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16. 14:27ㆍ독서후기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 내 인생의 판을 바꿀 질문 -
■ 김창옥
0 매년 평균 500회 이상 2,000시간 이상 강연
- 삼성전자, 현대 자동차, LG, 포스코, GS, 한화 등...
그리고 청와대, 정부기관, 지자체, 각종 단체들
0 CBS, tvN, KBS, EBS, MBN 등에 출연
0 제주공고 졸, 해병대 지원입대, 경희대 성악과
0 저서 : 당신은 아무 일 없었던 사람보다 강합니다.
유쾌한 소통의 법칙 67
나는 당신을 봅니다 등
■ 프롤로그
당신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오셨나요?
“어제 산 것처럼 오늘도 살 거야.”
해가 바뀌거나 달이 바뀔 때 사람들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만, 제 은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제처럼 오늘을 산다고. 그보다 멋진 삶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처럼 오늘을 산다는 것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 없이 충만한 삶을 산다는 의미니까요. 앞으로의 삶도 그렇게 채워나가겠다는 의미니까요.
한번쯤 직면하십시오.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라는 질문을 말입니다. 삶에서 도망가지 마십시오. ‘행복해 지려고’ 살지 마십시오. 미래의 행복을 보장한다는 명목아래 자꾸 삶에서 도망치다 보면 정작 그 미래가 왔을 때, 돈은 좀 벌었지만 행복이 없을 수도, 꿈꾸던 세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에 엄청난 공허함과 서러움, 분노가 일어납니다.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그간 슬프도록 열심히만 살아왔으니까요. 억울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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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정리하며 저는 제 자신에게 많이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고 싶은지를.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제가 찾은 답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실패도 있었고 실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저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도 큽니다. 하지만 바쁜 그 삶을 앞으로 지속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기 삶에서 우선시 하는 가치는 자기 스스로만 세울 수 있는 것입니다. - 2019년 새해를 시작하며 김창옥
1장 셀프텔러(Self-teller)
- 내 안의 소리를 들어라
0 내 안에서 나에게 말하는 존재
내가 나 자신에[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머리에서 때로는 가슴 안에서 그 목소리가 들립니다. 바로 ‘셀프텔러’의 목소리입니다. 저는 이 목소리가 인생의 방향키를 움직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삶에서 자꾸 넘어지는 이에게
감사하게도 제 강연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셔서 들어주시고 같이 울어주시기도 합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인생이 두 바퀴로 간다는 것입니다. 인생이 네 바퀴로 가지 않고 두 바퀴로 갔던 분들입니다. 바퀴가 네 개면 안정적인데, 두 개뿐이면 아무래도 중심 잡기가 어려워 넘어지기 십상입니다.
제 딸아이가 올해 여덟 살이 되었습니다. 이제 아장아장 걷는 어린 아이가 아닌데 뛰다가 넘어져 턱과 눈이 찢어져서 두 번이나 꿰맸습니다. 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뛰다가 넘어졌습니다.
어느 날 아침,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데 평소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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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앞서가는 친구를 보더니 먼저 뛰어가더군요. 그 모습을 보는데 그 순간 알았습니다. 아, 저 아이는 안짱다리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고 흥분을 하면서 뛰어가다가 자기 발에 걸려서 넘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더니 무릎부터 골반까지 다 틀어졌다고 했습니다. 다리 교정기가 150만 원 정도이고 골반에는 또 다른 장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짧게는 1년부터 3년까지 걸린다는 겁니다.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 삶의 걸음걸이를 체크해보세요
어느 날 문득, 우리도 삶에서 억울하게 자꾸 넘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일도 잘 안 풀리고 인간관계도 꼬이고, 뭔가 될 것 같았는데 안 되고, 그렇게 자꾸 넘어집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자꾸 삶에서 부딪히고 찢어지고 부서지고,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그 이유를 밖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내 걸음걸이를 한 번은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해서 내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면, 나 자신 안에 갇혀 있던 나를 밖으로 꺼내 내 걸음걸이를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내가 안짱다리는 아닐까?
■ 삶의 안짱다리를 교정하는 방법
의사 선생님이 안짱다리는 후천적 장애이기 때문에 고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뼈가 연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자세를 오랫동안 반복해서 취하면 뼈가 틀어진다고 합니다. 인생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사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은 이랬습니다. “무조건 치료됩니다.”참 다행이었습니다. “다만 하루에 정해진 시간만큼 교정기를 제대로 하면 1년이 걸리고 그렇지 않으면 3년이 걸릴 것입니다. 나쁜 자세로 생활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하라는 것 하고, 하지 말라는 건 웬만하면 하지 말고 힘들지만 1년에서 2년의 시간을 견디십시오.”
불행하고 짜증나고 아프겠지만 교정은 마법처럼 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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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안짱다리를 교정하고 싶다면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더 강력히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의지’입니다.
그런데 의지라는 것은 내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작심삼일 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죠. 우리는 다 수차례의 경험이 있습니다. 태산 같던 의지가 금방 고꾸라졌던 경험이 있고, 숱한 다짐과 결단이 안개처럼 흩어져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의지도 근육과 같습니다. 나의 의지가 약하다면 아주 작은 의지를 바탕으로 소소한 성취들을 쌓아올려 보십시오. 매일 반복하는 운동이 단단한 근육을 키우듯, 어느새 강인해진 스스로를 발견할 것입니다.
우리가 걸려 넘어질 물건은 수없이 많습니다. 언제까지 그것들을 탓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실패가 계속된다면 내 삶의 갈음걸이가 어떤 지를 돌아보세요. 만약 문제가 있다면 지금, 돈을 쓰고 시간을 투자하십시오. 그리고 그에 앞서 의지를 단단히 하십시오.
◉ 내 삶을 진단하는 법
저에게 영감을 주는 많은 사람 중 진모영 다큐멘터리 감독이 있습니다. 진 감독님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누적 관객수 480만 명에, 역대 다큐 사상 흥행 1위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한국 영화사상 투자 대비 가장가장 큰 수익을 올린 영화라고도 합니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진 감독을 로또 당첨된 사람처럼 바라보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로또에 당첨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첫 번째가 회사에 사표를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한 대기업에 강연을 갔을 때 행사 담당자님이 저에게 재킷 주머니에 있는 로또를 슬쩍 꺼내 보여주셨습니다. 자신은 매주 로또를 사는데 당첨번호가 발표되기 하루 전날이 가장 기분 좋다고 하시더군요. 당첨이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면서요. 재킷 주머니 왼쪽에는 로또, 오른쪽에는 사직서가 들어 있다고 했습니다.
■ 이미 천국에서 사는 사람
진 감독은 로또에 당첨된 것이나 다름없는 큰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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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작품 <올드 마린보이>를 준비했습니다. 고생고생 하다가 로또에 당첨됐는데, 그 행운과 복을 실컷 누리기는커녕 다시 짐을 싸서 시골 마을 바닷가로 내려가 그 다음 고생을 시작한 겁니다. ‘나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겠다. 오늘을 사는 것처럼 내일을 살겠다.’하는 삶의 자세이지요. 이런 사람은 이승이 이미 천국입니다. 성과에 관계없이 하루하루를 후회 없이 사는 태도인 것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잘 살고 있다고 느낄 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너무 행복할 때 ‘이대로 죽어도 좋아’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요. 인간은 결국 모두 죽습니다. 그 죽음을 이기는 방법은 안 죽는 것이 아니라 죽기에 두렵지 않은 순간을 자주 맞이하는 것입니다.
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좋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좋은 것들을 누군가에게 전해 줬는데 그것으로 인해 그에게 도움이 될 때, 난 그걸 보는 게 행복하구나. 그래서 로또에 당첨된다 해도 그 일을 그만두고 세계 여행을 가거나 투지를 위해 건물을 사기보다는, 이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돈을 쓸 것 같습니다.
■ 오늘까지는 내 인생의 전반전입니다.
오늘은 우리 남은 인생의 첫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 말을 듣기 전까지가 전반전이고 이 말을 들은 이후부터는 후반전입니다.
가끔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야 할 때가 있지만, 이정표를 한 번씩 보는 것도 지혜입니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들여다봐야 하고, 모르면 물어봐야 합니다. 삶은 간단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미련한 건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데 물어보지 않는 것’입니다. 더 미련한 건 물어봐서 ‘답을 알있는데도 계속 잘못된 길로 가는 것’입니다. 그럴 거면 왜 물어 본 걸까요?
회개(悔改)라는 단어 자체는 종교적인 말이 아니라 ‘가던 방향을 틀어 바꾼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묻는 것은, 알기 위함이라기보다 방향을 수정하기 위함입니다. 물어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모르는데 묻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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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정말 부끄러운 거겠죠. 내 가슴에게 물어보고, 각 분야의 선배에게 물어보고, 그래야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방향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걷다가 중간에 모르면 꼭 물어보세요. 그러면 세상이 안내해줄 것입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꼭 이정표를 확인하세요.
0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앞으로도 살 것이다.
□ Yes □ No
- 내가 살아온 방식으로 나의 자녀들도 살았으면 좋겠다.
□ Yes □ No
만약 두 질문의 답이 Yes라면 나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고, 답이 No라면 내 삶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 셀프텔러를 변화시켜라
내가 나 자신에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머리에서 때로는 가슴 안에서 그 목소리가 들립니다. 바로 ‘셀프텔러’의 목소리입니다. 셀프텔러는 내 안에서 자신에게 말하는 존재입니다. 저는 이 목소리가 인생의 방향키를 움직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셀프텔러는 평상시에는 자주 말을 걸지 않습니다. 하지만 긴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중요한 판단을 해야할 때 말을 걸어옵니다.
가령 자동차 접촉 사고가 났을 때 셀프텔러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어떤 셀프텔러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안 다쳐서 천만 다행이다. 차는 보험처리하면 돼. 이만하면 정말 다행이다.” 또 다른 셀프텔러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아, 짜증나, 어쩐지 요즘 별 일없이 잠잠하다 했다. 이럴 줄 알았지.” 두 부류의 셀프텔러 중 여러분의 셀프텔러는 어느 쪽 인가요?
■ 셀프텔러는 어디에서 올까요.
셀프텔러의 존재를 찾는 여정은 ‘내 안의 어린아이를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셀프텔러는 우리가 과거에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우리의 가장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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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운 사람이 했던 언어와 비언어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말 그대로 소리화 된 음성언어를 뜻하고 비언어는 쉽게 말하면 표정이나 제스처입니다.
우리가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이 어떤 말을 해줬는지가 우리의 셀프텔러를 만듭니다. 왜냐하면 무의식은 의식의 반복이거든요. 반복해서 들었던 말이 나의 무의식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의식은 다시 의식에 영향을 주고요. 이렇게 반복되면서 그 사람의 운명이 되고, 삶 전체를 바꿔놓기도 합니다.
얼마전 NGO단체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아프리카에 가서 우물을 파거나 학교를 짓는 활동을 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가 간 곳은 내전 지역이었습니다. 수단에서 내전이 일어나 우간다로 100만 명이 피난을 왔는데, 그곳 난민촌에 수많은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부모와 어른들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군인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너무도 일찍 커버린 거지요.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많이 다투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저한테 도망가라고 했어요. 집 밖으로 도망을 가면서 저는 엄마를 두고 간다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공사장 같은 곳에서 쭈그리고 앉아 두려움괴 죄책감에 떨고 있으면 막내누나가 저를 찾아왔어요. 만약 누나가 저를 찾으러 와서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말해줬다면 좋았을 거예요. 그런데 누나는 그러지 않았어요. “야! 그래도 네가 남잔데 엄마를 지켜줘야 하는 거 아냐? 너는 왜 만날 아빠가 술 먹고 오면 도망가? 넌 겁쟁이야!”그 말을 듣고 제가 누나에게 무슨 반박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저 얼어버렸습니다.
아이는 뭔가 잘못되면 자신이 잘못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호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온전한 어른이 되지 못합니다. 그 아이의 체격, 지식, 사회적 지위는 어른이 될지 몰라도 마음은 어린아이에서 멈춰버립니다.
■ 내면 아이는 어떻게 치유할까요
우리 안에 굳어버린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를 찾아가세요. 어른이 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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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그 아이에게 엄마 또는 아빠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그때 들었어야 했던 말을 지금이라도 해 주는 것이지요.
“괜찮니? 문제없어, 걱정 마. 그리고 사랑한다. 이 힘든 상황을 통해서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결코 잊어서는 안 돼.”
이게 소위 ‘얼음 땡’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릴 때 얼음 땡 놀이, 한 번쯤 해보셨죠? 술래가 사람을 잡으려고 할 때 ‘얼음’이라고 하면 술래는 더 이상 그 사람을 잡지 않아요.이 사람은 누군가 ‘땡’을 해줄 때까지 얼어 있는 거지요. 마찬가지로 어른이 된 내가 ‘땡’해줄 때까지 내 안의 아이는 마음이 얼어 있습니다.
소록도에 가면 나병을 앓고 있는 분들이 있어요. 그중 한 분이 신앙을 갖고 세례를 받았는데 외국인 선교사가 다가와 장갑을 벗고 그분 손을 잡으며 같이 기도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이 환자가 막 우는 겁니다. 기도가 끝나고 나서 “왜 이렇게 많이 우셨어요?”하고 물으니 이렇게 대답합니다. “청소년 때 나병이 발병되어 부모도 나를 버리고 친척들도 외면하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쫓겨나서 이곳에 왔는데, 그 이후로 나의 맨살을 만진 사람이 당신이 처음입니다.”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맨살을 만져준 사람, 그래서 자신도 해석할 수 없는 눈물이 터져 나왔던 것입니다. 그 선교사가 나병 환자의 살을 만지면서 ‘땡’을 해준 것이지요.
사연 뒤에 숨지 마세요. 위로 받지 못한 사연은 그냥 사연이에요, 그리고 사연 많은 사람, 사연 많은 인생, 사연 많은 집안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남들은 생각보다 우리한테 관심이 없어요, 여러분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여러분의 열등감에 여러분의 수치스러웠던 과거에 별로 그렇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나도 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잖아요. 우리는 보통 남의 눈물겹고 힘들었던 삶에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살았지?’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 그 아이를 찾아가 안아주세요
내게 “괜찮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엄마 아빠가 없었다면 그냥 내게 그런 부모가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해 버리세요. 그리고 상처 난 마음이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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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싶으면, 나의 셀프텔러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나 자신을 터치해주세요. 사람은 기억을 머리에만 남기는 게 아니라 온 몸에 남긴다고 해요. 그래서 내가 나를 안아주는 건 나의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안아주는 것과 유사하대요. 스스로를 두 팔로 안고 토닥토닥해주세요.
사람은 아프면 아프다. 힘들면 힘들다. 속상하면 속상하다. 때로는 서글프고 외롭다. 그것을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건강합니다. 슬플 때 울지 않으면 몸의 다른 장기와 기관이 대신 운대요. 어릴 때 잘 울지 않았다면 커서는 더 힘듭니다. 나는 엄마니까. 나는 사장이니까. 나는 남자니까. 등 등 울지 못할 가면이 덧씌워졌거든요. 진정으로 강한 자는 강한 척하지 않습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버터플라이 허그(Butterfly Hug)라는 심리 요법이 있습니다. 두려움, 근심, 불안, 걱정 등 감정적으로 동요가 심할 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입니다.
1. 고요한 시간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2. 오른손은 왼쪽 어깨에 왼손을 오른쪽 어깨에 X자로 교차해서 올려 놓습 니다.
3. 천천히 네 번에서 여섯 번 정도를 가볍게 토닥여 줍니다.
“양측성 자극”: 뇌의 양쪽이 자극되면서 부정적 느낌과 기억이 감소
4. 이때 눈을 감고 안전하고 평온한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특정 장소나 평화, 평온 등의 단어를 떠올려도 좋습니다.
5. 그런 다음에 두드리는 것을 멈추고,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합니다.
이렇게 3~4회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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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것 보다 나에게 맞는 것
■ 평생 내 사이즈를 모르고 산다면
인생이라는 길을 걸을 때 무조건 좋은 신발이 최고는 아닙니다. 신발의 첫째 목적은 편안함입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은 아세요. “인생, 그렇게 화려한 거 큰 의미 없다. 편안하고 속 편한 게 최고야.”편안을 다른 말로 하면 평안이죠 저도 제 삶의 1순위를 ‘평안’으로 두었습니다. 내 몸과 마음이 평안한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인생이란 것은 어찌 보면 여행인데 여행에서 신발이 불편하면 내내 힘이 들거든요. 먼 여행을 갈수록 신발이 편안해야 합니다. 신발의 첫째 조건은 브랜드도 아니고 화려함도 아니고 편안함입니다. 모든 관계에서도 똑같아요. 부모자식 간에도 그렇고 연인 관계에서도 그렇고 직장 생활도 그렇고 평안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 관계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거나 힘들어 합니다.
■ 평안하려면 내 영혼의 사이즈를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나와 맞지 않는 걸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보이고 싶고 좋아 보이고 싶어서 불편한데 꾹 참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 맞는 신발을 신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 저녁에 피곤함으로 지쳐 쓰러집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 살다보니 내가 나를 모를 때가 있습니다. ‘내가 이 나이 먹도록 나를 제대로 몰랐네.’ 이건 도대체 누가 얘기해 줬어야 했던 것일까요? 부모님이 얘기해 줬어야 하나요? 스스로 깨달았어야 하나요? 누군가를 향해 배신감이 들거나 원망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감사하게도 앞으로의 인생이 우리에게 남아 있으니까요.
평안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내 영혼의 사이즈를 알아야 비로소 누릴 수 있습니다. 좋은 물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사이즈입니다. 우리의 영혼의 사이즈를 우리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더 흘러가기 전에 알고 거기에 적합한 신발을 신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평안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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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욕망은 때론 나의 힘이 됩니다. 너무 젊은 나이에 득도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때로는 욕망에 끝까지 반응해 보세요. 그것이 물질적이고 맹목적이고, 헛되고 허망할지라도 말입니다. 욕망에 집착하는 자신을 너무 심하게 검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실수도 해보고, 실패도 해 보십시오. 대신 그러면서 본인의 마음을 바라봐 주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할 것입니다.
젊은 날에 엄청난 구도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철이 드는 게 맞는 거고, 마찬가지로 너무 젊은 나이에 철들려고 애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생기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법정 스님은 유언으로 “풀어 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며 그동안 출간한 자신의 책을 절판하라고 하셨습니다. 요즘, 말을 한다는 것의 책임감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듭니다. 성경의 잠언에서도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렵다”고 한 이유를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말 속에는 유머의 의미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유머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 ‘우모르(umor)’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 단어는 ‘몸에 흐르는 액체’라는 뜻이었습니다. 즉 유머라는 말은 본래 흐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유머의 뜻을 ‘재밌다’, ‘웃기다’로 생각하고 있지만 ‘흐르다’에 가까운 것이지요.
■ 한국 사람의 슬픈 자화상
흐르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많은 물이 있어야 합니다. 흐르기 위해서는 어딘가에서 많은 물을 받아 오거나 내 안의 샘이 가득 차서 흘러 넘쳐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샘물이 고일라치면 퍼내고, 고일라치면 퍼내어 급기야 스스로 고갈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우울증이 찾아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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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나무의 수액은 아무 때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인 2월 전후 20일 안팎으로만 수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액을 받는 구멍도 산림청에서 정한 깊이와 넓이로만 가능합니다. 그렇게 구멍을 뜷어 호스를 연결하면 관절, 위장, 폐에 고루 좋다는 고로쇠 물이 나옵니다. 고로쇠라는 말 자체가 뼈에 좋다는 한자어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날이 풀려 봄기운이 만연해지면 고로쇠나무는 수액을 멈춥니다. 자신에게는 남아도는 물만 내어주고, 그 이후로는 수액을 내어주지 않는 것이지요
고로쇠나무처럼 자기가 살아남기 위한 물은 간직하고 내어주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아빠, 엄마라는 역할, 직장인이란 역할, 학생이라는 역할, 너나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탈탈 털어 살아냅니다. 그러니 어느 새 물기 없는 나무처럼 삐쩍 마른 생기 없는 인생이 되어 버립니다.
■ 내 안의 샘물이 말랐을 때 잠시 쉬어 가세요.
내 안의 물이 말라버렸다 느낄 때, 다시 샘물이 가득 차오를 때까지 잠시 가만히 있어보세요. 샘물은 위에서 들이붓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차오르는 것입니다. 때문에 샘물이 말랐다고 생각될 때는 뭔가를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가만히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내 안의 수원(水源)에 문제가 없으면 모금씩 물이 차오릅니다. 필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마치 겨울에 모든 생명이 잠시 쉬어가듯 말입니다. 겨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기가 아니라 땅의 기운이 차오르길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시기를 참지 못하고 언 땅에, 쉬어야 하는 땅에 뭘 자꾸 심어보려 합니다. 거기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누구나 힘들어질 때가 있습니다. 살면서 반드시 그런 때가 찾아옵니다. 그러니 ‘내가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잘 나갈 때는 지금을 잊지 않고 겸손해야지, 잘 나갈수록 주변 사람들을 도와야지, 지금이 내 인생의 바닥이라고 치자. 항상 같은 자리에 머무는 것은 아니니 일어설 때도 찾아오겠지. 그땐 감사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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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저수지에 물을 모으는 방법
힘들 때는 어떤 소리든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럴 땐 평상시에 쌓아놓은 물로 겨우 버티는 것입니다.
그러니 삶의 저수지를 하나씩 가지고 계시는 게 좋습니다. 마음이 겸허할 때, 당신이 무언가를 잘 수용할 수 있을 때, 조금 힘이 남아 있을 때 강의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종교 활동을 하거나 명상을 하세요. 그것들을 빗물처럼 내 삶에 내려, 내 삶의 저수지에 모아두세요.
‘그런 거 한다고 내 삶이 좋아져?’ ‘강의 한 번 듣는다고 내가 바뀌어’ ‘책 읽는다고 문제가 해결돼?’ 이렇게 회의감부터 드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그러면 술을 마시러가죠.
술을 마시면 실제로 체온이 1도 쯤 올라가면서 스트레스 물질이 그 순간 잠시 녹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지속력이 약하고, 중독성은 강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물질과 함께 간도 체력도 녹아내리지요.
뭐든지 한 번 해서 바뀌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 한 방울 한 방울이 우리의 영혼에 조그마한 저수지를 만듭니다. 꾸준히 하는 것만이 내 삶에 남고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했던 일들은 결국 몇 년 뒤에 보면 내 몸만 상하게 합니다.
슬럼프는 멈춤이 아니라 충전의 시간입니다. 그러니 일단 정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힘들 때는 조금 앉아 쉬세요. 계속 서 있으면 나중에 아예 회복이 안 될지도 몰라요. 아무 일 없는 척, 괜찮은 척, 다 이겨낼 수 있는 척하지 마세요. 그래야 우리에게 그 다음 단계가 있지 않을까요?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아래는 번아웃 증후군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입니다. 10개 중 3개 이상이면 본인이 번아웃 증후군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3개 이상에 그렇다고 대답하셨다면 ‘일단 정지’해보시기 추천합니다.
1. 일을 할 때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다. ( )
2. 일을 마치거나 퇴근 할 때 완전히 지쳐있다. ( )
3.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만 하면 피곤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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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맡은 일에 심적 부담과 긴장을 느낀다. ( )
5. 업무를 수행할 때 쉽게 실증을 느낀다. ( )
6. 업무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다. ( )
7.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일한다. ( )
8. 나의 직무 기여도에 대해 냉소적이다. ( )
9.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순간적인 쾌락을 즐긴다. ( )
10. 최근 짜증, 불안이 많아지고 마음에 여유가 없다. ( )
◉ 고요한 나만의 시간을 가져라
조용한 산책길을 걸어본 지 얼마나 됐나요 사위가 어둑해지는 초저녁이나 오가는 사람 별로 없는 먼동 트는 무렵에 자박자박 내 발자국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그런 산책 말입니다. 사람은 정말 고요한 시간을 가지면 원래 있던 소리가 잘 들리고 자기 내면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다른 이들과 연결돼 있으려고 하면서, 외부 소음에 자신을 맡기고 남의 의견을 기댑니다. 마치 나중에 일이 잘되지 않았을 때 그 사람에게 핑계를 대려는 것 같아요. “거봐, 네가 그때 나한테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나 잘 안 됐잖아.” 이렇게 나에게 면죄부를 주고 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건 아닐까요?
■ 나 자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자기 안에 어떤 소리가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가치를 두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즐거워하는 것,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이 적다.” 사랑하려면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진자 소리부터 만나야 합니다. 나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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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영화 <미션>에서 가브리엘 신부가 원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악기 오보에로 ‘가브리엘 오보에’를 연주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오보에 특유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데,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름답다’는 게 뭔지 느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영화 <시스터 액트>에서 다시 마음이 멈추었습니다. 암울했던 교도원과 수녀원이 노래로 인해 변해 가는 것을 보고 감동한 것이죠. 주인공 배우가 즐겁게 노래하는 장면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아, 저거다.’
내 안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 중 하나는 멈추어보는 것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는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습니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가끔씩 말을 멈춰 세우고 말에서 내려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자신이 너무 빨리 달려 영혼이 미처 따라오지 못할까 봐 잠시 멈춰 기다리는 것이지요. 우리도 잠시 멈춰 내 영혼과 내 마음이 쫓아올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산책입니다.
산책을 할 때는 혼자가 좋습니다. 산책은 한 걸음, 한 걸음 고요함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입니다. 휴대폰은 잠시 꺼두시고요.
혼자만의 산책을 하세요.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뭔가 찜찜한 부분이 있다면 풀릴 듯 말 듯 일이 꼬여만 간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마음이 계속 편치 않다면, 나 자신을 마주할 시간입니다. 내 안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산책이 좋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검증되었습니다. 스텐포드 대학교의 메릴리 오페조와 대니엘 슈위츠 교수의 연구팀이 재미있는 실험을 했는데요. 걷기가 창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과 연구 종사자 176명을 대상으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를 앉아서 풀게 하고, 다시 러닝머신 위에서 가볍게 걸으며 풀게 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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웠습니다. 그냥 앉아 있을 때보다 걸을 때 창의적인 능력이 81% 이상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헤겔, 하이데거 같은 철학자나,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같은 이들도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 산책의 룰
혼자 갈 것, 휴대폰은 끌 것, 20분 이상 걸을 것, 꾸준히 할 것,
◉ 나를 위한 노래
저는 심리학 전공자도 아니고 철학 전공자도 아니고 기타 다른 인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제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나는 뭐하는 사람이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그렇게 고민의 시간이 지나면서 제 이야기의 가장 큰 근원은 ‘음악’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저는 음악 대학을 다닐 때 ‘어떻게 소리를 낼 것인가’를 가장 많이 고민했어요.
■ 목소리를 찾는 과정
음악 대학을 입학하려면 먼저 레슨을 받아야 합니다. 저는 ‘레슨’이라는 단어를 군 제대 후 입시를 준비했던 스물 셋에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수중에 돈도 없었습니다. 아는 동생이 음대에 들어갔다기에 무작정 찾아가 레슨 선생님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학교에서 조교를 하는 선배를 소개해 주더군요.
전 선생님이 시키는 걸 열심히 하는 타입이었어요.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거든요. 살아오는 내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몰라 방황했고, 누군가 나에게 가르침을 주면 그대로 따라하려 노력했어요.
그런데 이 조교 선생님이 자꾸 한국 가곡만 가르쳐 주는 거예요. 음악대학 입시는 이태리 노래와 독일 노래로 보는데 말이죠. 지금 생각해 보니 사실 그 선배가 음대 입시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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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부랴부랴 지인을 통해 한 서울 소재의 성악과에 다닌다는 형을 소개받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 힘을 빼야 인생도 쉬워집니다
자기의 소리를 찾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 두 번째는 쓸데없는 힘을 버리는 것입니다. 저는 성악가가 되려고 성악가처럼 말했고, 바리톤이 되려고 바리톤처럼 말했어요. 그렇게 제 진짜 소리를 찾기도 전에 잃어버렸지요. 대학을 졸업하고도. 성악 레슨을 10년 쯤 받다 마침내 성악을 접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강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무심코 노래를 흥얼거렸어요.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부드럽고 사랑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나왔어요. 너무 좋아서 다시 부르면서 녹음도 했습니다. 그걸 번복해 들으며 또 한 번 행복했습니다.
전 항상 ‘소리’위주였습니다. 내가 부를 수 있을 만한 노래를 했죠. 분노와 격정이 가득한 그런 노래들을요. 그런데 거기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불렀어요. 드디어 ‘놓고’한 거죠. ‘놓고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저는 그날 기쁨을 느꼈습니다. 고지를 점령했다는 느낌이 아니라 자유로워졌다는 기쁨, 내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흘러갔다는 느낌이었어요. 예전에는 노래를 들으면 분석을 했습니다. 내가 부를 수 있을까? 어떻게 소리를 내는 걸까? 그런데 이제는 노래를 편하게 들을 수 있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게 됐어요. 쉽고 즐겁게 부를 수 있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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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작은 노래라 할지라도 비록 작은 성취라 할지라도
저에게는 그 소리가 셀프텔러였습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소리가 아닌 다른이가 원하는 소리가 아닌 나를 자유롭게 하는 나의 소리, 어쩌면 이 사회가 최고라고 여기는 성과와는 무관할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추구해 왔던 것과도 거리가 멀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성악가로 유학도 가고, 이름도 날리고 성공하기를 바랐지만 지금은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나만의 소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소리를 찾기까지 매우 길고 긴 고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었고, 스스로를 비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그 소리를 찾으세요. 그러면 아주 작은 노래를 부른다 하더라도 내 영혼이 꽤나 행복해할 것입니다. 나만의 소리를 찾으시고 진정한 삶의 노래를 부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내면의 소리에 반응을 하고 싶은데, 현실의 소리, 환경의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올 때가 있어요. 내면에서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네 나이가 몇인데’, ‘너는 지방대 출신이잖아’,‘너는 집이 가난하잖아’, 따위의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내 나이, 내 출신, 내 모습은 바꿀 수 없는 것들이에요. 바꿀 수 없는 무언가 때문에 내가 할 수 없다면 영원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인생을 살다 가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소중합니다. 현실의 소리가 들려올 때 “그래, 그 말이 맞아, 그런데 말이야. 나는 내가 소중해.” 이렇게 대꾸하세요. 내 인생에 연민의 마음을 가지세요. 그러면 그 부정적인 소리가 힘을 잃어요. “그래 그 말이 맞다” 인정하는 순간 다른 곳에사 새 기운이 날 거예요. 현실의 바닥을 딛고 일어날 기운 말이에요.
◉ 제 목표는, 건강한 김창옥입니다
■ 내 이름으로 사는 것
어려운 때를 지나오긴 했지만 저는 한 번도 강연으로 실패할 것이라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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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스타강사가 되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스타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고 강사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건강한 김창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영화배우 일을 곁들여 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하고 재미있는 김창옥이 되고 싶어서 배우를 택한 거지, 유명해지고 싶어서 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김창옥이고 싶습니다.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에게는 굳이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습니다. 그냥 송강호는 송강호, 최민식은 최민식이지요. 이미 그 사람 이름이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저는 그걸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제 이름이 되는 것.
당신은 무엇을 소망하나요?
우리의 소망이 원하는 대로 꼭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고 바라지도 않았는데 이루어지는 경우는 아예 없습니다. 자, 어디에 승부수를 거시겠습니까? 원하고 기도하고 소망하고 이름을 부르고 그렇게 애를 써도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그런데 당신의 이름도 소망도 기도도 없다면 안 될 확률은 98%에 가깝습니다.
■ 나의 본질을 지켜내십시오
제가 변한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변화의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강연을 처음 시작했을 때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괴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힘들어진 것은 강연이 잘되고 조금씩 유명해지기 시작한 이후였습니다. 내 본질에 대한 사랑이 떨어지니 힘에 부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에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본질이 있습니다. 본질을 지키지 못하면 계속해서 비본질적인 것들이 나를 침범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고’가 되지 못하고 ‘보통’으로 살아갑니다. 그럼 우리의 삶이 가치가 없어지는 걸까요? 아니요, 최고가 아니어도 우리 인생은 매우 소중합니다. 내가 애초에 생각한 그것이 아니더라도 인생에는 아주 여러 방향의 가치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니 너무 고집부리지 마십시오. 미련을 가지고 욕심을 부리면서 세상이 좋다고 여기는 가치, 남 보기에 좋아 보이는 가치를 놓지 않으려고 끙끙대면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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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좀 이기적으로 살기로 합시다.
제가 연기에 도전하는 이유는 성악을 했던 이유와 똑같습니다. 세상에 좋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기 보다는 스스로가 즐겁고 몸으로 부딪쳐 깨닫고 싶기 때문입니다. 다른 방송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이유도 나의 다른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서입니다.
강연에서 쓸 수 있는 감정선은 일정하고 고정돼 있습니다. 즐겁고 따뜻하게 마음을 나누며 공감하는 것이지요. 때로는 진심으로 때로는 필요에 의해 쓰는 감정들입니다. 그런데 제게는 다른 색도 많습니다. 언젠간 그 색이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를 위해서요. 나 자신만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선택한 활동이 연기입니다. 강연에만 시간을 할애하기에도 버거운 일정이지만 이기적으로 내게 연기할 시간을 줍니다.
랍비 힐렐이 이럼 말을 했습니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날이 있겠는가?”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좀 더 이기적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기(利己)라는 게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뜻인데,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살면 안 된다고, 나쁘다고만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 삶의 지진을 기회로 바꾸는 사람
사람은 과거의 경험으로 살아갑니다.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다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마음을 먹기 위해서는 마음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살면 살수록 알게 되는 사실은 모든 인간관계를 깨뜨리거나 좋아지게 만드는 핵심이 ‘언어’라는 것입니다.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 삶에 지진이 찾아왔을 때
감사하게도, 인생엔 다시 태어날 기회가 있습니다. 가끔 이렇게 말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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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이 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난 예전의 내가 아니야.”
우리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몇 가지 선택을 합니다. 이사를 가거나 이직을 하거나 이민을 가기도 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거지요. 최근에는 개명도 많이 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다시 태어나고 싶어서 이름도 바꾸고, 이민도 가고, 결혼이나 이혼을 합니다.
여유 시간에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빈티지 옷을 사러 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맛있는 것도 먹고 옷도 샀습니다. 근데 그날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뭐였는지 아세요? 일본 지진이었어요. 제가 동경에 간 딱 그날 지진이 일어난 거예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진을 겪어봤습니다. 단독 주택에 묵었는데 갑자기 건물 전체가 흔들렸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나서 두 사람에게 연락을 했어요. 그중 한분이 제 강의 <포프리쇼>를 후원하는 ‘포푸리’의 사장님이었어요. 곧 답장이 오더라고요. “로또보다 어려운 지진 체험, 축하해요.”
어느 날 삶에 로또보다 어려운 확률의 지진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내 삶에 일어날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지진, 여러분 지진을 경험하면 어떤 줄 아세요? 처음에는 개념이 없습니다. 이게 뭔지를 모릅니다. 판단을 할 수가 없어요. ‘죽는구나’ 하는 생각도 없고 그냥 패닉이 옵니다. 정신체계의 붕괴, 순간 머릿속의 모든 것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 강력하게 찾아오는 건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거대한 소리였습니다.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는 어마어마한 소리였어요.
삶에도 지진이 일어날 때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외부에서 들리는 심한 비난이나 욕설은 시간이 가면 잠잠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내면으로 들어와서 계속 맴도는 거예요. 감당할 수 없이 커진 그 소리가 삶을 마구 뒤흔듭니다.
■ 제2의 모국어를 배우십시오
지진은 모든 것을 무너트리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듭니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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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것들이 흔들리면 마음이 부들부들 연해지기도 합니다. 그때 듣게 되는 언어가 제2의 모국어가 됩니다. 그러니 지진을 겪은 나 자신에게 내가 해 주는 말이 중요합니다. “난 절대 믿을 수 없어! 내 삶에 그런 일은 없어!” 자신의 건물이 지나치게 견고하다고 믿어버리면, 삶에 지진이 찾아올 때 그 건물에 깔려버릴 수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라는 유연한 내면세계는, 내진 설계가 잘 된 건물처럼 삶이 흔들려도 잘 지나갈 수 있는 마음의 집이 됩니다. 열쇠는 우리 자신 안에 있습니다. 삶의 지진이 찾아왔을 때 자신에게 “로또보다 더 어려운 지진 체험 축하한다”고 말해 주십시오. 그러면 지진 이후의 삶이 새로워집니다.
■ 삶을 위한 작은 제안
지진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자주 있으면 안 되겠죠.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일은 사실 적을수록 좋습니다. 그런데 자꾸 삶에 지진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은 인간이 알 때까지 반복해서 사인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큰 지진이 일어나기에 앞서 일어나는 작은 지진들을 전진(前震)이라고 합니다. 전진이 있을 때 깨어 알아채고 대비한다면 삶의 큰 지진을 잘 비껴갈 수 있습니다.
◉ 가치 우선순위를 정하라
저는 가끔 NGO 단체와 함께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밝히기 부끄럽기도 하지만 전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도 알아야 한다는 주의거든요. 그래서 강연에서도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여러분도 기회되면 하시라는 취지지요. 얼마 전에도 아프리카에 다녀왔는데 아부다비를 경유했습니다.
비행기 좌석 모니터에 특이한 아이콘이 있었습니다. 이슬람고 성지인 메카가 어디에 잇는지를 알려주는 표시더군요. 이슬람교도는 하루에 다섯 번 메카를 향해 기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 사람마다 자신의 메카가 있습니다
메카란 자기의 신이 있는 곳, 풀어서 말하면 내가 신처럼 인정하고 존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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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믿는 나의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그곳이야말로 나의 성지인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특정 종교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에 필요한 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기만의 성소(聖所)가 있나요? 내 인생의 중심, 내 마음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것, 내가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나요? 만약 그런 성소가 있다면 내가 삼십 대이든, 사십 대이든, 내가 회사에 있든 가정에 있든 그 어느 곳에 있든 계속 나와 성소와의 거리와 위치를 확인하십시오. 실제로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어떤 선택을 할 때 내 마음의 중심을 기준으로 결정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 현실을 기준으로 선택을 하지요. 지금은 나이가 어리니까, 또는 나이가 많으니까, 돈이 없으니까. 현실적으로 이게 유리하니까 등등 상황을 뛰어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들이 메카를 향해서 절을 하는 것은 내가 가치를 느낀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나를 두근거리게 하는 재미가 잇다는 말이거든요. 무언가에 집중하면 재미있어지고, 재미있어지면 다시 집중하게 됩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내가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가치우선순위’를 매겨보십시오. 판단하는 기준은 그 가치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없던 에너지도 불쑥불쑥 생기는지의 여부입니다. 이걸 내가 제일 중요하게 여겨야 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셀프텔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합니다.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 결정하지 마세요. 산책 같은 고요한 시간 속에서 결정하면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매년 1월 1일이면 가치순위를 점검하고 상위 다섯 개의 가치를 크게 프린트해서 집과 일터에 붙여 놓는다고 합니다.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지정해도 좋고 다이어리를 쓴다면 맨 앞장에 적어 놓는 것도 늘 나의 중심을 확인하는 중요 방법이 될 것입니다.
1. 가족우애 2. 감사 3. 건강 4. 겸손 5. 경제적 안정
6. 모험 7. 배움 8. 봉사 9. 사람 10. 사회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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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안정 12. 열정 13. 영성 14. 자유 15. 정직
16. 지성 17. 창조 18. 최고가 되는 것
19. 투자와 확장 20. 행복
◉ 당신은 어떤 색의 사람입니까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할 때
2. 원하지 않는 것을 반복해서 해야 할 때
3. 나이는 들었는데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를 때
이때는 인간을 허무하게 만드는 우울감까지 동반합니다.
■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들
저는 요즘 옷보다 낡고 오래된 느낌이 드는 빈티지 옷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저는 유행하는 브랜드나 명품 위주의 옷을 샀습니다. 내가 중심이 아니라 남들 눈이 먼저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사 놓고 보니 그런 옷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알아내고, 자기가 원하는 장소를 알아내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알아내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알아내는 것처럼 중요한 건 세상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민족을 흔히 백의민족이라고 부릅니다.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신분을 가진 자들이 본인들만 쓸 수 있는 색을 정해 놓았던 시대가 있었던 것이지요. 왕만 입을 수 있는 색, 사대부가 입을 수 있는 색을 정해놓았던 것입니다. 신분 시회에서는 옷만 봐도 어느 계급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지요. 흔히 말해서 권력을 가진 사람만 색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백의민족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권력이 없는 자. 자신이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은 자에게는 색을 주지 않았습니다.
■ 나만의 색을 찾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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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색을 알고 그것을 드러내는 것,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저처럼 어떤 색깔, 어떤 질감, 어떤 스토리를 가진 옷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이 황혼기에 접어들 무렵 헛살았다는 허무함과 우울감에 빠져 분노하지 않게 됩니다.
저는 따뜻한 색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둥글둥글한데, 가득 차 있고 싶기도 합니다. 내 색깔로 가득 차되 다른 이들의 색과도 잘 어울리는 그런 사람, 그런 원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 인생의 목표로 삼을 만한 좋은 지점이지 않을까요.
◉ 나를 움직이게 하는 바람
‘구름은 바람 없이 움직일 수 없나니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 순댓국집 벽에 걸려 있던 문구입니다. 물어보니 사장님이 직접 글씨를 써서 붙여 놓으셨답니다. 구름이 바람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것은 사랑입니다
구름은 바람으로 움직이고 사람은 사랑으로 움직입니다. 인간은 자기가 사랑하는 것이 있을 때나 사랑받을 때 움직입니다. 사랑한다는 건 다른 말로하면 내가 관심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니 관심이 가고 더 알기 위해 기꺼이 내 몸을 움직이는 거죠. 반대로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꾸 들여다보고, 결국 사랑하게 되는 것이고요.
자동차의 구동원리는 간단합니다. 자동차의 바퀴는 전륜과 후륜 사륜으로 구동됩니다. 전륜 구동은 엔진의 힘을 앞바퀴에 줘서 주행하도록 만든 것이고 후륜 구동은 뒷바퀴에, 사륜 구동은 엔진의 동력을 앞뒤 네 바퀴 모두에 전달합니다. 국산차의 대부분은 전륜인데 순간 가속도가 좋고 중대형 차와 고급차는 승차감이 좋은 후륜차가 많습니다. 사륜 구동은 엔진의 동력을 앞 뒤 네 바퀴 모두에 전달하므로 힘이 많이 드는 눈길이나 험한 길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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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에너지와 결핍의 에너지
저는 인생도 차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인생도 전륜인 사람이 있고, 후륜인 사람이 있습니다. 전륜은 사랑받는 인생, 앞에서 끌고 나가는 인생이에요. 내가 뭔가를 사랑할 때, 누군가 나를 깊이 사랑해 줄 때, 앞에서 나를 끌어주는 힘이 생깁니다.
‘나’라는 존재 자체로 사랑받았던 사람은, 전륜 구동 자동차처럼 그 에너지가 인생을 끌어줍니다. 하지만 사랑과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 한 쪽에는 사랑과 응원이 있고 한 쪽에는 결핍이 있습니다.
투수가 야구장에 섰을 때 관객이 야유를 퍼부으면 “좋아, 내가 본때를 보여 주겠어” 하는 선수가 있고, “오늘은 안 되겠다”는 선수가 있습니다. 사랑 받을 때 에너지가 나오는 사람이 있는 것에 반해, 야유를 받고 궁핍하고 결핍될 때 에너지가 생기기도 합니다.
저처럼 결핍의 에너지를 쓰는 사람은 사업이 잘 될 수도 있고, 어려운 시험에 합격할 수도 있고, 낯선 땅으로 이민을 가서 초반 적응을 잘 해낼 수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들을 보면 결핍을 에너지로 만든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유대인이나 월남하신 분들 중에 큰 부자가 많지요. 결핍과 열등감에 있었기에 그것을 에너지원으로 발판삼아 일어난 것입니다.
헝그리 정신 결핍의 바람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지만 그것이 채워지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되면 후륜만이 아니라 전륜에도 에너지가 돌아 사륜구동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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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셀프케어 (Self - care)
- 나를 인정하라.
* 셀프케어 : 자기 스스로를 돌보는 것. 우리는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돌봐주어야 합니다.
- 나를 돌보는 것은 나를 관리하는 것과 거의 반대의 개념입니다.
관리는“이렇게 하면 안 돼, 저렇게 해!” “여기가 부족하니 당장 채워!”하는 감독 역할에 가깝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바라봐주는 것입니다. 애정보다 깊은 연민으로 나를 안아주는 것입니다.
◉ 내 안의 아이를 돌보는 일
내 안의 아이들은 툭하면 웁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눈물을 쏟아내는 능력이 있지요. gkl지만 한 살 한 살 자랄수록 우는 일이 적어지고 그렇게 어른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었죠. 왜인지 어른의 기준이 이렇게 돼버린 것 같아요. “나 이제 안 울어. 나 이제 웬만한 일에는 울지 않아”그런데 별로 좋은 기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건 어른이 되었다기 보다는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내 안에 간직해야 할 아이다움, 순수함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왜 내 안의 아이를 잃어버렸을까요? 부모가 싸우는 건 아이들 입장에서는 전쟁과 같은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부모가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이고 손가락질을 하면 아이들은 마치 전쟁을 겪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습니다.
집안에 내전이 자주 일어나면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립니다. 어른스럽게 말하고 어른스럽게 행동합니다. 철이 일찍 든 아이는 어른을 걱정해주기도 하고 어른의 역할에 참여합니다. 착한 아이의 경우 더 그러하지요. 그러나 아이일 때는 마음껏 울 수 있어야합니다. 마음껏 화를 내고 찡찡거리기도 하고 별것도 아닌 일에 하루 종일 웃기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불완전한 모습을 보호자로부터 그대로 이해받고 사랑받아봐야 커서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일 줄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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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의 아이를 되찾아야 합니다
저는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걸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 청각 장애가 있었던 아버지는 정기적으로 일하지 않고 가끔씩 막노동을 해서 돈을 벌었어요. 그렇게 번 돈을 들고 사나흘 집을 나가 노름판에서 돈을 다 잃은 후에야 집으로 돌아왔지요. 아버지가 술에 잔뜩 취해 집으로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면 엄마가 저한테 얼른 밖으로 나가라고 했습니다. 도망치듯 밖으로 나가는 저는 ‘내가 엄마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장면을 보는 게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때는 너무 어렸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그렇게 생각하는 내 모습이 더 큰 충격이었죠. 아빠 때문에 슬프고 괴로우면서도 스스로를 나쁜 자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전 아이다움을 잃어버렸습니다.
과가 이야기는 일종의 거울이거든요. 사람의 마음은 직접 건들면 무척 어색하고 거부감이 들기 쉽습니다. 만약 제가 “당신 안에도 상처받은 아이가 있죠?”라고 다짜고짜 묻는다면 좀처럼 떠오르지 않거나 생각이 나더라도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닐 거예요. 막연히 기분 나쁘고 힘들었던 기분만 떠오를지 몰라요.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거울에 비춰지듯 연민의 마음으로 떠오르는 한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를 잊지 말고 기억해 주세요.
■ 상처는 안에서 곪으면 더 위험합니다.
우간다의 내전 지역으로 봉사활동을 가서 만났던 소년병, 소녀병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 한복판으로 끌려간 피해자였습니다. 아이들은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가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때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기의 이웃을 죽여야만 했으니까요. 그곳에서 얼마간 머물며 아이들의 상처를 돌봐주고 다시 삶으로 복귀하게 돕는 일을 조금이나마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안에서 생긴 상처는 그게 어디인지 확인도 잘 안 될 뿐더러 오랫동안 방치했다가 결국 상처가 도져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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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지 못한 그 아이를 알아봐 주세요.
저는 우간다의 아이들을 보면서 제 큰누나가 떠올랐습니다.
누나와 사이가 멀어진 이유는 이랬습니다. 저희 집은 경제적으로 자립이 되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청각장야가 있고 술과 노름을 좋아했으며, 아이는 너무 많은데 수입이 일정치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이 일 저 일 해가며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생계를 이어갈 뿐이었죠. 그래서 부모님은 큰누나를 초등학교만 졸업시키고 서울로 보냈어요. 서울의 어느 식당에 보내서 거기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돈을 벌게 했습니다. 그냥 입이라도 하나 덜기 위해서 보내버린 거예요.
그렇게 큰 누나는 소녀병이 되어버렸습니다. 누나는 굉장히 미인이고 형제들 중에 제일 명석했어요. 그런데 배움의 기회를 완전히 상실당하고 열네 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된 거죠.
당신은 어릴 때 어떤 아이였나요? 당신의 부모님은 당신과 형제자매들을 어떻게 키웠나요. 그것이 지금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누군가를 심판하려는 목적도 아니고 누군가를 구원하려는 의도도 아닙니다. 그냥 ‘괜찮다’ 여기며 지나쳐온 그 일을 한 번 쯤 알아봐 주는 일 정도입니다. 우리도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주면 좋잖아요. 가족을 위해 장거리 출퇴근을 감내하고 있다든가, 이번 주말 ‘독박육아’에 시달렸다든가 하는 일을 알아채 주는 것 말이에요. 그런 사소한 인정이 마음에 오래 남는 법입니다. 그러니 지나쳐왔던 과거의 그 사람, 그 기억, 내 안의 아이를 새삼스럽지만 지금 한번 돌아봐 주세요.
◉ 문제는 방치된 상처다
악수의 흥미로운 유래를 아시나요? 서부 개척시대 사람들은 항상 총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언제나 누군가를 쏠 수 있는 상태였지요, 상대방에게 공격의 의지가 없다는 걸 보여줄 때 지금 내 손에 총이 들려 있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악수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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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은 어떨까요? 기억은 뇌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둘러싼 근막에도 저장된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기억일수록 우리 몸과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신기하게도 체온이 1도 올라갈 때 그 기억이 녹는데 포옹을 하면 정서적 온도와 몸의 온도가 올라가 기억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부 세미나를 할 때면 서로 안아 주기를 권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일들, 죽일 듯 싸웠던 싸웠든 기억들이 포옹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지워지는 것이지요. 악수는 악의가 없다는 걸 표현하는 것이고 포옹은 기억을 안아주는 것입니다.
■ 우리의 기억을 안아주세요
상처를 그대로 남겨두지 마세요. 내 안의 아이를 안아주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는 근본입니다. 어린 시절의 그 아이를 찾아가 안아줘야 그 아이가 녹을 수 있습니다. 상처하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처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기보다 방치된 상처가 문제인 것입니다.
삶에 위기가 닥쳤을 때, 자괴감이 찾아왔을 때 아물지 않은 상처가 또 아파올 때, “괜찮아, 걱정하지마,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할 수 있는 자기 돌봄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 그늘이 있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날카로운 날을 세우고 나를 방어하고 지키려 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의도하지 않아도 과한 목소리를 내고 부정적인 에너지가 형성돼버립니다. 더 밝은 척하거나 더 깊은 척하거나 더 아무렇지 않은 척하거나 말이지요. 그러고는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고 착각합니다.
정호승 시인은 ‘그늘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노래했습니다. 무난하게 살아온 삶이 어찌 부럽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그늘이 있는 나를, 상처를 간직한 당신을 사랑합니다.
■ 변화를 위한 제안
우리는 슬플 때 제대로 슬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대로 위로하기>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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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슬픔을 표현하는 다섯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남들 앞에서 운다.
2. 자신의 차 안에서 운다.
3. 슬픈 영화를 보면서 운다.
4. 일하다가 운다.
5. 술을 마시다가 운다.
요점은 하나입니다. 울어보라는 것입니다.
◉ 아버지로부터 배우는 것
아이는 태어나서 바로 독립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살 수 있을 때까지 양육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반면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걸음마를 시작하고 빠르면 30분 늦어도 2시간 안에는 제 발로 일어나 어미젖을 찾아 먹으며 테어난 지 하루만 지나면 막 뛰어다닙니다. 사자는 젖을 떼면 바로 사냥하는 법을 배워 두 살 쯤 되면 독립을 하고, 작은 새들도 태어난 지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둥지를 떠납니다. 동물들 중 인간만이 부모와 매우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오랠수록 서로를 닮아가지요. 그래서 현재 우리의 모습과 미래의 삶까지도 부모를 통해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부정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 권위 있는 자와의 공존
대한민국 가정에서 아버지는 전통적으로 권위를 상징합니다. 한 부모 가정이나 조부모 가정에서도 권위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은 바로 이 권위자의 존재를 보고 학습하려고 합니다. 아버지가 멋있어 보이고, 믿음직스러워 보이고 그래서 본받고 싶고 따라 하고 싶지요. 그런데 아버지가 부재하면 권위 있는 자와 공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결국 커서도 나이 많은 사람과 관계 맺기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면 손윗사람이 있고, 직장 선배도 있고, 사장님도 있고,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어야 합니다. 세상은 똑똑하다고 다 되는 게 아니거든요.
반면 이 권위자가 너무 엄하면 아이들이 그 영향을 받습니다.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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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아이들이 산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실제로 죽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정서의 땅을 내어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이가 실패할 수 있는 땅을 내 주어야 하는 아버지가 너무 잘나고 권위적이면 아이가 자랄 공간이 없습니다.
■ 대를 이어야 할 것과 대를 끊어야 할 것
모국어는 부모로부터 받은 ‘언어의 유산’입니다. 음성 언어 외에도 몸짓, 손짓, 표정,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 비언어적 방식이 있지요. 우리에겐 어릴 적 부모를 통해 듣고 본 언어가 있습니다. 아빠가 엄마를 어떻게 대하는지, 엄마가 아빠를 어떻게 대하는지 말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수십 년간 그 언어에 노출되며, 마음이 말랑말랑 유연할 때 들은 그 언어를 고스란히 상속받습니다.
“난 엄마처럼은 절대 살지 않을 거야!”또는 “난 아빠처럼은 안 살거야!”라고 다짐을 하지만 삶의 위기가 생겼을 때 나도 모르게 상속받은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평상시에는 자기가 원하는 모습의 가면을 쓰고 그에 걸맞은 언어를 사용할지 몰라도 위기나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물려받은 언어가 튀어 나옵니다. 그러니 좋은 언어를 사진 사람과 결혼하시길 추천합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누군가의 아버지가 된 사람들이 질문 합니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게 참 힘들다고,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 지 모르겠다고 저는 되묻습니다. 부모와 함께 놀아본 경험이 많았는지를요. 그 중 70% 이상은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했던 시간이 적었습니다. 운동장에서 같이 캐치볼을 한다거나, 놀이터에서 같이 시소를 탄다거나, 그도 아니면 그냥 거실에서 뒹굴면서 노는 시간들 말입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1950년 한국 전쟁을 경험한 세대입니다. 전쟁 전후 시대, 최소한의 것조차 보장되지 않은 삶을 사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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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의 역할은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둥이 없는 집에서 맨몸으로 기둥을 올려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버려서 60년 ~ 70년 만에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아버지들의 역할은 비바람 막아줄 벽을 세우고 기둥을 만드는 것에서 친구 같은 아빠, 좋은 아빠가 되는 것으로 급선회했습니다. 그러니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삼십대 사십대들은 기둥 세우는 아빠만 봐왔잖아요.
‘좋은 변화도 급하면 좋지 않다’는 걸 기억하세요. 자책하지 마시고 마음이 자유스러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자식과의 인연은 몇 십 년 안에 끝나거든요. 그러니 자책보다는 그 자식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가꾸어 나간다고 생각하시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 인생도 빈티지처럼
* Vintige : 낡고 오래된 느낌이나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스타일
■ 상처 없는 삶은 없다
스크래치(scratch : 흠집, 긁다. 할퀴다)없이 인생을 살 수는 없습니다. 삶의 진리를 일찍 깨달은 사람은 어렸을 때 이미 삶이 고통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 고통을 깨닫고 인간의 고통을 구원해야 한다고 한 분이 불교의 부처, 싯다르타입니다. 인도의 왕자로 태어난 그가 성 밖으로 처음 나가 깨달은 사실이 그것입니다. ‘생은 고통이다.’
빈티지 사장에는 데드스톡(Dead stock)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물건을 그 당시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이 생산해서 그 물건을 유통하지 못한 채로 창고에 쌓아 두다가 10년 20년 지나서 다시 시장에 푸는 걸 가리키는 말입니다.
저는 그런 제품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마치 마음이 순수한 어릴 때부터 세상과 단절된 채로 보호막 안에서 지낸 것 같달까요?
제가 인정하는 빈티지는 강력한 보호아래 상처 없는 인생이 아니라, 스크래치도 나고 때로는 찢긴 인생이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과연 우리는 빈티지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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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이겨낸 아름다운 존재
저는 빈티지를 이렇게 정의 내렸습니다. 시간을 이긴 물건, 시간을 이겨낼 물건, 사람에 비유하면 생의 고통을 지나온 사람, 인간관계로 말하면 시간이 지나도 퇴색하거니 빛이 바래는 게 아니라 더 깊어지는 사이.
제 삶은 데드스톡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어떤가요. 전 완전무결한 삶보다 세상의 풍파에 조금 찢기고 바래진 삶이 더 멋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 상처를 잘 어루만져주면 낡은 상품이 빈티지가 되고, 인간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 힘듦의 기준을 헐겁게 세워라
제가 처음으로 한 아르바이트는 경양식집 서빙이었어요. 제주도에 함박 스테이크 전문점이 문을 열었어요. 당시 전 돈가스만 먹어봤지 함박 스테이크는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거든요. 그때 두 종류의 스프가 있었어요. 하얀색 크림스프와 갈색 야채스프. 제가 손님 테이블에서 서빙을 했는데 한 손님이 왜 밖에 있어야 할 낙엽이 스프 안에 들어가 있느냐고 화를 냈어요. 이 식당은 대체 뭘 하는 거냐면 호통을 치는데, 제가 봐도 길바닥에 있어야 할 것이 스프 안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저는 재빨리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스프의 풍미를 좋게 하려고 얹은 월계수 잎이었어요. 그걸 알고 설명했어야 했는데 무턱대고 사과를 했으니, 나중에 지배인에게 무식하다고 엄청 혼이 났습니다.
두 번째 아르바이트는 1990년, 제주 신라호텔의 기와작업이었어요. 저는 보조였습니다. 높은 지붕까지 기왓장을 나르는 일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했던 일은 목욕탕 청소였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남의 돈을 버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젊은 시절 했던 아르바이트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까 힘든 일이 제 인생에서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지금은 그러지 않겠지만 당시 해병대에서 많이 맞았거든요. ‘해병대가 왜 눈이 크냐?’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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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을 만큼 힘들지 않으면 괜찮다고 여기는 태도
제대 이후 제 삶에서 군대 시절이 어떤 기준점이 되어버렸습니다. 살면서 ‘힘들다’의 기준을 극한으로 만들었던 군대 시절에 맞춰서 판단하는 버릇이 생긴 것입니다. 그때를 기준점으로 두고 그때보다 안 힘들면 ‘어? 별로 안 힘든데?’하는 거예요. 그때가 바닥이니까 그보다 힘들지 않으면 무감각한 거죠.
저는 스물네 살에 17만 원을 갖고 성악 공부를 하겠다고 상경했습니다. 신문배달 일을 해서 생활비와 레슨비를 벌었어요. 처음에는 자전거로 배달했는데 집과 집 사이가 너무 먼 거예요. 그래서 오토바이를 배웠는데 별로 두렵지도 않았습니다.한 달 열심히 배달하고 수금도 갔어요. 자동이체가 없던 시절이니까 수금을 해가면 돈을 좀 더 줬어요.
저는 무난하지 않은 제 인생을 가려보려고 항상 밝게 지냈어요. 가면을 쓴 거예요. 남들은 금방 알아봐요. 저게 본 모습인지. 가면인지 ‘왜 저렇게 웃지 저렇게 웃을 때가 아닌데? 왜 센 척하지?’하고요. 나만 모를 뿐입니다.
■ 힘듦의 기준은 모두 다르다
힘듦의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세우지 마세요. 사람들은 모두 힘든 일의 기준이 다릅니다. 누구한테는 힘든데 누구한테는 힘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힘듦의 기준이 차이가 나면 문제가 생깁니다. “아니 너는 이게 뭐가 힘들어?” 이렇게 영영 이해할 수 없는 간극이 생겨버립니다. 팀장과 팀원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팀장님, 너무 힘듭니다. 저 이거 못할 것 같아요.”그 힘듦을 공감해 주면 괜찮은데…….
이 문제는 타인과의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에게도 평생 그 잣대로 힘듦을 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극심한 시절의 고난을 기준으로 삼으면, 결코 몸이 버틸 수 없습니다. 한계가 옵니다.
힘든 시기를 건너온 자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세요. 잣대만 부여잡지 마시고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상이나 채찍질이 아닌 보살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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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으니까 해외여행 한번 가고 쇼핑몰 장바구니에 넣어 뒀던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스스로를 걱정하고 위로하고 챙기는 것입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누군가 내게 힘들다고 말했을 때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다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한 마디만 덧붙이면 됩니다. “힘들겠다.”
섣부른 해결책을 덧붙이기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과 공감의 한 마디를 건네는 편이 훨씬 상대방에게 위로가 됩니다.
◉ 때론 견뎌야 할 때도 있다.
1993년 저는 해병대를 지원해서 갔습니다. 나름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란 바다 사나이고, 남자면 폼나게 해병대 정도는 가야겠다. 싶기도 했지만, 사실 대학 입시에 계속 실패해서 군대에 갔습니다. 지원은 했으나 말씀 드렸듯이 정말 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치달았더라면 스스로 목숨을 놓았을지도 모릅니다. 당시 기도 아닌 기도를 이렇게 했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마음이나 몸의 장애를 얻지 않고 살아 나갈 수 만 있다면 저처럼 무언가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살겠습니다.’
그렇게 힘든 생활 중 어떤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에 세인트 어거스틴이라는 작은 포구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해안가에 갈매기들이 떨어져 죽기 시작했습니다. 원인 불명의 흉조였죠. 이유를 알아봤더니 그곳은 백여 년 전부터 새우잡이 배들의 포구였습니다. 갈매기들이 새우잡이 배에서 그물을 끌어 올릴 때 떨어지는 새우를 주워먹고 살았는데, 이 포구를 갑자기 옮겨 버린 것이었습니다. 갈매기는 이미 오랜 포구생활로 사냥하는 기술을 잊어버렸는데 포구를 옮겨버리니까 굶어 죽었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보고 제 마음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아, 내가 지금까지 부족하지만 부모님이 떨어뜨려 주는 먹이를 주워 먹고 도움 받아 살아왔는데 이제는 나 혼자 살아내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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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넘어져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
나 자신
사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견디는 것’이 가장 힘을 잘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겨내려고 하면 힘에 부칩니다. 그러고는 다치거나 아예 포기하거나나 쓰러져 결국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니 너무 힘든 날이라면, 이겨내려고 하지 말고 견뎌보는 게 어떨까요?
과연 내가 여기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온전한 정신으로 이 기간을 넘길 수 있을까? 그런 위협을 받고 계시다면 너무 원초적인 말이지만, 절대 죽지 마세요. 그리고 한 번 일으켜서 이겨내려고 하기 보다는 버티고, 견디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늘을 향해서든 땅을 향해서든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세요. 우리의 삶이 아직 우리를 놓지 않았습니다.
넘어져도 계속 견디면서 자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 시절을 '그땐 그랬지'하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군대처럼 자신의 의지로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분들에게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힘들 거라면 이 힘듦을 한 번 견뎌보겠다는 각오를 하십시오. 그러면 그 경험이 나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길이라면 안 힘들려고 하지 말고 '그래, 힘들어야지'라고 생각하시면 그 일이 결국은 내 삶에 힘이 될 것입니다.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업무라면 조금이라도 안 힘든 일을 하려고 하지 마시고, 그 일이 내 일이라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십시오.
삶은 장사입니다. 장사를 하려면 이왕이면 남는 장사를 해야 합니다. 군복무는 국가를 위해서 한다? 그것은 너무 거창한 말입니다. 그냥 나를 위해서 하세요. 체력과 정신력을 키우겠다는 각오든 저런 선임처럼 되지 않겠다는 다짐이든 무언가 내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생각하세요. 피할 수 없다면 무엇하나라도 얻어가세요. 그러면 군대에서 겪은 힘든 일들이 반드시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 세상에 완벽한 연애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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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결혼 하는 것에 환상을 가진 이들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환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나랑 딱 맞는 사람을 한 번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아마 극히 드물 것입니다.
나라는 사람의 본질적인 정의는 내가 어떤 상황이 올 때 어떻게 반응하는 인간인가 하는 것입니다. 화났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섭섭할 때 어떻게 표현하는가, 기분 좋을 때는 어떻게 즐기는가. 선택할 때는 어떤 기준으로 하는가. 그게 본질적인 나입니다.
마찬가지로 연애란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외적인 매력에 끌려 만날지도 모르지만 점차 사람이 반응하는 방식을 살핍니다. 내가 반응하는 방식, 그리고 상대방이 반응하는 방식은 서로 만나봐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냐 누군가를 만나다가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통보 받더라도 너무 죄절하지 마세요.
이 일로 나는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본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를 버렸다고 해석하지 말고 그저 이 기회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것으로 여기세요.
거듭 말하지만 연애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100%의 조건을 가진 완벽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면 연애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연애를 통해 힘들지만 이별하는 법도 배우십시오. 이별하지 않으려고만 하면, 아픔을 겪지 않으려고만 하면 진짜 좋은 인연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 생에 고통이 찾아올 때
어려움이 생기면, 사건이 생기면, 가족 안에 통로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거든요 함께 대화를 나누든 눈물을 나누든 그것이 뭐든 통로를 만든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끼리 "잘 잤냐", "밥 먹었냐" 하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어집니다. 과거의 문제는 있는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데 이미 각자 그 지점에서 너무 멀리 와 버렸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이젠 괜찮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슬픔은 여전히 같은 모양을 하고 모든 관계애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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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통로가 없었기 때문에 가면을 쓰는 방식으로 삶을 살게 됐습니다. 집 안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의 분위기를 마주치고 싶지 않아 감추려고만 하다보니 친구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감정에 눌리고 싶지 않아서 계속해서 밝은 척, 센척, 다 아는 척, 그러고는 휘황찬란한 옷을 입고 풍선을 든 광대처럼 입에 빨간색을 칠하고 사람들을 대했습니다. 변장으로 자신을 감춘 거죠.
대한민국은 사계절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 늘 겨울일수도 없습니다. 너무 갑자기 이겨내려 하지 마세요. 당신이 지금 겨울을 지나고 있다면 분명 곧 봄아 올 거예요. 혹한 끝에 찾아온 봄이 더욱 반가운 법이잖아요.
◉ 동굴이 필요한 사람
사람들은 제가 굉장히 유쾌하고 명랑한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밖에서는 밝고 안에서는 우울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별명이 잠수함이었어요. 기분이 가라앉으면 모든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타버렸기 때문입니다. 자기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아무와도 만나지 않아요. 아이들이 제 기질을 닮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플 때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치유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에 타인에게 나의 상처를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사람들이 자신을 치료하는 방식은 깊은 동굴로 들어가 숨어버리는 것입니다.
■ 삶이 매일 행복할 순 없지만
저는 그 동굴에 오래 살았어요. 동굴 속에서 살다가 밖에 나와서 만나야 할 최소한의 사람만 만나고 다시 동굴로 들어가고 또 나와서 할 일을 하고 다시 동굴로 들어가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상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이런 물음과 답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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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매일 행복할 순 없지만 나는 행복을 느낀 지 오래 되었다. 사람이 매일 재미있을 순 없지만 나는 재미를 느낀 지 오래되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문제다.'
동굴에 너무 오래 머물지 마세요. 어둠에 길들어버립니다. 어둠에 길들면 밝은 데로 나오는 게 불편해집니다. 그러니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서 가만히 쉬다가 마음의 힘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점차 빛이 있는 곳으로 나와 만남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완전히 홀로 있지 마시고, 책도 읽고, 강연도 듣고, 좋은 영상을 찾아보고 콘서트도 가고 영회도 보고 이런 만남을 가져보십시오.
물론 혼자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명상을 하며 충전을 하고 고요함 속에서 쉴 시간이 말입니다. 그런데 홀로 동굴 속에 있는 시간이 너무 오래됐다고 스스로 느낀다면 그대로 있지 마시고 마음에 조금이라도 힘이 생겼을 때 동굴 밖으로 나오세요.
2019. 10. 12
* 다음에 2부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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