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28. 20:19ㆍ독서후기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 혜민 지음
0 하버드대학 비교종교학 석사
0 프린스턴대학 종교학 박사
0 미국 햄프셔대학 종교학 교수로 7년 재직
0 2000년 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2008년 직지사에서 비구계를 받으며 조계종 승려가 됨
0 마음 치유학교 설립 운영 : 서울 ,부산
0 저서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전 세계 35개국으로 판권 수출,
영국, 미국, 네델란드, 독일 브라질 등지의 베스트셀러
■ 들어가며 : 나에게로 돌아가는 길
홀로 고요하게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걸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잠시 핸드폰도 꺼놓고 나무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감상하면서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소리,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 내 심장의 울림소리를 들으며, 내가 여기 있음을 온전히 느껴본 경험이요. 시냇물을 만나면 잔잔히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 손도 한번 담가보고, 새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는 평화로운 시간이요. 발걸음도 평소보다 조금 천천히 여유롭게 옮기다보면 처음에는 시끄러웠던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왠지 모르게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마치 피아노를 조율하듯 내 영혼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시간이지요.
어쩌면 지금 우리가 힘들고 지친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내 삶의 고요함을 잃어버리고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소외, 내가 나를 데리고 살아가긴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진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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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이지요. 우리의 관심은 주로 밖으로 향해 있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분주하기 때문에 지금 나는 어떤 느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싶은지 들여다 볼 겨를 없이 그냥 살아갑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은 끊임없이 만나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기 소외가 깊어질수록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기준, 이 사회가 좋다고 욕망하라고 정해준 것들을 내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러자 보면 심한 경쟁 속에서 남들 쫓아가기 바쁘고, 그 과정에서 또 상처받고 좌절하고 우울해지는 것 같아요. 남들이 뭐라 하든 내 식으로 살아보려는 용기,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갖고 사는 주체성 없이 남들이 여기저기서 요구하는 것들만 처리해주기도 너무 바쁜 삶, 어떠신가요? 힘들지 않으신가요?
이번 책으로는 옛 선사들의 경험에서 나온 적적성성(寂寂惺惺)이라는 지혜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요할수록 환하게 밝아져서 내 본래의 마음과 만나게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이런 글귀가 나옵니다.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모두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다.” 우리가 지금 어떤 형태의 삶을 살든 종국에는 나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1장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 쉬게 하소서 쉬게 하소서 무념의 바다에서 그 안에서 -
■ 나는 못해요
얼마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이규경 시인의 <용기>라는 시가 소개되었다. 그 시를 읽고 있자니 왠지 모를 감동과 예전 추억 하나가 떠올랐다. 시는 <용기>라는 제목에 걸맞게 ‘넌 충분히 힐 수 있어’로 시작한다.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용기를 내야 해 /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 내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이렇게 / 말했습니다 / 나는 못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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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다. 당연히 ‘열심히 노력해서, 용기를 내서 기필코 제가 해내겠습니다’라는 산업화 시대의 미덕과 같은 말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나는 못 해요’라는 진솔한 개인적 고백으로 끝이 난다. 이 시를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말하는 듯했다. 피나는 노력을 해서 기필코 해내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라고, 자기는 못 한다고, 할 수 없다고,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라고 말이다. 정말로 맞는 이야기이다.
행복의 요소 가운데 중요한 부분이 바로 ‘삶의 주도성이 내게 있는가?’라는 점이다. 즉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남이 시켜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할 때 사람은 행복하다고 느낀다. 내가 삶을 주도할 수 없을 때는 그게 아무리 남들이 재미있는 것이라 해도 힘겨운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세상 많은 사람이 그 주도성을 잃고 사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못한다고, 할 수 없다고,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용기 내어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쩌다 한국인>을 집필한 허태균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아무 것도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에게 더 맞는 다른 일을 하기로 스스로 선택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처음 미국 교수 자리를 그만두고 서울 인사동에 ‘마음치유학교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내 주변 사람 대부분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만류했다. 그리고 처음에 나도 많이 막막했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디고 나니 4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서울에 이어 부산에도 마음 치유학교가 생기고 50여 명의 선생님과 함께 한 해에 3천 여 명의 사람들이 치유와 성장의 시간을 갖는 의미 있는 곳이 되었다.
올해 고시에 또 떨어졌다며 눈에 절망을 가득 담고 나를 찾아오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그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나는 못해요’라고 해도 됩니다. 나에게 맞는 길을 남에게 묻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천천히 잘 찾다 보면 고시에 붙은 것보다 결국엔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길게 보면 낙방한 것이 훨씬 더 잘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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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으니 처음엔 좀 답답하고 막막하더라도 용기 내어 나의 길을 찾아보세요. 당신을 응원합니다.”
원하는 일이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었던 여러 경험과 지식들이 다른 식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언가 배움이 있었다면 그 경험은 설령 실패했다 하더라도 가치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이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아도 훗날 지금 경험에 감사할 날이 올 것입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으세요. 살다보면 실패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고 욕먹을 때도 있어요. 내 인생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강하게 맘먹으세요.
누군가가 나를 거절했다고 너무 상처받지 말아요. 그 사람은 그 일을 거절한 것이지 내 존재를 거절한 것이 아니야. 자기 상황이랑 딱 맞지 않아 그렇게 결정한 것이지 너를 무시하려고 그런 것은 아니야.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해서 안 되는 일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지는 마세요. 적당한 시점에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지혜입니다. 포기한다고 끝이 아니고 새로운 길이 또 열립니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시작을 못해요. 시작을 못하면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져요. 박사 논문을 쓸 때 제 지도 교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좋은 논문은 끝마친 논문이고, 박사 논문이 인생 최고의 책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니 그냥 써라.”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면 남들의 욕망을 욕망하게 된다. 자기 기준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남의 기준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욕망들은 대체로 비싸거나 경쟁률이 높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우리는 자신을 남들과 같게 하려고 자신의 4분의 3을 포기한다.”
정말로 마음에 딱 드는 것이 아니라면 여유를 두고 좀 기다리세요.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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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열심히 찾다보면 정말로 나에게 딱 맞는 사람, 딱 맞는 일, 딱 맞는 물건이 어느 순간 나타납니다.
본인의 앞길은 하나씩 하나씩 보이는 것이지 한꺼번에 쫙 보이지 않아요. 꿈은 자동판매기에서 뽑으면 나오는 완성품이 아니고 내가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하나씩 보입니다.
저는 간절히 깨닫고 싶었고 그래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승려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간절히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세요. 엄마도, 가족도, 세상도 결국엔 당신이 행복해지길 원해요. 용기를 내세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면 그것을 종이에 쓰고 바로 그 아래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을 적으세요. 그리고 그 종이를 벽에 붙여 놓고 매일 1분씩만 보고 있으면 적어 놓았던 일들을 행동으로 옮길 확률이 높아져요.
우리는 보통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이루고 싶어 하면서 10년, 20년 후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잘 세우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긴 호흡으로 꾸준하게 가는 사람이 결국엔 큰 일을 해 냅니다.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 방황하는 중이라면 둘 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세요. 잘하는 일은 생계를 위해 계속하면서 하고 싶은 일은 퇴근 후나 주말에 조금씩 해보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직접 해 보면 ‘별거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고 반대로,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붙어 잘하는 일을 그만두어도 생계에 문제가 없겠다고 느끼는 시점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머리로만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생각하지 말고 작게라도 시작해 보세요.
여행 중이라 일회용 면도기를 열흘 넘게 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칼이 닳아 면도할 때마다 약간씩 상처가 났다. 그래서 결정했다. 매끈하게 면도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살살 깎자고, 그랬더니 상처가 나지 않았다.
그렇구나, 뭐든 욕심을 내려놓고 천천히 살살 가면 되는구나. 빨리 가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고 힘든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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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들어 오늘은 걷는 것조차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걸음을 그냥 반보씩 천천히 걸어요. 천천히 걷다보면 느껴져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걸음으로 걸으면 괜찮아진다는 사실을.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갔기에 지금까지 힘들었다는 것을.
■ 내 속에 있는 두 개의 나
- 힘들 땐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내 속에 있는 여러 개의 나’들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지는 듯하다. 하나는 내가 되고 싶어 하는, 자기 스스로가 원하는 나의 나’가 있고, 나머지 하나는 가족이나 사회가 기대하는 ‘남의 나’가 있다. 즉 ‘나의 나’는 내 안에 있는 개인적인 욕망이나 스스로가 원하는 삶의 방향과 행동 등을 의미한다면 ‘남의 나’는 주위 사람들이나 사회가 나에게 거는 기대나 바람, 요구, 책임이 자기도 모르게 내면화되어 내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두 가지의 ‘나’가 자리잡고 있는데, 문제는 이 둘의 적절한 조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성년이라도 엄하고 가부장 적인 부모 아래서 자란 사람일수록 ‘나의 나’ 보다 ‘남의 나’의 힘이 강하다. 어렸을 때는 마땅히 부모님께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려 배워야 하므로 부모님의 가르침과 통제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과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나의 나’가 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심하면 ‘나의 나’가 없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버린다.
더구나 ‘남의 나’의 힘이 강할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가 아닌 타인을 통해서 세우려고 한다. 아버지의 아들로, 누군가의 아내나 남편으로, 아이들의 부모로 자신의 정체성을 삼는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타인에게 자신의 행복을 의탁하게 된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가 못하는가에 따라, 혹은 배우자가 승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내 인생의 행복이 결정된다. 그래서 서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간섭하고 간솝 당하며 다툼을 반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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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들이 결혼해서 분가하거나 부모나 배우자가 세상을 먼저 떠난 경우엔 어떻게 하겠는가? ‘나의 나’가 하는 소리를 들으면 좋겠지만 평생 남만 보고 산 사람은 그것이 쉽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의 경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결국에는 ‘나의 나’를 찾고자 한다.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께서는 노년에 이런 글을 쓰셨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남의 나’와 ‘나의 나’사이의 적당한 균형을 유지할 줄 아는 것이 어른으로서의 갖춰야 할 자세인 것 같다. ‘남의 나’에 눌려 눈치 보며 사는 것도 아니지만 ‘나의 나’만 좇으며 타인과의 관계를 등한시 하는 것도 아닌, 적당히 그 둘 사이를 조절해 가면서사는 것이 내 인생을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법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사람에겐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와 ‘욕망하는 나’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 인생이에요. 욕망하는 나를 남들이 알까 두려워 무조건 억누르거나 수치스럽다고 생각하지 말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 보세요.
받아들이는 순간 편안해지고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요.
남들을 너무 의식하며 사는 거, 어려서 엄한 부모님께 많이 혼났거나 주위 사람으로부터 너무 많은 평가를 받아서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남 눈치만 보면서 살면 되겠습니까?
남들은 성인이 된 나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어요. 남들이 너를 생각하고 있다고 너만 착각하고 있는 거야.
남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일부러 다 알려고 하지 마세요. 골치만 아프고 마음만 상해요. 남 뒷담화 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하고 말싸움을 해봤자 나만 손해입니다. 그냥 하던 대로 내 일에 몰두해요.
자기 꿈을 이룬 사람이나 진정으로 도전해 본 사람은 다른 사람의 꿈을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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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깎아내리지 않습니다. 가만히 보면 용기 없는 사람들이 용기 있는 사람을 여러 이유로 폄하하고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합니다.
어떤 순간이든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거나 아니면 안정을 위해 뒤로 물러나거나. - 에이브러햄 메슬로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와 마주해 해결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방법을 딱히 몰라서 미루어 놓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미루고 미루다보면 크게 터져요. 진작에 해결할 걸 후회하지 말고 찾아보면 해결하는 길이 보여요.
스스로가 알아서 변화하지 않으면 세상이 나를 변화하도록 만듭니다. 물론 후자가 훨씬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내 영혼을 성장시키기 위해 있는 것이지 우리를 괴롭히려고 존재하는 것은 아니에요.
산 아래에서는 정상이 잘 보이지만 막상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나무에 가려 중간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목표를 세워 앞으로 갈 때도 한창 노력하고 있을 땐 앞으로 가는지 잘 느껴지지 않아요. 진보가 없다고 느껴질 때 사실 진보가 있습니다. 주저 말고 계속 가세요.
자신의 노력으로 그 분야 정상에 오른 사람일수록 만나보면 ‘나는 성공한 사람이다’라는 우월감에 찬 태도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공은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막 뜨고 있거나, 자기 노력으로 성공한 경우가 아닐수록 ‘내가 누군지 알아?’하는 요상한 느낌을 줍니다.
스무 살 나에게 돌아가 해주고 싶은 말 :
좀 더 힘을 빼고, 좀 더 솔직해져봐.
좀 덜 비교하고, 좀 더 여유를 가져봐.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대로 인생이 돌아가진 않아.
앞날을 두려워 말고 지금 너의 열정을 즐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인연들이 생길 거야.
서른 살 나에게 돌아가 해주고 싶은 말 :
작은 성공이나 편안함에 안주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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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봐.
사람을 볼 땐 학벌, 집안, 스펙 같은 외형보단
그 사람의 성장과정, 성격, 유머감, 끈기 같은 걸 봐.
자연과 책을 가까이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착한 사람보단 단단한 사람이 되시고, 단단한 사람보단 지혜로운 사람, 지혜로운 사람보단 아는 걸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덕을 갖춘 사람이 되셔서 이 험난한 세상 잘 헤쳐나가시길….
■ 내 안의 고통에 먼저 귀 기울이세요
아무리 바쁘고 괴로워도 현재에 마음을 온전히 두면 그렇게 바쁘지도 괴롭지도 않다. 아무리 과거를 후회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불안해해도 사실 마음만 어지러울 뿐, 어차피 이미지나간 과거의 일을 바꿀 수도,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지금 마음대로 조정할 수는 없다. 그렇게 몸의 감각을 통해 고요한 현재로 돌아오는 습관을 들인 것은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 덕분이다. 몇 년 전 세계적인 평화 운동가이자 영적 스승인 틱낫한 스님께서 한국을 방문 하셨을 때 감사하게도 스님 법문을 통역하는 소임을 맡게 되었다. 당시 수 88세이심에도 스님께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대중들을 위한 가르침을 주셨다.
스님의 법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음 수행이 깊어질수록 관계의 회복이 가능해진다는 말씀이셨다. 흔히 ‘수행’이라고 하면 혼자 깊은 산속에 들어가 세상과 단절된 채 도를 닦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마음 수행이 잘 되고 있다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어긋났던 관계가 수행의 결과로 회복되어야 한다.
스님의 이러한 현실적인 수행관은 깊은 사유에 근거하고 있다. 스님의 책 <꽃과 쓰레기>를 보면 꽃과 쓰레기가 서로 단절되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절대로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쓰레기처럼 보이는 땅의 영양분이 공급되어야 하고. 반대로 꽃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땅으로 떨어져 쓰레기의 모습을 한다. 즉 꽃과 쓰레기에서 보듯 세상 만물은 따로 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것이 없고 서로를 의지하며 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스님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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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의 참다운 수행이란 먼저 내 존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먼저 봄 햇살처럼 따듯하게 관심을 주면서 비추면 내가 표출되지 못했던 아픔의 에너지가 서서히 표현되면서 풀어지고, 그때 비로소 다른 이들의 고통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관계가 소홀했던 사람을 찾아가 그의 아픔을 아주 따듯한 마음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은 주로 외부로 향해 있다. 그러다 보니 내 몸과 마음 안에 있는 느낌을 섬세하게 알아차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외부로 향한 나의 주의를 끌어와 내 안의 존재에 따스한 봄 햇살 같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자 몸과 마음에 뭉쳐 있던 괴로움의 에너지를 풀어내 근본적으로 치유가 가능한 길로 들어서게 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틱낫한 스님 말씀 가운데 ‘우리는 서로가 따로따로 존재한다는 잘못된 환상으로부터 깨어나기 위해 태어났다’는 가르침이 있다.
꽃과 쓰레기가 서로서로 의존해서 살아가듯이 나의 치유와 타인의 치유 역시 분리되어 있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장 가족이라 부르는 선물
■ 할머니의 별
할머니 방문을 열고 인사를 했다.
“할머니 저 돌아왔어요.”할머니는 내 목소리에 깊게 패인 주름 사이로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아이고, 우리 강아지 왔네. 외국에서 공부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노.”
손자의 타국 생활이 안타까우신지 할머니는 연신 내 손을 쓰다듬으며 밥걱정부터 하셨다. 속가 할머니와의 대화는 어려웠던 우리네 시대를 반영하듯 주로 밥 이야기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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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할머니가 자꾸 먹으라고만 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오히려 내가 할머니의 삶과 할머니의 마음에 대해 너무 몰라 그렇게 버릇없이 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께선 당신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의붓아버지 아래서 눈치를 보며 자랐고, 학교를 보내주지 않아 평생을 까막눈으로 사셨다. 결혼을 했지만 남편은 평생 한량이었고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혼자 6남매를 키우셨다. 30년 넘는 세월을 시장 난전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셨다.
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 가운에 6•25때의 이야기다, 난전에서 어렵게 남한 돈을 좀 벌어 놓으니 북한군이 내려와 남한 돈을 쓰면 총을 쏘겠다고 엄포를 놓아 남한 돈을 다 버리셨다고 한다. 그 후 또 장사를 해서 북한 돈을 좀 벌어놓으니 이번에는 남한 군이 올라와서 북한 돈을 못 쓰게 만들었다고 한다.
한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피난을 가다가 비행기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대피소에 들어가려고 하니, 대피소가 가득 찼다고 쫓겨났다. 그런데 전투기가 그 대피소를 폭격하여 그 안이 있던 사람은 모두 죽었다.
지독한 세월을 어렵게 살아내셔야 했지만 할머니는 여리디여린 마음을 지니신 분이었다.
할머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기도하는 모습이다. 할머니는 거의 매일 새벽마다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자식과 손주들을 위해 칠성님께 기도를 올리셨다. 한번은 도대체 무슨 기도를 올리시는 거냐고 여쭈어보니 할머니는 “우리 강아지가 어른이 되면 원하는 대로 깃발 날리면서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거지”라고 말씀하셨다.
할머니의 칠성기도의 시작은 첫아이가 딸로 태어나자 시어머니가 구박을 했고 둘째도 딸로 태어나자 괄시가 참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그때부터 할머니는 매일 새벽마다 칠성님께 정성을 다해 기도했다. 그 후 할머니는 아들 둘을 내리 낳으셨다. 하늘의 별들과의 특별한 인연 탓인지 첫 아들인 내 큰아버지는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공군 중장으로 퇴역하셨다.
사춘기 시절, 종교에 대해 차츰 알아가게 되었을 때 할머니가 믿는 전통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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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신앙 형태를 ‘미신’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역시 비과학적이고 기독교에서 말하는 우상 숭배 같아서 어린 마음에 할머니의 기도를 마음속으로 폄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종교학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여러 종교를 가르치다보니 나의 어린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미신이고 미신이 아니고는 그 시대 가장 지배적인 종교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지배적인 종교 이외의 종교를 ale으면 지배적인 종교가 미신이라는 이름하에 다른 종교들을 속박해온 것이다. 세월이 지나 지배 종교가 바뀌면 우리의 후손들도 지금 우리 기도의 대상을 미신이라고 규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도의 대상은 끊임없이 변할지언정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법당 위에 뜬 별들을 보면서 나도 칠성님께 기도해본다. 제발 우리 할머니 다음 생에는 편한 곳에 태어나게 해달라고, 좋은 부모, 좋은 남편, 좋은 시대 만나 이번 생처럼 힘들고 어렵지 않게 곱게 곱게 사실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꼬마 아이가 돌멩이를 주워 엄마에게 선물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엄마는 아이가 자신을 기억해 주었다는 점에 감동합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내용으로 기도를 하든 초월자는 기도 내용보다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인간을 축복합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집에 있는 가족들을 먼저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큰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담아 작은 일들을 할 수는 있습니다. - 테레사 수녀님
어느 큰스님께서는 그러셨어요.
조부모와 손자 손녀는 전생에 친구였을 확률이 높다고요.
그래서 부모 자식 간은 그렇게 싸우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하고는 사이가 좋다고요.
사춘기 아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나 춤, 게임에 관심을 가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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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그 가수나 게임에 대해 질문해보기도 하고 아이와 같이 춤도 춰보세요. 공부하라고만 하지 말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에 관심 가져주고 부모가 아이에게 배워보려고 할 때 오랜만에 같이 웃고 대화도 가능해집니다.
연애도 해본 애들이 잘합니다. 부모 말만 잘 듣는 착한 아이들보단, 부모가 반대하든 말든 하고 싶은 연애를 하면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소 배운 친구들이 나중에 보면 결혼 생활도 더 잘해요.
사람은 각자 인생에서 자기만의 춤을 만들어 추고 있습니다. 실패도 상처도 그 춤의 일부입니다. 힘들까봐 자식의 춤을 부모가 대신 춰주면 언젠가는 그 아이가 그 부분을 다시 춰야 합니다. 아이의 춤을 인정해 주세요.
성인이 된 자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려는 과잉 책임감과 자녀 문제의 원인을 다 본인 탓으로 여기는 과잉 죄책감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아무리 내 아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삶을 다 책임지려 해서도 안 되고, 책임 질 수도 없습니다.
죽기 전에 하는 후회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이 본인 원하는 대로 살게 놓아줄 걸’이라고 합니다.
아이들 인생을 부모 생각대로 컨트롤하려 했다가 결국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후회를 한 대요.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서로 다투면 부족하다고 느끼고
반대로 떡 한 조각밖에 없어도 서로 나누면 남습니다.
내가 비록 모든 재산을 남에게 나누어 준다 하더라도
또 내가 남을 위하여 불 속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모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고린도전서 13장 3절
불교 사상 가운데 자비무적(慈悲無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서운 세상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자비로운 사랑의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자비한 마음에는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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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등불 같은 기억
엄마라는 직업은 출퇴근이라는 것이 없는
세상에서도 가장 힘들면서도 잘 알아주지 않는 일.
하지만 나를 성숙시키면서도 큰 보람이 있는 존귀한 일.
세상에는 한 명의 가장 예쁜 아이가 존재하고
세상 모든 엄마들은 지금 그 아이를 키우고 있다. - 중국 속담
아이의 미소는
어른들의 복잡한 미소를 멈추고 치유하는 힘이 있어요.
힘든 처지라도 부모가 당당하고 유머가 있으면
아이는 자존감 높고 행복한 아이로 자랄 수 있어요.
반대로 아무리 잘난 부모라 해도
아이의 어떤 부분을 부끄러워하면 아이는 다 잘해도
어른이 되어서 심리적인 문제로 힘들어 합니다.
아이에겐 사랑이 가득한 작은 집이
사람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 큰 궁전보다 훨씬 좋습니다.
성격이 강한 부모가 아이에게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결정해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강요하면
아이는 그런 부모를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게 됩니다.
부모의 보호가 달콤하면서도 속박으로 느껴져
툭 하면 왕짜증 내지요.
아이는 부모님 때문에 힘들어 반항하는데.
그런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와 저를 만나게 하면
상황만 더 안 좋아져요. 지금 변해야 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고 부모인데 부모는 변할 생각이 없고
애만 제발 좀 바꿔달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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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남 인생을 간섭하는 것은 입만 있으면 된다.
그 사람을 위한다면서 마음대로 결정해서 해주는 일들,
대단히 폭력적이라는 사실 아세요?
삶의 주도권을 마음대로 빼앗아가지 마세요
그 사람 더 이상 애가 아니에요.
사랑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세요.
그러면 상대는 당신이 행동을 통해 사랑을 느낍니다.
말만 하고 행동의 변화가 없으면 그건
상대는 안 보고 자기감정에만 빠져 있는 거예요.
이 세상엔 공짜가 없습니다.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도 돈을 주고받으면
그 안에는 무언의 기대와 간섭이 딸려 옵니다.
간섭받기 싫으면 받지 마세요.
시부모님이나 장인 장모님을 너무 모질게 대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이 보고 있어요. 지금 내가 하는 대로
내가 나이 들고 힘없을 때 내 아이들이 똑같이 대해줄 것입니다.
사람들아 그 벌레 함부로 죽이지 마라.
그 벌레에게도 자식들이 있을 수 있으니. - 직지사 팻말
아내가 다른 사람과 다툼하고 있을 때 남편이 아내 편을 들지 않고 다른 사람이 다 들리게 아내 탓을 하면 아내는 정말로 외롭고 서운합니다. 반대로 남편 지인들 앞에서 남편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아내, 마음이 조금씩 멀어집니다. 외모가 멋있는 사람보다 때와 장소에 맞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사랑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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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말투는 안타깝게도 셀카처럼 포토샵이 안 돼요.
한번 내 뱉으면 예쁘게 바꿀 수가 없어요.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는 것은 그래도 쉬워요.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이 참으로 어려워요.
특히 어렸을 때 받은 상처로 아직도 분노하는 내 안의 어린아이를
돌보지 않고 방치한 나 자신을 용서하고 치유하는 일.
과거 기억을 마음에서 놓아주는 일이 참 힘들어요.
자세히 관심을 가지고 보면
이 세상 어떤 대상이든 놀랍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알았다고 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대상을
내가 다 아는 것은 아니지요.
잘 모른다는 마음으로 가족을 바라보세요.
전에는 몰랐던 많은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 나의 질투 나의 아픔
어릴 적, 나는 명절 때 큰아버지 댁에만 다녀오면 한동안 우울하게 지냈다. 큰아버지 댁은 서울에서도 가장 학군이 좋다고 유명한 동네에 있는 방이 다섯 개, 화장실이 두 개 딸린 아파트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우리 식구는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사글세 단칸방에서 사는 신세이다 보니 그 격차는 실로 엄청나서 어린 나에게 큰아버지 댁은 문명이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일단 냄새부터가 달랐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발장 옆에는 내가 평소에 가지고 놀고 싶었던 농구공, 배구공, 자전거 같은 것들로 가득했고 거실에 들어서면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크고 편안한 소파와 유명작가의 판화 작품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내가 그렇게나 배우고 싶었지만 학원 갈 형편이 안 돼 제대로 배울 수 없었던 피아노가 놓인 방이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넓은 공간을 아버지 바로 위의 형과 그의 가족이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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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방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조차도 부족했던 시절의 나에겐 말이다.
큰아버지네는 사촌형과 사촌 동생이 있었는데 몇 년간 외국 생활을 하고 와서 그런지 그들과 나 사이에는 큰 강이 놓인 듯 했다.
어른이 된 지금은 그렇게 없이 살았던 콤플렉스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져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어린 시절 나에게 큰집이란 나를 한없이 초라하게 만드는 존재, 거대하고도 넘기 불가능한 존재, 부모님을 한참 동안 원망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니 아마 그때 나는 내게 없는 부분을 사촌들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큰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어린 시절의 일화일 수 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사실 지금도 가슴이 저려온다. 그 복잡했던 감정들을 ‘질투’라는 한 단어에 욱여넣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참 아프고 처참하게 만드는 감정임에는 틀림없다.
질투라는 감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질투는 나와 멀리 떨어져 있거나 나와 엄청 다른 사람이 아닌 대체로 나와 연관된 사람을 통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입사 동기의 승진을 질투하지 나와 인연 없는 빌 게이츠를 질투하지 않는다. 또한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나에게 없는 어떤 부분을 내가 아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을 때 질투가 일어난다. 그 감정의 농도가 옅으면 단순한 부러움으로 그치지만, 진해질 경우 질투는 분노로, 강한 미움으로, 심지어 폭력으로도 전이 된다.
질투라는 감정을 잘 활용하면 내 능력을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늘은 어떤 사람을 큰 능력의 소유자로 만들고 싶으면 그 사람보다 잘나 보이는 라이벌을 그에게 보낸다.’는 말이 있다. 질투의 에너지를 분노나 미움의 감정 안에 가둬두지 않고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하면 훗날 질투심을 유발했던 그 사람이 나의 가장 큰 은인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미국 아이비리그에 가기 위해 내가 그렇게 노력한 것도 어린 시잘 사촌들과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 같다. 내 공부를 위해 갔다고 생각했지만, 내 어린 마음은 그렇게라도 보란 듯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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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 질투의 힘이 없었더라면 그 당시 나를 몰아세우며 공부하지 못했을 테다. 이제라도 4촌들에게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어리고 가난한 과거의 나를 한번쯤 안아주고 싶다.
3장 삶을 감상하는 법
■ 나만의 소확행(小確幸)
욜로(YOIO)가 가고 소확행이 왔어요.
* 욜로 : You 0nly live once.
한번 뿐인 인생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현재를 즐겨라.
* 소확행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젊은 분들에게 요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느냐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한 번뿐인 인생, 지금을 즐기자’라는 욜로 트랜드가 과도한 소비로 연결되니 결국에는 생활이 어렵게 되어 이제는 소확행으로 전환 되었단다. 소확행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랑겔한스섬의 오후>라는 글에서 처음 등장한다.
하루키는 “막 구운 따끈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등으로 소확행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기존에는 행복을 먼 미래에나 도달할 수 있는 큰 목표의 성취 이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소확행은 지금 현재의 삶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작고도 확실한 행복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소확행을 추구하는 시대의 도래가 반갑다. 무엇보다도 과거 산업화 시대를 산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던 획일화된 행복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하면서도 개별적인 행복의 기준을 세운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소확행은 행복의 기준을 사회가 아닌 개개인이 정하라고 권한다. 그래서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행복들이 무한하게 생겨날 수 있다.
소확행을 찾는 요즘 세대는 그렇게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죽기 살기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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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하지 않아도 되는, 어찌 보면 지금 주어진 삶을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태도에 달려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최근에 읽은 책 <조그맣게 살거야>에서 “바람의 향기와 공기의 온도, 나뭇잎의 색깔 시시때때로 미묘하게 변하는 길거리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 천천히 걷고 느리게 생각하다 보면 말수는 줄어들지만 웃을 일은 더 많아진다”라는 문장을 만났다. 행복은 집이나 자동차같이 비싸고 갖기 어려운 대상들을 소유하고 나서 느끼는 감정이 아닌 지금 현재 시간을 내가 어떻게 온전히 쓰는지, 자연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는지에 달려 있다.
물론 꿈꾸던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가는 것, 결혼을 하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한 행복이다. 다만 그것만이 행복이라면 인생 대부분의 시간이 행복을 위해 달리는 시간, 애쓰는 시간으로 소비되고 만다. 또한 목표가 이루어졌다 해도 또 다른 목표가 기다리고 있기에 항상 부족하고 항상 바쁘다. 설상가상 그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그동안의 노력이 무의미해지고 인생을 낭비한 것이 되고 만다. 소확행은 장기간의 노력 끝에 큰 행복을 강하게 한 번 느끼는 것이 아닌,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일상적으로 자주 느낄 수 있는 것이니, 이 얼마나 좋고 감사한가.
내 처소와 가까운 삼청공원 안에는 다섯 그루 나무 아래에 물소리를 들으며 쉴 수 있는 작은 벤치가 하나 있다. 그곳에 잠시 앉아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새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은 지극한 평화에 가 닿는다. 특히 마음이 복잡할 때 자연 풍광을 보면서 걷거나 벤치에 앉아 잠시 명상을 하면 피아노가 조율이 되듯 내 마음이 리셋(reset ~고쳐놓다, 되돌려 놓다. 다시 맞추어 놓다) 되는 느낌을 받는다.
괴테가 그랬던가. 신선한 공기와 빛나는 태양, 맑은 물, 친구들의 사랑만 있다면 삶을 낙담할 이유가 없다고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괴테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길을 걷다가 콧가를 스치는 라일락 향기, 미세먼지 없이 선명히 보이는 남산 모습, 라디오에서 나오는 처음 듣는 좋은 음악,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해준 서점 의자, 생각하고 있던 친구에게 온 안부 문자. 하루 일정이 일찍 끝나 모처럼 생긴 여유. 여러분은 언제 소소한 행복을 느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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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감상의 개념으로 본다면 소유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 친구와의 우정, 내 아이의 웃음소리, 음악이 선물하는 평온함, 내가 응원하는 스포츠 팀 우승이 다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아무리 돈 많은 부자라 하더라도 그들의 행복 역시 우리가 말하는 소확행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삶을 감상할 줄 아는 태도를 갖추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떤 대상에 마음을 두는 지에 따라 마음 상태가 결정 됩니다.
아름다운 봄꽃에 마음을 두면 마음이 맑고 아름다워지지만 부정적인 대상에 자꾸 마음을 두면 마음이 어둡게 변해요. 그러니 내 마음을 두는 대상을 신중하게 잘 고르세요.
우리는 삶을 두 가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는 행위(doing) 중심의 삶, 다른 하나는 존재(being) 중심의 삶입니다. 행위 중심의 삶은 큰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야 비로소 내 삶의 가치가 생긴다고 보는 반면, 존재 중심의 삶은 내 존재 자체가 이미 성스럽고 지혜롭고 우주와 연결된 사랑 속에 있다고 봅니다.
행위 중심의 삶은 행복을 먼 미래에서 찾으려 하지만
존재 중심의 삶은 존재 자체가 주는 느낌에서 찾습니다.
연결감에서 오는 행복이나 치유, 평화, 사랑도 행위 중심이 아닌 존재 중심으로 살 때 일어납니다.
승려 세계에서 다른 승려에게 할 수 있는 찬사 중의 하나.
“저 스님, 한 생각 크게 쉬었어!”
붙잡지 않고 쉬는 것, 내려놓는 것이 가장 어렵다.
생각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내가 일부러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청명한 오늘 날씨에 감사합니다.
내 몸이 아프지 않음에 감사합니다.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좋은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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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내려놓으면 무리를 하지 않고
무리를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지 않고
건강이 돌아오면 마음이 밝아지고
마음이 밝아지면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행복의 척도는 얼마나 성공했는가보다는
밤에 숙면을 충분히 취하는가에 있다.
성공하고도 밤에 잠 못 자는 불행한 자들이
세상에는 놀랍게도 많다.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법
1. 머릿속 걱정들을 정리해 보기 : 15분 동안 집중해서 모든 걱정을 종이 에 적어보세요.
2. 감사한일 세 가지 찾아보기
3. 책을 읽거나 잔잔한 음악 듣기
4. 형광등 보다는 은은한 조명 켜기
5. 술 안 마시기
6. 샤워는 따뜻하게 : 잠들기 90분 전에 할 것
따뜻하게 이완된 몸이 식으면서 잠에 쉽게 들게 합니다.
7. 방 온도는 약간 차갑게 하기 : 공기가 더우면 숙면을 방해 한다.
하루에 여섯 시간 자는 것과 일곱 시간 자는 것에는 몸이 큰 차기가 있습니다. 한 시간을 적게 자면 과식할 확률이 높아지고 우울감을 더 쉽게 느끼며 집중력이 떨어져 인간관계를 잘못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러니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요.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자꾸 다른 것을 더 원하면 별로 행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받아들임을 통해 마음이 소란스럽지 않고 평화로운 때 느끼기 때문입니다.
큰 성공은 그만큼 깊은 고난의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일수록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마음고생을 하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각자가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의 목표를 세우세요. 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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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욕심은 설령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본인의 건강을 해치고, 가까운 관계도 멀어지게 만들고 자기 시간도 없어져요.
많은 사람은 기분 좋게 흥분된 상태를 행복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흥분된 상태 안에는 평화로움이 없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평화로움에 기반합니다. - 틱낫한 스님
세상을 사랑할 수는 있어도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집이나 차, 옷 같은 것도 아주 잠깐 빌려 쓰는 것이지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을 그저 사랑하고 감사해 하며 잠시지만 누리세요.
내가 지금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하면 인생은 결핍이 되지만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면 인생은 감사함이 됩니다.
■ 미황사에서 아침을
-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선 풍요로운 곳이지만 탐욕을 위해선 궁핍한 곳입니다. - 마하트마 간디
여러분은 혹시 자신만의 안식처가 있나요? 삶이 지치고 힘들 때, 그래서 본연의 자기 모습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혼자 조용히 찾아가 숨을 고르며 치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 말입니다. 스페인어로는 이렇게 다시 기운을 되찾는 곳을 케렌시아‘라고 한다고 합니다. 투우사와 싸우다 지친 소가 투우장 한쪽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회복하는 장소라는 듯입니다. 우리 사람에게도 인생이라는 전투에서 상처받고 눈물 날 때 쉴 수 있는 나만의 성소(聖所)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는 그런 곳이 언제부터인가 땅끝마을의 아름다운 절, 미황사가 그런 곳이 된 것 같습니다.
일단 미황사는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미황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달마산은 금강산처럼 뾰족뾰족 솟아 있는 기암들의 웅장함에 처음 보는 사람들은 모두 “우와~”탄성을 지르게 만들지요. 단청이 다 벗겨져서 어쩌면 더 단아하고 자연스러운 대웅보전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그 안에 계신 부처님도 크기나 모습이 위압적이지 않고 우리 조상 어르신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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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처럼 친근합니다. 대웅보전 주변으로는 여름에도 꽃이 만발해 있고 샛길을 걷다보면 나한님들이 계시는 응진전이나 산신각에 들어가 참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만나면 복잡하던 마음이 저절로 쉬면서 선하게 변합니다. 미황사에서 보는 찬란한 저녁노을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시끄러웠던 마음이 조용해지며 낙조의 아름다움으로 물들게 됩니다. 바다의 수평선과 듬성듬성 떨어진 남해의 섬들 사이로 사라지는 태양을 절 마루에 앉아 친한 지인과 함께 보는 느낌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또한 새벽 예불을 마치고 법당에서 나왔을 때 달마산 위로 피어오르는 안개 구름과 파란 하늘 처마 위에 걸려 있는 달님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거칠었던 사람도 저절로 부드럽고 선해질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언젠가 미황사에 가셔서 아침을 맞게 된다면 아마 후회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청명한 새소리와 생명력 가득한 풀벌레 소리, 시원하고 맑은 새벽 공기, 경내를 은은하게 울리는 달마산의 종소리가 나의 회복을 도와줄 것입니다. 아름다운 달마산의 풍광과 주지 스님이 내어주시는 따뜻한 차를 마시다보면 걱정과 불안이 노을 사라지듯 옅어져 본연의 나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장소에 있으면 그 안에 있는 것들이 다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땐 시간을 내 일부러라도 아름다운 곳을 찾아가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세요.
내 스스로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발견하실 것입니다.
자신의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가장 쉬운 일은 집 안 정리입니다. 쓸데없는 잡동사니를 버리고 소수의 좋은 물건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딱 있는 것, 그것이 공간을 가치 있고 아름답게 만듭니다. 내 방을 그렇게 만들고 싶다면 다 쓴 화장품 샘플부터 버리면 됩니다.
복잡함 속에서도 단순한 것을 보는 것이 지혜입니다. 단순한 것이지만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것이 예술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재미 말고도 삶의 의미를 느끼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삶의 의미는 대개 내 개인의 이익이 아닌 타인을 돕는 과정에서 많이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지금 내 존재의 의미와 가치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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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그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고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남을 도와주는 선행을 하면 세상과의 연결감이 좀 더 강화되면서 행복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연결된 그 느낌이 자연스러운 우리 본성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을 단순히 ‘즐거운 느낌’으로 정의하면 우리 삶은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 너무 많아요. 고대 그리스에선 행복의 정의를 ‘자신의 가능성을 발현하기 위해 노력할 때 느끼는 기쁨’이라고 했다네요.
지금 자신의 가능성을 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가요? 그 시간이 모두 행복입니다.
프랑스에선 중산층의 기준으로 소유한 재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외국어를 하나 할 수 있는지, 악기를 즐기면서 연주할 수 있는지. 운동이나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지, 자신만의 요리를 해서 지인들을 초대할 수 있는지 등을 본다고 합니다. 돈만 많다고 저절로 중산층이 되는 것이 아니라네요.
젊게 살고 싶으면 무언가를 하나 배우세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학생이 되면 마음이 젊어지고 배울수록 소소한 기쁨을 느껴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행복해지는 법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만약 삶을 자유롭게 살길 원한다면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천천히 가라.
적은 일을 하는 대신 그 일들을 잘 해내라. 삶의 작은 기쁨이야말로 성스럽다.
만약 꿈이 이루어지길 원한다면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잘 쌓아올려라.
시작은 소박해도 끝은 창대할 수 있다. 정성을 다한 순수한 일들은 잘 자란다. - 성 프란체스코
하던 일이 잘 안 되는 순간이 오면 눈앞의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 보세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작은 일들이고 그것들이 계속해서 쌓이면 큰 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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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하는 마음이 쉴 때
지금부터라도 목표를 성취한 후에야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생겨 쉴 수 있을 것 같다는 그 생각을 내려놓자. 명상을 하듯 좀 더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에 감사하면, 마음이 한결 덜 바쁘고 해야 하는 일의 과정도 즐기면서 할 수 있다. 행복하려면 먼 미래가 아니고 지금 여기서 행복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구하는 마음이 쉴 때 생각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1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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