내가 뭘 잘못했는데?     도대체 내가 잘못한 게 뭔데?”하는 생각이 뱀의 혀처럼 끊임없이 날름     거려 힘들었습니다.


 0 참다운 용서는 상대방을 위안해 주고 안심하게 해줍니다. 참된 용서에는     위안과 격려가 있습니다. 어머니처럼 무조건적입니다. 예수도 진정 용서     하기 위해서는 조건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용서하라고 했습니다.


■ 너무 빨리 떠나지 말라.

  하지만 너무 늦도록 매달려 있지도 말라.


 0 ‘너무 빨리 떠나지 말라. 하지만 너무 늦도록 매달려 있지도 말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모리 교수가 한 이 말은 지금 제 가슴속     에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사람은 적당한 때에 떠나야 한다.”

    제 어머니가 늘 하시는 말씀과 똑같은 말입니다.


 0 인생은 어느 곳에서 출발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끝마     쳤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삶의 평가는 죽음을 맞는 태도에서 내려집니      다. 인간은 선한 삶을 살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집니다.

    나뭇잎은 땅에 떨어지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나뭇잎은 겨울이      올 때까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     에 빨리 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 소망이 이루어진 낙엽은 차디찬 겨     울의 땅위를 나뒹굴며 조금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꽃도 그렇습     니다. 활짝 피어 있는 것만이 꽃이 아니라 시들시들 지고 있는 것 또한     꽃입니다.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죽어가는 모습인 것입니다.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할 때 죽음은 더 이상 죽음이 아닙니다. 가장 좋은 죽음은 오     늘 하루하루를 충만히 사는 것입니다.


 0 루게릭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사전 장례식’을 가진 바 있는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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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는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고 언제든지 죽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면 더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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