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18. 15:44ㆍ독서후기
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당신에게
-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감정에서 탈출하는 법 -
■ 한창욱 지음
0 중앙대 예술대 졸업
0 기자 생활
0 투자컨설팅 회사 전문위원
0 마음연구소 운영 - 독서와 명상을 통해
0 저서
- 품격 있는 대화, - 마음을 슬쩍 훔치는 기술,
- 나는 왜 사소한 것에 마음을 거는가. -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하루라면. - 진심으로 설득하라 등
■ PROLOGUE - 잠 못 이룬 당신, 기분은 좀 나아지셨나요?
인간의 감정은 폭 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감정 중에서도 우리를 유독 지치고 힘들게 하는 여섯 가지 감정, 즉 불안, 외로움, 분노, 무기력, 열등감, 우울의 정체를 밝히고 그것들을 조절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루소는 “이성이 인간을 만들어 낸다면 감정은 인간을 이끌어간다”고 하였다. 인간이란 한정된 시간 속을 살아가는 존재다. 가치 있는 생을 살아가고 싶다면 소모적인 감정 낭비를 줄여야 한다. 감정이 이끄는 대로 끌려 갈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만약 감정 낭비로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아간다면, 나는 과연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 CHAPTER 1. 불안한 마음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 001.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
- 1 -
0 인적 드문 밤길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0 보이지 않는 미래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0 딩동’하고 울리는 휴대전화 벨소리, “생활비 입금했어. 돈 걱정 말고, 끼니 꼭 챙겨먹으라는 고향의 노부모가 보낸 문자는 우리를 한층 더 불안 하게 한다.
0 다정했던 애인의 무관심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사랑의 불씨는 점점 꺼 져가는 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때….
0 몇 푼 안 되는 월급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입급되었던 월급은 썰물처 럼 서둘러 빠져 나가고 ….
0 조기 퇴직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백세 시대라는데 남은 생은 뭘 먹고 살지?
0 안톤 슈낙의 수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 행한 적이 있었다. 가난했지만 낭만이 살아 숨쉬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해 삶이 더 팍팍해 졌다. 물질적으로는 풍성해졌지만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한층 더 커졌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드 보통은 <불안>이라는 작품을 통해 ‘욕망은 불안의 시녀’라고 말한다.
그가 불안 요소로 꼽은 것은 사랑 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인데, 그 중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능력주의다.
한국 사회에 등장한 ‘수저론’이나 ‘조물주 위에 건물주론’도 따지고 보면 ‘능력주의에서 오는 불안의 일종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들 높은 지위를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 내지는 자책이 짙게 깔려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처지를 한마디로 비유한다면 ‘우물을 뛰쳐나온 개구리’라 할 수 있다. 우물 안의 개구리였을 때는 내가 가진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우물 밖으로 뛰쳐나온 지금은 매스미디어,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로 말미암아 내가 가진 작은 것들은 한층 더 작고 초라해졌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를 보면,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2 -
‘불안 장애’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질병이다. 미국에서는 무려 4천만 명이 불안 장애를 앓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002 인생에서 불안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을까?
불안은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일 인류에게 불안이 없었다면 인류는 오래 전에 멸종했으리라. 불안하기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었고, 불안하기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먼 길로 돌아가서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고, 불안하기에 사체는 불태우고 물은 끓여먹어서 전염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어느 정도의 불안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불안은 미래를 대비하게 하고, 일처리를 꼼꼼히 하게 함으로써 실수를 미연에 방지한다.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빠져 있으면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까지도 불안해 진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불안은 역기능도 있지만 순기능도 있다. 인간이 불안을 느낀다는 것은 생존력을 지닌 동물임을 증명하며, 전두엽의 발달로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장자는 “인간은 태어날 때 근심을 안고 태어난다”라고 했고. 19세기 실존주의 철학자인 키에르케고르는 “인생이란 불안이라는 열차를 타고, 절망이라는 터널을 지나서,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이르는 실존이다”라고 했다.
2006년부터 70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산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다수가 “쓸데없이 너무 많이 걱정 했던 일”을 꼽았다. 인생에서 시간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자산인데, 불안에 시달리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살고 싶다면, 불안한 감정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 3 -
■ 003 걱정에 대한 관점 바꾸기
불안은 여러 얼굴로 우리를 찾아온다. 그중 가장 흔하고 가장 대표적인 불안이 근심걱정이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좋겠네’라는 티베트 속담이 있다. 걱정을 끌어안고 있으면 그래도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소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걱정 자체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심리학자 젤린스키는 <느리게 사는 즐거움>에서 걱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사건에 대한 걱정이 40%
2)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한 걱정이 30%
3) 별로 신경 쓸 일이 아닌 사소한 것에 대한 걱정이 22%
4)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에 대한 걱정이 4%
5)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사건에 대한 걱정은 겨우 4% 뿐이다.
즉, 우리가 하는 걱정의 96%는 불필요한 걱정인데, 인생의 대부분을 불필요한 걱정을 하며 마음의 평화나 기쁨도 잃은 채 살아간다는 것이다.
탈무드에서도 인간은 앞날을 미리 알 수 없는 동물이니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실 우리는 실제보다 인간이라는 동물을 과대평가하고, 나 자신의 능력 또한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평가일 뿐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평가는 아니다.
인간은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동물 중 가장 뛰어난 지적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예언자로서의 능력은 잼병이다.
스리스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이다.”라고 했다.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걱정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며, 걱정은 불안만 가중시켜서 가뜩이나 짧은 인생을 더욱더 짧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리 멋진 날개를 가졌을지라도 웅크리고 있어서는 하늘을 날 수 없다.
- 4 -
나비는 누에고치를 벗어야 하고, 새들은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와야 비상할 수 있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쓸데없는 걱정은 제거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근심 걱정에 대한 관점만 바꿔도 삶이 훨씬 즐거워진다.
■ 004 걱정을 두 가지로 분류하라
마음이 불안한 것은 걱정에 대한 관점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4%의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사건에 대한 걱정’이 신경이 쓰여서 불안하다면 걱정을 단 두 가지로 분류하는 게 좋다.
걱정으로 마음이 불안하면 지체하지 말고 곧바로 분류 작업에 들어가라. 내가 결과를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4%의 걱정이인가 그렇지 않은 96%의 걱정인가로.
도리스 데이의 팝송이다.
케 세라, 세라. 무엇이 되든지 간에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인간은 수많은 걱정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걱정을 4%와 96% 걱정 두 가지로 분류하는 습관만 들여도 불안으로 말미암은 시간적, 정신적 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 나만의 인생 살아가기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경쟁과 비교다. 속세를 떠나서 사찰이나 수도원에 들어가지 않는 한 그 누구도 경쟁과 비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은 특히 경쟁이 치열하다.
건전한 경쟁은 성장 요인이 된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은 불안과 스트레스의 요인이 된다.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나만의 인생 살아가기’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나만의 길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가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감소하고 타인의 눈치도 덜 보게 된다.
- 5 -
톨스토이는 인생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길을 걸어가려면 자기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합리적이고 선량한 생활을 영위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기와 그리고 타인의 생활을 어디로 이끌어가고 있는지 알아야한다.”
마하트마 간디 역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속도는 무의미하다” 며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 했다. 불안은 목표가 없거나 방향을 잃은 사람의 마음속에 깃들기 쉽다. 나만의 목표를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은 마음이 평온하다. 주변 사람이 잘 되도 부러워할지언정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나 또한 잘되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에 오히려 분발의 계기로 삼는다.
비틀즈의 멤버이자 반전 운동가이기도 했던 존 레논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말해줄 사람은 필요 없다. 당신은 그냥 당신 자신일 뿐이다.”
나무도 성장을 멈추면 베어질 일만 남듯이, 인간의 비극 역시 성장이 멈출 때 시작된다. 생명이 붙어 있는 한 멈춰 서지 말고 계속 길을 가야한다.
새들도 자신만의 비행을 하지 않는가. 비록 독수리의 비행이 멋있다 하더라도 참새가 독수리처럼 날지는 않는다.
나이가 몇 살이든, 성공 혹은 실패와 상관없이 주관을 갖고 계속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것만큼 가치 있고 멋있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 006 불안의 크기 재보기
불안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 거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 가고 있다. 육체적 증상에 따라 그때 그때 약을 먹으며 버티는 사람도 있고, 정신과에 다니며 버티는 사람도 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억압의 원인이 되는 환경의 위험에 대해 자아가 느끼는 신호’로 해석한다. 그는 불안을 원천에 따라 현실적 불안, 도덕적 불안, 신경질적 불안으로 분류하였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이런저런 불안을 느낀다.
1) 통장 잔고가 바닥을 보이면 먹고 살 일이 불안하고
2) 부모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오면 부모의 반응이 불안하고
- 6 -
3) 절벽이나 베란다에서 밑을 보고 있으면 누가 등을 밀어버릴까 봐 불안
불안은 실체가 실제보다 부풀려질 때 문제가 된다.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점점 몸집이 커져서 심리적으로 압박해 들어온다.
마음은 움츠리고 움츠리면 좁쌀보다 작아지지만, 펼치면 하늘보다 넓어진다. 대개의 불안은 위험과 스트레스에 대해서 과도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충고했다.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을 앞당겨서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은 그만두자 햇빛 속에 거하라.”
마음속에 불안이 찾아왔을 때 대다수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평정심을 회복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시간이 자나면 지날수록 불안감이 점점 커진다. 그 이유는 돋보기를 들이대고 계속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돋보기를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그 크기를 재보면 괴물은 실체가 아닌 상상의 산물임을 깨닫게 된다.
■ 007 처해 있는 현실을 인정하라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뇌 자체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 뇌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변화’ 자체를 거부한다. 변화에는 크고 작은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고,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뇌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기존 뇌세포들은 안정적인 체제를 위협하고 스트레스를 조장하는 ‘반란군’을 환영하지 않는다. 나쁜 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상황이 바뀌었다면 비록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처해 있는 현실을 수용해야 한다. 실직했다면 실직을, 이별했다면 이별을, 시험에 떨어졌다면 낙방을, 사고로 불구가 되었다면 신체적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말로는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을뿐더러 과거를 내 맘대로 바꿀 수도 없다. 물론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한들 상황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다.
- 7 -
현재는 시간과 공간 외에도 여러 상황이 맞물려서 하나의 사건으로 완성되고, 그 순간이 지나면 곧바로 과거가 된다. 깜짝 생일 파티처럼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서 철저히 상황을 통제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사건은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흘러간다.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어서 가야할 방향을 정할 수가 있고, 그 방향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미래를 계획해서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강물처럼 흘러가버린 과거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것이다.
“신만이 완벽할 뿐이다. 인간은 완벽을 소망할 뿐이다.”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완벽하지 않은 인간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수많은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와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 무엇을 배웠느냐 하는 접이다.
■ 008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믿기
인간이 다른 동물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를 살아가되 미래를 현재 속에 미리 반영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다른 동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불안이 찾아왔을 때에야 비로소 불안을 느낀다. 그러나 인간은 당장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더라도 미래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면 미리부터 불안을 느낀다. 인간이 불안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제14대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갸초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그에 대해서 당신이 무언가를 행동할 수 있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면 걱정해도 어쩔 수 없다. 그 무엇이든 걱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미래는 걱정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일단은 모든 게 잘될 거라고 믿자. 설령 미래가 현재가 되었을 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자책하지 말자. 그냥 일이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 8 -
■ 009 비약하는 습관 바꾸기
상황을 실제보다 부풀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각뿐만 아니라 대화할 때도 실제 벌어질 일보다 비약해서 말하곤 한다.
세상의 모든 비약이 나쁜 것은 아니다. 비약은 단조로운 대화에 재미를 부여하는 측면도 있다. 코미디언도 논리나 행동의 비약을 통한 과장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일상을 벗어난 비약은 뇌에 신선한 자극을 줘서 스트레스를 풀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의도적이 아닌, 무의식적인 비약은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러다 나 이혼당하는 거 아냐?”
“아, 이 프로젝트는 실패할 게 분명해!”
대화 도중, 스스로 한 말에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쯤 있으리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이 씨가 된다’는 격언도 나름의 근거가 있다.
“나는 그동안 연습을 충분히 했어.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할 거야!”
“나는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못했어. 해보나 마나 꼴찌 할 거야.” 실제 상황이 아닌 상상일 뿐인데도 자신이 무심코 한 말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기분이 울적해지기도 한다. 우승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도파민과 세로토민의 분비가 늘어나는가 하면, 패배를 상상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과다 분비되기 때문이다.
비약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으면 쉽게 불안에 빠진다. 그것이 비록 터무니없는 말일지라도 뇌는 현실로 인식하고, 상황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면 할수록 현실처럼 느껴져 불안감은 증폭된다.
논리적인 생각은 뿌리가 현실에 있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다. 반면 비약적인 행각은 뿌리가 허공에 있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간소하면서 아무 허세도 없는 생활이야말로 육체를 위해서나 정신을 위해서나 모든 사람에게 최상의 것이라 생각한다.”불안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비약하고 과장하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 010 대인관계에서 오는 불안은 대화가 답이다.
- 9 -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불안과 스트레스는 외향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보다는 내향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한테 강하게 나타난다.
외향적인 사람은 일단 부딪쳐서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서 온갖 상상과 추측만 일삼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성격이 둔감한 사람보다는 민감한 사람이 심하다. 집착하면 할수록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갖가지 불안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조깅, 등산, 수영, 자전가 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고, 육체적인 면역력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도 높아진다.
운동은 육체의 힘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힘’도 길러준다. 꾸준히 운동하면 삶의 총체적인 불안감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대화를 시도하라. 대화는 소모적인 감정 낭비를 막아주고,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 011 내 안에 문제 있고, 내 안에 답이 있다
상담을 하다보면 별달리 해 주는 조언 없이 듣기만 하다가 상담이 끝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고작해야 몇 가지 질문을 던진 것 뿐이다. 그럼에도 내가 혼신의 지혜를 짜내서 조언을 해 주었을 때보다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아무래도 나의 조언은 상담자의 것이 아니니까 100%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반면 스스로 묻고 답하다가 찾아낸 해결책은 온전히 상담자의 것이니 이해도 쉽고 받아들이기도 쉬울 터이다.
각종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대화하는 것이다. 불안은 밖이 아닌 안에서부터 시작된다. 외부 조건에 반응해서 비롯된 불안이라 할지라도 시발점이 안에서 비롯되다보니 내 안에 문제가 있고, 내 안에 답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면,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좋다.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내 안의 나’와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다.
- 10 -
스스로 대화할 때는 머릿속으로 하지 말고, 소리 내서 하거나 대화내용을 기록하면서 하는 게 좋다. 머릿속으로만 하다보면 이내 지루해 지거나 똑같은 고민의 장벽에 부딪혀 제자리로 돌아오기 십상이다. 마치 두 사람이 하듯 밖으로 소리내어 대화하거나 기록해야만 뇌가 유연해져서 다양한 주제로 깊이 있는 소통이 가능해진다.
혼자서 대화를 나눌 때는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첫 번째는 ‘진실’이다. 내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를 정직하게 고백해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역할 분담’이다.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 자체가 뒤죽박죽이 된다. 역할분담을 해서 ‘나’는 솔직한 삼정을 털어 놓고 ‘또 다른 나’는 물음을 계속 던져서 ‘나’ 스스로 해결책을 발견해 내도록 유도 하는 게 좋다.
일찍이 공자는 말했다.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거나 거절할지 이해하는 순간, 근심과 불안이 사라진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대화를 나눠 보면 막연했던 것들이 좀 더 명확해진다. 무엇을 선택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뭘 당장 실천해야 할지 깨닫게 된다.
이것은 남이 권한 결정이 아닌 자발적인 결정이므로 주저함이나 갈등이 있을 수 없다. 불안감을 내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 012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오랜 세월 목표를 향해서 잘 가던 사람이 샛길로 새는 이유도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한 번 뿐인 청춘인데 되지도 않는 일에 매달려 허송세월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작은 유혹에도 쉽게 무너진다.
대게 고시처럼 통과하기 힘든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벽에다 다양한 다짐을 붙인다. 그중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분구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말한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의 앞 글자만 살짝 바꾼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지만 그 안에는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불안 해 하지 말고,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하자’ 라는 자기 다짐이 담겨 있다.
- 11 -
영국의 역사가 토마스 칼라일은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많은 이에게 충고한다.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먼 곳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분명하게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은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 중에서 ‘현재’뿐이다. 과거는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려서 아무리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고, 미래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어떤 모습으로 도달할지도 모르는 미래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소중한 현재를 헛되이 흘려보낸다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미래를 바꿀 유일한 길은 현재다. 현재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가 달라진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눈앞의 일에만 집중하자.
■ 013 인생을 즐기려면 욕망을 조절하라
인간의 욕구 또는 욕망은 어떤 것을 채우려고 하는 감정이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충족시키려는 데서부터 출발하지만 그것이 충족되었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욕망이라는 것 자체가 불꽃과도 같아서 한 번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는다. 그래서 허기가 사라졌음에도 과식하는가하면, 성욕을 충분히 해소했음에도 성을 탐하기도 하고, 경쟁자보다 우위를 점했음에도 더 위대한 승리를 위해 목숨을 거는 위험을 선택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는 인간의 본능인 호기심을 최대한 자극해서 허황된 욕망을 부추긴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새로운 물건을 보여주고,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소유한 사람들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며, 한 번 뿐인 인생이니 이 모든 것을 한껏 누려보라고 속삭인다.
경쟁은 인간을 불안하게 한다. 승부욕이 강하면 강할수록 불안감도 커진다. 못 가진 자들은 열심히 일해도 끝내 갖지 못하게 될까 봐 불안하고 적당히 가진 자들은 더 많은 것을 갖지 못해서 불안하고, 많이 가진 자들은 누리고 있는 특혜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까 봐 불안하다.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 욕망을 채우려면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욕망만 따르다가는 인생을 제대로 즐겨 보지도 못한 채 욕망의 노예가 되어서 생을 마감해야 한다.
- 12 -
경제학 용어 중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있다. 부유한 사회에서는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말미암아 이용 가능한 자원과 생산설비를 충분히 가동하지 못함으로써 물질적인 빈곤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의 삶 역시 비슷하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가지려다 보면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반면 자유 시간이 줄어든다. 또한 감각이 둔화되어서 물질에 대한 만족도나 삶에 대한 만족감도 줄어든다.
욕망을 적당히 탐할 때 인생이 즐겁다. 잔에 물이 적당히 채워졌다면 이제 그만 욕망의 주전자를 내려놓아라. 그 순간, 당신의 가슴을 옥죄던 불안감도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 014 거울을 볼 때마다 활짝 웃기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일본의 유명한 만담가인 우쓰미 게이코의 좌우명이다. ‘내가 먼저 웃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웃지 않으니까 내가 먼저 웃어야 한다’는 듯을 함축하고 있다.
거울은 보이는 그대로 비춘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거울과 닮았다. 내가 웃으면 웃고, 내가 찡그리면 찡그리고, 내가 울면 세상도 운다. 즐겁게 인생을 살고 싶다면 먼저 웃어야 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화낼 일은 많아도 웃을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지구는 둥글지만 세상은 둥글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불공평한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철없는 아이들은 하루에 400번이나 웃지만 어른들은 고작 15번 웃을 뿐이다.
마음의 여유가 곧 삶의 여유다. 설령 눈 씻고 찾아봐도 웃을 일이 없더라도 의도적으로 웃어야 한다. 웃어야만 재미없고 지루한 인생에서 탈출할 수 있다. ‘행복하기 위해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다’라고 하지 않던가.
나는 가짜 웃음도 진짜 웃음과 똑같이 인지한다. 억지로 웃어도 진짜 웃음의 90%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인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웃음 요법’이라고 해서 요가, 명상과 함께 육체적 질환을 치료하고 영혼을 맑게 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1분 동안 큰 소리로 웃으면 10분 동안 유산소
- 13 -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웃음이야말로 신이 준 멋진 선물이 아니겠는가.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부족이다. ‘내가 잘 해 낼 수 있을까?’‘꼭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정말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등등의 생각이 가뜩이나 불안한 삶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당신 스스로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의 운명을 개선시켜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불안을 극복하려면 우리는 인생에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설 필요가 있다.
신의 선물인 웃음을 한껏 활용해 보자.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명조차 바꿀 수 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습관적으로 웃다보면 인생이 점점 즐거워진다.
■ 015 생각을 단순화라는 기술적 방법들
내가 불안한 까닭은 불길한 생각이 자꾸만 불길한 생각들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평화는 단순한 화폭에 담겨 있다. 해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거나 지평선을 바라보거나 탁 트인 벌판에 서면 머릿속도 단순해진다. 가슴이 뚫리면서 뭔가 세상의 비밀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음이 불안할 때는 오히려 머릿속을 비울 필요가 있다. 어질러진 방 안을 청소하듯 치울 건 치우고 버릴 건 버려서 최대한 단순화해야 한다.
첫째, 기록을 통해서 해결한다.
불안한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먼저 현재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상세하게 그려본다. 그런 다음 과장하지 말고, 최악의 사태와 최상의 사태가 일어날 확률을 분석해 본다. 불안의 실체를 확인하고 나면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고 난잡한 생각도 단순해진다.
둘째, 유산소 운동을 한다.
셋째,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케세라 세라!’ 라는 심정으로 억지로 잠을 청해서 실컷 자고 나면 머릿속이
- 14 -
맑아진다. 뇌는 자정 능력이 뛰어나다. 어려운 문제도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있다.
넷째, 명상을 한다.
명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명상은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소리나 호흡 등에 집중하거나 세상의 논리로 풀기 힘든 화두의 뜻을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거나, 생각이나 몸의 감각 등을 가만히 관찰한다.
명상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가만히 앉아서 노을을 바라보거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만히 놓아두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억지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냥 생각을 놓아두면 소용돌이에 갇혀 있던 나뭇잎처럼 맴돌다 이내 흩어진다.
◉ CHAPTER 2. 외로움 속에 진정한 자유가 있다.
“어느 누구도 그대의 공허감을 채워줄 수 없다. 자신의 공허감과 조우(遭遇)해야 한다. 그걸 안고 살아가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오쇼 라즈니쉬 -
■ 016 외로움에 갇힌 사람들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 오르텅스 블루의 ‘사막’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에 실려 있
- 15 -
는 시다. 이 시는 파리 지하철 공사가 매년 공모하는 시 콩쿠르에서, 8천 편의 응모작 중 1등으로 당선된 작품이라고 한다.
외로움은 만국 공통어다. 지독하게 외로운 사람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카페에 앉아 있어도 티가 난다. 고양이처럼 굽은 등, 커피 잔을 천천히 들어 올리는 메마른 손가락, 박제된 듯 굳은 표정, 아련하게 먼 곳을 응시하는 눈빛, 몸 속 어딘가 숨겨져 있는 우물을 휘돌아 나오는 것만 같은 긴 한숨….
서양에서 외로움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6세기 말이었다. 그들에게 외로움이란 깊은 숲속이나 사막, 혹은 광야 같은 곳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홀로 살아감을 의미한다. 일종의 고립 내지는 추방인 것이다.
동양에서의 외로움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2000여 년도 넘는다. 유가사상과 도가 사상은 철학이자 종교였다. 유교가 공동생활에 필요한 이타적 삶을 추구했다면, 도교는 무위자연 속에서 수양을 통해 신선이 되는 개인주의적인 삶을 추구했다.
도교에서 외로움이란 수양의 시간이요, 통찰의 시간이다. 그들은 스스로 깊은 산속으로 홀로 들어가서 몸과 마음을 닦았다.
불교 역시 부처님 말씀으로 대중을 교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 대승불교와 외로운 수행을 통해서 나 자신이 부처임을 깨닫는 소승불교로 나뉘어져 있다.
서양에서의 외로움이 ‘타의에 의한 고립’이라고 한다면 동양에서의 외로움은 ‘자의에 의한 통찰의 시간’ 이라고 할 수 있다.
두보와 함께 중국 최고의 시인이라 불리는 이태백의 시에 나타난 외로움은 낭만이자, 자연과의 교류를 통한 정신세계의 확장이다.
꽃나무 사이에서 한 병의 술을
홀로 따르네, 아무도 없이
잔 들고 밝은 달을 맞으니
그림자와 나와 달, 셋이 되었네.
월하독작(月下獨酌)이라는 시의 앞 소절이다. 그에게 최고의 즐거움은 자
- 16 -
연을 벗 삼아 술을 마신 뒤 취해서 홀로 베개 베고 잠드는 것이다.
이태백의 유유자적한 삶의 태도는 동양사상의 한 축이다. 자연 친화적인 시는 문인들의 귀감이 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고, 북송 시대의 소동파는 이렇게 읊기에 이르렀다.
강산과 풍월은 본래 일정한 주인이 없고
오직 한가로운 사람이 바로 주인일세.
비록 가난해서 지인의 발길이 뜸할지라도,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 즐기던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은 산업화 시대로 넘어 오면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자본주의의 발달로 자연은 무참히 파괴되었고 도시화 현상은 가속화되었다. 국가는 부국강병의 논리를 앞세워서 국민을 일터로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정책과 운동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개인주의 사상은 철저히 배제 되었다.
외로움은 크게 ‘사회적 외로움’과 ‘감정적 외로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회적 외로움은 이사, 퇴직, 사업 실패 등과 같은 이유로 관계망이 협소해진 경우다.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진 경우 무력감을 느끼게 되어, 인간관계를 자발적으로 넓혀 나아가고자 하는 의욕 자체가 없다.
감정적 외로움은 이혼이나 사별 등에 따른 외로움이다. 좀 더 넓게 본다면 직장 문제로 떨어져 살거나 강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못해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 직장 내 외톨이 등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의와 상관없는 외로움’이다. 그래서인지 외로움의 벽은 한층 높아져 빠져 나갈 길은 요원해 보인다. 이들에게 탈출구는 어디에도 없는 걸까?
■ 017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자의 죽음
‘고독사’는 쓸쓸하게 죽음을 맞은 뒤 일정 기간이 지나서 사체가 발견되는 죽음을 일컫는다. 일본에서는 행정 용어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체제가 정비되지 않아서, 사회 통념상 통용되는 용어일 뿐 행정 용어는 아니다. 한국은 아직도 ‘무연고사’와 혼동해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
- 17 -
다. 고독사에 대한 예방책이 있을 리 없다.
과거에 고독사는 주로 독거노인이나 장애인들 사이에서 발견 되었다. 그러나 사회변화에서 비롯된 저출산, 가족해체, 이혼, 독신자, 실직자, 구직 포기자, 조기 퇴직, 각종 질병 등등의 이유로 1인 가구가 증가하였다. 고독사는 급격히 늘어난 반면, 연령층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고독감에서 비롯된 문제로는 우울증, 자살, 고독사, 일중독, 악성 댓글, 혐오 범죄 등의 순으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이 고독감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고독감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국가정책적 대응 방안마련(61.8%)’과 ‘봉사활동 등 이타성, 사회성 프로그램 장려(55.5%)’를 들었다.
영국의 철학자 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최악의 고독이란 한 사람의 친우도 없는 것이다”라고 했고, 실존주의 철학자인 키에르 케고르는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했다.
사회란 비정한 곳이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안다면 꽉 닫아 놓은 관계의 문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 내가 먼자 다가가서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아무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먼저 다가가서 누군가의 손을 잡는 것이다. 그것이 가족이든 낯선 사람이든지 간에…….
■ 018, 외로움의 극복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우리의 감정 중에는 극복해야만 하는 것들도 있다. 불안, 분노, 열등감, 무력감 같은 감정은 일상적인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극복하거나 감정을 전환해서 평상심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외로움은 비정상적인 감정이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다. 다른 수단이나 방법을 써서 그 상태에서 굳이 탈출하려 할 필요도 없다. 그저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가족 혹은 가까운 사람과 사별이나 이별한 경우라면 문득 그리워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리울 때는 그리워하라. 아무리 소중했던 사람도 시간이 지
- 18 -
나면 잊히게 마련이다.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아서 실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새로운 사람을 찾아라. 그도 썩 내키지 않거나 마음은 있지만 마땅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면 취미활동이나 운동, 여행, 독서, 명상 등으로 뇌를 환기 시켜라.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들은 차라리 체념해 버리는 게 낫다. 그래야만 일부분이 아닌 전체를 볼 수 있고, 지독한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처음에는 다소 힘들게 마련이다. 그래도 쿨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몸도 마음도 한결 편해진다. 현실을 거부하니까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게 되고 점점 더 외로워 지는 것이다.
<예언자>를 쓴 칼릴 지브란도 말했다.
“마음속에서 고통받지 않으며 슬픔과 고독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킬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외로움은 사람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분이다. 인정하여 받아들인다면 하나의 세계가 가고 또 하나의 세계가 온다.
■ 019 외로움이 끝나는 곳에 사랑이 기다린다
인간은 전두엽의 발달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며 계확을 세운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끔찍한 외로움을 맛보기도 한다.
안톤 체홉은 이렇게 충고했다.
“고독이 두렵다면 결혼하지 마라.”
외로움은 상대적이다. SNS에 중독될수록 외로움이 더 커지는 것처럼, 항상 혼자인 사람보다는 둘이서 지내다가 혼자가 된 사람이 더 외로운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하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숙명과도 같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탯줄을 자르는 순간 질긴 외로움이 시작된다.
하지만 다행히 인간에게는 외로움 외에도 여러 감정이 있다.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현재의 감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사랑이 끝나는 곳에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을까봐 미리 두려워하지 마라. 사랑할 때는 오직 사랑의 감정에 충실 하라. 혼자 남는 외로움은 사랑이 끝
- 19 -
난 뒤에 느껴도 충분하다. 아무리 상실의 아픔이 크더라도 그 또한 지나간다. 천둥치는 소리에 밤새 잠 못 이루었지만 자고 일어나면 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지듯, 외로움이 끝나는 곳에 또 다른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 020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삶은 계속된다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기도 한다.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변수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선생님과 부모님 말씀대로 공부만 열심히 하면 꽃길을 걸으리라 믿었던 명문대 졸업생 P. 그는 면접학원까지 다녔지만 졸업한지 4년이 지나도록 취업하지 못했다. 말단 사원이었을 때부터 ‘주인의식’을 갖고 새벽부터 밤 늦게 까지 회사를 위해 일했던 K 상무, 27년을 몸 바쳐 일했건만 실적 부진을 이유로 단칼에 해고 되었다. 7년에 걸친 치밀한 준비 끝에 회사마저 퇴직하고 창업을 했던 R. 미래부가 선장한 유망 벤처 기업에 선정 되었지만 유사제품이 먼저 출시됨으로써 끝내 사업을 접어야 했다.
개인의 삶이 사회나 집단으로부터 소외될 때 그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가 이런저런 이유로 잊고 살지만 ‘산다는 것은 깊은 고독 속에 있는 것이다’라는 독일의 극작가 크리스티안 프레드리히 헤벨의 말처럼 삶 자체가 고독인 것을…….
그래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어쨌든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외로움의 늪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 021 인간을 숙성시키는 고독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지혜는 전달 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어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어, 바로 이러한 사실을 이미 젊은 시절부터 나는 이따금씩 예감했으며, 이 때문에 내가 그 스승들 길을 떠났던 거야.” -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중에서
- 20 -
이 소설은 <데미안>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자아를 찾아 나서는 성장소설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작품은 석가모니가 생존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독일 작가가 동양사상의 진수라 할 불교를 소재로 다뤘다는 점이 특이한데 전체적인 구도는 깨달음을 찾아가는 구도소설의 전형을 보여준다.
싯다르타는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가르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부처라고 부르는 명칭은 산스크리트어인 ‘붓다(,Bud-dha)'에서 유래된 말로 ’깨달음을 얻은 자‘라는 뜻이다. 소설의 제목인 ’싯다르타‘는 석가모니가 출가하기 전에 사용하던 이름이다.
헤르만 헤세가 고백했듯 <싯다르타>는 ‘진리는 가르칠 수 없다’는 자신의 깨달음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진리는 왜 가르칠 수 없는 것일까? 한마디로 한다면 진리는 지식이 아닌 지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식은 열심히 배우면 배울수록 내것이 되지만 지혜는 스스로 깨우치지 않는 한 나의 것이 되지 않는다.
지식을 현실에서 응용하여 사용할 때 비로소 지혜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찰의 시간이라고 할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도 일찍이 “인간은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영감을 얻는 것은 오직 고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어떤 이들은 ‘혼자 있는 고통’을 외로움이라 표현하고, ‘혼자 있는 즐거움’을 고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만약 혼자 있는 시간이 고통이라면 성찰의 시간을 가져라. 나뭇잎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을 관찰하고, 줄지어 어딘가로 이동하는 개미 떼를 관찰하라. 그러면 그 즉시 혼자 있는 즐거움을 깨닫게 되리니. 숙성된 포도주처럼 지혜의 향기가 전신에서 풍기기 시작하리니.
■ 022 외로울 때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라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는 외로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 21 -
“그래도 사람은 패배하기 위해 창조된 게 아니다.”
“인간은 파괴될 순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다.”
소설 속 노인의 독백처럼 운명에 맞서는 불굴의 의지가 담겨 있다.
외로움은 세상과 분리되어 있을 때 찾아온다. 모래사장이나 배 위에 앉아서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때 찾아온다. 하지만 세상과 하나일 때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업무상 바쁠 때, 열정을 안고 집중해서 무언가를 할 때,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외로움이 개입할 틈이 없다.
세상과 하나 되어 살아가다가 어떤 이유 때문에 세상과 격리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외로움이 밀려든다. 바쁜 일이 모두 끝났을 때, 열정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 사랑이 끝났을 때 외로움은 빙하수처럼 가슴 깊숙한 곳으로 스며든다.
뇌는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생존에 필요한 감정을 불러오든지 뇌에게 당장 해야 할 일을 던져주면 된다. 나와 분리되어 있는 세계로 뛰어들면 된다.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지만 말고 바다로 뛰어들어라. 세찬 바닷물이 전신을 때리거나 갑자기 폭풍우가 밀려와서 배를 뒤집을 듯이 흔들어 대면 외로움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외로움은 무대 위의 조명처럼 작은 공간에 불과하다. 그 공간은 세계와 분리되어 있는데, 가만히 있을수록 점점 더 외로워지고 초라해진다.
세상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 보이는데 나만 불행하게 느껴진다. 먼 외로움이란 공간에서 나와 세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이 말했다.
“너무 소심하고 까다롭게 자신의 행동을 고민하지 말라. 모든 인생은 실험이다. 더 많이 실험할수록 더 나아진다.”
날이 갈수록 외로움이 심해진다면 무언가를 실험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할 때다.
84일 동안 공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바다에 나가서 거대한 청새치를 잡은 소설 속 노인처럼 불굴의 정신만 간직하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이루지 않겠는가. 설령 상어 떼에게 뜯겨서 뼈만 남는다 하더라도 그 짜릿하고 찬란한 경험을 어찌 잊겠는가.
- 22 -
■ 023 외로움도 껴안으면 행복이 된다.
대다수가 ‘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도 일종의 뿌리 깊은 고정 관념일 뿐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 뇌가 마땅히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뿐이다. 헤어진 연인들에게 '이별한 이유를 물어보면 상당수가 '성격차이', '미래에 대한 불안', '권태'등을 꼽는다. 그 이면을 꼼꼼히 살펴보면 '혼자 지내는 것보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아서'라는 뜻이 숨어 있다.
작정하고 혼자 살아본 사람들은 그 안에 은은한 즐거움이 있다고 털어 놓는다. <싯다르타>를 쓰기 위해 실제로 1년 6개월 남짓 구도 체험을 했던 헤르만 헤세는 "누구 한 사람 아는 이 없는 곳에서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라고 했다. 데이비드 소로우는 매사추세츠주 월든 호수 근처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사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사람들이 숲에서 홀로 살아가면 외롭지 않는냐고 묻자. "삶은 너무 소중해서 나는 삶이 아닌 순간을 살아가며 낭비하길 원치 않았다"라고 대답했다.
현대인들은 어지럽게 얽힌 인간관계 속에서 바쁘게 살아간다. 분주한 와중에도 가끔씩 나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순간을 맞으면 외로움에 압도당해서 과거의 삶을 그리워하거나 되돌아가려고 몸부림을 친다.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려면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혼자 사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도교에서는 "외로움은 절망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다"라고 가르친다. 영혼을 정화시키고, 자연과 내가 하나임을 깨닫고, 정신세계를 확장시킬 흔치 않은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강한 사람은 이 기회를 살려서 더 강해지는 반면 약한 사람은 외로움에 제압당해서 정신 건강과 육체건강 모두를 잃는다.
어쨌든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혼자서 살아가야 한다면, 외로움 이라는 작은 공간 속에서 혼자 웅크리고 있기 보다는 혼자 살아가는 즐거움을 찾아서 만끽하는 편이 현명하지 않겠는가.
둘이 지내면서 혼자일 때를 그리워하지 말고, 혼자 지내면서 둘일 때를 그리워하지 말자. 둘이 있을 때는 둘이 있는 즐거움을 혼자 있을 때는 혼자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자. 외로움도 껴안으면 행복이 된다.
- 23 -
◉ CHAPTER 3 분노가 인생을 망친다.
- 다른 사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없다고 분노하지 마라. 왜냐하면 당신도 당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
<토마스 아캠피스>
■ 024 나는 왜 분노하는가?
분노는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해왔다. 우리에게 무척 친근하면서도 무거운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일을 계기로 분노라는 감정을 폭발시키면 기분이 상쾌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울적해지기도 한다. 분노는 다이너마이트처럼 잘만 다루면 유용한 감정이다 하지만 잘못 다루면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를 망가뜨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화내는 건 무척 쉬운 일이다. 그러나 적절한 상대에게, 적절한 시간에, 적절할 정도로, 적절한 목적으로, 적절한 방법 안에서 화를 내기란 무척 어렵다."
'원초적인 분노'는 문명의 발달로 상당부분 감소했다.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나타나서 생명의 위협을 가하던 야생동물들은 더 이상 인류의 적이 아니다. 여러 이유로 전쟁을 일으켜서 살생과 약탈을 일삼았던 종족들도 대부분 하나가 되거나 평화협정을 맺었다. 그럼에도 현대인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다. '원초적인 분노'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나 자신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분노는 외부의 위협이나 공격에 대한 자기 방어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이를 표출한다고 해서 적절하게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노하면 뇌가 각성상태로 말미암아 지나치게 민감해져서 과잉반응을 일으킨다. 분노한 상태에서 운전하면 사고의 위험이 높아질뿐더러 싸움을 하게 될 경우에는 상해를 넘어서 살인까지 저지를 수 있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다.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각자의 가슴 속에 다이너마이트처럼 잠들어 있는 분노라는 감정을 적절하게 제어하고 다스릴 필요가 있다.
- 24 -
■ 025 현명하게 화내는 기술
직장에서는 분노할 일이 있어도 무조건 참는 것이 최선일까? 오랜 기간 인간의 삶을 추적하는 '성인발달연구'로 유명한 하버드대학교 의학대학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44년 넘게 824명을 추적 연구한 끝에 화를 잘 내는 직장인이 승진이 빠르며, 실망감이나 좌절감을 억누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승진 방벽에 부딪혀 진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세 배나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베일런트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분노를 위험한 감정이라고 여기고, 긍정적인 사고를 연습하도록 자신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자기기만이며, 결국 끔찍한 현실을 거부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된다."
화가 나면 세련되게 화를 표출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사적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내가 아닌 당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해줘야 한다. 현명하게 화를 내고 싶다면 다음의 6가지를 명심하라.
1) 감정을 가라앉힌다.
2) 적절한 대화 장소를 물색한다.
3) 화가 나 있는 상태임을 알린다.
4) 화난 이유를 핵심만 정리해서 설명한다.
5) 마음을 열고 상대의 답변을 경청한다.
6) 화를 그 자리에서 털어버린다.
대인관계는 서로에 대한 반응을 통해서 형성된다. 상대방의 반응이나 분노가 두려워 계속 참기만 한다면 직장에서 내가 설자리는 점점 좁아진다.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지키고 싶다면 '더 이상 접근 금지!'라고 느낄 수 있도록 선을 분명히 그을 필요가 있다.
■ 026 분노의 감정 뒤에 숨은 진실
자신의 분노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면 그 악감정을 다스리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엉킨 실타래를 풀듯 엉켜 있는 마음을 하나씩 풀어낸다.
화해할 수 있는 사람과는 화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해하고, 억
- 25 -
울한 심정은 가까운 사람에게 토로하고, 비록 부정하고 싶은 현실일지라도 인정하여 받아들이고 , 지금 당장 큰 도전이 어렵다면 작은 도전이라도 시도해 보고, 콤플렉스는 부풀리지 말고 그 크기 자체로 보려 노력하고, 스트레스는 운동이나 여행 같은 인생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풀고, 미리 걱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불안이라면 달려들어서 해결해보고 걱정해도 어쩔 수 없는 불안이라면 발로 뻥 차버리는 식으로 해결해 나아가면 된다.
토머스 제퍼슨과 함께 '미국독립선언문'을 써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은 "격분하는 데 이유가 없을 수 없으나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드물다"라고 했다. 화가 난다고 해서 무작정 화를 발산하지 말고, 화가 날 때면 재빨리 '과연 이렇게 화낸 일인가?'하고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분노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보려는 시도만으로도 분노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 027 나만의 분노 패턴 찾기
나는 과연 어떤 분노 패턴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내가 지닌 분노를 이해하기 위해서 분노 패턴을 찾아보자. 분노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면 분노를 해소하거나 조절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1) 분노 일지를 작성한다.
최근 보름정도 기간 동안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상태에서, 어떤 식으로 분노했는지 그리고 분노를 터뜨린 뒤의 감정 상태와 지속시간 기록
2) 왜 분노했는지 찾기
부당한 대우, 나를 무시하기, 아버지나 선생님처럼 집요하게 추궁하기 등
3) 분노의 격발 지점 찾기
외부의 사건으로부터 격발된 것인지, 내부에서 격발된 것인지, 안에서 잠재되어 있던 것들이 외부의 것들과 만나면서 격발된 것인지.
4) 분노를 최대한 해소한다.
해소를 위한 구체적 노력하기. 용서와 화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개선이 가능한 것은 개선하기
5) 분노의 입구를 찾는다.
- 26 -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승리할 수 있듯, 나의 분노 패턴을 알면 분노라는 복잡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만약 분노 일지를 쓰고, 면밀히 분석해 봤음에도 분노의 격발 지점을 찾지 못했다면 건강 상태를 의심해 봐야 한다. 근래 들어 일정한 분노 패턴 없이 모든 일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분노한다면 병원으로 가라.
■ 028 분노의 팽창 속도 늦추기
톨스토이는 이렇게 조언한다.
"조금 화가 나면 행동하기 전에, 또는 말하기 전에 열을 세어라. 몹시 화가 났을 때는 백을 세라. 화날 때마다 이 사실을 상기하면 나중에는 숫자를 셀 필요조차 없어진다."
숫자를 세는 방법은 단순해 보이지만 상당히 효과적이다. 신경전달 물질인 분노의 호르몬이 전두엽을 마비시키는 건 순간적이다. 그 순간을 어떤 식으로든 지혜롭게 흘려보내고 나면 이성이 되돌아온다.
흥분된 상태에서의 숫자 세기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면 ‘캄다운(Calm down! 진정하다. 안정하다. 흥분을 가라앉히다)을 열 번 외치면서 길게 심호흡을 하라. 심호흡은 분노하기 위해 잔뜩 긴장해 있는 인체 기능을 평상시 상태로 되돌리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식으로는 솟구치는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면 일단 그 자리를 떠나라. 밖으로 나와 산책하다 보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톰소여의 모험>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마크 트웨인은 분노조절 장애를 앓았다. 그는 화가 솟구치면 상대방에게 분노의 감정을 담아서 공격적으로 편지를 썼다. 그런 다음 그 편지를 일단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가 사흘 뒤에 꺼내서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었다. 그때까지도 분노가 가라앉자 않은 데다 자신의 분노가 지극히 정당하다고 판단되면 비로소 상대에게 보냈다. 이미 분노가 가라앉거나 자신의 분노가 정당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 됐을 때는 지체 없이 편지를 찢어버렸다.
확실한 감정 전환을 원한다면 조깅이나 수영, 사이클링 같은 유산소 운동을
- 27 -
하는 게 좋다. 불안이나 긴장 상태에서는 열량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뇌는 평상시 상태로 되돌아가려고 시도한다. 운동을 통해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주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분노 관련 세포들의 반란을 빠르게 잠재울 수 있다.
피타고라스는 말했다.
“노여움은 무모함으로 시작해서 후회로 끝난다.”
대부분의 분노는 표출하는 순간부터 후회가 시작된다. 후련함은 잠깐이지만 후유증은 오래 간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최대한 분노의 팽창 속도를 늦춰야 한다.
■ 029 목적을 지닌 과시용 분노는 자제하라
0 과시형 분노의 예
1) 실적이 저조한 부하 직원을 모아 놓고 부장이 들을 수 있게끔 과장이 큰 소리로 꾸짖는 행위
2) 사소한 일로 여자 친구 앞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고 흥분하는 행위
학기초가 되면 선생은 학생들과의 기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주금만 떠들 어도 분노를 폭발시키고
3) 훈련소에서는 사소한 문제를 일으킨 신병 교육생을 본보기라는 명분하에 엄히 다스리는 행위 등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도 가난한 대학생인 주인공은 전당포 노파를 죽이는 행위를 ‘옳은 의도’라 믿고 도끼로 살해한다. 청년은 노파뿐만 아니라 갑자기 나타난 노파의 여동생까지 살해하고 만다. 우발적으로 죽인 여동생은 차치하고,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 행위만 놓고 본다 하더라도 과연 이 청년의 행위는 정당하고 용서받을 수 있을까?
목적을 지닌 과시형 분노는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 점점 더 상황을 악화시킬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분노는 대단히 비싼 사치다’라는 이탈리아 속담이 있다. 사치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듯이, 분노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 들지 마라. 사치가 심하면 파산하듯 잦은 분노는 결국 인생을 망친다.
- 28 -
■ 030 기대치는 낮추고, 친절지수 높이기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인 <수레바퀴 아래서>에는 감수성이 풍부한 소년이 등장한다. 총명한 소년은 부모, 목사, 교사의 바람대로 신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다. 엄격한 신학교에서의 생활을 견뎌내던 한스 앞에 시를 좋아하고 반항아 기질이 풍부한 헤르만 하일루너라는 친구가 나타난다. 엄격한 교육 체계에 반항을 일삼던 헤르만은 퇴학당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한스도 결국 퇴학 당하고 만다. 한스는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버림받는다. 기계공이 되기 위해서 수련을 받던 어느 날, 강물에 휩쓸려 차가운 시체로 발견된다.
누가 총명하고 아름다운 청년 한스를 죽였을까>?
소설에서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자살 내지 실족사로 나오지만 한스를 죽인 이들은 따로 있다. 아버지와 동네 목사, 교장과 교사를 비롯해서 교육이라는 명분하에 개인의 특성은 무시한 채 오로지 수레를 앞으로 끌고 가기에 여념이 없던 모든 이가 공범이다. 한스는 그들이 끄는 수레바퀴에 깔려서 고독하게 죽어갔다.
대인관계의 기본은 신뢰이고, 신뢰란 ‘타인이 나의 기대치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할 것이라고 믿는 주관적인 심리 상태’이다. 이러한 심리가 깨어졌을 때 느끼는 감정이 배신감이고, 이런 배신감은 대개 분노로 표출된다.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분노를 줄이고 싶다면 기대감은 낮추고 대신 친절 지수는 높일 필요가 있다. 뇌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친절을 베풀면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의 분비가 왕성해진다.
진정한 자식교육은 헛된 기대감을 품고 잘하라고 계속 등을 떠미는 게 아니라 무한한 친절과 믿음이다.
■ 031 상사에게 몇 번이나 욱하셨나요?
흔히들 ‘출세하면 사람이 바뀐다’고 한다. 이 말 속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좀 더 강하다.
사업을 시작하거나 간부가 되면 성격 자체가 바뀌어서 자주 욱하는 경향이
- 29 -
있다. 당사자는 ‘부하 직원이나 거래처를 관리하려면 어쩔 수 없어!’라는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지만 지인들의 눈에는 일종의 배신으로 비친다.
최근 뇌 전문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권력을 쥐면 실제로 사람의 성향이 바뀌는 것으로 드러났다. <완장>의 주인공처럼 권력을 쥐게 되면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의 과다한 분비로 말미암아 기분이 좋아지고 공격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자신감과 함께 긍정 능력이 샘솟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나 공감 능력은 떨어진다.
인간의 뇌는 한 번 맛본 즐거움은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권력, 명예, 돈, 섹스, 도박, 마약, 게임, 알코올 같은 것에 빠져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프레드리히 니체는 “분개하는 사람만큼 거짓말 잘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했다. 동료나 부하직원, 혹은 가족들처럼 만만해 보이거나 약자에게만 수시로 분노한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가 권력의 맛에 취해서 경멸해 마지않았던 사람들처럼 ‘남 탓’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032 푸근한 사람으로 이미지 변신하기
분노라는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일단 마음의 여유를 확보한 뒤, 차츰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만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 스스로 시간 개념이 철저하다고 인식한다면 여유 시간을 확보하라. ‘살다보면 30분쯤은 못 지킬 수도 있지’라고 평상시에 충분히 생각한 뒤 타인에게 적용하면 욱할 일이 줄어든다.
생활 속에서 유머를 활성화해도 욱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예컨대 부하 직원이 부하 직원이 지각했다면, “늦게라도 출근해줘서 고마워, 하마터면 종일 자네 생각만 할 뻔 했어”라고 말해주면서 사무실 분위기도 훈훈하고 언성을 높여서 꾸짖었을 때보다 효과적이다.
부분보다는 전체를 보는 습관을 길러도 욱하는 횟수가 줄어든다. 업무를 처리할 때는 효율성을 따져보고, 성공한 인생보다는 행복한 인생을 목표로 삼으면 점차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 30 -
사무실에서 직원의 잘못을 추궁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분노 상태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차라리 장소를 옮겨 커피숍 같은 곳에서 대화를 나누면 다른 사람들의 이목도 있고 사회적 체면도 있기 때문에 감정을 조율하기 용이하다. 이성적으로 차분히 대화하다보면 감정에 사로잡혀서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을 수 있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감정의 늪에 빠지기 쉬운 우리한테 이렇게 충고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사소한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다. 사소한 일은 계속 발생하며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큰 불행으로 발전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자주 욱하는 사람은 마치 고슴도치와 같아서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다. 언제 와락 달려들지 모르는데 무슨 사랑을 하며, 무슨 교제를 하겠는가. 행복해지고 싶다면 더 늦기 전에 이미지 변신을 위한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033 내가 나를 깔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깔보지 않는다
열등 콤플렉스에 시달리거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자주 욱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이 별다른 의미 없이 한 말에도 왜곡하거나 확대 해석해서, 수치심을 불러오거나 분노한다.
“어떻게 그런 형편없는 말을 할 수 있죠?”
“돈 없다고 깔보는 거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열에 아홉은 열등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거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다.
미국의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인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는 이렇게 조언한다.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남들은 그렇게 당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이 세상의 누구도 당신이 열등하다고 느끼게 할 수 없다.”
- 31 -
먼저 나 자신을 충분히 존중하라. 그럼 세상 사람들이 습관처럼 흘리는 비웃음마저도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향한 것임을 깨닫게 되리라.
■ 034 분노할 수밖에 없는 환경 개선하기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에서 보듯 교육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분노 역시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회사에서는 양처럼 순한 사람이 집에 오면 폭군으로 군림하고, 이웃들에게는 성인군자 소리를 듣는 사람이 고향 친구만 만나면 싸움닭으로 변하기도 한다.
화산이 용암을 품고 있듯 잠재된 분노를 품고서 살아가는 이가 적지 않다. 평생 터뜨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어떤 경로로든 스위치를 누를 때마다 반사적으로 분노를 터뜨리는 사람도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만 보면 짜증과 함께 화가 솟구친다면 더 이상 불화를 일으키지 말고 독립도 생각해 봐야 한다.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목적은 행복한 삶을 위해서다. 남보다 못한 사이라면 차라리 떨어져 사는 편이 서로에게 좋다. 성격이 서로 안 맞아 사사건건 싸우는 형제자매라면 겹치는 동선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일단 눈에서 멀어지면 미움도 잔잔해지는 법이다.
동창 중에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멀리 하는 게 좋다.
욱하는 성격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면 주어진 현실을 바꿀 필요가 있다.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여러 감정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치유법은 ‘인생의 다양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매일 밤 향초를 피워 놓고 명상을 하는 것도 분노를 다스리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한 가지 방법에 매몰되지 말고 삶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라.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발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몇 가지 감정이 유독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한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균형이 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인생의 다양성을 이용해서 부지런히 움직여라. 페달을 열심히 밟으며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기분도 점점 좋아지고, 그렇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 32 -
■ 035 분노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타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다면, 세상 경험이 쌓여서 지혜로워진 것이 아니라, 뇌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토록 싫어했던 ‘아재’나 ‘꼰대’로 변신해 가고 있는 중이다.
순간적으로 욱해서 지인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면 사고의 유연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뇌를 옭아매고 있는 이분법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불가에서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희로애락은 물론이고 생사마저도 영원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세상에는 ‘반드시 해야 할 것’도 없고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없다.
현대인들이 툭하면 분노하는 이유는 이분법적 논리에 젖어 있는데다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왜곡하거나 확대 재해석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진지하게 경청한 뒤, 공감하는 바가 있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흔쾌히 한발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는 스페인 격언이 있다. ‘절대 안 돼!’라고 매정하게 자르기 전에, 욱해서 고함을 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자. 내가 이분법적 논리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2019. 3. 16
* 다음에 제2부가 이어집니다.
- 33 -
'독서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0) | 2019.04.17 |
---|---|
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당신에게(2) (0) | 2019.04.03 |
일연을 묻는다(2) (0) | 2019.02.25 |
일연을 묻는다 (0) | 2019.02.08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0) | 2019.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