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2)

2019. 10. 31. 12:03독서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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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2)

- 내 인생의 판을 바꾼 질문 -

■ 김창옥 지음

3장 셀프이스팀(Self - esteem)

- 나를 사랑하라 -

0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자존감을 영어로 하면 셀프이스팀이라고 합니다.

이스팀은 ‘중요하게 여기다’, ‘존경, 존중하다’,는 뜻인데 여기에 셀프가 붙으니까 명확한 의미가 되죠.

나를 사랑하는 것, 자존감은 오직 나에게 달렸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타인의 칭찬에 목말라해요. 하지만 아무리 그 물을 마셔도 갈증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배려하고 위로하지 않으면 자존감은 결코 형성되지 않습니다.

◉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

■ 쓸데없는 힘을 빼고 대면해 보세요

- 나는 어떤 사람인가 -

사람에게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스스로 쌓아온 자신만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꾼다는 것은 죽음과도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얽매여선 안 됩니다. 만들어진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노력, 그것이 우리가 잘 나이 들어갈 수 있는 시작점입니다.

최근에 <폼나게 가자. 내멋대로>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멤버들과 어우러져야 하는 방송인데 저는 직업적으로 선생 노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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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굳어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보다 평가하기 시작 합니다. 이렇게 하면 좋아질 텐데, 저렇게 하면 나아질 텐데 하고 생각하며 그 사람을 대합니다. 김창옥 자체로는 사람들과 관계 맺은지가 너무 오래되다 보니 ‘김창옥 강사’로서 사람을 대하게 되는 거지요.

방송을 녹화하면서 처음으로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저는 제가 막내로 자라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실질적으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습니다. 강의 할 때도 서너 시간 동안 사전 진행자 없이 혼자서 진행합니다. 관객들이 웃을 때는 저는, 겉으론 웃고 있지만 제3의 눈으로 보면서 계속 저에게 지시합니다.

스스로 모든 걸 돌보고 책임지려 하는 게 몸에 배어 있었던 거지요. 그게 너무 오래 지속되다보니 때론 기대고 의지하는 아이의 모습은 잃어버린 것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세상을 장남처럼 장녀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보기에는 어른스럽고 일 처리도 똑 부러지지만 마음에는 병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무게를 내려놓고 그냥 ‘나’로 존재하기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걱정하지 마, 내가 할게, 넌 그냥 따라와.” 그래서 역할에 맞는 모습이 아닌 진짜 내 모습으로 한 번은 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형, 누나, 언니, 사장님, 선생님…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는 내가 아니라 순수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그 모습을 아주 사랑스럽게 봐줄지도 모르겠습니다.

◉ 자존감은 셀프입니다

사람에게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있습니다. 자신감은 스스로 잘났다고 믿거나 잘해낼 수 있다고 여기는 마음입니다. 나보다 더 잘 난 사람을 만나면 쉽게 꺾여버리고 마는 것이 자신감입니다. 반면 자존감은 내가 소중하다는 마음입니다. 더 잘 난 비교 대상이 있다 하더라도 ‘비록 내가 조금 부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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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나는 소중해’라는 마음입니다.

자존감으로 자신을 가꾸는 사람은 물질적 성과로만 자신을 입증하지 않습니다. 핸드백이나 차, 연봉, 외모, 인기, 몸매 따위를 자신의 전부로 여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며 물질과 숫자로 타인과 나 자신을 쉽게 판단합니다. '넌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돈을 훨씬 많이 버는구나.' 그러면 그 사람은 대단한 것 같고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좌절감에 빠집니다.

■ 열등감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사람은 어린 시절 티없이 맑았다가도 어느 날 세상이 나와 똑같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버리는 순간 순수함을 잃습니다. '나는 이 대학 나왔는데 저 사람은 유명한 대학 나왔구나.' '나는 취직도 간신히 했는데 저 사람은 자기 사업을 성공시켰구나.' '나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 학교 다녔는데 저 사람은 부모가 유학까지 보내주는구나.'

'다르구나.'

내 상황이 괜찮으면 내가 나를 괜찮다고 생각하고, 내 상황이 안 괜찮으면 나를 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 기준은 우리가 서로를 평가할 때 자기 스스로를 평가할 때도 매우 나쁜 방식입니다. 진실로 죽음의 순간에 이르면 절대 삶은 그렇게 평가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아닌 상태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고, 나 스스로와 잘 관계 맺는 방식으로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삶이 잘 풀립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잘 되느냐 안 되느냐로 제 자존을 평가 했습니다. 일이 잘 돼도 늘 불안했습니다. 그렇게 쫓기듯 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내가 강의를 잘하지 않아도 그저 내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요. 그때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요.

■ 부모로부터 받은 자존감의 유산

자존감은 어릴 적 부모로부터 받은 칭찬과 눈빛으로부터 형성된다고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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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람의 얼굴 안에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 사람을 봐준 부모의 표정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강의를 들으러 오신 분 중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건 아닌데 눈에 쏙 들어오게 예쁜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 무슨 말을 듣고 살았는지 물어 봤어요. 그랬더니 지금 이십대 인데 아직도 아버님이 "우리 공주님, 우리 공주님"그러신데요. 그 얘기를 하면서 활짝 웃는데 순간 주변이 다 밝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에 연예인차럼 얼굴이 예쁜데 인상은 어두운 분을 본 적이 있어요. 그분께 어린 시절 주로 어떤 칭찬을 들었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그다지 칭찬을 받으며 자라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신을 불러준 대로 그렇게 자랍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넌 존재만으로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면 아이는 '나는 소중한 사람'으로 자신을 내면화 할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넌 충분하지 않아'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면 아이는 '나는 무능한 사람,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자신을 내면화 합니다.

■ 자존감은 스스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자존감은 어린 시절에 완전히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커가면서 자존감을 성장시킬 수도 있고 갉아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진실만 아시면 됩니다. 소유나 사회적 환경, 즉 우리가 처한 가변적인 모든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스스로가 매우 괜찮은 존재라는 진리 말입니다. 지금 나의 형편과는 관계없습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자존감을 영어로 셀프이스팀이라고 합니다. 이스팀은 '중요하게 여기다', '존경, 존중하다'는 뜻인데 여기에 셀프가 붙으니까 명확한 의미가 되죠.

'물은 셀프'라고 붙어 있는 식당에선 내가 물을 가져다 먹지 않으면 아무도 안 가져다주잖아요. 자존감은 결국 나에게 달렸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타인의 칭찬에 목말라해요. 하지만 아무리 그 물을 마셔도 갈증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셀프가 아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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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고 배려하고 위로하지 않으면 자존감은 결코 형성되지 않습니다. 기억하세요. 자존감은 셀프입니다.

◉ 내 인생의 커피 반 잔

테렌스 데 프레의 <생존자>는 제2차세계대전의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 대한 책입니다. 책에는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폴란드에 위치한 아우슈비츠는 겨울이면 살인적인 추위가 찾아오는데 강제 수용소에서 오후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주었습니다. 말이 커피지 그냥 악취가 나는 따듯한 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받자마자 온기가 가시기 전에 얼른 마셨습니다. 그런데 그 중 극소수의 사람들은 반만 마시고 남은 반으로는 얼굴과 손을 씻었습니다. 강제 수용소에는 샤워는 물론 세수도 할 수 없었고 대소변을 해결할 화장실조차 제대로 없었습니다.

어차피 이미 더럽고 냄새나는 몸이었고 손과 얼굴만 닦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지만 남은 반잔의 커피 물로 손과 얼굴을 씻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일인들은 우리를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하지만 나는 짐승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들에게 항거하는 것입니다. 나는 고결한 인간이라고, 짐승이 아니라고, 그리고 나는 꼭 여기서 살아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독일인들이 우리 유대인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전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을 다 마셨던 사람들은 강제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으나 커피 반 잔으로 인간성을 지켰던 사람은 살아 남았습니다. 인간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먹을 것이 없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절망하기 때문에 죽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존감이 높을수록 어려움을 견디는 힘이 더 강해집니다.

■ 어느 날 삶이 수용소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주어졌던 커피는 양질의 커피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악취나는 따뜻한 한 잔의 물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하루에 한 잔씩 주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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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커피를 반만 마시고 반으로는 자신의 자존감을 씻어 지킨 것입니다. 내가 소중하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반드시 돈과 시간을 쓰셔야 합니다. 많지 않아도 내게 주어진 선에서 꼭 절반 정도 자신에게 써 보십시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우리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얼마나 유명한지, 얼마만큼 돈을 버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상관없이 당신은 소중합니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직장에서도 '커피 반잔' 이 필요합니다. 셰릴 리처드슨이 쓴 <내 삶을 바꾸는 52주의 기록>을 보면, 직장에서 자기를 돌보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 적용해 볼 만한 두 가지를 소개 합니다.

1. 매일 점심을 먹은 후에는 일과 관련이 없는 무언가를 하며 시간을 보냅 니다. 잠간의 산책, 눈 감고 숨 고르기, 몇 장의 책 읽기 등

2. 매주 "숨 쉬는 시간" 갖기. 지금 정말 나에게 필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 는지 점검하기

◉ 변화를 지속하려면 관성의 속도를 이해하라

■ 어떻게 단번에 바뀌겠습니까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시행착오가 있을 것입니다. 변화하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를 만들어 내는 요소는 여러 가지입니다. 용기라는 건 평상시 쓰던 에너지와는 다른 에너지입니다. 주변에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있으면 수월합니다.

“한 번에 되는 것은 없다 잖아.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해봐. 앞으로 5년, 10년 지나면 더 좋아지지 않겠어?”

제가 이룬 변화는 여유로운 태도로 함께 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무리하게 삶의 방향을 틀면 사고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천천히, 커브길을 운전하듯 조금씩 시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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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어떤 인식과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바로 새로운 주기를 세우고 그것에 맞춰 살려고 하진 마시기 바랍니다. 80%는 전에 살던 주기대로 사세요. 그리고 10%, 20%씩 조금씩 바꾸는 거죠. 그게 관성의 법칙에 지배당하지 않고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한 번에 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 말고 누군가 나를 비웃어도 주눅 들거나 포기하지 마시고 내가 ‘좋다’, ‘해 보고 싶다’ 생각하는 것을 꾸준히 하십시오.

◉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 누구나 꿈꾸는 삶일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길이자 우리가 가야 항 방향이라는 점은 누구나 동의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나씩 찾아보세요. 나이가 든다고 다 어른은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사는 40대 이상의 어른들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지 못했습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했죠. 사느라 바빴고, 가난했고, 아는 것이 적었기 때문에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지요. 자신에게 맞는 게 무엇인지 자꾸 시도해보고 실패도 해봐야 다시 도전을 할 텐데 삶이 버거워 그렇게 못해본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했을 때 행복한지, 뭘 원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삶에 우울증이 찾아옵니다. 마음의 병을 이기려면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 삶을 지탱해 주는 건 거창한 것들이 아닙니다

저는 허리띠를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바지가 내려가지 않도록 허리에 매는 띠 이상이 아닐 거예요. 남들은 몰라주겠지만 저는 알죠. 좋아하는 허리띠를 차면 그날 하루 동안 기분도 좋고 강의도 잘 됩니다. 집에서 키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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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 한 그루 덕분에 제가 무언가를 키우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벌써 7년 동안 꼬박꼬박 열매를 맺는 그 나무에게 아침마다 물을 주는 것의 행복하고, 거름을 주고 열매를 확인하고 맺은 열매를 사진으로 남기는 시간이 저에겐 치유입니다.

허리띠 장사하려고, 포도 팔려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냥 제가 좋아해서 하는 일입니다. 효율만 따져 살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마음 속 작은 포도나무 한 그루가 있기를 바랍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몰입이야말로 삶을 훌륭하게 가꾸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노래에 빠져보고, 뜨개질을 좋아하는 사람은 뜨개질에 열중해 보고, 단순하게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삶을 지탱해 주는 건 거창한 것들이 아닙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정기적으로 해보십시오.

연인 사이에도 자꾸 약속을 어기면 이내 관계가 끝나고 맙니다. 나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정기적으로 하기로 했다면 그 약속 시간과 장소에 꼭 나타나야 합니다.

◉ 감정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

강연하는 것이 힘에 부쳤을 대 저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몇 가지 진단과 처방을 내렸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마주했습니다. 첫째 감정의 힘이 넉넉해야한다 감정의 잔고를 충실하게 채우자. 둘째,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체력을 쌓자.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지니 화도 자주 났습니다. 본디 그다지 화를 내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희한하게도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지니 사람들이, 세상이 나에게 시비를 거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건강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던 일들이 다 거슬리고 저에게 시비를 걸어오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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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연구소 직원들이 제 눈치를 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일 때문에 전화해서스케줄을 알리는 건데 “소장님, 자꾸 전화드려서 죄송한데요”먼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업무가 있어서 연락한 것이니 미안할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인데 저에게 날 선 기운을 느낀 것이지요. 오히려 그 친구에게 제가 미안해 졌습니다. 제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사실을 그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 감정에도 금수저가 있습니다

사업할 때 돈이 넉넉한 사람이 큰 사업을 하듯,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을 하는 저 같은 사람은 감정이 넉넉해야 잘해낼 수 있습니다. 장사의 밑천이 돈인 것처럼 사람들에게는 감정이라는 밑천이 있어야 합니다. 돈이 없다면 어디서 빌리기라도 하겠죠. 감정도 일종의 재산입니다. 없으면 빌려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으로 굴려서 늘려가야 합니다.

감정에도 금수저가 있습니다. 최근에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자존감이 높고 남을 배려할 줄도 알았으며 타인을 평가하지 않고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보다 어린 나이였지만 감정의 잔고가 두둑했습니다. 그런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역시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더군요. 사이좋은 부모로부터 상당히 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자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본 정서가 풍부했습니다. 출발이 좋은 것이지요. 돈이 있어야 돈을 쓸 수 있는 것처럼 감정이 있어야 감정을 쓸 수 있거든요. 부부도 감정의 돈이 넉넉해야 대화를 잘 이어갈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 감정의 관제탑에 귀를 기울이세요

덧붙여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감정에도 관제탑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수월합니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공항에 분노라는 비행기가 뜰 수도 있고 기쁨이라는 비행기가 착륙할 수도 있습니다.

관제탑 안에서 내 마음의 공항에 오가는 감정을 바라보면 늘 좋은 감정만 드나들진 않습니다. 그건 세속을 떠난 수행자라 해도 어려울 거예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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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이 모든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양하게 드나드는 감정을 보면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상태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받아주느냐 아니냐는 2차, 3차 문제입니다. 누군가가 나에 대해 어떤 말을 했을 때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했느냐. 비난하는 마음으로 했느냐도 중요하지 않아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최종 승인권자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내 마음속 관제탑에 귀를 기울이세요. 그리고 그 소리의 기운이 되십시오. “누군가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이고 말고의 결정권자는 바로 나야!”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신의 음성을 듣는 방식은 두 가지라고 합니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으로부터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나를 비난하는 이로부터도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비난을 비난으로만 보고 무시하고 대적하면 우리 주변에는 나 좋다고 하는 사람밖에 안 남습니다. 사실은 그게 제일 위험한 상태예요. 그러니 나를 욕하는 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세요. 유연한 마음의 태도를 가지고 그의 말을 들어보세요. 그 사람의 이야기가 맞는다면 고맙게 생각하십시오. 사실 그 사람은 나를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도와주는 것일 수 있어요.

아집을 내려놓고 귀를 기울여보세요. 만약 겸허히 나를 내려놓고 돌아봤음에도 그 속에서 의미를 찾기 어렵다면 양해를 구하고 하고자 하는 바를 밀고 나가세요. 설령 비난이 계속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들이 당신의 뜻을 알게 될 거예요.

◉ 사랑을 표현하는 게 서툴다면

사랑한다. 고맙다 하는 말은 오랜 한국 정서와 잘 맞지 않아요. 그런 명확한 단어나 문맥 말고 “엄마가 예전에 해준 톳나물 있잖아. 그게 겨울이 되면 먹고 싶더라고.” 이런 말이 한국식 사랑표현입니다. 그런 게 ‘인정’이거든요. 당신이 내게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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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엄마가 필요해. 엄마가 있어서 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알지?” 이런 표현은 할리우드 재난 영화에서 주인공이 엄마에게 죽기 전에나 할 수 있는 대사인 거죠.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마음은 같지만 언어문화가 다르니까요.

나이를 먹을수록 서로의 세계는 계속 팽창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팽창만 하다보면 서로 만날 수가 없습니다. 점점 멀어지기만 합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공유할 수 있는 일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소소하게나마 표현해야 합니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보고 싶다고, 서툴더라도 결국 인간관계를 회복하게 하는 것은 언어의 역할이 크기 때문입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우리는 나 자신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서툽니다. 어쩌면 살면서 단 한 번도 나에게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을 해 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고맙지 않나요? 이렇게 애써서 살아온 나 자신이요. 그러니까 오늘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더라도 한 번 해봅시다.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 이렇게 얘기해 주세요.

“네가 있어서 정말 기뻐.” “지금까지 잘 살아줘서 고맙다.”

“내가 널 안전하게 지켜줄게.” “널 위해서 내가 항상 여기 있을 게.”

“언제든 널 위해서 시간을 낼 수 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의 너를 사랑해.”

◉ 완전하지 않은 우리를 받아들이는 것

최근에 골프를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날 제가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갔는데 원래 골프장에서는 그런 차림으로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목 라인에 칼라가 붙어있는 피케셔츠와 긴 바지가 정석이며 어떤 골프장은 반바지를 입으면 아예 출입이 금지된다고 해요. 한 마디로 설명해 주더군요. “골프의 기본은 매너입니다.” 단지 옷차림뿐 아니라 골프는 다른 선수들의 배려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심판이 없는 유일한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이 알아서 매너를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골프가 신사의 경기라고 불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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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골프는 비슷한 접이 있습니다. 우리는 가까울수록 매너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엄마, 친아빠, 친딸 친아들이라고 반드시 친한 것은 아닙니다. 친하려면 매너를 지켜야 합니다. 단순한 진리지만 제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골프에서 배운 삶의 매너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 상처 난 마음을 메우는 비결

골프를 칠 때는 골프 치는 사람을 방해하면 안 된다. 선수 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뒤로 가서 있든 저 앞에 서있어야 한다.

칠때마다 잔디가 움푹 파이게 되는데 그러면 그 잔디를 주워서 그 자리에 다시 심고 발로 밟아줘야 한다. 그 파인자리를 벙커라 한다.

- 골프채를 휘두를 때 골프공은 약 1톤의 힘을 받는다.

살다보면 의도 하지는 않았지만 스윙을 하다가 강력한 힘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파게 되는 때가 있겠구나. 선생님은 학생에게. 엄마가 딸에게, 딸도 아버지에게…. 마음이 착하고 여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잔디가 심하게 팬 걸로 마음이 아파서 아예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근데 중요한 건 파여도 그걸 다시 메우고 밟아주면 복구된다는 거예요. 만약 하루지나 다시 심으려고 하면 이미 파인 잔디가 말라버려서 복구하기가 어려워지지요. 즉시 그 부분을 어루만져 주는 것, 상처 난 마음을 곧바로 보살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미루면 이미 마음은 차갑게 말라버린 후일 것입니다.

■ 우리는 결코 완전할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는 완전한 존재여서가 아니라 불완전한 서로를 받아들여줬기 때문에 더 완전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회사도, 연인도, 모든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운이 좋고, 눈이 높고,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자신과 맞는 사람, 맞는 조직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내가 완벽해지면 내가 널 사랑해줄게.”그중에서도 최악은 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완전해 질 수 없는 자신을 채찍질 하고 부정하고 괴롭힙니다. 이런 사람은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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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나를 수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스스로 발전을 위해 늘 깨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부족한 나를 발견할 때 그것을 수용하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불완전함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점점 좋아지려고만 하면 결국 화난 수도자처럼 됩니다.

같은 방식으로 타인의 불완전성도 수용하십시오. 고칠 것이 많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을 축복하세요. 매너 없게 나 자신을 함부로 대하고,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친할수록 예의를 갖추고 말과 행동을 하십시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부모가 된 분들에게 팁을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아이에게 말실수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잘못된 사랑으로 아이의 자존감과 기를 꺾어버릴 때가 있어요. 다음은 말과 관련된 이슬람 속담입니다.

말을 하기 전에 그 말이 세 개의 문을 통과하게 하라.

첫 번째 문은 “그 말이 사실인가?”

두 번째 문은 “그 말이 필요한가?”

세 번째 문은 “그 말이 따뜻한가?

부모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든 말을 할 때 세 개의 문을 통과하면 상대방도 나도 다치지 않을 것입니다.

◉ 당연한 일에 감사하기

충청도에는 귀신사(歸信寺)라는 절이 있어요. ‘믿음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를 지닌 절이에요. 한 번은 그 절을 방문해 주지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이 저물어 저녁 공양이 준비되자 주지 스님이 “제가 기도 한 번 하겠습니다.” 하시는 거예요. ‘어? 절에서도 기도하고 밥을 먹나?’의아했습니다. 수님은 손을 모으시고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이 식탁 위에 있는 음식들은 저 멀리 태양에너지와 농부의 수고, 유통업자들의 노력, 이 더운 날 무더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든 사람들의 노력, 이 모든 것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은 음식이 아니라 우주의 에너지이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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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의 정성입니다. 이 음식을 먹고 마실 때마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삶에 감사하게 도와주십시오.

혹시 지금 삶이 우울하시다면 내가 늘 먹고 마시고 입고 쓰고 경험하는 것들이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그 현장을 실제로 찾아보거나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깨달음과 감사함으로 기분이 조금 나아지실 것입니다. 혼자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온 우주의 도움,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금 숨 쉬고 먹고 간간이 웃으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슬픔의 구덩이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내 앞에 당면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전부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삶의 문제는 끝이 없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하나의 문제가 찾아옵니다. 삶의 안정과 행복을 미루지 마십시오. 소소한 것이라도 지금 감사한 일을 찾아내면 당장이라도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간단한 방법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조직개발 강연자 존 밀러는 “그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가는 그 사람이 느끼는 감사의 깊이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감사할 것이 전혀 없다. 감사할 것을 찾는 게 너무 어렵다. 싶은 분들은 당연한 일부터 찾아보세요. 반복되는 일상, 매일 나와 마주치고 관계를 맺는 사람들, 현재의 나 자신, 나를 둘러싼 환경 등 당연한 일을 감사한 일로 바꿔보세요. 지금 내가 가진 것 중에 무엇이 고마운지, 현재의 나의 건강에 대해, 혹은 오늘 날씨에 대해, 고마운 점이 있는지 등 ‘지금’과 ‘오늘’에 집중할수록 쉬워집니다.

◉ 동그스름한 자연의 섭리

인간은 두 번 착각한다고 합니다. 잘나갈 때 계속 잘나갈 것이라는 착각, 힘들 때 계속 힘들 것이라는 착각.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원작자 C.S.루이스가 쓴 <스쿠르테이프의 편지> 에서는 경험 많고 교활한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에게 사람을 속이는 서른 한 가지 방법을 알려줍니다. 거기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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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나 사회적 지위를 얻는 데는 열심이지만 살면서 돌보지 않는 것이 세가지 있다고 합니다. 건강, 내면세계, 가족입니다. 책의 후반부에 스크루테이프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어리석냐 하면 돈을 벌려고 건강을 해치고, 그렇게 해서 번 돈을 다시 건강을 찾는데다가 쓴단다. 그리고 건강을 찾을 만하면 죽을 때가 되지. 기뻐하렴. 못 찾고 죽는 사람이 더 많단다. 그러니 인간에게 고통의 문제를 주지마라 인간은 고통을 당하면 삶을 돌아본단다. 그리고 방향을 수정해버리지. 그러니까 인간을 잘나가게 내버려둬라. 원하는 대로 다 잘 되게 해줘. 그러고는 한 방에 보내버려!”그러니 만약 요즘 어려운 일이 있다면 복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 자체는 화(禍)이지만 마음의 태도와 자세에 따라 복으로 반들 수 있습니다.

■ 인생의 곡선을 받아들이세요

신은 직선을 창조하지 않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이 만든 것을 제외하고는 자연에서 만들어진 것 중에 직선은 없습니다. 풀잎에 맺힌 물방울,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하늘의 구름, 꽃잎 하나하나…….다 부드러운 곡선입니다. 사람의 생도 똑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삶을 일직선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성장 아니면 후퇴, 그렇게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직선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말이죠. 한 방향으로만 성장하는 자연법칙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인간이 만들어낸 법칙일 뿐입니다. 자연법칙은 곡선입니다.

어떻게든 지금의 위치에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독소를 내뿜어 자기를 방어합니다. 다가오려는 사람들에게는 벌처럼 침을 쏘면서 말이죠. 하지만 벌은 침과 창자가 연결되어 있어 단 한 방의 침과 자신의 생명을 맞바꿉니다. 타인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일격을 날린 뒤 결국 자기 자신도 죽어버리는 것이지요. 인간도 비슷합니다. 기억하십시오. 자연의 모든 것은 원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섭리입니다. 권태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마치 열정이 영원하지 못했던 것처럼요. 그 사실을 알면 권태를 잘 넘길 수 있습니다. 너무 빨리 물리치려고 하지 마세요. 삶의 권태가 찾아올 때, 더 이상 재미있는 것도 고마운 것도 신기한 것도 편안한 것도 없을 때, 내 인생이 꼬꾸라지는 것 같을 때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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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악마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잘나갈 때는 고민을 하지 않거든요. 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고, 인생이 일직선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인생의 후퇴는 자연이 선물한 기회입니다.

4장 샐프디벨롭먼트 (Self- development)

-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라

0 자신의 기술이나 능력을 발전시키는 일

사람이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자기를 관리하지 않아요. 몸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고, 몸을 방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먹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모두 관리입니다. 사람도 똑같이 그냥 내버려두면 망가지게 됩니다. 소중한 나를 내 마음에 쏙 드는 나, 가장 나다운 나, 내가 좋아하는 나로 성장시키세요.

◉ 지금이 쌓여 인생을 만듭니다

우리는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쟤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누군가의 배우자가 재력가거나 외모가 뛰어나면 그런 말을 하지요. 반대로 일이 잘 안 풀릴 때, 하는 일마다 안 될 때 이런 말도 합니다. “아,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현생의 좋은 일, 나쁜 일을 전생과 연결해 부질없는 생각을 해보는거죠.

여러분은 오늘 점심에 무얼 드셨나요. 우리가 10분 전에 먹은 음식이 바로 현존하는 실제 ‘전생’입니다. 어제의 내가 우리의 다음을 만들고 오늘 먹은 음식이 내일의 내가 됩니다.

■ 어제 먹은 것이 곧 나의 전생입니다.

EBS 다큐프라임 <진화의 비밀, 음식>이라는 다큐멘타리가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음식을 구석기 시대처럼 먹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그걸 보고나니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음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내가 누군지 알고 싶으면 내가 어떤 음식을 먹는가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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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입뿐 아니라 눈으로도, 귀로도 먹습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모든 것이 우리가 됩니다. 이 모든 것을 돌아보면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슨색인지, 조금은 알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되고 싶은 방향이 있으면 그 방향에 맞춰 어떤 것들을 먹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 먹는 걸 바꿔야 우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연이나 책으로부터 받은 긍정적인 자극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정말 내게 온 것처럼 해봐야 합니다. 가장 위험한 건 해보지 않으면서 보고 듣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하는 말을 곧 자기 자신과 동일시 하게 됩니다. 결국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지요. 늘 똑같은 자리에 있는 강이지만 흐르는 물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습니다. 새로워지려면 내가 그렇게 해봐야 하는 거예요. 꼭 무언가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인식은 살아 있는 말, 실존하는 말들에 움직입니다. 제 이야기를 가이드 삼아 무엇이든 꼭 한 번 해 보십시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인간에게는 성장을 넘어선 성숙이 있습니다. 관계의 성숙, 생각의 성숙, 행위의 성숙, 성숙하여 나이가 든 사람은 젊은이들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내가 옛날에 말야”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지금의 자신이 훨씬 좋으니까요. 더 자유로워졌고 쓸데없는 힘을 주지 않으며 필요한 힘을 적절하게 쓸 줄 알게 됐으니까요.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있어지는 거죠.

성숙 없이 자란 사람과는 대화가 어렵습니다. 항상 핑계를 앞세우고 수용하는 능력은 없으면서 과거의 영광만 찾는, 그런 꼰대가 되는 것이지요.

사람이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자기를 관리하지 않아요. 몸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고, 몸을 방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먹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모두 모두 관리입니다. 정원을 망치는 방법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사람도 똑같이 그냥 내버려두면 망가지게 됩니다. 소중한 나를 내 마음에 쏙 드는 나, 가장 나다운 나, 내가 좋아하는 나로 성장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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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좋은 것을 나에게 주세요

어렸을 적 엄마가 나를 어떻게 대해 줬는지, 부모는 서로를 어떻게 대했는지 어떤 말을 주로 들었는지, 어떤 장소에 자주 갔는지,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내가 만들어 집니다. 벤저민 하디의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를 보면 환경은 의지보다 힘이 세다고 표현합니다.

그러니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 만나고, 좋은 장소에 가고, 좋은 영화를 보시기 바랍니다. 나 자신을 산모라고 생각하고 좋은 음식을 섭취하세요. 가장 좋은 것을 아낌없이 나에게 주세요. 최대한 안 좋은 것을 접하지 않도록 하세요.

◉ 변해야 할 때 변하지 않으면 썩어버립니다.

혼자 외아들을 키워낸 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결혼을 하고 아들 내외와 사이가 안 좋아져 결국 분가 했대요. 아들은 집을 나가며 엄마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엄마, 이제 엄마 인생 살아. 엄마가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행복에도 유통 기한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을 키우면서 느낀 행복이 거짓된 행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힘들었어도 분명 행복이었지요. 그런데 이제 그 행복의 유통기한이 끝난 것 같습니다. 우유가 유통기한이 끝나면 상하든지 발효되어 치즈가 되든지 둘 중에 하나거든요. 이제 어머니는 우유로서의 행복은 유통기한을 힘들게 마치신 것 같고, 이제 치즈로 발효하든 상한 우유로 버려지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들은 엄마 말을 거절하지 않고 자랐습니다. 영민하고 착한 아이일수록 철이 들어서 엄마의 눈치를 보며 자기 의견을 얘기하기보다 엄마가 말하는 대로 맞춰 삽니다. 의도 하셨든 아니든 엄마의 그늘에서 살아온 아들이 용

기 있게 어머니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아들이 장성해 진정한 독립을 했으니 사실 축하할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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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무르익는 삶으로

그 모든 것의 유통기한은 지나고 이제 새로운 삶으로 들어갈 때입니다. 사실 홀로 서지 않으면 계속 같이 살아도 외롭거든요. 어머니에게 홀로 설 찬스가 찾아온 것 같아요. 홀로 서야 아들하고 며느리하고 ‘더불어’가 가능합니다.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에서 이런 문장을 봤습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와 단지 혼자 지낸다고 해서 과연 ‘홀로 있음’인가.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가르침은 홀로 있음의 진전한 의미를 가리킨다. 모든 것은 서로 이어져 있다. 바다 위에 외롭게 떠 있는 섬도 뿌리는 대지에 연결되어 있듯,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 거듭거듭 형성되어 간다.”

앞으로 남은 날들이 많은데, 자식 보내고 혼자 뭘 해야 할지 걱정하지 마세요. 며느리와의 관계가 좋아지지 않으면 결코 온전하게 인생을 누릴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변화해야 할 때 변하지 않으면 변질 됩니다. 사람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익어야 할 때 익지 않으면 썩습니다. 부디 긍정적인 방향으로 무르익는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소위 자식에게 뒤통수 맞았다는 분들의 단골 멘트입니다. 이 말은 이미 당신의 사랑이 건강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사실의 방증입니다. 건강한 사랑은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 자체로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습니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말은 내가 너한테 준 것만큼 너도 나한테 뭘 줘야 한다는 뜻이잖아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대개는 정서적인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성장하면 정서적으로 독립을 원합니다. 어른이 되려는 아이에게 보상을 바라면 아이는 제대로 독립하기 어렵습니다.

윤동주의 <십자가>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예수는 십자가에 매달릴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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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대상이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미 아이의 존재로 모든 보상을 받은 것입니다.

◉ 운명적인 내일은 없습니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불교 경전에는 ‘네가 도와주는 이가 이길 것이다’라고 씌어 있습니다. 현실에 집중해 돈을 벌 것이냐. 돈을 벌지 못해도 의미 있는 일을 할 것이냐는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입니다. 막상막하입니다. 당신이 도와주는 편이 이길 것입니다.

■ 절대적 운명론은 믿지 마세요

사실 정해진 운명이란 없습니다. 어쩌면 운명은 죽기 전에 논할 수 있는 마지막 단어일 것 같아요. 눈을 감기 전에 “이게 내 운명이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죽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결정짓지 말고 내가 생각해서 내 의지로 어느 한 편을 도와줘보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안 되면 실패인가요? 아닙니다. 잘되지 않았다면 왜 안 됐는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를 잃고 다른 걸 얻으신 거예요.

강연에 찾아온 한 사회 초년생이 삶이 재미없고 지루하다며 그저 건물주나 되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결혼은 안 해도 되지만 사랑은 해 보십시오. 직장은 없어도 되지만 자기의 길은 있어야 합니다.” 건물이 있으면 좋겠지요. 그러나 사랑이 없고 그저 건물만 있다면 그때는 또 다른 고뇌를 알게 될 것입니다. 월세는 안 들어오고 세입자가 골치를 썩이면 “아, 건물주 되는 것도 정말 피곤한 일이구나. 진짜 머리 아프다”하게 될 거예요. 그러니 물질이 나의 삶을 활짝 펼쳐줄 것이라 착각하지 마세요.

■ 될 일을 하지 말고 된 일을 하라

혹시 ‘내 운명이 찾아오면 그때부터 진짜 시작이고 엄청 열심히 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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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운명적인 순간 같은 것, 잘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그 ‘운명’을 찾는다 해도 2년, 3년 해 보면 열정이 식는다는 것입니다. 늘 좋을 수는 없거든요. 그러면 또 다른 걸 찾게 되고, 다시 열정이 사그라집니다. 그걸 반복하다 보면 삶에 대한 회의가 찾아옵니다.

우리는 돈을 왜 벌어야 할까요? 사람은 돈을 벌어서 크게 두 가지를 삽니다. 첫 번째는 물질입니다. 옷도 사고 먹을 음식도 사고 차도 사고 집도 삽니다. 두 번째는 시간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가치 중에 한 가지가 시간이거든요. 시간을 산다는 것은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활용해 내가 원초적으로 좋아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 사랑한다면 대가를 지불하십시오

사람이 필요 이상의 생각과 감당할 수 없는 근심을 갖고 있다는 건, 몸은 여기 있어도 정신은 다른 곳에 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염려하지 말라. 근심하지 말라는 말은 몸이 있는 곳에 마음과 정신이 같이 있으라는 뜻입니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있을 때 온전한 상태가 됩니다.

그렇다면 언제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바로 몰입할 때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걸 할 때,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 집중을 잘 합니다.

내가 몰입할 만한 가치를 느끼는 그 무엇을 만나서 몰입할 수 있고, 반복할 수 있고, 그것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 그걸 우리는 사랑이라고 정의합니다.

■ 사랑하는 것은 반드시 반복하게 되어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다릅니다. 좋아한다는 건 몰입하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건 몰입하는 것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너무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지만 그 사람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고 싶지 않다면, 그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한테 사랑받고 싶은 거지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대가는 돈일 수도, 시간일 수도, 자존심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랑의 속성은 반드시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절대 일회적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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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 너머에 있는 것

■ 신세계로 들어가는 공포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는 체코 사람인 그가 고향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쓴 곡입니다. 4악장 도입부는 영화 <죠스>에서 식인 상어가 나타날 때 쓰인 공포스러운 삽입곡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드보르자크는 이 부분에서 신세계로 들어가는 두려움과 공포를 표현한 거지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라는 책을 쓴 잭 캔필드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은 두려움 저 편에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제대, 졸업, 취직, 이직, 결혼, 출산, 퇴직 등등의 신세계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삶은 죽을 때까지 계속 신세계로 들어가는 긴 여정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길은 두려움을 필히 동반 합니다. 어떨 때는 나를 단번에 토막내버릴 것 같은 두려움입니다.

삶이 두려우면 멈춰버립니다 . 도망가고 싶고, 그만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 두려움에서 계속 연주를 하면 그 다음으로 갈 수 있어요. 교향곡 <신세계로부터>에서 공포스러운 도입부를 지나면 곧 힘차고 용맹한 개선곡과 같은 부분이 나옵니다. 두려움을 넘어선 세계가 분명 있습니다. 삶은 계속 신세계로 들어갑니다. 우리가 그 연주를 멈추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여러분의 두려움과 사랑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나의 두려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지.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지, 또는 경제적으로 가난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인지. 사실 말로 내 뱉어보고 글로 적어보면 별 것 아닐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두렵게 하는 게 무엇인지 써보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글쓰기가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것입니다. 내가 두려워서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그 두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써보고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그러면 그 두려움이 조금 가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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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동하는 것만이 변화한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죽음과도 같은 공포의 순간에 보이는 생존반응은 세 가지입니다.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얼어붙는 것입니다.

힘이 없는 동물은 마치 도시 전체가 정전이 되듯, 의식 자체가 ‘블랙아웃’됩니다. 쉽게 말해 사슴이 사자와 맞닥뜨렸을 때 사자를 공격할 힘도 도망갈 힘도 없으면 순간 대량의 마취물질을 분비합니다. 그러면 사슴이 쇼크로 순간 기절을 해서 근육이 땅땅하게 굳습니다. 사자는 신선한 고기를 좋아하거든요. 사슴이 그렇게 기절해버리면 사자가 냄새를 맡고 죽었다고 판단해 그냥 안 먹고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 얼어붙은 나를 녹이는 방법

사람이 살다 준 공황상태에 빠지면 그 사람은 자꾸 고민하고 계속 해결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뇌는 필요 이상의 생각을 하면 피곤해 집니다. 피곤한 뇌는 사고체계를 부정적으로 갖기 쉽습니다. 그러니 삶이 힘들 때는 필요 이상의 생각을 하는 대신 몸을 움직여야합니다. 진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물리적인 진동도 있지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웃는 것도 진동입니다. 또는 공감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것도 진동입니다.

우리가 지금 준공황상태에 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각이 아닙니다. 고개를 끄덕일 만한 책을 읽든지,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하든지 그렇게 몸과 마음에 진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운동을 하세요. 몸과 마음은 하나입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해져요. 스쿼트를 해서 허벅지 힘과 엉덩이 힘을 기르세요. 하루에 앉았다 일어났다 100번을 하세요. 걸으면서 유산소 운동도 좀 하고 관절이 안 좋으면 흙길을 뛰세요. 야채 많이 먹고 종합 비타민도 챙겨 드시고, 칼슘도 잘 챙겨 드세요. 몸이 피곤하면 꿈이고 사랑이고 뭐고 다 귀찮아집니다. 사랑만 하기에도 모자란 우리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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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입견을 벗어던지세요

무의식은 지하수입니다. 그리고 의식은 지상에 고여 있는 웅덩이 물입니다. 웅덩이 물이 너무 오랫동안 고여 있으면 그게 지하수로 스며듭니다. 즉 의식이 반복되면 무의식이 됩니다.

■ 선입견에 휘둘리는 삶

엄마 아빠가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자란아이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결혼은 절대 안 한다.’‘결혼해도 아빠 같은 사람은 만나지 않겠다.’ 부모의 싸움이 한두 번이면 괜찮은데 그 비가 반복해서 내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물이 땅에 스며듭니다. 아이는 신체적으로 어른보다 작기 때문에 어른들과 시선의 위치가 달라요. 어른이 되어서 어른들의 싸움을 보는 것과 아이로서 어른들의 싸움을. 그것도 부모의 싸움을 보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다릅니다. 그러니 혹시 당신의 아이가 특별히 감수성에 예민하다면 절대 아이 앞에서는 다투지 않을 것을 부탁드려요. 큰 소리도 내지 마시고요.

◉ 나는 왜 이 세계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우리가 먹는 콩나물에도 선입견이 작용합니다. 콩나물 공장에 가면 창을 아주 작게 만들고 창마다 커튼을 둘러서 어둡게 해놓습니다. 왜냐하면 콩나물이 햇빛을 보면 콩나물 머리가 녹색으로 변하거든요. 녹색 콩나물은 상품 가치가 떨어져서 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녹색 콩나물은 광합성으로 엽록소가 생성되어 노란색 콩나물보다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c가 4배나 높아 숙취해소와 피로해소,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또 맛도 훨씬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콩나물은 노란색이라는 선입견이 강하게 있기 때문에 녹색 콩나물을 먹지도 팔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햇빛을 향해서 창만 열면 되는데, 선입견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영양가 없는 삶을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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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녹색 콩나물이 도처에 있습니다. 잠시 선입견을 내려놔보세요. 그 안에 두려움도 있겠지만 어마어마한 경험과 기회 또한 존재할 것입니다. 맛도 좋고 영양가도 많은 녹색 콩나물을 인생에서 꼭 재배해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 져야 할 짐과 버려야 할 짐을 구분하라

누구에게나 마음의 짐이 있습니다. 그 짐의 종류는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버려야 할 짐 두 번째는 져야할 짐입니다.

사람은 간절히 바라면 자기가 져야 할 짐을 집니다. 그런데 그냥 가벼운 바람이라면 짐을 지려고 하지 않아요. 그저 바람처럼 흩어지는 단순한 바람일 뿐이지요.

에스파냐 속담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신은 말씀하셨다. 원하는 바를 취하라. 그리고 그 대가를 치러라.” 대가 없이 되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 기꺼이 던져버려도 좋은 짐

사람은 자기가 져야할 짐을 질 때 비로소 내게 있는 쓸데없는 짐을 확인합니다. ‘아, 내가 지지 않아도 될 짐을 지고 있구나 내가 정진해야 할 짐은 이것이구나’하고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자기가 져야할 짐을 인지하고 기꺼이 감수할 때 사람이 성장합니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한 장소와 한 시간에 있을 때 강력한 힘을 내는 데, 정신이 딴 데 가 있으면 힘이 분산됩니다. 회의실에 앉아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마음은 저번에 인사고과에서 날 제외한 부장을 생각하고 있다든가, 아이랑 저녁을 먹고 있는데 세 달 뒤에 있을 설날 명절 선물을 무엇으로 할 지 고민한다든가.

더 적극적으로 얘기하면 지금 내 일이 벌어지는 현장에 집중하고 어우러지라는 말입니다. 밥 먹을 때는 밥을 먹고, 일할 때는 일을 하고, 잠을 잘 때는 잠을 자고, 현재에 충실하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의 삶을 빼앗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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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를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내 삶을 빼앗기지 않고 온전히 살 수 있습니다.

■ 누군가의 짐을 함께 짊어질 준비가 되었는가

북아메리카 원주민은 ‘친구란 나의 슬픔을 자기의 등에 진 자’라고 했습니다.

살다가 힘들어지는 날 우리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오래된 직장 동료라고 다 친구가 아니고 같은 학교 나왔다고 친구가 아닙니다. 서로의 슬픔을 등에 나눠지는 자, 그가 나의 친구입니다.

내가 그의 슬픔을 나눠서 지면 그 사람은 압니다. ‘아, 저 사람이 내 짐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구나.’ 그러면 나중에 내가 힘들 때 그 사람이 나의 슬픔을 지고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믿음과 신뢰가 있을 때 우리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세상 모든 사람과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 함께 걸어갈 인생 친구 한둘이면 족합니다. 당신은 그런 친구가 있나요?그리고 당신은 누군가의 그런 친구인가요?

◉ 보자기 같은 사람이 되는 법

책가방 같은 사람이 있고 보자기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보자기는 물체의 모양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감쌀 수 있습니다. 책은 책대로, 병은 병대로 말이지요. 그런데 책가방은 모양이 미리 잡혀 있습니다. 네모난 책가방에 넣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사람을 품는 일도 똑같습니다. 내가 네모난 서류가방처럼 생겼다면 둥그런 항아리 같은 동료를 담아낼 수 없습니다. 이어령의 <보자기 인문학>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리더가 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보자기 같은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사람,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들고 갈 수 있게 해주는 존재, 만약 책가방 같은 사람이라면 그 내면이 정말 넓지 않은 한 다른 존재를 포용하기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보자기 같은 사람이 되세요. 그게 어렵다면 가방의 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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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십시오. 안 그러면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아주 소수의 사람만 남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우리가 선택해야 하지요. 여러분이 뭘 원하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에필로그> 어느새, 어느 날, 잘되실 겁니다

우리 삶은 우리가 죽는 날까지 진행형입니다. 그래서 계속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통이 고통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세상 모든 일이 밝고 좋을 수만은 없습니다. 살아가며 우리는 성처를 받기도 합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아닌 상처라 여겼는데 어느 새 삶의 전부가 되어버리지요. 분명 전부라 생각했던 것이 아무 것도 아닌 날도 올 것입니다.

세상에는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에서 진심이 느껴졌다면 마음을 열고 그저 들어보세요. 좋은 이야기를 접했다고 당장 인생이 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듣고 잊어버리고, 다른 곳에 가서 또 필요한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2년, 3년만 해보십시오. 그러면 알게 될 것입니다. 어느새 달라진 우리를, 그리고 그것이 진짜임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라나는 것이다.

우리가 자라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변하는 것이다.

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배우는 것이다.

배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자신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는 것이다

당신 자신을 열어라. - C. 조이벨 C. -

2019.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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